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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돈 되는] 우리말 겨루기 852회(2021.3.22.) [기상의날 특집] 문제 심층 해설-김영애/우진규(기상청) 조 우승: 우뢰(x)/우레(o), 날바람(x)/날파람(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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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촌사람 2021. 3. 2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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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편한 이 글의 원문은 이 사이트에 있다:blog.naver.com/jonychoi/222284487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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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852회(2021.3.22.) [기상의날 특집] 문제 심층 해설

-김영애/우진규(기상청) 조 우승: 우뢰(x)/우레(o), 날바람(x)/날파람(o)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특집: 전.현직 기상캐스터 및 기상청 공무원]

 

<사진> 우승 조: 우진규와 김영애의 달인 도전 모습

<사진> 전.현직 기상캐스터들: 좌로부터 안혜경, 오수진, 배수연, 김혜선, 김정윤, 노은지

 

-노은지/오수진(현직 기상캐스터), 배수연/안혜경(전직 기상캐스터), 김혜선/김정윤(전직 기상캐스터. 현 쇼핑호스트 또는 교수), 김영애/우진규(기상청 공무원)

 

□ 출연자 속사화

 

- 노은지/오수진 조

 

고참이자 전직인 다른 네 사람과 달리 유일한 현직 기상캐스터 조. 놀랐던 게 하나 있다. 방송 화면에서는 노은지 씨가 아주 아담하게 나오고 오수진 씨는 우람하게(?) 나와서 두 사람의 키 차이가 크게 날 줄 알았다. 전혀 아니어서 놀랐다. 은지 씨가 키높이 구두를 신고 나온 게 아닌가 싶어서 유심히 봤을 정도. 기상캐스터 기념 사진을 보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 김영애(기상청 수치모델과)/우진규(기상청 예보분석팀) 조

 

기상청의 대표 선수들다웠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을 터인데도, 착실하게 공부한 흔적이 엿보였고 기본 실력이 장착돼 있는 것으로 읽혔다. 특히 맞춤법 문제와 띄어쓰기 부분에서 그처럼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는 힘은 공부량에서 나온다. 물론 짧은 시간의 준비인 탓에 상급 난도의 말들 앞에서는 막혀서 그 공부량의 한계가 보이긴 했다. 그럼에도 둘은 일반인들과의 겨루기에서도 그다지 밀리지 않을 실력들이었다. 쓰기 문제에서도 ‘연루’를 정확히 써서 기본 공부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영애 님은 몸이 불편한 상태였는지 달인 도전 시간대에서는 의자에 앉아서 풀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풀어나갔고, 짝꿍인 우진규 씨와도 짝이 아주 잘 맞았다. 상호 보완은 물론이고 상대방의 동의/확인을 거쳐 답을 정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웠다.

 

- 옥에 티: “이렇게 만나니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출연자(안혜경)의 말 중에 위와 같은 표현이 있었다. 밑줄 그은 것은 요즘 일반인들의 일상 어법 중 가장 빈번하게 보이는 것인데,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만 같은 ‘한통속’의 베끼기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너무’의 편애와 남용에 대해서는 이곳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엄청/매우/대단히/많이/아주/왕창/하(도)...’ 등과 같이 상황에 따라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 부사들이 즐비한데도, 아예 대놓고 ‘너무’를 쓴다. 사고의 단순화/평면화/편평화를 넘어 정신의 복사판으로 이끄는 게 언어다. 언어가 그 사람이다!

 

‘것 같아요’도 같다. 불확실한 뜻을 담은 ‘같다’의 남용은 결코 겸손/배려/예의 등과는 거리가 멀다. 반대로 자신감 훼손/저감으로 이끈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그냥 ‘이렇게 만나니 엄청(매우)좋아요[좋네요]’라고 하면 된다. 어째서 그리 쉬운 어법에 그토록 무관심한지 알 수가 없다. 거듭 말하지만 그의 언어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긴다. 가방끈 길이는 물론 그 가방의 내용물까지도...

 

‘뭘 그런 것까지 신경 쓰면서 살아야 하는가, 그냥 대충 대충 살면 되지.’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말을 내놓고/대놓고 즉답하는 이들일수록 은근히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보다도 더 신경을 쓴다. 조금만 깎아내리거나 제쳐도 대뜸(왕창) 삐진다. 그만치 자신의 기분을 소중히 여기는 개인주의자들이다. 그럼에도 언어는 남들의 것을 그대로 베껴서 쓴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폴 발레리의 말로 잘못 알려져 있는 말인데, 원작자는 프랑스의 작가·비평가 폴 부르제(Paul Bourget, 1852~1935)다. 이 말의 원문은 이렇다: “Vous...Vous devez vivre comme vous pensiez, sinon aussitôt vous penseriez comme vous vivez.’’(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테니까.)

