멋진 사람을 읽는 행복, 그리고 생의 오르가즘
늘 책을 가까이하면서 해맑은 미소로 카메라를, 세상을, 대하는 사람. 호기심을 앞세우고 두 눈을 어린애처럼 반짝이며 씩씩하게 다가가는 사람. 만나는 사람에게서 받아 안은 새로운 호기심으로 안을 더 채우는 자유로운 영혼. 안쪽에 더 많은 진실을 담은 언어를 대하면 그 앞에서 전율하며 기뻐하는 사람.
그림 속을 드나들며 그림의 일부가 되는 자신의 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내면서도, 보는 이들을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 피사체(被寫體)에서 피(被) 자를 제거하고 한 몸이 되어 세상을 읽는 사람. 대다수 사람들이 고차원 다항식으로 여기는 것들일수록 일차방정식으로 단순화하는 사람... 몸에 밴 몸수고 덕분에 삶의 오묘한 진실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주 대면하면서도 ‘유레카!’ 소리로 호들갑 한 번 떨지 않는 사람!
그런 멋진 사람, 그 몸수고의 현화(現化)를 대하고 나면 단번에 행복의 정점으로 튀어 오른다. 나 홀로, 내 멋대로. 인생은 그래서 더욱 살아내 봄직한 것일까. 본전인 인생보다도 덤이 더 크다. 그럴 때는...... 생의 오르가즘을 맛본 듯해진다. 초라해서 구차해지는 표현이 부끄럽지만. 가장 크고 깊은 행복은 사람에게서 온다. 우연하면 할수록 그 울림은 잊히지 않은 채 더욱 오래가고...
-溫草 [Nov.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