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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思]너무 많이 자세히 알면 다친다

[1事1思] 단상(短想)

by 지구촌사람 2012. 7. 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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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많이 자세히 알면 다친다

 

  며칠 전 외출에서 깜박 잊고서 안경을 놓고 왔다. 일주일 뒤에나 찾으러 갈 수 있는 먼 곳. 그래서 집에 여분으로 갖고 있는 걸 썼다. 그런데, 은근히 불편하다. 아래쪽을 볼 때. 특히 지표면을 바라보면 조금 어른거리는 듯하고 먼 곳의 풍광은 전처럼 맑지 않다. 며칠을 쓰고 나니, 나중에는 눈도 피로해지고 메슥거리기까지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안경은 전에 맞출 때 내 시력에 정확하게 딱 들어맞게 만든 것이었다.

 

  안경은 대체로 교정이 필요한 시력보다 약간 낮게 맞춘다. 현재 시력이 0.5라면 안경은 현재 시력을 0.6으로 보고 만든다. 즉, 교정 후 시력이 1.0이 아닌 0.9정도로 한다. 그것이 눈을 덜 피로하게 만들고, 편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여분 안경은 교정 후 시력을 1.0에 맞춘 것이었다. 제대로 더 세밀하게 보이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먼 곳을 바라보거나 대충 보아도 될 것들에는 은근히 불편했다. 지표면이 미세하게 울렁거려서, 나중에는 속이 메슥거릴 정도로.

 

  세상이나 타인들을 바라볼 때도 그런 것 같다. 대충 바라보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채로 지나가도 될 일을 세밀하게 뜯어보거나 깊이 들여다보면 불편한 진실을 대하게도 된다. 쓸데없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고, 지나치게 좁히는 바람에 그 자신이 편협해지는 그런 마뜩치 않은 결과를 대하게 될 때도 있다.

  특히, 타인의 잘잘못을 지나치게 세심히 헤아리거나 꼬치꼬치 따지게 되면, 그 결과는 걷잡을 수 없는 꼴과 방향으로 번지고, 때로는 자신이 그러한 유탄이나 파편의 하나에 희생될 때도 있다.

 

  대충대충 넘어가도 될 일은 대강 보고 그냥 넘겨도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성 증언 중에는 이런 말도 있다. “나는 부하들에게 100% 충성했지만, 부하들에게 100% 충성을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50%만 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전․현직을 통틀어 항상 부하들에게 신망을 받는 리더로서 기억되는 이유가 어쩌면 타인들의 잘못에 대해서, 덜 세세하게 살피거나 대충 넘어가주는 그런 관용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30 Ma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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