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1회(2017.1.23.)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황인용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무작정 낱개의 낱말들을 모두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일반 문제 중 맞춤법 관련 문제로 출제된 것 중 다음의 두 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중 ‘고기소/고깃소/고깃결’ 관련 사항은 고급에 속한다 : ‘달착지근하다/달짝지근하다’, ‘고기소/고깃소/고깃결’.
- 달착지근하다/달짝지근하다
이 두 말은 모두 표준어다. ‘달착지근하다’는 ‘달짝지근~’의 거센 말. 각각의 준말은 ‘달차근하다’와 ‘달짜근하다’이다. 기타 설명은 아래의 전재 내용 참고. 특히, 유의/명심할 것은 흔히 쓰는 ‘달달하다’는 비표준어라는 점. 이곳에서 다룬 바 있다.
◈음식 맛이 달달하다 : 달곰하다(혹은 좀 달다)의 잘못. ⇐‘달달하다’는 방언.
음식 맛이 달큰한 게 좋군 : 달큼한의 잘못. ←달큼하다[원]
[참조] 음식 맛이 들척지근/들쩍지근하군 : 맞음. ←들척지근하다>들쩍지근~[원]
[참조] 맛이 좀 달착지근/달짝지근하군 : 맞음. ←달착지근하다>달짝지근~[원]
[설명] ①음식 맛과 관련된 ‘달달하다’는 방언. 동사 ‘달달하다’는 다른 뜻임. ②[주의] 흔히 쓰는 ‘달큰하다’는 ‘달큼하다’의 북한어. ③‘들척지근하다/들쩍지근~/달착지근~/달짝지근~’의 준말은 ‘들치근하다~/들찌근~/달치근~/달찌근~’.
[의견] 현재 ‘달달하다’는 사전에 없으나, ‘짜다’와 ‘짭짤하다(감칠맛 있게 짜다)’가 사전에 올라 있듯이 ‘달달하다(조금 달다. 감칠맛 있게 달다. 꿀/설탕의 맛과 같이 달다)’도 표준어로 등재되어도 좋은 말.
달큼하다>달금하다? 감칠맛이 있게 꽤 달다. [유]달콤하다/들쩍지근하다
달콤하다>달곰하다? 감칠맛이 있게 달다.
달달하다? ①춥거나 무서워서 몸이 떨리다. 또는 몸을 떨다. ②작은 바퀴가 단단한 바닥을 구르며 흔들리는 소리가 잇따라 나다. 그런 소리를 잇따라 내다.
들척지근하다>들쩍지근하다? 약간 들큼한 맛이 있다.
달착지근하다>달짝지근하다? 약간 달콤한 맛이 있다.
-고기소/고깃소/고깃결
‘고기소’에는 아래와 같이 두 가지 뜻이 있다.
고기소1? ≒육우(고기를 얻으려고 기르는 소).
고기소2? 고기를 다져 양념과 함께 만든 소.
‘고깃소’가 잘못인 이유는 표준 발음이 {고기소}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더라도 뒷말이 경음으로 발음되지 않는 경우, 곧 {-쏘} 발음이 나지 않을 때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깃결’과 같이 경음 {-껼}로 발음될 때는 사이시옷을 받친다.
한편, ‘소(1. 송편/만두 따위를 만들 때, 맛을 내기 위하여 익히기 전에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 2.통김치/오이소박이김치 따위의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와 관련해서는, 흔히 쓰이는 ‘배춧속, 김칫소’와 같은 몹시 까다로운 문제도 있다. 상세 설명은 아래 전재 자료 참조. 이 또한 예전에 이곳에서 다룬 바 있다.
◈♣‘김치 속’과 ‘김치 소’ : 김칫속(x)/김치 속(x) →김칫소(o)(혹은 ‘김치 소’)
[예제] 김치를 담글 때 배추 속에 버무려 넣는 김칫속 : 김칫소의 잘못.
만두에 김치를 잘게 썰어 만든 김칫소를 넣으면 맛있다 : 김치 소의 잘못.