 

- 사족: ‘슈퍼 컴퓨터’의 정체

 

흔히 슈퍼*컴퓨터(‘슈퍼컴’으로 약칭)라고 하면 컴퓨터 중에서 그 크기가 초대형으로 제작된 컴퓨터 하나를 이르는 것으로 여기기 쉽다. 즉 컴퓨터 하나가 큰 방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 큰 것으로 그 기계 하나 안에 특별한 대용량의 연산용 칩들이 적층 또는 병렬식으로 엄청 많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떠올리기 쉽다. 아니다.

 

슈퍼컴이 큰 방 하나를 차지하는 건 맞다. 하지만 컴 기계가 초대형의 하나(단일체)인 것은 아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여러 개의 연산 기계들이 연결되어 한 몸처럼 가동되는 복합 연산 컴 중에서 그 연산 속도가 일반 컴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을 슈퍼컴이라고 한다. 즉 상한선이 있는 게 아니라 최신 개발 동향에 따라서, 연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들이 전 세계 슈퍼컴 대열에 오른다. 즉, 연산 속도 기준 세계 500위 안에 드는 것을 슈퍼컴이라 하고 있다. 따라서 예전에는 슈퍼컴이었지만 지금은 아닌 것들이 즐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의 슈퍼컴 일부와 한국과학기술원의 타키온 II 정도만 슈퍼컴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세 내역은 내 블로그의 다음 게시판에 있다(2017년 기준): https://blog.naver.com/jonychoi/221013262276

 

<사진> 기상청에서 올 하반기 이후에 가동될 슈퍼컴 5호기의 모습. 코로나19로 인해 OS 제작사의 납품 지연에 따른 업체 변경으로 가동이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가용 성능은 당초보다 조금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에 기상청에서 새로 구입 설치/운용할 슈퍼컴 5호기는 연산 속도가 51페타플롭스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1천조 번 연산 처리를 할 수 있는 계산 성능을 말하는데, 우리로서는 그 속도를 제대로 감 잡기조차 힘들다. 초당 속도가 조 위의 단위 경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때 슈퍼컴 개발국 명단에 오르기도 했으나, 다른 나라들의 발전 속도가 하도 빨라서 이제는 50위 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현재 슈퍼컴 제작/공급 분야에서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업체가 레노버(Lenovo. 182대)와 수곤(Sugon. 51대)으로, 놀라운 것은 이들 모두가 중국계라는 점이다. 이 두 업체만으로도 500대의 슈퍼컴 중에서 절반 가까운 233대를 휩쓸고 있어서 슈퍼컴 시장의 대장은 단연 중국이다(중국이 이처럼 무서운 면모를 보이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천체망원경도 그중 하나다). 일본의 후지츠는 15대로 8위인데,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명함조차 못 내밀 상태다. 이와 관련된 슈퍼컴 순위 리스트는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top500.org.

 

*super-를 미국인들은 ‘수퍼’라 하는데 왜 우리는 ‘슈퍼’라 쓰고 말해야 하는가: 우리의 외래어 표기 원칙의 으뜸은 원지음(原地音) 표기다. 즉 그 말의 고향이 어디인가를 따져서 적는 게 원칙이다. 이 ‘super’의 고향은 영국으로서 영어다. 미국어가 아니다. 따라서 영국식 발음 ‘슈퍼’로 적는다. 그래서 superman도 ‘슈퍼맨’이 맞고 ‘수퍼맨’은 잘못이다. 이러한 예는 흔하다. 독일인 칼 융(Karl Jung)은 독일인이므로 '융(Jung)'으로 적는다. 예수의 영어식 표기 Jesus도 스페인어가 되면 ‘헤수스’로 적는 식이다.

