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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언어 전문가가 본 박 대통령 화법 "한마디로 괴상망측"

내 책 <박근혜의 말>

by 지구촌사람 2017. 1.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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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SBS라디오 <시사전망대>에 출연했다.

진행자와 단둘이 25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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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후, 생각과는 달리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았다.

생각하는 사람들, 의식 있는 사람들에게는 티브이보다

도리어 라디오 쪽이 훨씬 더 침투력이 강하다는 걸 실감했다.

심지어 매스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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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재출연 요청도 그렇고,

다른 곳에서의 출연 교섭도 그 연장선.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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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언어 전문가가 본 박 대통령 화법 "한마디로 괴상망측"   
    
   * 대담 : 최종희 언어와생각연구소 공동대표
      2017.01.03 09:33          
        
-최순실 ‘국정농단’ 아니라 '국정농락'이 맞는 말
-박 대통령 어법 한마디로 괴상망측
-대통령 진실과 거리가 먼 말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해
-"솔선을 수범해서" "생각을 하고 나설랑은" 오발탄 어법 심해
-대통령 신년간담회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하다보니 만연체 돼
-'혼' '정신' 최태민이 애용하는 낱말, 대통령도 애용
-대통령 언어, 40년 전 새마음운동 축사 낱말과 같아
-대통령 세월호 때 딱 한번 사과, 유체이탈 화법과 관련 있어
-커터칼 테러 때 "대전은요?" 홍보 목적으로 조작된 말
-'천 단어 공주'라 지적한 전문가도 있어
-박 대통령 TV드라마에서 언어를 익혔다

 
 
▶ 박근혜 대통령:
 
경제가 참 불쌍하다. 그런 불어터진 국수를 먹고도 힘을 차리는구나. 그래서 앞으로는 제때 제때 그런 것 먹일 수 있도록 좀 중요한 이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도 좀 다 힘을 합해서 통과시키고. 우선 경제를 살리고 봐야 되니까 하고 또 우리도 더욱 노력하고. 그러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그 공공 부문부터 솔선을 수범해가지고 이 직무 능력에 따라서.
 
그 말을 쓴 기억이 나요.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그게 제 입장이었어요.
 
이번 논쟁을 전화위기의 기회로 삼아서 우리 모두가 흔들림 없이.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된다는 그런 말이 있듯이. 우리의 핵심 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는 것으로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우리의 그 어떤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셔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과거 발언들 잠시 들어보셨는데요.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이 시간에는 ‘박근혜의 말’이라는 저서를 내신 한국어 전문가, 언어와생각 연구소 최종희 소장을 초대해서 박근혜 대통령 특유의 어법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최종희 소장은 책을 통해서 언어에는 사람의 모든 것이 담긴다. 국민과 소통하면서 휘하 공무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해야 하는 대통령의 언어 구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박근혜체라는 말까지 나왔던 박근혜 대통령의 언어 사용. 어떻게 평가하고 분석해야 하는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종희 소장님 안녕하세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사실 최근에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때문에 이 박 대통령의 평소의 말들. 상당히 문제점이 많이 거론되고 지적을 받고 있는데. 최 대표께서 이번에 저서로 내신 ‘박근혜의 말’이라는 책. 사실 이 책을 쓰신 배경은 그런 것은 아니었다면서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예. 그렇습니다. 제가 우리말을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 마디 먼저 드리고 싶은 것은, 요즘 최순실 이야기만 나오면 ‘국정농단’이란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농단'이라는 뜻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런 의미가 아니거든요.


원래 '농단'은 맹자의 공손추라는 아주 어려운 책에 나오는 말인데. 본래 뜻은 깎아지른 절벽, 언덕이라는 뜻입니다. 농(壟)이 언덕이고 단(斷)이 자른다는 뜻인데. 그래서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하는 것을 말해요. 그런데 지금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조금 본래의 뜻과는 어긋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어지럽힌다는 뜻으로 저희가 많이 알고 쓰고 있는 것 같아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죠. 그러니까 일종의 농락의 개념으로 농단을 쓰는데. 농단은 이익을 독차지하는 걸 말해요.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농락이 맞는 거네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농락이라고 해야 하는데, 농락이라고 하면 또 우리가 국민들이 국정을 농락당했다는 서글픔이 더해지죠. 그래서 중립적인 용어로는 '국정전횡'이라든지, '국정 주무르기'라든지 아마 그런 말이 옳을 것 같은데. 여하간 학생들을 위해서도 농단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을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네요.
 
