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한 언어는
등기부등본에서 서로 상치되는 갑부(甲部)와 을부(乙部)의 동거와 같다
언어의 2차적 배태물인 사랑.
그것의 복잡 미묘한 본질은 비트겐쉬타인에게서조차도
제대로 해득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언어가 사회적으로 기속되는 자유형 상징표상이라고만 정의하는 걸 보면...
내 보기에 사랑에 관한 한 언어는
등기부등본에서 서로 상치되는 갑부(甲部)와 을부(乙部*)의 동거와 같다.
소유권을 명기한 갑부와 그 소유권의 온갖 제한을 설정/해제하는 을부가
서로 대립적인 기능으로 서로를 보완해주고 있으니까.
태극사상 연구로 유명한 닐스 보아가 작위를 받으러 가면서
그 복장에다 새겨 넣었다는 아래의 말은
그런 점에서 사랑에도 유효하다.
"대립적인 것은 상보적(相補的)이다 (Contraria sunt Complementa)".
물론 그것은 어떤 소리내기가 제대로 이뤄질 때의 얘기이긴 하지만.
2차원 언어로 3차원 세계를 재단하려 드는 것처럼
무모해서 안타까운 것도 없다.
세상 읽기에도 저마다 시력이 다르고
그걸 언어로 표현해내는 일은 33계의 인간층위 못지않다.
어설픈 고급 언어 흉내 내기보다는
소리 하나라도 제대로 지르는 게 더 낫다.
* 등기부등본의 '갑부'와 '을부' : '갑구'와 '을구'라고도 하며,
갑구에는 소유권 및 소유권 관련 권리관계 (예:가등기,가처분,예고등기,가압류,압류,경매 등)가,
을구에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 관계(예:저당권,전세권,지역권,지상권 등)가 표시되어 있다.
'소리를 제대로 내야 사랑도 받는다 - 비트겐쉬타인을 사랑하기 1'[Nov 200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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