 

- 공부법

 

요즘도 이 프로의 출연과 관련하여 공부법을 문의해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 우리말 공부에도 손쉬운 왕도(王道)나 첩경(捷徑=지름길)은 없다. 그러나 권장할 만한 正道는 있다. 이 프로그램에 처음 도전하는 이, 또는 오랫동안 공부해 왔음에도 바라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들을 위한 훌륭한 공부법, 달인에 오르기 위한 일반적인 공부법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이 공부법대로 잡생각 없이 몰두할 경우, 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직장인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3년 정도이고, 하루 8시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분들은 1년 정도면 달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아는 달인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에서 나온 평균적인 수치다. 달인 상금 3천만 원은 1년 공부를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좋은 공부법을 따라 하는 일 역시 공부 잘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으뜸 방법일 수도 있다. 끝까지 자신의 좁은 방식을 고집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고, 최소한으로도 미련한 일이다. 다른 일도 그렇지만, 공부도 구석구석 바지런해야 잘하게 된다. 만년 2등의 공통점 중에는 성실한 바보들이란 점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몇 년 동안 우리말 공부에 매달렸음에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들은 자신의 공부법에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대부분 시간 낭비형의, 이상한 곁가지 기웃거리기 등의 공부 방법에들 빠져 있는 이들이 태반이다. 공부도 경제적으로,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법에 있다.

 

그런 이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 방식의 일대 혁신인데, 그 시작은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낡거나 낙서투성이인 책자들도 모두 새 것으로 바꾸고, 노트 정리도 새 것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공부법이 바뀐다. 몸에 밴 버릇과 옹고집은 주변 환경의 전면적인 혁신이 함께해야 비로소 바뀐다.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이번 회에 나온 말들 중 무순으로 몇 가지만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말들이 의미 없다는 건 아니다. 일반인들에게 출제되는 것들과 굳이 구분하자면 겨우 별 한 개 정도의 차이밖에 없다. 공부하는 이로서는 당연히 공부 거리로 삼아야 한다. 정답을 못 맞힌 이들일수록. 설명 중 주기(朱記) 전재분은 내 책자들, 곧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과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관련 부분에 대한 추가/보완/수정 내용이다.

 

내 사전과 아래 설명 중 표제어 뒤에 붙은 •은 이 프로그램에서 한 번 이상 나온, 기출 낱말임을 뜻한다. 뜻풀이 등에서의 주기(朱記)는 추가/보완분을 뜻한다.

 

비유어 출제 경향은 여전한데, 우리말 속에서 흔히 쓰이는 비유어들은 이곳의 다른 게시판 <비유어 모음>에 모아 두었다. 1음절어에서 다음절어(5~6음절어)까지 나누어서. 이번에 출제된 ‘밤도깨비/무풍지대’ 등과 같은 4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2695815

 

- ‘단비’와 관련하여

 

목비[명]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비.

못비[명] 모를 다 낼 만큼 충분히 오는 비.

약비•[藥-][명] 약이 되는 비라는 뜻으로, 꼭 필요한 때에 내리는 비.

단비[명] 꼭 필요한 때 알맞게 내리는 비.

 

가랑비[명] ≒세우(細雨). 가늘게 내리는 비. 이슬비보다는 좀 굵다. ☞‘비(雨)와 관련된 주요 낱말들’ 참조. ♣[주의] 일부 사전에 보이는 ‘도둑비(예기치 않게 밤에 몰래 살짝 내린 비)’/‘모다깃비(뭇매를 치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자드락비(굵직하고 거세게 퍼붓는 비)’ 따위는 《표준》에 없는 말이며, ‘날비(비가 올 것 같은 징조도 없이 내리는 비)’/‘비꽃(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노박비(한순간도 끊어지지 않고 줄곧 내리는 비)’ 등은 북한어.

이슬비[명] 아주 가늘게 내리는 비. 는개보다 굵고 가랑비보다는 가늘다.

안개비[명] ≒무우(霧雨). 내리는 빗줄기가 매우 가늘어서 안개처럼 부옇게 보이는 비.

는개[명] 안개비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보슬비<부슬비[명] 바람이 없는 날 가늘고 성기게 조용히 내리는 비.

웃비[명] 아직 우기(雨氣)는 있으나 좍좍 내리다가 그친 비.

소낙비•소나기[명]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

궂은비[명] ≒고우[苦雨]. 끄느름하게 오랫동안 내리는 비.

바람비[명] ≒풍우[風雨]. 바람과 더불어 몰아치는 비. [유]비바람

장맛비•[명] 장마 때에 오는 비.

작달비•≒장대비[長-]{장때~}[명] 장대(대나무/나무로 다듬어 만든 긴 막대기)처럼 굵고 거세게 좍좍 내리는 비.

