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람은 순수하다
김종해
죽을 때까지 사람은
땅을 제 것인 것처럼 사고팔지만
하늘을 사들이거나 팔려고 내놓지
않는다
하늘을 손대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들은 아직 순수하다
하늘에 깔려 있는 별들마저
사람들이 뒷거래하지 않는 걸 보면
이 세상 사람들은
아직도 순수하다
2010년 겨울 『시하늘 』에서
사람이 사고 팔고 있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행동 반경 안에서 이루어 진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방편의 것이다. 대동강물을 팔아 먹었다는 봉이 김선달이 있었지만, 지금은 땅속의 물을 뽑아 팔아 먹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귀하게 되면 그게 돈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귀한 것에 집착한다. 아직은 우리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흔하고 흔한 일이라 돈을 지불할 만큼 소중함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물처럼 돈을 주고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곳을 찾을 것이다. 아직 사람이 순수하다는 김종해 시인이 생각은 세상이 그 만큼 사람 삶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둘레의 것, 그것들이 가장 소중하다. 소중함을 지킬 수 있는 마음이 더 깊어져야 세상도 더 아름다울 것이라 본다. 그 아름다움이 세상에 버티고 있을 때 사람이 순수하다는 것을 보증해 주는 것이다.
[출처] 한결 시인의 시냉동창고.
* '하늘에 깔려 있는 별들마저/사람들이 뒷거래하지 않는 걸 보면/이 세상 사람들은/아직도 순수하다'라는
구절 앞에서 슬며시 웃음이 터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세상 사람들이 아직도 순수하다고 믿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이 기도만 같다.
그래서 시인들은 아직도 착하고 순수하다.
그런 이들이 아직은 훨씬 더 많다.
좀 엉뚱한 얘기이긴 하지만, '하늘'을 대하니
문득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도하는 것이라고 읊었던
어느 시인의 시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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