[설명] ①김치를 담글 때 배추/무에 넣는 것은 ‘-속’이 아닌 ‘-소’임. 즉 ‘김칫속’이 아닌 ‘김칫소’(‘김치소’는 다른 뜻으로 솟거리의 주재료가 김치라는 뜻)가 올바른 표기. 통김치/오이소박이김치 따위의 속에 넣는 여러 가지 고명을 ‘소’라 하며, 송편/만두 등을 만들 때 맛을 내기 위해 익히기 전에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도 ‘소’임. 즉, 송편 속에 들어가는 팥·콩·대추·밤 등은 ‘송편 소’이고 만두 속에 들어가는 고기·두부·채소 등은 ‘만두 소’임. ☞[주의] 현재 ‘김치를 잘게 썰어서 두부/기름/양념 따위와 함께 섞어 만든 솟거리.’를 뜻하는 ‘김치소’는 사전에 없으며 북한어. 그러나 ‘김칫소’의 뜻풀이에 추가하거나 별도 낱말 ‘김치소’로 인정해야 할 것임. ②배추로 포기김치를 담글 때 배추 잎 사이에 넣는 양념만은 ‘배춧속’이라 함.
[정리] ‘김칫속’은 없는 말. 김장 때 배추 속에 넣는 것은 ‘김칫소’ 혹은 ‘배춧속’.
김칫소? 김치를 담글 때, 파ㆍ무채ㆍ젓갈 따위의 고명을 고춧가루에 버무려 절인 배추나 무에 넣는 소.
배춧속? ①배추에서 겉잎에 싸여 있는 속의 연한 잎. ②배추로 포기김치를 담글 때 배추 잎 사이에 넣는 양념.
소? 통김치/오이소박이 등의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고명).
솟거리≒속거리? 김치, 떡, 만두 따위의 소를 만드는 재료.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지지난번 달인 도전 문제는 근래 출제된 것 중, 가장 까다로웠다. 지난 회에는 다행히도 정상화되었는데, 이번 회에는 조금 까다로웠다. 평균 난도는 별 다섯 개 기준, 3.5개라 해도.
출제 분야별로 보면, 복합어 판별 문제가 가장 많았고(‘나 홀로/주말여행/기분 전환’), ‘돋우보이게/돋구보이게/도두보이게’ 문제는 별 4개 수준으로 깊이 공부해 두지 않은 사람에게는 몹시 까다로웠다.
참고로, ‘비춘다/비친다; 둘러싸인/둘러쌓인; 일고여덟/일곱여덟/일고여덜; 치어/치여’는 이곳 문제 풀이에서 모두 한 번 이상 다룬 것들이다. 특히, ‘일고여덟/일곱여덟/일고여덜’의 올바른 표기 문제는 5회 이상 다뤘다. ‘돋우보이게/돋구보이게/도두보이게’는 ‘돋우다/돋구다’를 여러 번 다루면서 간접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도두’가 ‘높게’를 뜻하는 부사로서, 흔히 쓰이는 ‘돋-’의 본말이라는 것까지 공부해 두었어야 헷갈리지 않고 정답을 고를 수 있는 고난도의 문제였다.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어려운 건 없었다. 참고로 ‘앉아 있는데’의 표기에서 이것을 ‘앉아있는데’로 쓰면 잘못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기로 한다.
‘있는데’에 쓰인 ‘있다’는 보조용언이 아닌 본동사다. 왜냐하면 ‘앉다’와 ‘있다’가 동격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앉은 다음의 상태가 지속적인 것(계속 그 상태로 머물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니까. 즉, ‘무엇을 하고 나서 또 무엇을 하다’와 같이 연속되거나 다음 행동으로 이행될 때는 두 용언이 기능상 동등한 자격을 가지므로 동격이다. 곧, 뒤의 말이 보조적인 말, 곧 보조용언이 아니라 앞말과 동등한 본동사가 된다. 그럴 때는 붙여 쓸 수가 없다. 일정한 조건하에서 예외적으로 붙여 쓰기가 허용되는 보조용언이 아니기 때문에 붙여 쓰면 잘못이다. ‘앉아 보니, 앉아 가다, 앉아 먹다’ 따위 또한 띄어 적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참고로, 지문에 나온 ‘머리 위를 비친다’의 경우, ‘머리위’라는 한 낱말의 복합어가 없으므로, 붙여 쓰면 잘못이다. 단, ‘머리 위’를 뜻하는 한자어 ‘두상(頭上)’은 한 낱말이다. 한자의 함축/축약 기능에서 연유한다.