창대비•[槍-]{창때~}[명] 굵고 억세게 내리는 비를 창대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작살비•[명] 매우 굵고 줄기차게 쏟아지는 비.

억수•[명] ①>악수.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②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코피 따위의 비유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속] (비유)가늘게 내리는 비는 조금씩 젖어 들기 때문에 여간해서도 옷이 젖는 줄을 깨닫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됨.

 

- ‘소나기밥’과 관련하여

 

◇‘밥(飯)’ 계통의 관련어 및 관용구/속담

밥•3[명] ①≒반식[飯食].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 ②끼니로 먹는 음식. ③동물의 먹이. ④나누어 가질 물건 중 각각 갖게 되는 한 부분. ¶제 밥은 제가 찾아 먹어야지 남이 어떻게 챙겨 주나? ⑤남에게 눌려 지내거나 이용만 당하는 사람의 비유. [유]끼니/미끼/식사. ¶김밥/비빔밥/초밥(醋-)/볶음밥/쌀밥/덮밥/찬밥/개밥/국밥/떡밥/팥밥/메밥/멥쌀밥.

강밥•[명] 국/찬도 없이 맨밥으로 먹는 밥.

별밥[別-][명] 찹쌀/멥쌀에다가 조/콩/팥/대추/밤/무/고구마 따위를 섞어서 지은 밥. ≒별반[別飯]

널밥{널ː빱}[명] 널뛰기를 할 때에 각자의 몸무게에 따라 중간의 굄으로부터 양쪽으로 각기 차지하는 널의 길이.

도장밥[圖章-][명] ≒인주[印朱](도장을 찍는 데 쓰는 붉은빛의 재료).

말밥[말ː빱][명] 좋지 못한 이야기의 대상.

잠밥[명] 환자의 아픈 곳에 붙어 있는 잡귀를 쫓기 위한 민간 조치의 하나. 집안에서 어떤 사람이 아프면 곡식을 한 되쯤 담아 보자기에 싸서 환자의 아픈 곳을 문질러 줌.

줄밥↔낱밥[명] 갓 잡은 매를 길들일 때에 줄의 한 끝에 매어서 주는 밥. 매의 발에 달린 고리를 줄에 꿴 까닭에 달아나지 못하고 줄을 따라가서 밥을 먹게 된다.

낱밥[명] 매가 보통 때 자유로이 먹을 수 있도록 한 밥을 줄밥에 상대하는 말.

졸밥[명] 꿩을 잡도록 하기 위하여 매에게 미리 먹이는 꿩고기 미끼.

옷밥[명] 옷과 밥. 흔히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입을 것과 먹을 것.

올밥•[명] ≒아침밥(아침 끼니로 먹는 밥).

짬밥[명] ①‘잔반’에서 변한 말로, 군대에서 먹는 밥. ②군대/직장/학교 등에서 사용되는 은어로, ‘연륜’.

헛제삿밥[-祭祀-][명] 제사 후 남은 음식에 깨소금, 간장 따위를 넣어서 비벼 먹는 음식.

감투밥•[명] 그릇 위까지 수북하게 담은 밥.

머슴밥•[명] 수북하게 많이 담은 밥.

고봉밥•[高捧-][명] 그릇 위로 수북하게 높이 담은 밥.

대됫밥•[大-][명] 큰되로 되어 지은 밥이라는 뜻으로, 많은 밥을 이르는 말.

고깔밥[명] ‘뚜껑밥(밑에는 잡곡밥을 담고 위만 쌀밥을 담은 밥)’의 북한어.

기승밥[명] 모를 내거나 김을 맬 때 논둑에서 먹는 밥.

들밥[명] 들일을 하다가 들에서 먹는 밥.

못밥[명] 모내기를 하다가 들에서 먹는 밥.

참밥[명]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에 먹는 밥.

두레밥[명] 두레에 참여한 사람들이 차례로 지어 공동으로 먹는 밥.

삼층밥[三層-][명] 삼 층이 되게 지은 밥. 맨 위는 설거나 질고, 중간은 제대로 되고, 맨 밑은 탄 밥.

언덕밥•[명] 솥 안에 쌀을 언덕지게 안쳐서 한쪽은 질게, 다른 쪽은 되게 지은 밥.

중둥밥•[重-][명] ①팥을 달인 물에 흰쌀을 안쳐 지은 밥. ②찬밥에 물을 조금 치고 다시 무르게 끓인 밥.

설밥{설ː빱}[명] 설날에 오는 눈의 비유.