▷ 박진호/사회자:
 
다시 여쭤보면 박근혜의 말이라는 책, 쓰시게 된 배경은 따로 있었다면서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에만 주목한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말에 주목해 왔습니다. 대통령의 말은 엄청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그래서 그 말들을 분석하는 작업을 오래 전부터 해왔었어요. 자료를 모으고. 그러다가 특히 유난히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이 괴상망측하다고 할까. 그래서 거기에 매달려서 우선적으로 작업했고 그것을 끝낸 게 지난 6월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일이 터진 거죠.
 
▷ 박진호/사회자:
 
예. 사실 우리가 오늘 최 대표님을 모신 것은 대통령 개인의 인격에 대한 모독 차원에서, 희화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 절대 아니고요. 일단 박근혜 대통령의 그동안의 말들. 대통령이 되기 전, 또 된 후의 여러 가지 말들을 보면. 사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들의 단초가 나타나기 때문이고. 또 그로 인해서 정치인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배경을 한 번 짚어보자는 의도일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분석하신 박근혜 대통령의 말과 글들. 어디서 수집을 하신 건가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여러 군데에서 했습니다. 가장 큰 주된 수집처는 매스컴이고요. 그 다음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보면 대통령이 한 말들을 매일 올려놓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국가기록관. 그 쪽으로 이관된 자료들도 있게 되고. 또 하나는 가장 중요한 것 하나 있네요.


박근혜 대통령 이름으로 출간된 책이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 알려진 것은 네 가지지만 본인의 저서 목록에서 제외된 게 맨 처음에 나온 영어 연설문집이 있어요. 그것은 새마음운동을 다니면서 22번에 걸쳐서 자신이 했던 축사를 영어로 번역한 건데. 최태민 씨와 같이 했다는 것을 가리기 위해서 자신의 저서 목록에서도 제외된 게 있습니다. 그것도 참고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대통령의 화법, 말 중에서 가장 큰 특징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뭐랄까요. 진실과는 거리가 먼 말들이라고 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것을 이 책자에서 언어성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언어성형이요. 그러면 성형이라는 말의 의미는 진짜가 아니다. 이런 의미인가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진실과 거리를 둔 말을 언어성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정치가들이 언어성형을 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정도가 심하고 양이 많고 반복되고 습관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이른바 근혜체로 불리는 대통령의 화법을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들으셨지만 ‘솔선을 수범해서’ 인수를 분해하고, ‘지하경제를 활성화’하고. 여러 가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단어 사용들이 눈에 띄는데. 이것을 최 대표님께서는 오발탄 어법으로 표현하셨어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예. 그렇습니다. 말 전체가 그럴듯해 보이면 그걸 그대로 흡수하려고 하는 그런 경향이 아주 심합니다. 과시적인데요. 그래서 솔선수범이라는 낱말 뜻을 정확히 알지를 못하고. 솔선수범이 그럴듯하니까 그것을 ‘솔선을 수범하고’로 늘이고. 그 다음에 또 박근혜체라고 제가 얘기한 것 중에 특징 중 하나가 말을 늘이는 게 있습니다. ‘생각하다’라는 말을 ‘생각을 하고’, 그 다음에 어떤 경우에는 ‘생각을 하고나서는’, ‘생각을 하고 나설랑은’. 이렇게 벌어집니다.
 
▷ 박진호/사회자:
 
짧게 할 수 있는 말을 늘려서.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예. 늘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말씀하신 오발탄 화법. 또 말을 늘려서 하는 특징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만연체의 특징과 오발탄하고는 조금 다른데. 만연체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그렇게 늘리는 경우에는 자기 과시적이거나 권위적이거나. 그러니까 수평적인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하향지시적이거나 그런 경우에 만연체를 많이들 사용하죠.
 