-달인 도전 문제 수준 : 평균 난도로 보면 별 다섯 개 기준, 3.5개 정도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고난도 문제도 섞여 있었다. ‘둘러싸인/치여/나 홀로’ 정도가 평이한 편이었고.
- 출제된 문제 : 지난 ___ 달 동안 일에 ____ 살던 나는 ____을 위해 ____ 꾸미고 ____을 떠났다. 나무로 ____ 호숫가에 도착하고 ____ 앉아 있는데 따사로운 햇빛이 머리 위를 ____.
- 주어진 말들 : 나 홀로/나홀로; 주말 여행/주말여행; 돋우보이게/돋구보이게/도두보이게; 비춘다/비친다; 둘러싸인/둘러쌓인; 일고여덟/일곱여덟/일고여덜; 치어/치여; 기분 전환/기분전환
- 정답 : 지난 일고여덟 달 동안 일에 치여 살던 나는 기분 전환을 위해 도두보이게 꾸미고 주말여행을 떠났다. 나무로 둘러싸인 호숫가에 도착하여 나 홀로 앉아 있는데 따사로운 햇빛이 머리 위를 비춘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주어진 도움말 순서대로 살펴본다. 별도 설명이 불필요한 부분은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대체한다.
- 나 홀로/나홀로; 주말 여행/주말여행; 기분 전환/기분전환
복합어 판별 문제. ‘주말여행’ 하나만 빼고는 모두 복합어가 아니다. 그 이유는 다른 두 말은 글자 그대로의 뜻밖에 없어서다. 굳이 한 낱말로 삼지 않아도 그 의미가 그대로 전달된다. 이곳에서 귀가 아프도록 해 온 말, 복합어 판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준, 즉 의미 특정(글자 그대로의 뜻 외에 특별한 뜻을 싣는 일)을 필요로 하지 않는 말들이라서다.
‘주말여행’이 복합어인 이유는 두 가지다. ‘주말여행’은 주말에 가는 여행이지만, 그 여행에는 단순히 주말에 떠난다는 여행과는 다른 뜻도 부가되어 있다. 곧 휴식을 위한 여행, 휴양을 목적으로 작심하고 떠나는 여행이라는 뜻이 이면에 들어 있다. 따라서 업무나 다른 목적 때문에 떠나야 하는 ‘주 중 여행’과는 뭔가가 다르다.
또 이 말이 복합어로 인정된 데에는 언중들의 관행(사용 빈도/분포)도 일부 반영되어 있다. 그 상대어라 할 수 있는 ‘주초 여행’이나 ‘주 중 여행’이라는 말은 어지간해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주말여행’이란 말은 계층 구분 없이 널리 분포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쓰이고 있으며, 그 쓰임의 기간도 제법 되었다. 이런 점들이 고려되어 복합어로 편성된 것이다.
[주 : ‘주 중 여행’이라 적은 것은 ‘주중(週中)’이라는 한 낱말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한자로 병기할 때는 ‘주 중(週中)’이라 적는다. 현재 주초(週初)와 주말(週末)은 사전에 있음에도 '주중(週中)'이 없는 것은 어찌 보면 국립국어원의 업무 해태에 든다. 이런 식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르지 못한 말들이 내가 파악한 것만도 3000여 개쯤 된다.]
- 돋우보이게/돋구보이게/도두보이게 : ‘돋우다’와 ‘돋구다’는 전에도 이곳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그 쓰임이 다르다. 아래에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기출 문제이기도 하다.
