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9회(2017.1.9.)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엄민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무작정 낱개의 낱말들을 모두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일반 문제 중 맞춤법 관련 문제로 출제된 것들은 다음 말들 : ‘풍비박산/풍지박살[산]; 모깃소리/모기소리; 배배/베베; 고들빼기/고들배기’ 등.
출제순으로 살펴본다.
-풍비박산/풍지박살[산]
한자 관련 문제. 우리말의 적확한 뜻 익히기를 위해서는 한자 공부가 필수(한글 전용을 고집하는 경우의 약점이기도 하다). 이 말 역시 그런 경우다. 아주 흔히 틀리기 쉽고, 그만큼 표준어 표기 문제에서도 약방의 감초 격. 아래의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형의 도박으로 집안이 풍지박산/풍지박살 났다 : 풍비박산(風飛雹散)의 잘못.
[설명] ‘바람이 날고(풍비, 風飛), 우박이 흩어진다(박산, 雹散)’는 말에서 나온 말. 줄여서 ‘풍산(風散)’이라고도 함.
이처럼 한자어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잘못 사용하는 일이 흔한 것들이 다음과 같이 꽤 된다 :
토사광란(x)/토사곽란[吐瀉癨亂](o); 동거동락(x)/동고동락[同苦同樂](o); 성대묘사(x)/성대모사[聲帶模寫](o); 부화내동(x)/부화뇌동[附和雷同](o); 유도심문(x)/유도신문[誘導訊問](o); 양수겹장(x)/양수겸장[兩手兼將](o); 산수갑산(x)/삼수갑산[三水甲山](o); 오합잡놈[烏合雜-](x)/오사리잡놈(o); 일사분란(x)/일사불란[一絲不亂](o); 절대절명(x)/절체절명[絶體絶命](o); 홀홀단신(x)/혈혈단신[孑孑單身](o); 동병상린(x)/동병상련[同病相憐](o); ‘풍지박산/풍지박살’(x)'/풍비박산[風飛雹散](o); 호위호식(x)/호의호식[好衣好食](o); 주야장창(x)/주야장천[晝夜長川](o); 순국선혈(x)/순국선열[殉國先烈](o); 유관 검사(x)/육안[肉眼] 검사(o); 인상 실험(x)/임상[臨床] 시험(o); 체면불구(x)/체면 불고[不顧](o); 통산임금(x)/통상[通常]임금(o); 난상토론[難上討論](x)/난상토론[爛商討論](o); 옥석구분(x)/옥석 구분[玉石 區分](o); 생사여탈권(x)/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o); 삼지사방(x)/산지사방[散之四方](o); 휘양찬란(x)/휘황찬란[輝煌燦爛](o); 난리법석(x)/난리 법석(o); 중구남방(x)/중구난방[衆口難防](o); 기부체납(x)/기부 채납[寄附採納](o); 신출기몰(x)/신출귀몰[神出鬼沒](o).
이 말들에 대해서는 분량 관계로 이곳에서 일일이 설명할 수 없으니, 상세 내역은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http://blog.naver.com/jonychoi/220338973565). 아울러 이러한 것들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것들을 재미있는 실제 사례들을 인용하여 설명한 내 책자 <(최종희의) 우리말 산책>이 곧 출간된다.
위의 경우와는 반대로, 요즘 일부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어의상실(x)/어이 상실(o)’의 경우는 한자어가 아닌 ‘어이’를 한자어 ‘어의(語義/語意)’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어이’는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어처구니’와 같은 말로 보고 있는데, 내 의견으로는 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어이’는 ‘혀’를 뜻하는 고어의 흔적말로서, ‘어이없다’는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혀가 움직이지 않는다’의 진행으로 보는 것이 무리가 없을 듯하다. 참고로, ‘어이 상실’ 역시 사전에 없는 말이며, ‘어이상실’의 한 낱말로 붙여 쓸 수 있는 말도 아니다. 현재로서는.
[참고] 현재 ‘어의상실(語義喪失)’이라는 말은 ‘의미가 전혀 없어서, 말이 안 되는 헛소리’를 듣고 나서 비꼬아 말하는 신조어인 듯하다. 요즘의 문제적 대통령이나 그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비꼬아 하는 말이므로, ‘어이가 없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긴 하다.