▷ 박진호/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저희가 예상 못했던 부분이 사실 신년 1월 1일이죠. 지난 일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예정에 없는 청와대 출입 기자 간담회를 열었었어요. 여기서도 상당히 많은 말을 했었는데요. 한번 직접 들어보고 토크를 이어가겠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요, 그 때 그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는데 대통령이 밀회를 했다’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누가 들어도 얼굴 붉어질, 어떻게 보면 나라로서도 ‘대한민국이 그래?’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날 저는 정상적으로 이 참사, 이 사건이 이런 게 터졌다 하는 것을 보고 받으면서 계속 그것을 체크를 하고 있었어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박근혜 대통령 1월 1일에 기자 간담회에서 했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최 대표님 말씀하신 특징들이 좀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짧게 할 수 있는 말을 굉장히. 사실 세월호 당일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 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인데. 지금 이 말만 해도 3분 동안 이어지거든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죠. 의사소통의 기본, 즉 상대방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설복시키려는 의도보다는, 그저 일방적으로 자기 말을 하기 위해서, 꾸려내기 위해서 급급하다 보니까 그런 식으로 말이 늘어나는 만연체가 되고요. 그 다음에 사태를 정확하게 정면으로 보는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회피하려다 보니까 자꾸만 불필요한 관형어가 들어가게 되는 거죠.


'이런, 저런, 이, 그, 저. 이런' 따위의. 그렇게 해서 자기 스스로도 자기가 하는 말에서 긴장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상대방에게는 반대로 뭐가 되느냐면 핵심을 호도시키는, 오히려 의사 전달력 부분, 효과면에서 볼 때는 정반대가 되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두 번째 특징으로는 영매 어법을 꼽으셨어요. 이게 최태민교와 상관이 있는 건가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그렇기도 하고. 최태민교에서 직접 영향을 받으신 것이기도 하고. 그분이 살아온 인생 역정하고도 관련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두 번째 특징으로 꼽으신 영매 어법. 한 번 직접 들어보고 이어가겠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생각하면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래서 꿈이 이뤄진다. 그런 아름다운 꿈이 꼭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 박진호/사회자:
 
가장 관심이 많고 또 말이 많이 나왔던 화법 중 하나인데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최태민 씨의 영향을 받다 보니까. 최태민 씨가 가장 흔히 쓰는 말이 '하늘'입니다. 그래서 최태민교를 영세합일교라고 하는데. '영'은 하늘에 있는 것이고 '세'는 세상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의식 속에 틀어있는 것은 자기 자신도 하늘에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 관련된 용어들을 엄청나게 많이 했어요. 최태민 씨가 애용하던 낱말들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 속에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우주, 정성, 혼, 마음, 일편단심, 정신, 기운'. 이런 게 전부 다 최태민 씨가 애용하는 낱말이기도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대통령이 돼서도 이른바 최태민 씨의 영향. 종교적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 같이 들리기도 하는데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최태민 씨의 영향을 깊이 받은 것이 벌써 40여 년 전에 새마음운동을 하면서 본인이 해왔던 축사 연설을 보면 그 안에도 벌써 ‘하늘의 뜻을 잘 받들어서 온 마음으로 그것을 하게 되면 우리가 새마음운동을 이뤄낼 수 있다’는 축사 내용이 있어요. 당시에 썼던 낱말이나 대통령이 된 후에 쓰는 낱말이 변화가 없습니다. 거기서 벗어나지를 못해요.
 
▷ 박진호/사회자:
 
네, <박근혜의 말> 저자인 언어와생각연구소 최종희 공동대표와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다음 어법의 특징으로 불통군왕의 어법이라는 것을 드셨습니다. 이것은 어떤 내용인가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모두 한 수 가르쳐야 될 사람으로 보이는 거예요.
 
▷ 박진호/사회자:
 
아랫사람으로 보인다.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죠. 전부 다 아랫사람이죠. 자기보다 높은 사람은 없는 거죠. 예를 들면 전에 메르스와 같이 정말 큰 일이 생겼을 때도 그 분이 한 얘기가. ‘손 씻기라든지 그런 것 몇 가지 건강 수칙만 잘 지키면 무서워 할 필요가 전혀 없다’든지.


