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7회(2017.5.15.)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 전민정/전다혜 자매 교사 팀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스승의 날 기념, 교사 팀 간의 대결 특집)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쓴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진다.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는 이들이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채,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만 해댄다. 돌아보시길, 자신이 지금까지 우리말 어문법 공부에 실제로 얼마나 투자해 왔는지!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이번 회에는 맞춤법 관련 문제가 총 3개. 새로운 형식의 올바른 표기를 고르는 문제 2개와 표준어 표기 문제 ‘돼바라지다(x)/되바라지다(o)’가 나왔는데, 앞서 나온 것들에 비하여 난도가 낮았다. 대체로 평이한 편. 쓰기 문제인 ‘돼바라지다(x)/되바라지다(o)’는 네 팀 모두 정답을 적었다. ‘돼바라지다’는 북한어.
신형 문제 두 문제가 까다로웠던지, 오답들이 속출했다. 그것들부터 다루기로 한다.
-‘소하물/선입관/실랑이/요컨데’ 중 비표준어 표기를 고르는 문제 : 의외로 정답자가 한 사람밖에 없었는데, 정답자도 고른 뒤 확신하지 못했다.
‘소화물’은 ‘수하물’과, ‘선입관’은 ‘선입견’과 뜻이 같은 말이다. ‘실랑이’는 동의어인 ‘승강이’와 관련하여 이곳에서도 여러 번 다룬 말인데, 아래와 같은 의미로서는 ‘실랑이’와 같은 말이다. 하지만 흔히 쓰는 ‘싱갱이’는 북한어이니 주의해야 한다.
승강이•[昇降-]≒승강/실랑이•? 서로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
말승강이•[-昇降-]? 말로써 옥신각신하는 일.
실랑이•≒실랑이질? ①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 ②≒승강이.
싸개질•? 여러 사람이 둘러싸고 다투며 승강이를 하는 짓. ¶~하다?
싸개통•? 여러 사람이 둘러싸고 다투며 승강이를 하는 상황.
싸개판? 여러 사람이 둘러싸고 다투며 승강이가 벌어진 판.
미닥질? 밀고 당기고 하면서 복닥거리거나 승강이를 하는 짓.
‘요컨대’는 설명을 위해 달리 표현하자면 ‘요약하건대’의 축약쯤 된다. ‘요약+ㅎ+건대’의 꼴이 줄어서 ‘요(약)컨대 →요컨대’가 된 것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ㅎ’ 축약의 꼴이 아니면 ‘컨’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하다'가 줄어들 때는 '하'가 통째로 줄어드는 경우와, '하'의 'ㅏ'만 줄고 'ㅎ'이 남아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결합하는 경우가 있다. 통째로 줄어드는 경우에는 -‘생각건대’와 같이- 어간 받침이 ‘ㄱ’으로 끝나기 때문에 ‘건대’의 꼴이 유지된다. ‘예컨대’ 또한 ‘요컨대’와 같다.
‘-건대’는 어미다. 뒤 절의 내용이 화자가 보거나 듣거나 바라거나 생각하는 따위의 내용임을 미리 밝히는 연결어미이며, 이를 ‘-건데’로 적으면 잘못이다.
여기서 조심할 게 하나 있다. 어미 ‘-관데’와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관데’는 예스러운 표현으로 원인이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다. 앞에는 의문사가 오며 뒤에는 의문 형식이 온다. 즉, 이 ‘-관데’는 의문형 문장에서만 쓰이는 특수 어미로서, 연결어미인 ‘-건대’와는 전혀 다르다. 예컨대, ‘밖에 누가 왔관데, 이리 소란스러운고?’ 등으로 꼭 의문형 문장을 이룬다.
-00차림 : ‘비옷차림/정장차림/눈치차림/먼길차림/차림차림’ 중 표준(어) 표기를 고르는 문제. 복합어 구분 문제였다. 우선 답부터 말하면, ‘차림차림’만 한 낱말의 복합어다. 가장 많은 오답이 속출해서, 결국은 마지막 남은 ‘차림차림’이 저절로 정답으로 떠올랐다.
쉬운 복합어 여부 판별 기준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입이 닳도록 말한 바 있다. ‘비옷차림/정장 차림’을 생각해 보라. 굳이 까다로운 복합어로 삼지 않아도 글자 그대로의 뜻만으로도 다른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두 낱말이다.
