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1회(2017.6.12.)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2)
- 노력파 주부 김인숙 님의 우승을 심축합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쓴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진다.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는 이들이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채,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만 해댄다. 돌아보시길, 자신이 지금까지 우리말 어문법 공부에 실제로 얼마나 투자해 왔는지! -溫草 생각.
□ 맞춤법 문제
출제된 것 중 세 가지만 살펴보기로 한다.
-‘가사일/가정일/예사일/회사일/굳은일’ 중 표준어인 것 고르기.
‘가사일(家事-)’은 ‘事’와 ‘일’의 동어 중복으로 ‘가사’(家事)의 잘못이다. 어느 소설을 보면 친절하게도 ‘가삿일’로 사이시옷까지 받쳐서 표기하고 있는데, 대단히 잘못된 말이다.
‘예사일’은 ‘예삿일’의 잘못이고, ‘회사일’은 없는 말로, ‘회사 일’의 잘못이다. 흔히 쓰는 ‘직장일’도 마찬가지로 ‘직장 일’의 잘못. 그런데, 참으로 놀랄 만한 일은 <표준국어대사전>의 ‘지치다’ 항목의 예문을 보면 ‘직장일에 지친 몸으로 야간 대학을 다니자니 몹시 힘들다.’라는 표현이 보인다. 한심한 노릇이다. 실은 이처럼 예문에 잘못된 표기가 들어 있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게 더 문제... 예전에 이 잘못된 예문 덕분에 달인 등극의 행운에 오른 이도 있긴 하다.
‘굳은일’은 표기로만 보아서는 ‘굳은 일’로 띄어 써야 하는데, 그리 띄어 써도 무슨 뜻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흔히 ‘궂은일’을 ‘굳은 일’로 잘못 쓰는 사람들이 있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느지거니/쓱삭쓱삭/들척지근/쭈물쭈물’ 중 잘못된 표기 고르기
‘느지거니’는 올바른 표기이고, 의미소 ‘늦’에 이끌린 ‘늦이거니’는 잘못이다. 가끔 보이는 ‘느지가니’도 잘못. 모음조화 위배. 그런데 주의할 것은 ‘느지감치’는 표준어라는 점이다.
또, 앞서 1편에서 ‘즈/으/ㅡ’로 표기해야 하는데, ‘지/이/ㅣ’ 등으로 잘못 표기하기 쉬운 다음 것들을 제시한 바 있다. 이참에 함께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즈’(으, ㅡ)(x) => ‘지’(이, l)(o) : 흔히 잘못 쓰는 사례들
넌즈시? ‘넌지시’의 잘못.
늦으막이•? ‘느지막이’의 잘못
느지감치≒느지거니? 꽤 늦게.
저으기•? ‘적이’의 잘못.
가즈런/간즈런하다? ‘가지런하다’의 잘못.
가즉하다? ‘가직하다’의 잘못. (가직하다 : 거리가 조금 가깝다.)
‘들척지근’과 ‘들쩍지근’은 둘 다 바른 표기다. 1편에서 언급한 대로 ‘들척지근>들쩍지근’의 관계. 이것들은 모두 어근일 뿐이므로 단독 형태로 쓰일 수는 없다.
‘쭈물쭈물’은 혹여 흔히 쓰는 ‘우물쭈물’의 잘못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옳은 말이다. ‘행동/말을 선뜻 하지 못하고 자꾸 꾸물거리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이다. ‘우물쭈물’은 ‘행동 따위를 분명하게 하지 못하고 자꾸 망설이며 몹시 흐리멍덩하게 하는 모양’으로, 꾸물거린다는 의미보다는 흐리멍덩하다는 의미가 강하다. ‘머뭇머뭇, 주뼛주뼛, 쭈뼛쭈뼛’ 등과 가까운 말.
‘쓱삭쓱삭’은 ‘쓱싹쓱싹’의 잘못이다. 이처럼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날 때는 같은 글자로 적는 게 원칙이다 (맞춤법 규정 제13항). 하지만, ‘싹둑(o)/싹뚝(x)’ 등과 같이 다른 음절일 때는 반대로 유사 표기인 경음 표기를 해서는 안 된다. 좀 까다로운 구분인데, 공부 요령은 같은 음절인지의 여부에 착안하면 편리하다. 내 맞춤법 책자의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갓김치는 쌉살한 맛에 먹는 것 아닌가 : 쌉쌀한의 잘못. ←쌉쌀하다[원]
[참고] 한글 맞춤법 제5항의 단서 규정 및 제13항 : 같은 경음으로 표기. <예> 짭잘한(x)/짭짤한(o); 찝질하다(x)/찝찔하다(o).
[규정] ‘ㄱ/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함[한글 맞춤법 제5항]. <예>싹뚝(x)/싹둑(o); 삭뚝(x)/삭둑(o); 넙쭉(x)/넙죽(o).
[규정]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는다[한글 맞춤법 제13항]. <예>딱딱(o)/딱닥(x); 꼿꼿하다(o)/꼿곳하다(x); 쌕쌕(o)/쌕색(x); 놀놀하다(o)/놀롤하다(x); 씩씩(o)/씩식(x); 눅눅하다(o)/눙눅하다(x); 똑딱똑딱(o)/똑닥똑닥(x); 밋밋하다(o)/민밋하다(x); 쓱싹쓱싹(o)/쓱삭쓱삭(x); 싹싹하다(o)/싹삭하다(x);
쌉쌀하다? 조금 쓴 맛이 있다.
