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방위 우리말 호기심 천국>
우리말 관련 낱말들의 전재를 새로 시작한다.
다룰 것들은 우리의 삶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이다.
1회에 두어 꼭지 안쪽의 간단한 분량이다.
짧은 시간에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다룰 내용
동네 산책길에서 대한 ‘클로버/토끼풀’이나 ‘달개비/닭의장풀’과 같은 풀이름,
둘렛길을 오르다 접한 ‘음나무/엄나무’와 같은 나무이름일 수도 있고
‘무데뽀/랍스터’나 ‘잠바/점퍼’와 같은 외래어일 수도 있으며
겉모양이 비슷하여 헷갈리기 딱 좋은 ‘라일락/수수꽃다리’도 다뤄진다.
‘창조(創造)/창의(創意)/창발(創發)’과 같은 추상명사들도 다뤄질 것이고
버스 옆구리에 적힌 CNG, 길가에 서 있는 ATM도 노크하게 될 것이다.
-전재 이유와 목적 :
1) 존재하는 것들에는 저마다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을 찾아서 알아주거나 불러주는 순간 그 존재 가치가 달라진다.
자신과의 관계가 달라진다. 존재는 이름으로 그 의미가 선명해지고 가치가 정해진다.
우리는 안다. 김춘수 님이 일찍이 지적한 대로,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던, 스쳐 지나가던 존재도,
이름을 불러 주면 그 순간 꽃이 된다는 것을.
실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의 이름 알아주기/찾아주기/불러주기는 그러므로
삶의 실물들과의 개별적인 새로운 관계 맺기일 수도 있다.
사람, 물건, 동/식물, 또는 사건이나 사실 혹은 느낌들 모두에 대해서.
그러면 그것들의 존재 가치(의미)가 달라진다. 주목하게 되고 관심하게 되면서다.
우리들은 주목 →관심 →포용 →포옹 →애정 →사랑의 단계로
사람이나 사물들과의 관계를 발전/고양시켜 가니까.
2) 이름 알아주기/찾아주기/불러주기는 저절로 생각하기로 이끈다.
그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저절로 길러진다. 너무나 당연히 그냥 바라보거나
흘려보내고 하던 것들을 달리 생각해보게도 된다.
자연스럽게 창발력이 배양된다.
언어는 각자의 창의력으로 들어서는 문의 만능열쇠(그랜드 마스터키)다.
이런 겨눔에서 바라기는, 요즘 면접 고시로까지 불리는 각종 면접장에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그런 태도를 보이게 되어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단계로도 이어지게 되었으면 한다.
생각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그리될 것임을 미리 확신하고도 싶다.
3) 삶이 심심해지지 않게 된다.
심심하다는 건 재미있게 만들 줄 모를 때, 재미를 발견할 줄 모를 때, 나오는 소리다. 하지만, 우리들은 자신의 삶을 얼마든지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긴 힘들다. 짜잔 소리와 더불어 세상이 변신 로봇처럼 어떻게 순간적으로 변하도록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방법/태도를 바꾸면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이 변신 로봇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세상이 변하면서 전혀 심심해지지도 않고, 도리어 재미있어진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언어가 해내는 기능은 놀랍다. 전혀 새로운 세상을 그 언어가 아주 손쉽게 열어 보인다.
4) 함께 재미있어지기...
이 글을 연재하면서, 쓰는 이와 읽는 이들이 함께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함께 나아가는 게 근본 목표이자 목적이기도 하다.
수시로 궁금한 사항이나 의견 등이 있으면 서슴지 마시고, 건네주시기 바란다. 함께 굴리면서 거기서 성충을 키워내고 싶다. 쇠똥구리/말똥구리가 쇠똥/말똥을 굴리면서 그 안에 안을 낳고 번데기를 키워 성충을 만들어내듯이...
5) <표준국어대사전>에 없지만 맘 놓고 써도 되는 말들 알아보기.
현재 국립국어원에서 편간/관리해 오고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표제어들 중에는 설명이 흡족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것들에서부터, 당연히 표제어에 올라갔어야 할 말들이 누락되어 있는 게 엄청 많다. 심지어 표제어 설명이나 규정 등에 쓰이고 있음에도 표제어에 누락된 것들이 있는가 하면, 조어법상 전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 공문서 등에서 공용어로 쓰이고 있는 것들조차도 빠져 있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말들이 300여 어휘 이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처럼, 어법상 전혀 문제가 없지만 현재 <표준~>에서 다뤄지고 있지 않은 말들도 그 유형별로 선별하여 다룰까 한다.