-모깃소리/모기소리
기초적인 사이시옷 문제. 여러 번 말했듯, 사이시옷의 기능 중에는 소유격 역할도 있다. ‘모깃소리’는 ‘모기의 소리’라는 뜻. 소유격 관련, 상세 설명은 내 책자의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을 참조하시길. 분량 관계로 전재가 곤란하다.
-배배/베베
1편의 낱말 뜻풀이에서 보였듯, ‘배배’는 ‘여러 번 작게 꼬이거나 뒤틀린 모양’을 뜻하는 부사. 이 말의 큰말은 ‘비비’다. 기본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데, 의외로 두 사람만 바르게 적었다. 우리말 공부의 기본은 독서력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배꼬다<비꼬다? ①끈 따위를 배배[비비] 틀어서 꼬다. ②몸을 바르게 가지지 못하고 배배[비비] 틀다. ③남의 마음이 거슬릴 정도로 조금 빈정거리다.
배배<비비? 여러 번 작게 꼬이거나 뒤틀린 모양.
배배꼬다/비비꼬다? 없는 말. ‘배배 꼬다’ ‘비비 꼬다’의 잘못.
-고들빼기/고들배기
이곳에서도 다뤘던 ‘-빼기/-배기’의 올바른 표기 문제. 해당 부분의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참고로 흔히 ‘고들빼기김치’로 널리 알려진 것들은 십중팔구 그 재료가 ‘고들빼기’가 아니라 ‘씀바귀’다. 어린 고들빼기로 담그기도 한다.
두 가지 모두 다 자란 뒤에는 외양이 비슷하고 노란 씀바귀의 경우에는 꽃 색도 같다. 고들빼기가 좀 더 키가 크고(큰 것은 거의 1m에 육박. 씀바귀가 그보다 작다) 다 자란 뒤에는 뿌리가 갈라지고 잔뿌리가 많아서 김치로 담그지 못한다. 모두 두해살이 풀이어서 겨울을 지낸 뒤 초봄의 것들이 뿌리도 토실토실하고 쓴맛의 약 성분도 많다. (내가 이 두 가지 구분을 잘하지 못해서, 실제로 3년을 길러보면서 관찰해본 결과다. 하하하)
◈[중요]♣ ‘-빼기’와 ‘-배기’의 구별
[예제] 이 뚝빼기 요리에도 곱배기가 있나요? : 뚝배기, 곱빼기의 잘못.
[설명] ‘-빼기’와 ‘-배기’의 구별
①소리가 {배기}로 나는 경우 ‘-배기’로 적음 : 한 살배기/공짜배기/진짜배기
②소리가 {빼기}로 나는 경우 :
-{빼기}로 소리 나는 것의 앞 말이 형태를 밝힐 수 있는 것인 경우 ‘-빼기’: 곱빼기/코빼기/이마빼기/얼룩빼기/그루빼기/머리빼기/고들빼기/대갈빼기.
-형태를 밝힐 수 없거나, ㄱ/ㅂ 받침 뒤에서는 ‘배기’ : 뚝배기/학배기
*‘언덕배기’: 형태를 밝힐 수 있고, 발음도 ‘얼룩빼기’와 같이 {-빼기}임에도 ‘-배기’로 표기. 이유는 앞의 받침이 ‘ㄱ‘이기 때문. 아래 보충 설명 참조.
[보충] ①‘뚝배기/학배기’와 같이 한 형태소 내부에 있어서 ‘ㄱ/ㅂ’ 받침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경우는 맞춤법 규정에 따라 ‘-배기’로 적음[한글 맞춤법 제5항 : “한 낱말 안에서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 유의해야 할 것은, ‘곱빼기’는 ‘ㅂ’ 받침 뒤에서 된소리가 나는 경우이지만, 앞의 밑줄 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ㅂ+ㅃ)’에 속하므로 된소리로 적음. ②반면, 다른 형태소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것은 모두 ‘-빼기’로 통일하여 적음. (한글 맞춤법 제54항). 여기에 해당되는 예로는 ‘고들빼기/그루빼기/대갈빼기/머리빼기/얼룩빼기/이마빼기/재빼기/코빼기’ 등이 있음.