‘눈치차림’은 ‘눈치를 차리다’의 의미를 억지로 명사형으로 만든 것. 굳이 명사형으로 만들려면 ‘눈치 차림’으로 적어야 자연스럽다는 걸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먼길차림’ 또한 부자연스럽긴 마찬가지. ‘먼 길’ 자체가 그저 ‘원로[遠路]’라는 뜻밖에 없기 때문에 띄어 적어야 한다. 다만, 북한에서는 ‘먼길차림’을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고 있긴 하다. 일반 차림과는 달리 특별히 챙겨야 할 것들이 있는 것에 주목해서다. 의미 특정이라 할 수 있는데, 복합어가 많은 건 좋지 않다.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말까지 배척할 필요는 없다. 언어생활을 풍부하게 하는 일이므로... 사전 편찬자의 기준 나름이다.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이런 말을 하면 ‘누군들 그런 소리 못하랴’ 하겠지만, 이번 출제 역시 공부한 사람에게는 아주 평이한 문제였다. 복합어 판별 공부를 하지 않았거나 처음 대한 말인 경우에는 좀 까다로울 수도 있는 것으로 ‘한창나이’와 ‘접질리다’가 나왔다. 두 말 모두 이곳에서 다뤘던 것들.
‘-마는’과 ‘-만은’의 구분 문제(‘순탄치만은’)도 나왔는데, 이 문제는 원칙을 따지면 더 까다로워진다. ‘-만’은 ‘-마는’의 준말이기도 해서 헷갈릴 수도 있는 데다, ‘만’이나 ‘은’ 모두 보조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만’과 ‘은’은 모두 한정+강조의 보조사로 쓰였다. 이 문제는 평소의 독서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빠른 편이었다. ‘생각건대’와 ‘삼가도록’은 달인 도전자 수준에서는 기본적인 문제.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함께하는’과 새로 나온 ‘장난치다’가 있었다. ‘함께하다’에 관해서는 전에 다뤘기 때문에 생략한다.
좀 조심해야 할 것으로는 ‘여드레 만에’에 보이는 ‘만’의 띄어쓰기가 있었다. 이때의 ‘만’은 ‘동안’을 뜻하는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띄어 적어야 한다. ‘열흘 만에, 석 달 만에’ 등과 같이 기간(동안)을 뜻할 때는 의존명사이므로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하고, ‘너만은 믿는다; 한 달만 참으면 된다’와 같이 한정을 뜻할 때는 보조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적어야 한다.
이 ‘만’은 아주 까다로운 말이다. 그 밖에 관형사로도 쓰이고, 다음 예문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앞말이 뜻하는 동작이나 행동에 타당한 이유가 있거나 그것이 가능함을 뜻하는 의존명사로도 쓰인다. 이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몹시 까다로운 단음절어 들을 다루면서 언급한 바 있고, 내 책자에도 종합해서 다뤘다 : 화를 낼 만도 하군; 그가 그러는 것도 이해할 만은 하다; 이젠 잊힐 만도 하건만.
‘장난치다’는 주의해야 할 말. 장난의 종류가 특정되면 한 낱말의 복합어가 아니므로 띄어 적어야 한다. 예를 들면, ‘붓장난(을) 치다, 손장난(을) 치다’의 경우들이다. 이와 같이 띄어쓰기가 달라지는 것은 ‘장난’ 앞에 수식어(구)가 붙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1편에서도 언급했듯이, 예컨대 ‘본척만척하다’는 한 낱말의 복합어이므로 모두 붙여 적는다. 그 반면, ‘본 듯 만 듯 하다’는 ‘본 듯 만 듯’이 ‘하다’를 수식하는 구조이므로 ‘하다’ 앞에서 띄어 적어야 하는 것과 같다. 수식어[구]가 붙은 경우의 띄어쓰기에 관해서는 이곳에서도 두어 번 다룬 바 있다.
‘않을 것 같다’에 보이는 ‘같다’의 띄어쓰기도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다. 형용사이며, 명사 뒤에 ‘같이’의 꼴로 붙여 쓰는 경우(예를 들면 '감쪽같이', '화살같이' 따위)와 구별해야 한다.
참고로 지문에 보이는 ‘1년’ 대신 ‘일 년’으로 표기할 경우에는 수관형사이므로 띄어 적어야 한다. 다만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할 때는 예외적으로 붙여 쓰기가 허용되기 때문에 붙여 적은 것일 뿐이다.