소금밥[명] ①≒소금엣밥. ②소금물을 묻히어 뭉친 주먹밥. ③소금을 섞은 밥. 농가에서 염증을 풀게 하는 데 고약처럼 씀.

소금엣밥•[명] 소금을 반찬으로 차린 밥이라는 뜻으로, 반찬이 변변하지 못한 밥.

소밥[素-][명] 고기반찬이 없는 밥.

소나기밥•[명] 보통 때에는 얼마 먹지 아니하다가 갑자기 많이 먹는 밥.

여동밥•[명] <佛>승려가 밥을 먹기 전에 귀신에게 주려고 한 술 떠 놓는 밥.

나랏밥[명] (비유) 나라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먹는 밥.

대궁•≒대궁밥[명] 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

좨기밥•[명]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속에 반찬을 넣어 만든 밥 덩이.

채밥[명] ‘선소리꾼’의 낮잡음 말. 즐거운 소리를 해 주고도 채반에다 함부로 대접받은 데서 나온 말.

첫국밥•[명] 아이를 낳은 뒤에 산모가 처음으로 먹는 국과 밥. 주로 미역국과 흰밥을 먹음.

한밥[명] ①누에의 마지막 잡힌 밥. ②마음껏 배부르게 먹는 밥/음식.

햇밥•[명] ①그해에 새로 난 쌀로 지은 밥. ②새로 지은 밥을 찬밥에 상대하는 말.

돌밥[명] 죄수들의 은어로, 사형 집행 전에 마지막으로 주는 밥.

물말이[명] ①≒물만밥•(물에 말아서 풀어 놓은 밥). ②물에 흠뻑 젖은 옷/물건 따위.

물눌은밥[명] 숭늉 속에 들어 있는 눌은밥.

마른밥•[명] ①주먹같이 뭉쳐서 단단하게 만든 밥. ②국이 없이 반찬만으로 먹는 밥.

뚜껑밥•[명] ①사발 바닥에다 작은 그릇이나 접시를 엎어 놓고 담은 밥. ②밑에는 잡곡밥을 담고 위만 쌀밥을 담은 밥. ③잘 먹이는 듯이 겉치레로 잘 차린 음식.

먼가랫밥[명] 객사한 사람을 임시로 파묻는 가래 흙.

모둠밥[명] 여러 사람이 모두 먹기 위하여 함께 담은 밥.

마짓밥•[摩旨-][명] <佛>부처에게 올리는 밥.

지에밥•[명] 찹쌀/멥쌀을 물에 불려서 시루에 찐 밥. 약밥/인절미를 만들거나 술밑으로 씀.

진잎밥[명] 진잎(날것이나 절인 푸성귀 잎)을 넣고 지은 밥.

밥 구경(을) 하다 ? 오래간만에 밥을 먹다.

밥 구경을 못하다• ? 밥을 전혀 먹지 못하고 굶다.

밥 먹듯 하다• ? 예사로 자주 하다.

밥 군 것이 떡 군 것보다 못하다 [속] ‘밥 군’과 ‘바꾼’의 음이 비슷한 데서, 물건을 바꾼 것 이 좋지 않음의 비유.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먹는 개도 아니 때린다 [속] 비록 하찮은 짐승일지라도 밥을 먹을 때에는 때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는 아무리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때리거나 꾸짖지 말아야 한다는 말.

밥 빌어다가 죽을 쑤어 먹을 놈[자식] [속] 밥이 없어서 남한테 겨우 빌어다가는 그대로도 못 먹고 죽을 쑤어 먹을 사람이라는 뜻으로, 게으른데다가 지견마저 없는 어리석은 사람의 비유.

밥 빌어먹기는 장타령이 제일 [속] 체면을 버리면 못 할 것이 없다는 말.

밥 선 것은 사람 살려도 의원 선 것은 사람 죽인다 [속] 밥이 선 것을 먹어도 사람의 목숨에는 관계가 없지만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서투르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뜻으로, 의술이 서투른 의원을 경계하는 말.

밥 위에 떡 [속] 좋은 일에 더욱 좋은 일이 겹침의 비유.

밥은 굶어도 속이 편해야 산다 [속] 비록 밥은 못 먹어 굶는 한이 있더라도 속 썩이는 일은 없어야 편안히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사람 사는 데에 있어 마음 편안한 것이 제일임의 비유.

밥은 주는 대로 먹고 일은 시키는 대로 하라 [속] 무슨 일이나 불평을 부리지 말고 시키는 대로 순종하라는 말.