◈식욕을 돋군다; 내 화를 돋구지 마라 : 돋운다, 돋우지의 잘못. ←돋우다[원]
[설명] ①흔히 잘못 쓰는 ‘돋구다’는 아래에서 보듯 ‘안경의 도수 따위를 더 높게 하다’는 뜻임. ②‘돋우다’에 쓰인 ‘돋-’은 ‘도두(위로 높이)’의 준말임. 즉, ‘돋우다’는 ‘도두+우(사동)+다’ →‘돋+우+다’로서 ‘돋다’의 사동사.
돋구다? 안경의 도수 따위를 더 높게 하다.
돋우다1? 물건값이 좀 높거나 비싸다.
돋우다2? ①위로 끌어 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 ②밑을 괴거나 쌓아 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 ③‘돋다’의 사동사. ¶신바람을 돋우는 풍물 한 마당; 호롱불의 심지를 돋우다; 여인은 발끝을 돋우어 창밖을 내다보았다; 벽돌을 돋우다.
‘도두보이다’는 그와도 좀 다르다.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흔히 쓰는 ‘돋보이다’에 보이는 ‘돋-’의 본말이 ‘도두’다. ‘위로 높게’를 뜻한다. 독립해서는 그와 같은 의미의 부사로도 쓰인다. 아래의 말들을 보면 이 ‘도두’의 쓰임을 정확히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도두뛰다[동사] 힘껏 높이 뛰다.
도두뜨다[동사] 한껏 높이 뜨다.
도두베다[동사] 베개 따위를 높게 베다.
도두뵈다[동사] ‘도두보이다(‘도두보다’의 피동사)’의 준말.
도두앉다[동사] 퍼더앉지 않고 궁둥이에 발을 괴고 높이 앉다.
도두치다[동사] 실제보다 많게 셈을 치다.
도두보다[동사] 실상보다 좋게 보다.
- 비춘다/비친다 : 이 또한 이곳에서 다룬 바 있다. 이와 관계되는 심층 문제들이 출제되면 고급 문제가 된다. 기본적인 사항 이외에 관련 문제들을 모두 전재하니(모두 전재는 처음이다) 이참에 한 번 더 확실하게 익혀두시길 바란다. 출제 가능성도 아주 높은 것들이다. 어법에 어긋나는 시나 노랫말 등으로 잘못 길들여진(?) 말이기 때문이다.
◈네 양심에 비쳐 봐. 거울에 비쳐 보든지 : 비추어/비춰의 잘못. ←비추다[원]
그 사람은 출마 의사를 내비췄다 : 내비쳤다(비쳤다)의 잘못. ←내비치다[원]
가로등 불빛에 비친 여인의 얼굴은 창백했다 : 비추인의 잘못. ←비추이다[원]
가로등이 골목길을 밝게 비치고 있다 : 비추고의 잘못. ←비추다[원]
햇빛이 쨍쨍 내려비추고 있었다 : 내리비추고의 잘못. ←내리비추다[원]
[설명] ①‘비추다’는 ‘비치다’에 비해 적극적으로 빛을 비추거나, 모습이 드러나게 하는 것. ‘비치다’는 (그 대상만) 환하게 되거나 보이는 것. <예>‘내리비추다, 들이비추다’ : 적극적으로 빛을 보내는 행위. ‘내려비추다’는 ‘내리비추다’의 잘못 (표준어에서 배제되었음). ②‘비추이다’ : ‘비추다’의 피동. ‘비친’(x) 꼴로 잘못 쓰는 예가 흔함. 주의. ‘비추인’(o)이 올바름.
비추다? ①빛을 내는 대상이 다른 대상에 빛을 보내어 밝게 하다. ¶손전등을 비추다; 새어 나오는 불빛이 마루를 비췄다. ②빛을 받게 하거나 빛이 통하게 하다. ¶햇빛에 색유리를 비추어 보았다. ③빛을 반사하는 물체에 어떤 물체의 모습이 나타나게 하다. ¶거울에 얼굴을 비추다. ④주로 ‘…에 비추어’ 꼴로 쓰여, 어떤 것과 관련하여 견주어 보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상식에 비추어 생각해 봐라; 세상 돌아가는 형편에 비추어 볼 때, 이건 무리다.