[정리] {빼기}로 소리 나는 말을 ‘-배기’로 적을 것인가 ‘-빼기’로 적을 것인가는 ‘-배기/-빼기’가 붙는 앞 말이 자립적인 말인가 아닌가와, 받침이 ‘ㄱ/ㅂ’인가 아닌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음. 자립적인 말이면 ‘-빼기’, 비자립적이면 ‘-배기’. 또한 받침보다도 이 자립성 유무가 더 우선함. 받침이 ‘ㄱ/ㅂ’인 아래 용례 참고. ①비자립적 : 뚝배기/학배기(잠자리의 애벌레). ②자립적 : 밥빼기/악착빼기
-빼기? ①‘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곱빼기/밥빼기/악착빼기. ②‘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 ¶앍둑빼기/외줄빼기/이마빼기/코빼기.
-배기? ①‘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두/다섯 살배기. ‘-짜리’는 낮춤말. ‘-배기’는 가치중립적. ②‘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나이배기. ③‘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공짜배기/대짜배기/진짜배기.
과녁빼기? 외곬으로 똑바로 건너다보이는 곳. ¶과녁빼기집
구석빼기? 썩 치우쳐 박힌 구석 자리. ¶험하고 우중충한 구석빼기 외딴 곳.
그루빼기? 짚단/나뭇단 따위의 그루가 맞대어서 이룬 바닥 부분.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이번 달인 도전 문제는 근래 출제된 것 중, 가장 까다로웠다. 출제된 것들이 모두 난도 3.5 이상의 것이라 할 정도로. 지난번 새해 특집으로 방송된 달인 문제를 ‘새해 선물’이라 했는데, 그에 비해 두 배 이상 어려웠다고 해도 될 듯했다.
쉽지 않은 복합어 구분 문제가 3문제(‘야심 차게’, ‘삼 형제’, ‘얼음낚시’), 몹시 까다로운 표준어 표기 문제(‘그뜩히/파드닥’), 표준 표기 문제(‘믿어지지/얼락녹을락’), 그리고 준말의 올바른 표기 문제(‘변변찮다’) 등이 나왔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들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제일 쉬운 문제가 ‘얼음낚시’와 ‘변변찮다’였을 정도로.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큰형’을 들 수 있다. 전에도 설명한 바 있는데, 가족 관계 명칭에서 복합어로 인정된 것들은 모두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다른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들이다. ‘큰형’의 경우만 해도 키나 맷집이 큰 형이라는 뜻이 아니라 둘 이상의 형들 중에서 더 위에 있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는 ‘큰누나, 작은누나, 작은형’과 같은 표기에서도 공통적이다.
-달인 도전 문제 수준 : 이번 회의 문제는 위에 적었듯이 무척 까다로웠다. 전체적인 평균 난도는 지금까지의 것들 중 최고 난도에 속하는 별 4개 정도라 할 수 있었다.
- 출제된 문제 : 얼마 전까지만 해도 ___하던 호수가 꽁꽁 얼자 ___는 월척을 꿈꾸며 ___ ___에 나섰다. 큰형은 ___ 미끼로도 물고기를 통 ____ 채웠고 막내는 ___ 거리는 물고기들을 보며 ____ 않는다며 크게 웃었다.
- 주어진 말들 : 야심 차게/야심차게; 그뜩히/그뜩이/그득이; 믿겨지지/믿어지지; 변변잖은/변변찮은; 삼형제/삼 형제; 얼음낚시/얼음 낚시; 파드득/파다닥/파드닥; 얼락녹을락/얼을락녹을락
- 정답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락녹을락하던 호수가 꽁꽁 얼자 삼 형제는 월척을 꿈꾸며 야심 차게 얼음낚시에 나섰다. 큰형은 변변찮은 미끼로도 물고기를 통 그뜩이 채웠고 막내는 파드닥거리는 물고기들을 보며 믿어지지 않는다며 크게 웃었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표제어는 신규 추가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주어진 도움말 순서대로 살펴본다.
-야심 차게/야심차게 : 아래 설명 참조.
◈큰소리 치며 야심차게 첫 사냥에 나섰지만 : 큰소리치며, 야심 차게의 잘못.