6) 마지막으로, 순혈주의와 잡종주의
우리말을 다루거나 대하는 이들 중 그 극단성에 따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자면, 편의상 ‘순혈주의’와 ‘잡종주의’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순혈주의는 외래어와 한자어 등에 대해서조차도 비교적 엄격한 태도를 취할 정도로 경직된 편인데, 맞춤법 규정이나 외래어 표기 규정 등의 적용에서도 일점일획의 양보를 보이려 들지 않는다. 특히 한글전용에 대해서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는 경향도 보이면서, 일체의 한자 사용은 물론 한자어 사용에 대해서조차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이까지 다양한 층을 이룬다.
이 반대편에는 일종의 잡종주의가 있는데, 국가에 의한 표준어 관리 자체를 언어 독점 횡포라 하여 경멸/배척하는 이가 있을 정도로 극단주의적 성향을 지닌 이들에서부터 현행 맞춤법/띄어쓰기 규정의 대폭적인 완화를 주장하는 이들까지 이 또한 광폭의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나는 이 두 가지 모두와 거리를 두는 편이다. 지나친 순혈주의는 마치 일부 종교에서의 원리주의자들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잡종주의는 무정부주의자들의 무책임한 외침으로만 끝날 듯해서다. 이곳은 극단적 순혈주의는 물론 무책임한 잡종주의와도 이혼 상태의 장(場)임을 미리 밝혀둔다. [2016. 7.]
오늘은 자칭 지구촌사람인 ‘최병만’ 족장의 우리말 촌 탐방 첫 회.
아래의 질문으로 가볍게 그 첫걸음을 내딛기로 한다.
1. [질문] 고서적에서의 ‘0권 0책’ 표기와 실제 권수 : 조선시대에 최세진이 최초로 한글을 이용하여 편찬한 어린이용 한자 교습서 <훈몽자회>는 3권1책이고, 정철의 작품집 <송강가사>는 2권1책이다. 이 책들의 권수(분량)를 요즘 말로 하면 각각 몇 권을 이를까?
[답] 둘 다 각 1권.
[설명] 중세 국어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는 <훈몽자회>는 상 ·중 ·하 3권에 한자 3,360자를 4자 유취(類聚)로 33항목으로 갈라 한글로 음과 뜻을 달았다. 상권에는 천문 지리, 중권에는 인류(人類), 하권에는 잡어(雜語) 등 모두 33개 물목(物目)으로 나뉘어 배열되어 있는데, 그 모두가 1권에 담겨있다.
송강가사는 여러 가지 판본이 있는데, 그중 한 가지인 성주본을 살펴보면 총 44장이 수록되어 있다. 24장이 담긴 상권에는 <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성산별곡>·<장진주사> 등이 있고, 20장으로 된 하권에는 단가 79수와 정철의 현손인 천(洊)과 그의 아들인 관하의 발문이 실려 있다. 이 또한 1권의 책자로 묶여 있다.
즉, 예전 책자에서의 ‘권(卷)’이란 상권/하권 등과 같은 내용상의 차례를 뜻하고, 요즘의 권수(분량)를 뜻하는 단위 용어로는 ‘책(冊)’을 썼다. 그 이유는 사용된 한자의 기원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冊’은 예전에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 대나무를 자르고 갈라 그것들을 연결하여 그 위에 글자를 썼던 죽간(竹簡)과 관련된다. 즉 ‘冊’이라는 글자 모양 자체가 끝이 가지런하지 않은 대나무 등을 한 줄로 꿰어 나란히 만들었음을 뜻하듯이, 책도 그처럼 꿰어서 한 권을 만들었기 때문에 (한 권이 되려면 ‘冊’의 형태가 되어야 했기 때문에) 1권을 뜻하는 단위가 ‘冊’이 되었다.
‘卷’은 본래 종이의 양 또는 차례로 쌓은 종이를 뜻하는 말이다. 이 글자의 맨 아래에 쓰인 ‘㔾’이 훈을 뜻하는데 무릎을 굽힌 모양에서 나왔다. 흔히 쓰이는 ‘압권(壓卷)’이란 말도 ‘가장 위의 차례에 놓았다’는 게 원래 뜻이다. 중국의 관리 등용 시험에서 가장 뛰어난 답안지를 다른 답안지 위에 얹어 놓았다는 데서 유래하는 것도 이와 관련된다.
참고로 요즘 ‘여러 권으로 된 책의 한 벌을 세는 단위’는 ‘질(帙)’이다. ‘이문열 평역본의 삼국지는 12권 1질이다’ 등으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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