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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思] “How old are you?"

[1事1思] 단상(短想)

by 지구촌사람 2012. 6. 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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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思]                 “How old are you?"

                                    -웃음으로 하루를 열기, 어렵지 않다

 

  “How old are you?"

  "저, 저요? 저 70년생인데...요.”

  “아 그런데도, 그리 콧물을 줄줄 흘려요? 서너 살 애들도 졸업하는 그걸...”

 

  오늘 아침의 일이다. 도서관에 출근(?)하면 늘 대하는 여직원이 있다. 정규직원들은 순환근무를 해서 얼굴이 일주일 단위로 바뀌지만, 이른바 아르바이트 임시직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거의 고정 근무를 한다.

  위의 대화는 그 임시직 여직원과 나눈 것인데, 내 말이 끝나자 옆에 앉아 있던 다른 여직원이 박장대소를 한다. 당사자 역시 씨익 웃으며 씩씩하게 콧살을 훔치고. (도서관이지만, 개관 시각인 9시에 맞춰 들어서는 이로서는 내가 첫 손님(?)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무렵에는 그들의 웃음소리도 자유롭다.

 

  임시직 여직원은 나의 대학교 후배다. 재작년 자전거로 유럽 몇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올 정도로 당찬 후배. 우연히 말문을 트고 보니, 그랬다. 하여, 아침 인사도 격의 없이 주고받는 편이다. 도서관 독서모임을 이끄는 회장에다, 아이들도 가르치고, 짬짬이 클래식 기타 강습도 받는가 하면 수공예방 모임에도 적극적이다. 한 마디로 참 바지런하게 산다.

  그런 그녀가 요즘 한 달여 몸 상태가 몹시 안 좋다. 어투나 걸음걸이, 접객 태도로 보아서는 철녀(鐵女)처럼 씩씩하지만, 며칠 병가를 내기도 하고, 하루쯤 얼굴이 안 보이기도 한다. 주말을 지나고 봐도 안색이 별로다. 말로는 과로 탓이라고 휙 내던지곤 하지만.

 

  오늘 아침에도 보니, 콧물을 훌쩍거리고 있었다. 위의 대화는 그런 그녀에게 웃음발을 선사하려고 건넨 것인데, 정작 성대가 보이도록 웃은 건, 옆자리의 직원이었다.

  아무려면 어떠랴. 말 한 마디로 웃으며 하루를 여는 건 좋은 일 아니겠는가. 그저 하루 빨리 그녀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빈다.

                                                                                          [7 Jun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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