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북 할아버지를 위한 중3 손녀(방북단 최연소)의 선물 : 지팡이와 돋보기

[차 한잔]

by 지구촌사람 2018. 9. 17. 05:18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북 할아버지를 위한 중3  손녀(방북단 최연소)의 선물 : 지팡이와 돋보기


지난 8월 24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의 형님 김용수(84)를 만난 동생 현수(77)씨의 손녀 김규연 양(중3. 16살)은

얼굴도 못 본 북의 큰 할아버지에게, 잔잔히 심금을 울리는, 아래의  손편지를  썼죠.


그 소녀가 이번 방북단의 최연소 대표로 뽑힌 모양입니다.

남북 통일의 훗날을 책임질, 아니, 완성시킬 세대들에게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인 듯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더 진하게 받습니다.

바로 규연이가 북의 할아버지를 위해 준비했다는 선물, 지팡이와 돋보기에서요.

저는 거기서 규연이가 참으로 멋진 아이, 아주 큰 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팡이와 돋보기는 걷기와 보기가 불편한 분들에겐 필수품이죠.

제대로 걷고 보는 이들은 전혀 관심도 하지 않거나, 할 필요도 없는...

건강한 정상인에겐 아무 것도 아니지만, 아픈 이들이나 장애인에겐 거대한 암벽 같은

그런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사랑은 내게는 일상적인 온전함이 타인에게는 없을 수도 있음을 생각하는 일인 듯합니다.

먹는 일, 앉는 일, 서서 걷는 일, 배변하는 일 따위와 같은 일상에서

불편해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거나 챙겨주는, 자그맣지만 아주 큰 그런 일을

도와주거나 챙겨주려는 마음, 그것이 사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사랑이 웃어른에게 번지는 일. 그게 효도라는 것을요.

효도가 거창한 물질적인 도움 따위가 아니더라도

그처럼 작은 것들을 잊지 않고 떠올리며 챙겨주는 일

그게 효도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됩니다.


규연 양을 어린 큰 사람으로 바라보게 되는군요.

혼자 남은 아버지에게 거의 매일 목소리를 듣다시피 하고

한 주일에 두세 번은 텃밭 소출 건으로 얼굴을 대하는 집사람이

문득 크게 보이는 아침이기도 합니다.

                                                                  -온초 [17 Sep. 2018]

~~~~~~~~~~~~~~~~~~~~~~      

방북단 최연소 김규연 양이 북녘 큰할아버지를 위해 준비한 선물


[서울신문]
북녘에 있는 큰할아버지 김용수(84)씨에게 종손녀 규연양이 쓴 손편지. 용수씨의 동생 현수(77)씨는
지난달 24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에서 이 손편지를 형님에게 전달했다.


2018.8.24 공동취재단북한 평양에서 오는 18~20일 열릴 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는 방북단 명단이 16일 발표됐다. 국회·정부 인사와 경제 인사들을 비롯해 방북 인원은 200명이 조금 넘는다.

청와대는 특히 이번 방북단에 올해로 중학교 3학년인 김규연(16)양이 특별히 포함됐다고 밝혔다. 최연소 특별수행원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새로운 세대가 평양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일궈갈 통일의 주역이라는 의미를 담아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규연양은 지난달 24∼26일 금강산에서 열린 2차 이산가족 상봉 때 김현수(77) 할아버지를 통해 직접 쓴 손편지를 북녘의 큰할아버지 김용수(84)씨에게 보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임 실장도 이날 “규연양의 할아버지는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68년 만에 북에 계신 형님을 만났고, 규연양이 북에 계신 큰할아버지께 보낸 손편지가 공개돼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면서 “규연양이 정상회담에 동행해 북에 계신 큰할아버지를 직접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시 규연양은 또박또박 써내려간 손글씨로 “이번에 제가 편지를 쓰고 이걸 (큰할아버지가) 전해 받으신다는 생각을 하니 꿈만 같고, 감격스럽다”면서 “저도 직접 뵙고 인사드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여 정말 아쉽다”는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어서 남북이 통일이 되어 할아버지의 얼굴을 뵐 수 있는 날이 오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면서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남북 통일에 힘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규연양은 “사실 며칠 전에 연락을 받았을 때는 많이 떨렸는데, 이렇게 연락을 받고 보니 기뻤고, 큰할아버지를 직접 만나 인사를 드리게 된 것이 꿈만 같다”면서 “가서 잘 보고 눈에 많은 것을 담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큰할아버지에게 드릴 선물을 미리 준비한 규연양은 “얼마 전 이산가족 상봉 때 큰할아버지의 눈이 좀 좋지 않다는 말을 할아버지에게서 듣고 선물로 돋보기를 준비했다”면서 “지팡이는 함흥에서 평양까지 시간을 이동해야 하므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련했다”고 전했다.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최연소 특별수행원’으로 방북단에 이름을 올린 김규연(16)양이 북에 계시는 큰할아버지 김용수(87)씨를 위해 선물로 준비한 돋보기와 지팡이. 2018.9.16 연합뉴스. 김규연양 가족 제공

또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북한에 계시는 큰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면서 “같은 민족인데도 가족이 서로 떨어져 70년 간 갈 수 없었던 곳을 이제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녀가 방북단에 포함됐다는 말을 전해 들은 김현수(77) 할아버지는 “가문의 영광이니 잘 다녀오라고 전해줬다”면서 “최연소 특별수행원이 된 손녀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10남매의 일곱째인 김현수 할아버지는 셋째 형님인 김용수 할아버지와 6·25 전쟁 때 헤어졌다가 지난달 2차 이산가족 상봉 때 68년 만에 재회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