[설명] ①‘큰소리치다’는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라 ‘남 앞에서 잘난 체하며 뱃심 좋게 장담하거나 사실 이상으로 과장하다’를 뜻하므로, 복합어. ②‘야심차다’는 없는 말로 두 낱말. 단, 다음 말들은 한 낱말의 복합어로 인정된 것들인데, 주로 언중의 사용 빈도와 분포, 그리고 관행이 고려된 것들이며, ‘줄기차다’와 ‘매몰차다’는 복합어 일반 요건(의미 특정)에도 부함됨 : ‘줄기차다/활기~/희망~/기운~/기똥~/매몰~’.
줄기차다? 억세고 세차게 계속되어 끊임없다.
매몰차다? ①인정이나 싹싹한 맛이 없고 아주 쌀쌀맞다. ②목소리가 높고 날카로우며 옹골차다.
-그뜩히/그뜩이/그득이 : 이 또한 은근히 까다로운 문제. 세 가지를 알고 있어야 했다. 하나는 ‘그뜩하다>그득하다’의 관계였고(흔히 ‘그득하다’를 많이 쓴다), 두 번째로는 어간의 받침이 ‘ㄱ/ㅁ/ㅅ’이고 표준 발음이 ‘이’일 때는 부사형의 표기에서 ‘히’가 아닌 ‘이’로 적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그뜩히’는 잘못이다.
그런데, 세 번째 고비가 또 있다. ‘그득이’에 오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득하다’에서 나온 활용형 부사일 때는 ‘그득이’의 표기가 맞지만, ‘그득히’는 그와 무관하게 ‘그득’과 같은 말로 본래 부사로 편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세 발음이 ‘그득히’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아래 설명 참조.
◈가뜩가뜩히/가뜩히 싣도록! : 가뜩가뜩이/가뜩이의 잘못. ←가뜩가뜩하다[원]
그뜩그뜩히/그뜩히 싣도록! : 그뜩그뜩이/그뜩이의 잘못. ←그뜩그뜩하다[원]
[주의] 가득가득히/가득히 (또는 그득그득히/그득히) 싣도록! : 맞음.
[설명] ①‘가뜩가뜩하다/가뜩하다’는 ‘가득가득하다/가득하다’의 센말이며, 이 말들은 어간 받침에 ‘ㄱ’이 있고 표준 발음이 ‘이’인 것들로서 부사형에서 ‘-이’로 표기함[규정]. ②‘가득가득히/가득히’는 각각 ‘가득가득하다/가득하다’의 활용형 부사가 아니라, 본래부터 ‘가득가득히≒가득가득, 가득히≒가득’의 관계인 부사로서 표준 발음도 ‘-히’임. ‘그득그득히/그득히’ 또한 ‘가득가득히/가득히’의 큰말로서, ‘그득그득/그득’과 동의어 부사임.
-믿겨지지/믿어지지 : 이중 피동의 문제. ‘믿다’의 피동사로는 ‘믿기다’와 ‘믿어지다’의 두 가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헷갈리게 되는 문제. 확실하게 공부해 두지 않으면 틀리기 쉬운 문제이기도 하다. 아래 설명 참조.
◈지금 네 말은 영 믿겨지지 않는다 : 믿기지의 잘못. ←믿기다[원]
믿어질 만한 증거를 갖고 와서 얘기해라 : 맞음. ←믿어지다[원]
[설명] ‘믿다’의 피동사로는 ‘믿기다’와 ‘믿어지다’의 두 가지가 가능한데, ‘믿겨지다’는 ‘믿기다’에 다시 피동이(-어지-) 덧대진 이중 피동으로 잘못.
믿기다? ‘믿다(어떤 사실/말을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그렇다고 여기다)’의 피동사.
-변변잖은/변변찮은 : 준말 표기 문제. 규정 제39항을 보면, ‘어미 ‘-지’ 뒤에 ‘않-’이 어울려 ‘-잖-’이 될 적과 ‘-하지’ 뒤에 ‘않-’이 어울려 ‘-찮-’이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예>그렇지 않은 →그렇잖은; 만만하지 않다 →만만찮다; 적지 않은 →적잖은; 변변하지 않다 →변변찮다.
이와 관련된 고급 문제도 있다. ‘삼가하다(x)/삼가다(o)’와도 관련되는 ‘서슴다’의 올바른 어미 표기 문제. 아래 설명 참조.
◈서슴치 말고 말해라. 서슴치 않고 닁큼 올라섰다 : 서슴지의 잘못. ←서슴다[원]
[설명] 원형은 ‘서슴다’임. ‘서슴하다’도 있었으나 표준어에서 제외. ‘삼가다’와 같이 불필요한 ‘하’를 넣어 잘못된 말을 만들 필요 없음.