밥을 치면 떡이 되고 사람을 치면 도둑이 된다 [속]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아넣음의 비유.

밥이 얼굴에 더덕더덕 붙었다• [속] 얼굴이 복이 있게 생겨서 잘살 수 있을 상임.

밥 팔아 똥 사 먹겠다 [속] 사람이 미련하고 부족한 것을 비꼬는 말.

밥 한 알이 귀신 열을 쫓는다≒고기 한 점이 귀신 천 머리를 쫓는다• [속] 귀신이 붙은 듯이 몸이 쇠약해졌을 때라도 충분히 먹고 제 몸을 돌보는 것이 건강을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임의 비유.

 

- ‘한통속’과 관련하여

 

통속•[명] 비밀리에 서로 통하는 사람들의 무리, 혹은 뜻.

통1[명] ①어떤 일에 뜻이 맞아 하나로 묶인 무리. ②한 구역을 이루는 공간의 일정한 범위.

한통속•≒한통[명] 서로 마음이 통하여 같이 모인 동아리.

떼전•1[명] ①한 동아리가 되어 무리를 이룬 사람들. ②한 집안의 겨레붙이로 된 무리.

동아리•1[명] 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필우[匹偶/匹耦]

 

[일반 맞춤법 문제] ‘연류돼/건네준/똑똑히/비춰진 중 잘못된 것을 바르게 고쳐 쓰기

 

어휘력과 맞춤법 실력을 동시에 알아보는 문제였다.

 

‘연류(連類. 하나의 무리를 이룬 동아리)’라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출제 문맥상으로 ‘연루(連累/緣累. 남이 저지른 범죄에 연관됨)’를 뜻하고 있었다. 따라서 ‘연루’로 고쳐져야 한다.

 

‘연루되’를 적은 팀도 있었는데, 오답인 이유는 ‘연루되어 ⇨연루돼’이므로, ‘연루되’라는 표기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돼(요), 안 돼(요)’ 등에서 ‘되(요), 안 되(요)’가 잘못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세 문제 모두 표준 표기와 관련된 어휘력 문제였다. ‘수군대다/수근대다’가 중상급 문제였는데, 망설임 없이 정답을 고르는 것에서 도전자들의 기본 역량(공부량)이 읽혔다. ‘우레/우뢰’와 ‘날바람/날파람’ 문제는 달인 도전자라면 기본적으로 문제없이 넘어서야 할 정도의 평이한 수준.

 

세 문제 모두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참고로 ‘소곤소곤<수군수군’의 관계이며 ‘수근수근’은 없는 말로 잘못. ‘날바람’은 없는 말이며 ‘날파람’은 ‘1. 빠르게 날아가는 결에 일어나는 바람. 2.(비유) 바람이 일 정도로 날쌘 움직임이나 등등한 기세’를 뜻한다.

 

-우레/우뢰(x)와 같은 박수; 뭐라고 수군대다/수근대다(x)날바람(x)/날파람을 일으키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우레의 잘못.

[설명] 예전에는 ‘우뢰(雨雷)’로 쓰기도 했는데 이는 우리말 ‘우레’를 한자어로 잘못 인식하여 그리된 것. ‘우레’는 ‘울(다)+에(접사 기능)’ 꼴의 우리말로 15세기 이전부터 쓰여 온(금강경/송강가사 등에서), 천둥과 동의어. 즉, ‘우레≒천둥’.

 

◈뒤에서 수근대지 말고 나와서 떳떳이 얘기해: 수군대지의 잘못. ←수군대다[원]

그렇게 수근거리지 말고 떳떳이 말해: 수군거리지의 잘못. ←수군거리다[원]

[설명] ‘수근거리다/~대다’는 ‘수거리다/~대다’의 잘못. 소거리다<수~(o). 소곤소곤(o)<수군수군(o). ‘소근/수근’(x)은 모음조화 위배. ☞‘소곤거리다’ 항목 참조. ☞♣‘ㅡ’ 모음 낱말과 ‘ㅜ/ㅗ’ 모음 낱말의 구분 항목 참조.

 

날바람둥이 같으니라고, 그리 쏘다니기나 하고: 날파람둥이/~쟁이의 잘못.

날파람둥이/~쟁이[명] 주책없이 싸다니는 사람.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출연진들의 수준을 배려하여 난도를 낮춘 문제들이 출제되었으나, 띄어쓰기에서 주의해야 할 복합어들이 주축을 이룬 터라 일반인들에게도 만만찮은 문제들이었다.