-달인 도전 문제 수준 : 평균 난도로만 보면 별 다섯 개 기준, 여전히 3~ 3.5개 정도. 고난도의 어절은 없었다. [참고 : 띄어쓰기의 대원칙으로 ‘낱말은 띄어 쓴다’가 있다. 이 때문에 띄어쓰기의 기본 단위가 낱말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실은 낱말이 아니라 어절이다. 조사나 어미 등이 결합된 어절은 붙여 적기 때문이다.]
- 출제된 문제 : 교사인 나는 ___ 맞아 의욕을 불태웠지만, ___ 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한 학생이 친구와 장난치다가 발목을 ___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과격한 놀이는 ____ 주의를 주었다. ___, ____ 학생들과 함께하는 1년이 ____ 않을 것 같다.
- 주어진 말들 : 생각건대/생각컨대/생각컨데; 새 학기를/새학기를; 삼가도록/삼가토록; 한창 나이인/한창나이인; 순탄치마는/순탄치만은; 접질린/접질른/접지른; 여드레/여드래
- 정답 : 교사인 나는 새 학기를 맞아 의욕을 불태웠지만, 여드레 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한 학생이 친구와 장난치다가 발목을 접질린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과격한 놀이는 삼가도록 주의를 주었다. 생각건대, 한창나이인 학생들과 함께하는 1년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복합어 관련 문제부터 살펴본다.
-새 학기를/새학기; 한창 나이/한창나이 : 대조적인 문제였다. ‘새 학기’는 글자 그대로의 뜻만 들어 있는 말인데, ‘한창나이’에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를 넘어 ‘기운이 한창(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인 젊은 나이’라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즉, ‘한창나이’에는 기운이 한창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부가되어 있기 때문에 복합어로 삼은 것이다. 이 ‘한창나이’ 역시 다른 것들을 다루면서 이곳 문제 풀이에서 함께 다뤘던 말이다(614회).
-생각건대/생각컨대/생각컨데; 삼가도록/삼가토록 : 일견 보아서는 대조적인 문제인 듯도 하지만, 실은 정확한 원형을 알아야만 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이 두 말 모두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뤘던 것들.
맞춤법 문제로 흔히 출제되는 ‘삼가-’ 관련 문제는 ‘삼가다’가 그 기본형이므로,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표현은 잘못이다. ‘삼가 주시기/삼가시기~’가 올바른 표기. 그러므로 ‘삼가토록’이 잘못인 것은 이 원형을 ‘삼가하다’로 잘못 알고 있을 경우의 활용이기 때문이다. 혹시 아직까지도 ‘삼가하다’로 잘못 알고 계셨던 분들은 이참에 확실하게 교정해 두시길... 이 ‘삼가다’ 관련 문제는 맞춤법 초보 필수 낱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그럼에도 일상생활에서 이를 잘못 표기하는 이들이 100명 중 99명쯤 된다.
‘생각건대’와 관련, 원형은 ‘생각하다’이다. 위에서 ‘○○하다’가 줄어들 때는 '하'가 통째로 줄어드는 경우와, '하'의 'ㅏ'만 줄고 'ㅎ'이 남아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결합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생각하다’의 경우는 통째로 줄어드는 경우인데, 이때는 어간의 받침에 따라 뒤에 붙는 어미 형태가 달라진다.
이에 관련된 가장 상세한 내용은 내 책자의 부록으로 정리 수록한 맞춤법 규정에 들어 있다. 아래에 전재되는 설명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내용이 좀 긴 편이지만, 이참에 가장 확실한 내용으로 정리들 해두시길.
제40항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 <예>간편하게 →간편케; 다정하다 →다정타; 연구하도록 →연구토록; 정결하다 →정결타; 가하다 →가타; 흔하다 →흔타.
[붙임1]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것은 받침으로 적는다. <예>않다/않고/않지/않든지; 그렇다/그렇고/그렇지/그렇든지; 아무렇다/아무렇고/아무렇지/아무렇든지; 어떻다/어떻고/어떻지/어떻든지; 이렇다/이렇고/이렇지/이렇든지; 저렇다/저렇고/저렇지/저렇든지.
[붙임2]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예>거북하지 →거북지; 생각하건대 →생각건대; 생각하다 못해 →생각다 못해; 깨끗하지 않다 →깨끗지 않다; 넉넉하지 않다 →넉넉지 않다; 못하지 않다 →못지않다; 섭섭하지 않다 →섭섭지 않다; 익숙하지 않다 →익숙지 않다.