비치다? ①빛이 나서 환하게 되다. ¶어둠 속에 달빛이 비치다. ②빛을 받아 모양이 나타나 보이다 ¶그의 늠름한 모습이 비치었다. ③물체의 그림자/영상이 나타나 보이다. ¶문에 사람 그림자가 비쳤다; 화면에 비친 조국 강산이 아름답다. ④뜻/마음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다. ¶언뜻 난감해하는 기색이 비치더니 이내. ⑤투명하거나 얇은 것을 통하여 드러나 보이다. ¶속이 비치는 분홍빛 여자 속옷. ⑥사람 몸속의 피가 몸 밖으로 나오는 상태가 되다. ¶가래에 피가 비치다. ⑦무엇으로 보이거나 인식되다. ¶내 눈에는 그의 행동이 상사에 대한 아부로 비쳤다. ⑧얼굴/눈치 따위를 잠시 약간 나타내다. ¶집에 얼굴을 비칠 시간도 없다. ⑨의향을 떠보려고 슬쩍 말을 꺼내거나 의사를 넌지시 깨우쳐 주다. ¶동생에게 결혼 문제를 비쳤더니 그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어리비치다? 어떤 현상/기운이 은근하게 드러나 보이다.
얼비추다? 어렴풋하게 비추다.
나비치다1? ①나타나서 비치다. ②나타나거나 참여하다.
나비치다2? 나비질을 하여 검부러기나 먼지 따위를 날리다.
◈아부로 비쳐질까 봐 조심했다 : ‘비칠까 봐’로만 써도 충분함.
[설명] ‘비치다’를 능동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여 피동 표현인 ‘-지다’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 ‘비치다’는 그 자체로 ‘누구에게 무엇으로 보이거나 인식되다’라는 피동 표현임. 즉, ‘비치다’ : 무엇으로 보이거나 인식되다. ¶내 눈에는 그의 행동이 상사에 대한 아부로 비쳤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까 봐 언행을 조심스럽게 했다; 글씨를 그렇게 흘려서 쓰면 성의 없는 사람으로 비치기 쉽다.
[유사] ‘보여지다’ : ‘보이다’의 잘못. ☞상세설명은 ‘이중 피동’ 항목 참조.
◈함께 일하자는 뜻을 비추었다 : 비쳤다의 잘못.
[설명] ‘비치다’ : 의향을 떠보려고 슬쩍 말을 꺼내거나 의사를 넌지시 깨우쳐 주다.
◈‘그대 모습에 비춰진 초라한 내 그림자’ : 비추인의 잘못. ←비추이다[원]
[설명] 어색한 가사지만, 굳이 어법에 맞게 하려면 ‘비추다’의 피동형이어야 함.
- 둘러싸인/둘러쌓인 : 기본적인 문제. 둘 다 표준어이긴 한데, 문맥에 적절한 말을 고르는 문제다. 표기를 조금만 찬찬히 뜯어보면, 둘러서 싸는 것이어야 하는지, 둘러서 쌓는 것이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둘러쌓다’는 ‘둘레를 빙 둘러서 쌓다’를 뜻하므로, 나무로 호수 둘레를 ‘둘러쌓’는 일은 어지간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나무가 알아서 그리할 수도 없는 일이다.
- 일고여덟/일곱여덟/일고여덜 : 이곳 문제 풀이에서 아주 여러 번(5회 이상) 다룬 바 있다.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일고여덟’의 준말은 ‘일여덟’이고, 발음은 {일고여덜}이다. {일고여덥}이 아니다. 준말 표기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최대한 원말이나 어근 표기를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일고여덜’은 잘못이다.
◈바람에 하나 둘 흩어진 기억 속으로: 하나둘의 잘못.
[설명] ①흔히 사용되는 수사적 관용 표현을 하나로 묶은 것임 : 하나둘≒한둘.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어디 한둘(≒하나둘)인가. ②이와 같이 흔히 사용되는 수사적 관용 표현을 복합어로 한 것에는 ‘하나하나’도 있음.
