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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정나미’에 쓰인 ‘-내미/나미’의 어원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17. 5. 2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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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정나미에 쓰인 ‘-내미/나미의 어원



딸내미정나미는 각각 +내미+나미로 분석된다. 이때 내미나미가 움라우트 현상으로 변화된 것으로, 나미 (움라우트) 내미. , 내미나미는 같은 뿌리에서 연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나미를 흔히 정내미로 발음하는 것도 그러한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에 쓰인 나미 나다(/)의 명사형 ()+(접사)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한다. '+' '나미'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사람, 사물, 더하고 명사만드는 접미사로, ' 때밀이/재떨이/옷걸이/젖먹이' 등에서와 같이 쓰인다. 나다  땅 위로 솟아나거나 새로 돋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접사 ''가 붙은 '남이'() 위로 (새로) 돋은 을 뜻한다. '' 뒤에 ''을 뜻하는 '-'를 붙인 것인데, 지금은 홀로 쓰이지 못하므로 '남이(나미)'가 접사 기능으로만 남았다.

'나다'의 명사형으로 위로 새로 솟아남을 뜻하는 나무와도 연관된다. 그 기원은 산스크리트 어로 올라가는데, ''은 굽다()와 돋아오르다()를 뜻했다. 이 말이 몽고를 거치면서 나무는 '나마/남기', 나물은 '남시/남새' 등으로 분화하게 된다그리고 우리말에도 그 흔적들이 남아 있다. '남새'는 지금도 채소를 뜻하는 고유어 대우를 받고 있고,  나무를 뜻하는 각지의 방언에 '남그/남긔/남구'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의 고어에서도 나무를 [나모]으로 표기했다. 용비어천가의 불휘 기픈 남 에 보이는 이 그 좋은 예다. 용비어천가에는 나모라는 표기도 함께 쓰이고 있다또한 나무를 뜻하는 흔적은 요즘의 말에도 남아 있다. 예전에 형장으로 쓰이던 한강변의 새남터를 지금도 간혹 새나무터라고 하는 것이 그 증좌다. 아울러, 혼령 천도 굿인 지노귀새남을 줄여서 새남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때는 혼령으로 하여금 좋은 곳으로 가서 새로 나(/)라는 뜻을 함축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나무'는 음운변이에 따른 이형동의어다. '/살쾡이', '무ㅜ/무수/무우/' 등에서와 같다. ['무ㅜ'에 쓰이는 초성은 ''(반시옷)]

 

정리하자면, 딸내미정나미에 보이'내미/나미'나다의 명사형 ''에서 기원한 '' +를 이룬 뒤 연음화를 거쳐 나미/내미의 꼴로 변화한 것으로 본다. 그 뒤에 각각 의 뒤에 접사로 붙여 쓰였다, 나미/내미나다 /나무 +나미/내미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요컨대 딸내미/아들내미는 각각 (나의/누구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라는 의미로부터 그 딸/아들을 귀엽게(은근히 소중하게) 여기려는 뜻을 담게 되었고, 정나미는 정이 새로 돋은 것이라는 의미로부터 애착의 뜻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정나미(o)/정내미(x)지만 딸내미(o)/아들내미(o)인 것은 수의적 교체로 보이는데, 내 생각엔 한가지로 통일할 필요가 있언중들을 괴롭히는 일이 되고 있으므로. 움라우트를 인정하여 '정내미'로 통일하는 쪽을 추천하고 싶다-溫草

                                                               


[추기] '나다'와 비슷한 말로 '낳다'가 있다. 이 '나다'와 '낳다'의 제일 큰 차이는 전자는 주로 식물에 자동사로, 후자는 동물에 타동사로 쓰인다는 점이다. 물론 비유적으로는 구분 없이 쓰일 수 있다. '낳다'도 '것/일' 등을 뜻하는 접사 '-이'를 붙여 쓰는데, 낳이(예전에, 실을 사들여서 피륙을 짜던 일), 낳이(봄에 짠 무명), 낳이(紡績), 낳이(아이낳이.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의 준말)... 등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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