[보충] 어간의 끝음절 ‘하’가 줄 때에 ‘치’로 발음되더라도 ‘지’로 적는 것들 : ‘거북하지→거북지; 넉넉하지→넉넉지; 섭섭하지→섭섭지; 익숙하지→익숙지; 생각하다 못해→생각다 못해; 생각하건대→생각건대; 깨끗하지 않다→깨끗지 않다.’ ⇐모두 ‘하’ 앞의 받침이 ㄱ/ㅂ/ㅅ!!
[참고] ‘지 않다 →잖다; 하지 않다 →치 않다 →찮다; 그렇지 않다 →그렇잖다; 적지 않은 →적잖은; 좋지 않은 →좋잖은; 만만하지 않다 →만만찮다; 변변하지 않다 →변변찮다’.
-삼형제/삼 형제 : 이는 위에서 ‘큰형’을 설명한 것과도 관련된다. 이 말은 글자 뜻 그대로의 의미 외에는 달리 그 밖의 특별한 의미가 없으므로 복합어가 아니다. 다만 다음 말들은 한 낱말의 복합어다 : 이복형제(異腹兄弟.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는 다른 형제). 결의형제(結義兄弟. 의로써 형제의 관계를 맺음. 또는 그렇게 관계를 맺은 형제). 동복형제(同腹兄弟. 한 어머니에게서 난 형제)... 등등.
그 이유는, 예를 들면, ‘이복(異腹)’이라는 말 속에는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는 다른’이라는 특별한 뜻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한자를 써서 뜻을 함축하는 경우에 이런 복합어들이 많이 만들어진다.
-얼음낚시/얼음 낚시 : 이것은 이미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여기에 쓰인 ‘얼음’이라는 말은 얼음을 잡기 위해서 하는 낚시가 아니라, ‘얼음을 깨고 하는’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에 한 낱말의 복합어다. 참고로 ‘망둥이’를 잡기 위한 낚시는 ‘망둥이낚시’가 아니라 ‘망둥이 낚시’다. 또 주의할 것은 ‘문어낚시’는 문어를 잡기 위해 하는 낚시(질)이 아니라(그때는 ‘문어 낚시’), 문어를 잡기 위해 쓰는 낚시가 달린 어구의 한 가지를 이르는 이름이다.
-파드득/파다닥/파드닥 : 몹시 까다로운 문제로서, 최고 난도의 문제였다. 개인적인 소회를 말하자면, 내 책자를 편간하면서 이 문제가 출제되면 제대로 맞힐 사람이 거의 없으리라는 생각까지 했던 말이었다. 구체적인 설명은 아래 내용 참조.
◈수풀 속에서 참새가 파다닥 하고 날아올랐다 : 파드닥의 잘못.
꿩이 푸드득 하고 날아갔다 : 푸드덕의 잘못.
어린 새가 파드득 하고 날개를 떨었다 : 파닥(혹은 파닥파닥)의 잘못
[설명] ①흔히 쓰는 ‘파다닥/푸드득’은 ‘파다닥/푸드덕’의 잘못임. ②‘파드득’은 모양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소리를 뜻하는 부사임. 아래 뜻풀이 참조.
푸드덕>포드닥? ①큰 새가 힘 있게 날개를 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②큰 물고기가 힘 있게 꼬리를 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파드닥<퍼드덕? ①작은 새가 힘차게 날개를 치는 소리. 그 모양. ②작은 물고기가 힘차게 꼬리를 치는 소리. 그 모양. ¶파드닥파드닥?, 파드닥대다/~거리다?
☜[주의] 이와 달리, ‘파다닥/파다닥파다닥/파다닥거리다/-대다’ 등은 모두 북한어. 그러나, ‘파닥거리다? 파닥파닥<퍼덕퍼덕?’은 모두 표준어.
파드득>바드득? ①단단하고 질기거나 반드러운 물건을 거세게 문지를 때 되바라지게 나는 소리. ②무른 똥을 눌 때 되바라지게 나는 소리.