[붙임3] 다음과 같은 부사는 소리대로 적는다. <예>결단코/결코/기필코/무심코/정녕코/필연코/한사코; 하마터면/하여튼/아무튼; 요컨대.
[해설] 제15항에서는 실질형태소인 어간과 형식 형태소인 어미를 구별하여 적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통일안(제56항)에서와 같이 ‘흔하다’가 준 형태는 ‘흔ㅎ다’ 또는 ‘흖다’로 적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준 소리 ‘ㅎ’을 사이 글자로 적는 데는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한글 맞춤법의 체계에 있어서 예외적인 형식이 된다. 곧, 한글 맞춤법의 체계는 말소리를 음절 단위로 적는 것인데, 다만 이 준 소리 ‘ㅎ’만은 한 개 자음이 독립적인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필기의 형식이나 인쇄물의 체재에서 시각적으로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게 된다.
둘째는, 대중이 사이 글자 ‘ㅎ’의 용법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 맞춤법은 교양인을 대상으로 하는 규정의 성격을 띠는 게 통례이긴 하지만, 현대 사회에 있어서는 근본적으로 대중을 위한 규정을 지향(指向)하는 것이므로, 대중이 이해하고, 대중이 준용(準用)할 수 있는 규정이 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어간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남는 경우"를 이해하고 사이 글자 ‘ㅎ’을 쓰는 일은, 아무래도 대중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규정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까닭으로, 통일안 제56항(준 소리 ‘ㅎ’ 관계)은 교과서 표기에서나 제대로 지켜졌을 뿐, 유야무야(有耶無耶)한 규정이었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번 개정에서는 이 경우도 예외로 다루어, 소리 나는 대로 적기로 한 것이다. <예>가(可)하다 부(否)하다→가타 부타(→가타부타); 무능하다→무능타; 부지런하다→부지런타; 아니하다→아니타; 감탄하게→감탄케; 달성하게→달성케; 실망하게→실망케; 당(當)하지→당치; 무심하지→무심치; 허송하지→허송치; 분발하도록→분발토록; 실천하도록→실천토록; 추진하도록→추진토록; 결근하고자→결근코자; 달성하고자→달성코자; 사임하고자→사임코자; 청하건대→청컨대; 회상하건대→회상컨대.
[붙임1] 준말에 있어서,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져 있는 것은 받침으로 붙여 적는다. 이 경우, 한 개 단어로 다루어지는 준말의 기준은 관용에 따르는데, 대체로 지시 형용사(指示形容詞) ‘이러하다, 그러하다, 저러하다, 어떠하다, 아무러하다’ 및 ‘아니하다’ 등이 줄어진 형태가 이에 해당된다. <예>이러하다→이렇다/이렇게/이렇고/이렇지/이렇거나/……; 아니하다→않다/않게/않고/않지/않든지/않도록/……
[붙임2] 어간의 끝음절 ‘하’가 줄어진 형태로 관용되고 있는 형식을 말하는데, 안울림소리 받침 뒤에서 나타난다. <예>갑갑하지 않다→갑갑지 않다→갑갑잖다; 깨끗하지 않다→깨끗지 않다→깨끗잖다; 넉넉하지 않다→넉넉지 않다→넉넉잖다; 답답하지 않다→답답지 않다→답답잖다; 못하지 않다→못지않다(→못잖다); 생각하다 못하여→생각다 못해; 생각하건대→생각건대; 익숙하지 못하다→익숙지 못하다.
[붙임3] 어원적인 형태는 용언의 활용형으로 볼 수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부사로 전성된 단어는, 그 본 모양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이들 단어는 용언적 기능(서술 기능)을 지니지 않을 뿐 아니라, 불변화사(不變化詞)인 부사는 활용의 형태와 연관시켜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19항 붙임2 (3)에서 다루어진 조사 ‘나마, 부터, 조차’의 경우와도 상통하는 규정이다. 이런 단어의 경우는 대개 원형이 사용되지 않으므로, 준말의 유형에서 제외할 만한 것이지만, 그 표기 방식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기 쉬운 것이어서, 여기서 다루어 놓았다. 예시어 중, ‘아무튼/하여튼’은 사전에서 ‘아뭏든, 하옇든(지)’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인데, 이번에 바꾸었다. 그러나 ‘이렇든(지)/그렇든(지)/저렇든(지)/아무렇든(지)/어떻든(지)’ 따위는 ‘이렇다/그렇다/저렇다/아무렇다/어떻다’의 활용형이므로, ‘튼(지)’으로 적지 않는다. 이 경우, 부사 ‘어떻든’은 형용사 ‘어떻든(지)’이 부사로 전성되는 것으로 설명된다. 한편, ‘-하다’형 용언과 결부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토록/그토록/저토록/열흘토록/종일토록/평생토록’ 등도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 순탄치마는/순탄치만은 : 보조사와 관련된 좀 까다로운 문제지만, 위에서 설명한 ‘00하다’ 꼴의 올바른 표기 문제와도 관련된다. 이 말은 ‘순탄하지+만+은’ →‘순탄치+만+은’의 축약 과정을 거쳤는데, 정작 문제는 뒤의 올바른 보조사 표기.
