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띨띨이의 카톡 문자 학습기(-記) : "짐은"

[차 한잔]

by 지구촌사람 2015. 3. 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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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띨띨이의 카톡 문자 학습기(-) : "짐은"

 

멜을 보내고, 문자를 넣었다.

약속했던 시간을 넘긴 멜이라서.

답이 왔다. 바깥에서 일하고 있어서 삼실에 가면 보겠다는.

 

그런데 시작 어구가 '짐은'이었다.

나는 그걸 지체없이+너무나 당연히

'(. 왕이 자신을 이르는 말)'으로 알아듣고는 싱긋 웃으며

호칭을 격게 맞춰서, '마마'로 바꿨고

그 시각 바깥의 미세먼지가 만만찮은 터라

'옥체보전'하시라 맺었다.

속으로는 참 재미있는 분이구나...로만 여기면서.

(얼굴을 대한 적이 없는 분이었다.)

 

다음날, '짐은'의 정체가 드러났다.

'지금은'의 준말이었다.

혼자서 소리 내어 웃었다.

띨띨이가 돼도 좋았다.

그렇게라도 웃고 살 수 있음은 좋은 일이 아니랴.

 

하기야, 그런 덕에 '맛점''맛있는 점심'이란 걸

최근에 독학(?)으로 익히기도 했다. ㅎㅎㅎㅎ

 

2. '새 나라의 어린이'가 받는 오해

 

난 밤 열 시 무렵이면 잠자리에 든다.

보고 있던 외화가 한참 재미나는 국면에 접어들어도 티브이를 끈다.

 

일어나는 시각은 대체로 4시 무렵.

술 한잔한 날이면 한 시간쯤 늦추고

술자리가 몇 시간쯤 된 날이면 7시쯤 되어 일어난다.

내겐 잠 이상으로 좋은 보약은 없응게로.

 

가끔 잠자리에 들었을 때 카톡이 올 때도 있다.

내 잠버릇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술 한잔한 이들로부터다.

베개에 머리를 대면 5초도 안 돼 숨소리가 고르게 되는 나.

꿈나라에서 답을 보낼 수는 없다.

 

담날 그 답을 보낸다.

문제는 카톡을 보냈는데, 답을 못 받은 이들이

순간적으로 짓게 되는 입술 표정이다.

어라, 이게 내 문자를 씹어??

가끔 오해도 받는다.

 

내 잠버릇을 아는 이들은 뒤늦게 답을 보내면

이미 버스는 떠났단다.

그도 그럴 것이 술 한잔한 김에 확인 삼아

보낸 것들이었고, 그건 술안주의 하나였을 뿐이므로...

 

이참에 새 나라의 어린이를 졸업해 버려?

아니지, 카톡 하나 따위에 내 오래 껴입고 지내던

내복을 벗을 수야...

새 건 새 그릇에 담아야 한다지만

정든 속옷은 헌 옷이 되어도 벗어 버리기가 쉽지 않다.

 

내가 '새 나라의 헌 어린이'가 되믄 되지 뭐. ㅎㅎㅎ

[Mar. 2015]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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