[참고] ‘한둘/하나둘’과 같은 형식으로 묶인 수사들 : 두세, 두서너/두서넛, 서너/서넛, 너덧/네댓/너더댓, 대여섯, 예닐곱, 일고여덟(일여덟).
[구분] ‘하루이틀/하루종일’ 등은 ‘하루 이틀, 하루 종일’의 잘못. 합성어가 아님.
- 치어/치여 : 이 또한 이곳에서 다룬 말이다. 당시에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적었다. 기출 문제지만, 그때는 이와 같은 고급 형태로서가 아니라, 단순 맞춤법 문제였다.
◈‘치이다’ 중 아래의 두 말은 피동형이 아니라, 본래 자동사임.
[예제] 요의 솜이 한 쪽으로 치어 뭉쳤다 : 치여의 잘못. ←치이다[원]. 자동사.
요즘 외손자에게 치어 지낸다 : 치여의 잘못. ←치이다[원]. 자동사.
수박 한 통에 만 원 꼴로 치었다 : 만 원꼴, 치였다의 잘못. ⇐‘치다’의 피동형 ‘치이다’의 활용.
[설명] ①‘치여 뭉쳤다’, ‘치여 지낸다’에 쓰이는 ‘치여’는 자동사 ‘치이다’의 활용임. 즉, ‘치이(‘치이다’의 어간)+-어(어미) →치여’ 꼴의 활용. ②‘만 원꼴로 치였다’에서의 ‘치였다’는 ‘치이(‘치다’의 피동형 ‘치이다’의 어간)’+-었(과거를 뜻하는 어미)+다(종결어미)’ →‘치이었다’ →‘치였다’ 꼴의 활용으로 처음 두 예문과는 다름.
치이다1? 피륙의 올이나 이불의 솜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뭉치다. ¶이 옷은 올이 한쪽으로 치였다; 이 이불은 솜이 한쪽으로 치였다.
치이다2? ①부딪히거나 깔리다. ¶돌/차에 치이다; 기계 톱니에 치이다. ②덫에 걸리다. ¶멧돼지가 덫에 치였다. ③구속/방해를 받다. ¶일에/아이에게 치이다.
치이다3? ‘치다(셈을 맞추다)’의 피동형. ¶한 개에 천 원씩 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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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게시판을 보니 어느 분인가가 ‘15년 8월 예심 합격자인데, 연락이 안 온다고 적은 것을 보았다. 1년 반 넘게 오랫동안 기다려도 전혀 연락이 없는 경우도 가끔 있는 듯한데, 그럴 때는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제작팀 실무자들 간에 충분하게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현재 대기자 명단으로만 보면 200여 분이 된다. 하지만, 그중에는 출연 포기자들도 상당수 있다. 최소한 60여 분 정도 되는 듯하다. 조기 출연이 불가피하신 분들은 예심 면접에서 그 사유를 미리 얘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100% 그 희망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반면, 출연 연락을 하면 이런저런 사유로 2~3회 이상 출연을 연기하는 분들도 계신 듯하다. 그와 같은 경우에는 출연 포기 의사를 밝히는 게 되레 나은 방법이 아닌가 한다. 제작진들의 노고 절감과 다른 출연 대기자들을 위해서.
잘못 뽑은 대통령 하나 때문에 아직도 온 나라 사람들이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라 일 얘기를 할 때마다 표정들이 구겨지는 게 참 마음 아프고 가슴 시려온다. 하루빨리 맑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조류독감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희소식과 더불어... AI에 대해서 오늘은 WHO까지 나서서 최고 수위의 경계발령을 하는 걸 보면 전 지구적 현상인 듯하다. 게다가, 사람 간 전염 사례를 보고하라고 하는 걸 보면 정말 걱정이다. 아직은 극소수 사례로만 나타나고 있다곤 하지만.
이런 우울한 시기에, 이 혹한에, 오늘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개정판으로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 최근 2~3주간 이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책자가 품절되어
불편을 끼쳐 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다.
실은 이 2차 개정판 작업 때문에 그리되었다.
거듭 사과드린다.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3회(1) : 곽성섭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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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652회 : 연예인 특집 (0) | 2017.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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