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배꼽으로 나올 경우, 원본은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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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내가 한 짓들(1)
-더덕구이 먹기 쉽잖다
지난 금요일. 저녁을 먹고 나니 마님께오서
큼지막한 그릇에 담긴 걸 내 앞에 내려놓는다.
'놀면 뭐 하나? 이거나 까요' 함시롱.
(놀기는... 그날도 종일 새벽부터 오후 6시까지 착실하게 근무하시고
집에 와서 비로소 쉬려던 참인데. ㅎㅎㅎ)
허걱... 더덕!
양을 보니, 내 놀람이 입에서 먼저 터져 나간다. 신음소리와 더불어.
지난해 강원도에서 구입한 2킬로 중 작년에 한 번 해 먹은 게 500그램 정도이니
남은 건 거의 1.5킬로...
더덕 까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칼로 전부 죽죽 밀어내고 갈라진 꼬리 부분을 싹똑 잘라내면 쉽고 빠르긴 하지만
그러면 더덕 껍질 바로 안의 보풀과 살 부분까지 죄 날아간다.
하여, 일단 세로로 한 번 칼로 껍질 한 곳을 살짝 깐 다음
그 다음부터는 엄지손톱을 이용하여 옆으로 밀어서.
왼손으로 더덕을 잡고 빙빙 돌리면서 까야 한다.
한꺼번에 까면 속살이 많이 딸려 나오기 때문에
여러 번 부위를 나누어 까야 한다.
이것이 두 시간 반쯤 작업을 한 뒤의 성과.
그릇이 오목하게 깊어서 밑에 감춰진 것들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허리를 펴기 위해, 그리고 담배 한 대를 하고 들어오기 위해
일어서면서 찍었다.
이것이 그날 세 시간 40분 동안 작업한 성과다.
더덕 1.5킬로를 다 깠다.
만세~~~!
(와, 최 아무개 장하도다!! ㅋㅋ)
그날의 전투(?) 후유증.
엄지손톱 밑이 새까맣다.
저건 인위적으로 없앨 수 없다.
더덕 진이 손톱 밑의 단백질과 결합하여 일으킨 화학반응 덕분에.
3주 정도 가야(손톱이 자라나야) 어떻게 해볼 수 있다. ㅠㅠ
그리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손톱 밑이 아프다.
하필 그 무렵에 손톱을 깎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그럴 줄 알았더라면 손톱을 깎지 말고 둘 것을. ㅎㅎㅎ
그 고생 끝에 얻은 낙.
설 상에 이 더덕구이가 올라 왔다.
그날 내가 큰소리 좀 쳤다.
엄지손톱을 내 보이며...
잊지 마시라. 더덕구이를 먹을 때
그 더덕을 까느라 고생한 이들의 손톱 아픈 수고를. ㅎㅎㅎ
(다량으로 판매하는 경우는 칼로 밀어서 까지만
할머니들은 아직도 손으로 까신다. 더덕 살을 아끼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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