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인재상(人才像)’을 분해 결합 해보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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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기업이다!’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세계적 명언이다. 그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이처럼 간명하게 기업과 조직원 간의 관계를 꿰뚫은 말은 없다. 비슷한 표현들은 많아도... 그처럼 삼성은 인재를 중요시한다. 삼성 기업 문화의 핵심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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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룹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삼성의 인재상>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보인다. 얼핏 보면, 별것 아니다. 어디서고 흔히 듣거나 들어온, 그렇고 그런 말들과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앞뒤를 다시 맞춰보면, 무섭다. 그 깊이와 폭의 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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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표기를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영문이 먼저이고 한글이 뒤에 온다. 일견, 세계화의 시대에 걸맞게 하기 위해, 일류기업답게, 영어를 앞세웠나 보다 정도로 여길 수도 있다. 그 바람에 대충 쓱 훑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그건 대실수다. 삼성을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된다. 삼성 앞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해야 하고, 사소한 것들에서 중대함을 발견해내는 이들이 생존하는 곳이다. 그런 태도들이 모여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고, 미래의 먹거리까지도 앞서 준비하게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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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훑어보자. 삼성의 캐치 프레이즈(파란색으로 표기)는 분해를 한 뒤 결합을 해봐야만 그 진의가 제대로 드러난다. 분해 힌트는 한글 표기보다 앞에 놓인 영문 표기에 있다. 한글 표기를 무시해야 그 진의에 가깝게 접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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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invite global talent of diverse backgrounds. (삼성은 학력, 성별, 국적, 종교를 차별하지 않고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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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단순 분해하면 이렇게 된다. ⇒ ‘배경이야 어쨌건,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지구적’ 인재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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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다시 결합해 보면 그 과정에, 그 바탕에, 다음과 같은 암유(暗喩)가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 ‘다만, 아래와 같은 세부적인 요건이 부합되거나, 부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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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요령으로, 나머지 세부 항목들을 분해 결합해 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표기(‘⇒’)는 분해이고, 표기(‘←’)는 결합 후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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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assion 열정 : We have an unyielding passion to be the best. (끊임없는 열정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 ‘포기를 모르는(unyielding) 최고’가 되려는 열정가여야 합니다. ←인내심+끈기+노력+도전적 태도+체력의 뒷받침이 되어야 그런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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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최고(best)’란 표현이 한글에서는 싹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 삼성이 기업으로서 최고를 지향하고, 조직원들 역시 ‘최고’여야만 하는데 그 추동력의 근원으로 열정을 꼽고 있다. 게다가 포기해선 안 되니, 그 근저에 인내와 끈기, 도전적 태도, 체력 등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될 것은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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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reativity 창의혁신 : We pursue innovation through creative ideas for a better future. (창의와 혁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 미래 세계를 발전시키려는 창의적 발상을 실행에 옮겨내는 (생산적인) 사람이어야 합니다. ←창의적 시선+미래지향적 사고+발전적 지향+생산적 실행력... 등을 갖추어야 합니다. 단순히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 실물을 이뤄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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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ntegrity 인간미·도덕성 : We act responsibly as a corporate citizen with honesty and fairness. (정직과 바른 행동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인재) ⇒ 정직하고 공정(公正)한 회사원으로서 제대로 책임질 줄 아는 인간이어야 합니다. ← 정직과 성실(integrity)+내면적 성숙+인간적 배려+공동사회적 인간(분담과 기여)+넓은 사회 속의 인간+성공은 물론이고 실패에서도 배우는 인간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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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단어는 ‘integrity’다. 우리말 ‘성실(誠實. 정성스럽고 참됨)’에 가장 근접하는 영어다. 안이 꽉 찬 데다가 정성과 정직을 겸비한 상태를 뜻한다. ‘Integrity’라 적고 그 뒤에 ‘인간미·도덕성’이란 말을 매달아 놓은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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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람이 되기 또는 이러한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일 수도 있다. 만능인간+팔방미인 정도는 돼야만 한다고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고...하지만, 이런 모든 능력들은 사소한 것, 작은 것들로부터 시작되어 커지고 발전된다. 버릇 삼기 나름이다. 삼성의 모 사장이 젊은이들을 위한 강연에서 ‘군대는 인생의 정통 훈련 코스’라고 하면서 오늘날의 자신을 만든 것은 군대에서 몸에 밴 몇 가지 사소한 버릇(메모하기와 주변 정리하기)들이 출발점이 되었다고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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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교생들의 멘토를 자임한 입사 5년차 여직원(기여운)이 고교생들 앞에서 행한 강의도 도움이 된다. 아래의 짧은 기사에 요약된 것들만 돌아봐도, 삼성의 인재상이 거의 다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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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 위의 인재상은 삼성에서만 요구하는 내용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기업에서 하나같이 바라는 인재상도 실은 거의 다 똑같다. 이런 태도와 능력을 몸에 익히면 어느 기업/조직에도 들어갈 수 있고, 생존은 물론 성공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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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 가지. 삼성의 최고경영자(CEO)나 사장급에 오른 사람들 중에는 이과 출신이 많다. 문과계의 전유물이었던 그 자리에 이과 출신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시선에 있다. 문과/이과를 구분하지 않으려는 통섭(統攝)적 사고력, 그것이 뼈대다. 삼성의 인재상을 꿰뚫는 근간이 바로 통섭의 개념이다. 어떠한 조직에 신참으로서 참여하려는 이들에게 이 '통섭(統攝)적 사고력'을 항상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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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삼성 열정락서, 기여운 삼성전자 선임 “생각이 떠오를 때 바로 계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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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모든 것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져 보길,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남보다 앞서 실행에 옮기면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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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14.10.28일 대전 충남대학교 정심화홀에서 특성화 고교생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를 열었다. 이날 멘토 강연자로 나선 삼성전자 기여운 선임(입사 5년 차)은 우연한 아이디어를 실천으로 옮겨 아프리카 오지마을 아이들에게 영화관을 선사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1700여명 고교생들에게 ‘새로운 시선’과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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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선임은 2012년 ‘입사 3년차 권태기’에 빠졌다. 그러던 중 그는 사내 아이디어 공유회에 참가해 “전기가 없어도 태양광으로 볼 수 있는 프로젝터를 만들고 싶다”는 아프리카 소년의 소원을 듣게 됐고, 이를 직접 해결해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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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선임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에서 일하는 광학전공자와 디자이너 등 뜻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 함께 2013년 초부터 바로 연구ㆍ개발에 착수했다. 신발 상자에 폐휴대폰 부품을 이어 만든 첫 번째 프로젝터가 탄생했고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6개월 만에 나무상자에 LED 광원을 쓴 정식 ‘햇빛영화관’ 프로젝터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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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8월 기 선임과 동료들은 에티오피아 아둘랄라에 찾아가 90달러로 만들 수 있는 태양광 프로젝터 ‘햇빛영화관’의 제작 기술을 전수했다. 지금 햇빛영화관 프로젝터는 에티오피아, 네팔 등 세계 오지마을에서 영화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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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선임은 “햇빛영화관을 통해 남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남을 따라 하는 일로는 내 안의 열정과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프로젝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떠올랐을 때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햇빛영화관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실행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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