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걱! 아 천만다행이다... 댠민국 만세!!!
시나이타칼라 투키마타모아나 이 파타카바킬랑기 파카파누아 (Sinaitakala Tuk’imatamoana ‘I Fanakavakilangi Fakafanua· 25세)
2012년 7월 12일. 어떤 섬나라에서 뻑적지근하게 결혼식을 올린 신부의 이름이다.
이 기사를 대하면서, 나는 안도했다. 아니, 만세를 불렀다. 대한민국 만세를. 그것도 두 번씩이나. 왜냐. 우선, 저 신부가 나의 아내라면, 나는 평생 가도 그 이름을 끝까지 다 제대로 외우지 못했을 테니까.
두 번째 만세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안다. 나는 저런 거구의 아내를 평생 제대로 먹여 살릴 능력이 없다. 여러 모로. ㅎㅎㅎㅎ.
재미 삼아 올리는 이 얘기 속의 저 신부는 남태평양의 재미있는 섬 통가왕국에서 지난 목요일에 벌어진 대사건의 주인공이다. 신부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왕세자 울루칼랄라(Tupouto’a Ulukalala· 27세)가 세자빈으로 맞아들인 여인으로 그의 사촌. 통가 왕국은 혈통 보존을 위해 근친상간을 허용하는데, 이번에는 얼마 전 서거한 그의 아버지 조오지 왕도 이 결혼을 반대할 정도였지만, 왕세자는 사랑이 최우선이라며 밀어부쳤다.
통가 왕국은 여러 모로 재미있는 나라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모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쪽으로 40여 분 날아가야 할 정도로 떨어진 곳인데, 17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 인구가 10만 명 정도인데, 해외 체류 인구도 그와 비슷하다. 뉴질랜드에만 5만여 명이 산다.
하와이에도 제법 산다. 호주나 뉴질랜드, 하와이에 가면 폴리네시안 민속촌이라는 이름으로 민속 공연이 빠지지 않는데 (짚 같은 것으로 허리를 두르고 허리를 격렬하게 흔들어대는 춤이 대표 격) 그 공연에는 반드시 통가 사람들이 낀다. 그래야 그 공연이 살아난다.
<사모아. 위 조그만 엔담 부분을 보면 사모아, 피지, 통가가 있다>
<통가>
내가 통가를 주마간산 격으로 훑은 건, 호기심 천국에다 귀가 얇던 시절이다. 사모아에서 하루쯤 제대로 쉴 틈이 생겼을 때, 누군가가 고속선을 타면 피지군도와 통가를 하루에 훑고 올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얄팍한 수당을 일주일 치 모아둔 터라, 그걸 탈탈 털어서 배를 탔다.
그런데... 흐미. 뱡기로 한 시간도 안 걸린다는 그곳을 오가는 데에 하루 종일 허비했다. 그것도 고속선이었고, 그 배에서 하선을 안 하고 버텼으니 그게 가능했지, 그렇지 않으면 호텔 신세를 질 뻔했다. 호텔비도 없었고, 지금처럼 신용카드 사용이 범국제적으로 더 잘 되던 시절과는 거리가 먼 70년대 끝 무렵의 일.
그런 통가 소식을 접하니, 콧김이 제 먼저 흥흥거린다. 여전히 이래저래 재미있는 나라라는 생각에서부터, 저 신부의 그 긴 이름에다, 만만치 않을 몸무게 생각까지. (첫날 밤 행사를 위해 안고 침대로 가려면 내 허리부터 부러질 일. 그럼 그 나머지 평생은 어찌 지낼고. ㅎㅎㅎ)
댠 민국 만세!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통가여 영원하라! 그리하여 앞으로도 죽 재미를 선사하라. 자꾸만 재미가 줄어드는 이 세상에 그대들만의 너그러운 웃음을 우리에게 감염시키라! 통가 만세! 댠 민국 만세!!!
[July 2012]
열 낼수록 쉬 늙는다 (0) | 2012.07.26 |
---|---|
[一事一思]너무 많이 자세히 알면 다친다 (0) | 2012.07.18 |
[一事一思] “How old are you?" (0) | 2012.06.09 |
[一事一思]내가 비아그라 생산 공장인데?? (0) | 2012.06.01 |
여섯잎클로버, 보셨나요? (0) | 2012.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