 

특히 ‘잘할뿐더러’와 ‘장 보러 나섰다’의 띄어쓰기는 깊이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이들은 낙마하기 딱 좋은 고난도 문제였다. ‘잘할뿐더러’를 ‘잘할뿐’ 등과 같은 표기로 바꾸어 나올 경우에도 주의해야 할 띄어쓰기가 한 낱말의 복합어 ‘잘하다’이다.

 

-출제된 문제: 날씨예보도잘할뿐더러성격도좋은그녀는아침나절먹을거리가떨어져한시바삐장보러나섰다

 

-주의할 곳들: 날씨예보도, 잘할뿐더러, 아침나절, 한시바삐, 장보러

 

-정답: 날씨 예보도 잘할뿐더러 성격도 좋은 그녀는 아침나절 먹을거리가 떨어져 한시바삐 장 보러 나섰다

 

가장 까다로웠던 ‘잘할뿐더러’부터 살펴본다. ‘아침나절/한시바삐’ 등은 달인 도전자에겐 기본적인 수준인 데다, ‘한시바삐’ 등과 같은 까다로운 무더기 말들은 지금까지 여러 번 다뤘으므로 이번에는 건너뛴다.

 

- 잘 할 뿐더러/잘할 뿐더러/잘할뿐더러

 

‘잘할뿐더러’가 정답인 이유부터 살펴보는 게 빠르다.

 

‘~ㄹ뿐더러’는 연결어미이고, ‘잘하다’는 ‘옳고 바르게 하다. 좋고 훌륭하게 하다. 익숙하고 능란하게 하다.’ 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어서 글자 그대로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낱말의 복합어다. 일상적인 낱말 중 띄어쓰기에서 무척 주의해야 하는 말에 속한다. 그러므로, 이 말은 잘하(다)[어간]+~ㄹ뿐더러[어미]의 구조이므로, ‘잘할뿐더러’로 적어야 한다.

 

이 '잘하다'의 상대어로는 ‘잘못하다, 못하다’ 등이 있는데, 이 말들 역시 그 의미에 따라서 ‘잘 못 하다/잘못하다’와 ‘못 하다/못하다’로 띄어쓰기가 달라지는 몹시 까다로운 말들에 속한다. 그중 일부만을 전재한다. 지면 관계로 해당 부분 전체를 전재하기 어렵다. 상세한 것은 내 책자의 해당 표제어 부분들, 특히 ‘못하다’ 항목을 주의해서 여러 번 읽어서 잘 익혀두시기들 바란다.

 

◈넌 내가 잘못 되기 만을 바란 놈이잖아: 잘못되기만을의 잘못.

자칫 잘못 하다가는 절벽으로 굴러 떨어지는 거야: 잘못하다가는의 잘못.

[설명] ①‘잘못되다’는 한 낱말이며, ‘잘못되기’는 ‘잘못되다’의 명사형이므로 한 낱말. ② 아래의 낱말 뜻풀이에서 보듯,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하고 어물어물하다’의 뜻으로는 ‘잘못하다’는 한 낱말. 단, ‘잘하지 못하다’의 뜻으로는 ‘잘 못하다’로 띄어 적음. 위의 ‘못하다’ 설명 참조.

잘못되다? ①어떤 일이 그릇되거나 실패로 돌아가다. ②나쁜 길로 빠지다. ③(완곡한 표현으로) 사람이 사고/병 따위로 불행하게 죽다. [유]그릇되다/뒤틀리다/파탄하다

잘못하다? ①틀리거나 그릇되게 하다. ¶셈을 잘못하여 손해를 봤다; 수술을 잘못해서 난 사고다. ②적당하지 아니하게 하다. ¶말을 잘못하여 큰 ~이 났다; 보관을 잘못해서 생선이 상했다. ③불행하거나 재수가 좋지 아니하게 하다. ¶잘못해서 밀물 때라도 만나면 우린 저 웅덩이에 갇혀. ④(주로 ‘잘못하다가는’ 꼴로 쓰여)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하고 어물어물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계곡으로 굴러 떨어진다. ⑤(주로 ‘잘못하면’ 꼴로 쓰여) 일이 어그러지다. [유]실족하다/그르치다/실수하다

 

장 보러/장보러(x) 나섰다

 

누차 말해 온 것처럼 이런 문제들 앞에서는 ‘장보다’라는 한 낱말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구조를 한 낱말로 인정하면 ‘아들(딸) 보다’와 같이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것들 모두가 한 낱말인 ‘아들보다, 딸보다’ 등으로 편성돼야 한다. 그래서는 곤란하기 때문에 ‘장 보다’로 두었다.