그 다음에 국회를 향해서 한 소리가 무엇이냐면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한다’든지... 국회에 대해서 법률을 통과시켜 달라고 할 때는 하나의 행정부 수장일 뿐인데, 행정부 수장으로서 자기보다 오히려 상위 직급에 있는 국회를 향해서 ‘이런 것도 안 해주니 도대체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 이런 말은 상식적으로 할 수가 없죠. 행정부 수반으로서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죠.
 
▷ 박진호/사회자:
 
결국 이런 경험들은 앞서도 조금 언급하셨지만 어린 시절을 청와대에서 오래 보낸 경험. 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를 보면서 큰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해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예. 그 영향도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청와대에 16년 동안 살아오면서 마지막 몇 해 동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왔지 않습니까. 그 과정을 통해서도 본 게 있죠. 그 다음에 자기가 처음에 청와대에 머무를 때 본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 밑에서 구부리는, 굽히는 모습을 봐왔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자라오다가 대통령이 됐고. 자기가 대통령이 돼서 보니까 아버지한테 하던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들이 보인다고 생각하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네. 다음은 유체이탈 화법이에요. 많은 네티즌, 많은 국민들이 지적을 했던 부분이고. 이런 유체이탈 화법의 핵심은 역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 같은데요.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시작인데, 그 출발점에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자기가 가장 높은 사람. 심지어는 자기는 잘못하지 않는다. 무오류의 착각까지도 젖어있는 사람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책임질 줄 모르고, 책임을 느끼지 못하니까 사과할 줄 모르는 거죠.


사과할 줄 모르니까 책임을 다른 쪽으로 전가할 수밖에 없죠. 시원하게 '이것은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정신 바짝 차리고 제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될 텐데, 지금까지 사과다운 사과는 딱 한 번 했을 거예요. 세월호 사건 나고 나서.
 
▷ 박진호/사회자:
 
지금 보면 저희가 대표 유형으로 두신 여러 가지 어법에 대해서 짚어봤는데. 사실 저희가 오늘 최 대표님 모시고 얘기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 개인과 인격에 대한 모독 차원에서 이런 얘기를 나누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공인이자 정치인의 언어가 국가의 명운에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주는가. 이런 부분을 짚어보기 위함인데요. 책을 쓰신 계기도 그런 거겠죠?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럼요. 저도 그 부분을 정말 강조 드리고 싶은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참 불쌍한 분이죠. 그런데 동시에 대통령이라는 공인 자리에 올랐을 때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일을 제대로 해내야 된다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러한 중차대한 자리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말에 우리가 주목을 해야 되고 유심히 뜯어봐야 될 필요가 있는 거죠. 대한민국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꼭 짚어보고 싶은 점이 있어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에. 승리 요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을 했었는데. 특히 박 대통령의 중요한 이미지가 안정과 신뢰였단 말이죠. 그러면 이게 정치인으로서 이미지에 대한 무언가 상징조작의 결과였던 걸로 봐도 될까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거기에 홍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이뤄진 언어조작이라고 할 수 있죠.
 
▷ 박진호/사회자:
 
유세 도중에 얼굴에 피습을 당하고 나서 수술하고 깨어난 다음에 했다는 ‘대전은요?’, 이런 말을 했었는데. 사실 이 짧은 말 한 마디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 원칙, 신뢰, 헌신. 이런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왔었어요. 당시에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죠. 아까 짧게 말씀드린 것처럼 그야말로 홍보 목적으로 조작된 말이었는데. 잘 아시잖아요. 입원한 후에 병실에 여러 사람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 그동안의 일을 보고받으면서 얘기를 쭉 듣다가, ‘그런 것 말고 또 없었어요?’ 하다가 마지막에 ‘참, 대전은 어떻게 됐어요?’라고 했는데... 앞에 것은 전부 자르고 "박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했음에도 ‘대전은요?’ 하면서 걱정했다". 앞을 다 자르고 뒤에 것만 했다고 당시 홍보에 참여했던 이정현 전 대표가 나와서 후배들에게 한 수 가르쳐준다면서 그 비화를 공개했었잖습니까.
 