앞서도 설명했지만, 이때의 ‘-만’은 보조사 ‘-마는’의 준말이기도 하지만, 그럴 때는 앞의 사실을 인정을 하면서도 그에 대한 의문이나 그와 어긋나는 상황 따위를 뜻할 때다. 예를 들면, ‘오늘도 걷는다마는/걷는다만...’과 같은 경우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뜻으로 쓰인 게 아니라 뒤에 붙은 ‘-은’과 같이 한정+강조를 뜻으로 쓰였다. 그리고, 보조사는 연속해서 붙일 수 있다.
- 접질린/접질른/접지른 :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던 말이기도 하다. 가끔 보이는 ‘접지르다/곱질리다’는 각각 ‘접질리다/겹질리다’의 잘못이다. 주의할 것은 ‘겹질리다’ 역시 표준어라는 사실. 아래에 내 책자의 관련 내용을 한 번 더 전재한다.
◈곱질린 다리를 그리 써서야 : 접질린(혹은 겹질린)의 잘못. ←접질리다/겹~[원]
[설명] ‘곱질리다’는 ‘접질리다/겹질리다’의 잘못. ‘접질리다/겹질리다’와 비슷한 ‘곱디디다’와 혼동해서 생기는 현상.
[암기도우미] 곱디디는 바람에 왼발을 접질렸다/겹질렸다.
겹질리다1? 몸의 근육/관절이 제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서 다치다.
접질리다≒겹질리다2? ①심한 충격으로 지나치게 접혀서 삔 지경에 이르다. ②(비유)기가 꺾이다. [유]삐다
곱디디다? 발을 접질리게 디디다.
- 여드레/여드래 : 기본적인 표준어 표기 문제. 참고로, 우리말에서 날짜와 같이 (돌아서) 되돌아오거나, 테두리와 같은 둥근 테와 같은 것들의 고유어 표기에서는 모두 ‘-레’를 쓴다 : (예) 이레/모레/세이레/아흐레; 수레/둘레/겨레/코뚜레/목둘레... 등등.
이것은 ‘레’의 어원이 둥근 것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날짜는 처음부터 한 바퀴 둥글게 헤아려 마지막까지 가면 다시 돌아오고(둥근 달의 모양이 변화하듯), 다른 것들도 둥근 모양이거나 둥근 것 안에 들어 있어서다. 구분과 암기에 도움들 되시라고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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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우승자 다시 겨루기> 예심이 아래와 같이 실시된다.
<일정 및 참가자격>
1. 예심 일시: 2017년 6월 3일(토) 14:00 *입장은 13:00부터.
2. 예심 장소: KBS 본관 지하1층(서울 여의도)
3. 참가 자격
- 2016년 644회 방송부터~ 2017년 669회 방송까지 우승자(1등)
- 단, '우리말 달인'과 2016년 하반기 다시 겨루기 및 연예인 우승자는 참가할 수 없다.
4. 별도의 사전 접수 없이 당일 현장 접수.
세상이 어떻든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여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개정판으로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겨루기 668회 문제 풀이(2) : 김정옥/김정희 60대 자매 팀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5.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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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668회 문제 풀이(1) : 김정옥/김정희 60대 자매 팀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5.23 |
우리말 겨루기 667회 문제 풀이(1) : 전민정/전다혜 자매 교사 팀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0) | 2017.05.16 |
우리말 겨루기 666회 : 가정의 달 특집. 아역 배우와 그 가족들 출연 (0) | 2017.05.10 |
우리말 겨루기 665회 문제 풀이(2) : 김용진/백한나 부부의 우승을 심축합니다! (0) | 2017.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