 

위에서처럼 조어법 부분을 함께 고려하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는 ‘장(을) 보다’ 쪽인데, 그것은 관용구적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한 낱말이 아니다. (현재 <표준>에서는 언중이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거나 팔다’라는 뜻으로 흔히 쓰는 ‘장(을) 보다’를 관용구에 편성하지 않고 있다. 언중의 관행에 미뤄, 이 말은 관용구에 삽입돼야 옳다.)

 

-날씨 예보/날씨예보(x), 일기 예보(x)/일기예보

 

문제가 나오자 도전자들은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즉시 ‘날씨 예보’로 띄어 적었다. 일반인들이라면 ‘일기예보’가 한 낱말의 복합어이므로 고민했을 터인데도. 사실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일반인들의 기준에서도 엄청 까다로운 속내가 담겨 있는데, 답 풀이로만 압축하면 도전자들의 태도에 그 답이 있다.

 

가장 손쉬운 지표는 관행이다. ‘일기예보’는 관행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어서 전문용어의 지위에 올라 있지만, ‘날씨 예보’는 아니다. 그래서 띄어 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더 들여다보면 아주 간단하지만은 않다. 그 내역을 이참에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말 표기에는 동족 동류어 표기 원칙이 있고, 나아가 한자에는 축약 기능이 내재한다. 위의 경우, ‘날씨’와 ‘일기(日氣)’는 동의어, 곧 같은말이다. 하지만 ‘날씨’는 고유어이고 ‘일기’는 한자어다. 그런데 뒤에 오는 예보(豫報)는 한자어다. 그럴 때는 ‘예보’가 같은 한자어인 ‘일기’와 결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것을 동족 동류어 표기라고 한다.

 

하지만, ‘한날한시(-時)’와 같은 표현도 있다. 이때의 ‘한시(-時)’는 같은 때를 뜻하는 ‘일시(一時)’와 같다. 동족어 표기 원칙에 따르자면 ‘한날일시’로 적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언중의 관행이 표기 원칙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언중의 힘은 시각을 읽을 때 극명해진다. 시각 표시 ‘1:50, 3:20’을 우리는 각각 ‘한 시 50분, 세 시 20분’으로 읽는다. 같은 숫자 표기인데도, 시각 앞에서는 고유어로, 분 앞에서는 한자어로 읽는다. 누가 그리 정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12시까지는 고유어로 잘 읽어나가다가 13시부터는 다시 또 한자어로 돌아간다. 17:10을 ‘십칠 시 10분’으로 읽지 ‘열일곱 시 10분’으로 읽진 않는다. 그것이 관행의 힘이다.

 

한 가지 더. 한자에는 축약 및 합체어 기능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말 ‘두 번’의 한자어는 ‘二次’인데 이것을 고유어 표기처럼 ‘二 次’로 띄어 적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 가지’라는 말 역시 우리말로는 두 낱말이지만 한자어로는 ‘一種’으로 붙여 적어야 그 의미가 생성된다.

 

문제로 원위치하자. ‘한자어는 한자어와 결합하는 동족어 표기가 원칙이다. 한자에는 축약 기능이 있어서 뒷말과 붙여 적는 경우가 흔하다. 한자어의 동족어 표기 원칙도 언중의 관행이 그것을 우선한다.’가 그 핵심이다.

 

***

 

이 프로그램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하루빨리 코로나의 긴 꼬리가 잘려졌으면 좋겠다. 이미 여러 편의 예능인들 녹화가 이뤄져 있어서, 필요시 수시로 방송될 수 있게 되어 있다.

 

3월 정기 예심이 오는 28일에 열린다. 일시 집합 금지의 세부 규정에 따라서 참가자들은 띄엄띄엄 떨어져 앉고, 문제가 한꺼번에 담긴 시험지와 참가 사유 등을 적는 종이를 받고서 쓴다. 예전처럼 출제자가 무대에 올라 구술하고 그 시간 내에 답을 적지 못하면 통과하는 식이 아니라서 시간은 충분하다. 그 대신 면접 시간이 좀 길어진 듯하다. 필답시험 성적순으로 합격하는 건 아니라는 건 여전하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0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9년 후반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네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3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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