-얼락녹을락/얼을락녹을락 : 확실하게 공부한 이에게는 쉽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헷갈리기 딱 좋은 문제였다. 왜냐하면 뒤의 대구가 ‘녹을락’이어서 ‘얼을락-’과 어울릴 듯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쓰인 ‘-(ㄹ)락 -(ㄹ)락’의 형태는 이곳에서 몇 번 다룬 바 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그러한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넘는다. 일반적으로는 ‘-(ㄹ)락 -(ㄹ)락’의 꼴일 때는 그것이 구 구성이므로 그 사이를 띄워야 하고, 이러한 구로 수식할 때는 ‘하다’ 사이와도 띄운다. 그런데 이 경우는 모두 붙여야 한다. 그 이유는 한 낱말의 복합어(‘얼락녹을락하다’)이기 때문이다. 아래 설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이곳에 여러 번 전재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피리 소리가 들릴락말락 하였다 : 들릴락 말락의 잘못.
나이 스물이 될락말락하는 처녀 : 될락 말락 하는의 잘못 ⇐‘구(句)’로 수식.
앞에서 정신없게 오락가락 할 테냐 : 오락가락할의 잘못. ←오락가락하다[원]
한참 엎치락 뒤치락 하더니 잠잠해졌다 : 엎치락뒤치락하더니의 잘못. 한 낱말.
[설명] ‘-락 -락 하다’는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이나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 뒤에 붙어 뜻이 상대되는 두 동작/상태가 번갈아 되풀이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예>파도 소리가 들릴락 말락 하였다; 막 봉오리가 맺을락 말락 하는 꽃; 나이가 스물이나 될락 말락 하는 처녀; 대학에 붙을락 말락 하는 점수. ②‘-ㄹ락 -ㄹ락’ 뒤에 ‘하다’가 올 때는 ‘-락 -락’의 부사구 꼴로 ‘하다’를 수식하기 때문에, ‘-ㄹ락 -ㄹ락’과 ‘하다’ 사이를 띄어 적는 것. ③[주의] 그러나, ‘-락-락하다’의 꼴로 한 낱말인 것들은 그렇지 않음. 위의 ‘-ㄹ락 -ㄹ락’ 꼴과 다른 점은 ‘-락-락’과 결합하는 것은 ‘-ㄹ’ 꼴이 아니라 어근이라는 것. <예>오락가락하다/들락날락하다/쥐락펴락하다/오르락내리락하다/엎치락뒤치락[잦히락]하다≒뒤치락엎치락하다/내치락들치락하다/높으락낮으락하다?/누르락붉으락[푸르락]하다/푸르락누르락하다/붉으락푸르락하다/밀치락달치락하다/얼락배락하다.
엎치락뒤치락[잦히락]하다≒뒤치락엎치락하다? 연방 엎치었다가 뒤치었다가[잦히었다] 하다.
내치락들치락하다? ‘내치락들이치락하다(①마음이 변덕스럽게 내켰다 내키지 않았다 하다. ②병세가 심해졌다 수그러들었다 하다)’의 준말.
누르락붉으락[푸르락]하다? 몹시 화가 나서 얼굴빛이 누르렀다 붉었다[푸르렀다] 하다.
밀치락달치락하다? 자꾸 밀고 잡아당기고 하다.
얼락배락하다? 성했다 망했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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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번의 달인 도전 문제는 지금까지 보였던 것들 중 평균 난도의 면에서는 최고 난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두어 개를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까다로운 것이었고, ‘파드닥’의 경우는 별 5개에 근접하는 문제였다.
이번 달인 도전자는 사실 1인4역의 역할을 하고 계신 분이었다. 현직 초교 교사로서 집 안 살림과 육아에만도 힘들었을 텐데, 거기에 짬을 내어 공부까지 해야 했다. 하지만, 아무나 오를 수 없는 <퀴대> 영웅 출신. 언젠가 육아의 부담만이라도 덜어지면 다시 힘차게 도전하는 멋진 모습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잘못 뽑은 대통령 하나 때문에 아직도 온 나라 사람들이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이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나라 일 얘기를 할 때마다 표정들이 구겨지는 게 참 마음 아프고 시려온다. 하루빨리 맑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조류독감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희소식과 더불어...
오늘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개정판으로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 최근 2~3주간 이 <띄어쓰기.맞춤법> 책자가 품절되어
불편을 끼쳐 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다.
실은 이 2차 개정판 작업 때문에 그리되었다.
거듭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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