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혼나는 건 아내의 기쁨!
엊그제의 일. 먼 곳에서 일을 마치고 저녁에 돌아오니
내 방에 도착한 책이 있다.
급히 필요해서 급배송을 요청했던 터라 그 자리에서 뜯었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그 책을 싸서 보낸
서류 봉투를 구겨 쓰레기통으로 넣었는데...
그 장면을 아내에게 들켰다.
아뿔싸.
‘당신은 재활용품을 가끔 쓰레기통에 넣더라.
전에도 보니, 여러 번’
(나 : 찢어진 서류 봉투 하나가 재활용품인지
일반 쓰레기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 중)
맹세컨대, 나는 그런 누범이 아니다.
나는 내가 요리할 때 써먹은 달걀 껍질/양파 껍질과
바싹 마른 파 잎 따위를 일반 쓰레기통에 버린다.
무엇이 일반 쓰레기인지 요약한 걸
쓰레기통이 있는 곳의 벽면에 붙여 놨다.
커피 믹스 껍데기 하나조차 재활용 비닐박스에 넣는다.
택배 종이 상자 중 쓸 만한 건 버리지 않고
내 책을 보낼 때 다시 쓰기도 한다.
벗은 양말도 꼭 세탁물 바구니에 갖다 넣는다.
그뿐이랴, 일요일이면 네 개의 통을 큰 통에 담은 뒤
그걸 번쩍(?) 안아다 재활용품 유치장으로 갖고 가서
최종적으로 분류 처치를 하는 건 나다. 항상.
아예 처음부터 재활용품, 플라스틱류, 비닐류, 병류 등으로
네 개의 작은 통으로 나누어 집 안에 놓은 것은 아내지만...
(일요일에 못 하면, 월욜 아침에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안 하면 밥 안 준다'고 마마님이 엄숙하게 선언하기 전부터 알아서 기었다.)
한편... 아내는 절전 도사인데, 그럼에도
드레스룸에 불을 켜면 그걸 끄는 걸 깜박한다.
아주 자주, 거의 습관적으로.
내가 끈 게 한두 번이 아닐 정도로.
그럴 때도 난 그런 사실을 아내 코앞에 들이대지 않는다.
아무래도 아내는 내게 잔소리를 해대는 게
커다란 기쁨이자 쏠쏠한 즐거움인 듯하다.
그런 낙을 빼앗을 수 있나. 그냥 즐기시게 해야쥐. ㅠㅠ -溫草
[Ja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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