▷ 박진호/사회자:
 
이것도 의도적인 이미지 메이킹의 결과였다고 봐야 되겠네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완벽하게 성공한 경우죠.
 
▷ 박진호/사회자: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평소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보면 굉장히 신비주의로 대변되는. 굉장히 말을 짧게 하면서 극도로 말을 아끼는. 그런 행보를 많이 했었는데. 이런 것들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되겠네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신비주의는 실제로는 조어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죠. 심하게 전여옥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베이비 토크'라는 말로 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 전문적인 언어학자 중 한 분은 '천 단어 공주'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분 실명을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전문 언어학자가 한 말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대통령의 말, 대통령의 언어에 대해서 사실 국민들이 실체를 차츰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 세월호 참사 당시였던 것 같아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말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유족 여러분들도 계속 같이 일단 힘을 합쳐서 제가 앞장서고 이걸 계기로 해서 대한민국은 그런 부패나 또는 기강 해이라든가 또는 정말 헌신적으로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해야 될 사람들이 유착이나 이상한 짓하고 이런 것이 끊어지는 그런 나라를 반드시 만드는 것이 정말 그래도 지금 희생이 헛되지 않으리라 하는 우리 부모님, 또 유가족 여러분들의 생각에 저도 전적으로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게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반드시 해나갈 것이고요.’ 이게 당시 발언이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지금 읽으시면서도 어려우시잖아요. 읽기에도 어려운데 그대로 이해하기에도 어렵죠. 쉽게 말해서 명쾌하게 해석이 되지 않죠. 어떤 말은 주어가 있다 없다, 목적어가 있다 없다, 헷갈리기도 하고 잘못 배치되죠. 그러다 보니까 핵심적인 의미에 혼란이 오고. 한마디로 하자면 뒤죽박죽이라고 할까요. 전문적인 차원에서 볼 때 연상지체, 우원증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대통령의 말이라는 책을 내셨던 언어와생각 연구소 최종희 대표 모시고 지금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책에 보면 ‘정치인 박근혜 언어의 뿌리는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 자연인 박근혜의 언어와 닿아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역시 이런 언어 습관이 형성된 자연인 박근혜. 성장 배경을 무시할 수 없다는 뜻 같은데요.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언어의 발달기를 1기에서 4기로 나누기도 하고 3기로 나누기도 하는데. 보통 가장 중요한 부분을 청소년기와 청년기 두 시기로 봅니다. 대부분이. 거기서 비약적으로 언어가 발전이 되는데.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청와대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그분에게는 비극적이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엇이냐면 일상생활 언어를 익히지를 못해요. 그 다음에 두 번째가 무엇이냐면 아까 말씀드린 수평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 연습, 훈련 과정이 생략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토의나 토론 같은 것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런 것을 오히려 일찍 깨달은 분이 육영수 여사입니다. 그래서 얘들이 청와대에만 갇혀 지내면 바깥 생활, 언어를 익힐 기회가 없구나 해서 그 분이 틀어준 게 TV 드라마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는 지금 박근혜라는 한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는데요. 굉장히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이번 사태가 우리 정치는 물론 국민들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저는 어느 쪽에서 봐도 정치 쪽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언어에 한정해서 말씀드리면, 언어를 유심히 관찰하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투표장에 나가기 전에 얼굴을 떠올리지 말고 그 사람이 했던 말을 떠올리는 차분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어를 들여다보면 예측이 가능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오늘 최 대표님을 모셔서 얘기를 나눈 것은 박근혜 대통령 개인에 대한 모독이나 비난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 아니고. 최순실 국정농락 사태에서 드러난 대로 과연 우리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 그 부분의 성장 배경을 잘 이해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느냐. 이 점을 한 번 짚어보기 위한 순서였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는 ‘박근혜의 말’ 책이었습니다. 오늘 최 대표님 말씀 감사합니다.
 
▶ 최종희 언어와생각 공동대표: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언어와생각 연구소 공동대표이신 ‘박근혜의 말’의 저자, 최종희 씨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969860&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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