쌉싸래하다≒쌉싸름하다? 조금 쓴 맛이 있는 듯하다.
제13항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는다. <예>딱딱(o)/딱닥(x); 꼿꼿하다(o)/꼿곳하다(x); 쌕쌕(o)/쌕색(x); 놀놀하다(o)/놀롤하다(x); 씩씩(o)/씩식(x); 눅눅하다(o)/눙눅하다(x); 똑딱똑딱(o)/똑닥똑닥(x); 밋밋하다(o)/민밋하다(x); 쓱싹쓱싹(o)/쓱삭쓱삭(x); 싹싹하다(o)/싹삭하다(x); 연연불망(戀戀不忘)(o)/연련불망(x); 쌉쌀하다(o)/쌉살하다(x); 유유상종(類類相從)(o)/유류상종(x); 씁쓸하다(o)/씁슬하다(x); 누누이(屢屢-)(o)/누루이(x); 짭짤하다(o)/짭잘하다(x).
-‘건넛산’과 ‘건넌산’ :
‘건넛-’은 건너편에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건너편에 있는 집/산/마을은 각각 ‘건넛집/건넛산/건넛마을’이 된다. 따라서, 건너편에 있는 방도 ‘건넛방’이다.
그러면 안방과 대청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방을 뭐라고 해야 할까. 그건 ‘건넌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웃하고 있는 집들 중 한 집이나 몇 집을 건너서 있는 집은 ‘건넌집’이 된다. 완전한 공간을 두고 반대편에 있는 ‘건넛집’과는 방향 면에서 차이가 난다. 짧게 말해서, 맞은편에 보이는 완전히 반대쪽의 것에는 ‘건넛-’을 쓰고, 이웃하고 있을 뿐인 것에는 가까운 거리를 뜻하는 ‘건넌-’을 쓴다.
건넌집? 이웃하여 있는 집들 가운데 한 집 또는 몇 집 건너서 있는 집.
건넛집? 건너편에 있는 집.
건넛산[-山]? 건너편에 있는 산.
건넛마을? 건너편에 있는 마을.
건넌방? 안방에서 대청을 건너 맞은편에 있는 방.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이번 회의 문제도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까지의 출제 수준에 비추어 볼 때 까다로운 편이 아니었다. 평이한 편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 출제진들도 계속 이어져 온 ‘달인 가뭄’에 대해서 미안함을 느끼고 있음이 출제에서 느껴질 정도... (이런 말들은 내 기준으로만 하는 말이 아니라, ‘안방 달’인들의 평이기도 하다. 어제 문제는 내 주변에서만 서너 사람이 모두 맞혔다고 자랑해(?) 왔다.)
그럼에도 참으로 희한한 것은 도전자 중 상당수가 아주 평이한 부분에서 마치 무엇에 씐* 듯,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잘못된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들에서 그냥 넘어가곤 한다. 꼭 그런 말들 앞에서 유독. 1차 고르기를 한 후 남은 시간에서 재검토를 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제어들을 평등하게(?) 검토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꼭 있다. 어제도 ‘털래털래(x)/ 털레털레(o)’를 제대로 돌아봤다면 그와 같은 기본적인 모음조화 문제를 도전자와 같은 탄탄한 실력자가 놓칠 리가 없었다.
[*주의 : 이때 쓰인 ‘씐’의 원형은 ‘씌다’이다. ‘쓰이다’의 준말인 ‘씌다’와 같아서 흔히 ‘귀신에 씌인’ 식으로 잘못 쓰기도 하는데, 준말이 아니므로 활용은 ‘씐’으로 적어야 한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말이다. 아울러 활용형의 올바른 표기를 고를 때는 그 원형을 떠올려 보면 크게 도움이 된다는 말을 여러 번 한 바 있다. 이 경우 또한 같다. 꼭 명심들 해두시길. 아주 유용하다.]
여하간 달인 도전자들에게 반가운 일은 달인 등극이 이뤄질 때까지는 당분간 이러한 평이한 출제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1편에서 간단히 언급한 ‘집 앞’이 있다. 글자 그대로 ‘집의 앞’이라는 뜻밖에 없기 때문에 복합어가 아니다. 이와는 달리 ‘눈앞/코앞’은 글자 그대로의 뜻 외에 각각 ‘아주 가까운 장래’와 ‘곧 닥칠 미래’라는 특별한 뜻(특정 의미)을 지니고 있어서 한 낱말의 복합어다.
참고로 파생어 형태의 복합어, 곧 태생적 복합어를 잠깐만 훑기로 한다. 지문에 보이는 ‘돌아서려는데’의 원형 ‘돌아서다’는 복합어다. 글자 그대로의 뜻 외에 ‘생각/태도가 다른 쪽으로 바뀌다. 일/형편이 다른 상태로 바뀌다.’라는 특별한 의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돌아서다’에 접두사 ‘뒤-’를 붙인 ‘뒤돌아서다’에는 글자 그대로 ‘뒤로 돌아서다’의 뜻만 있음에도 복합어에 든다. 왜 그럴까. 이것은 ‘반대로/뒤집어’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뒤-’가 붙는 순간, 자동적으로 파생어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파생어가 무엇인가. 실질 형태소에 접사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뒤돌아서다’는 그 낱말이 만들어진 과정(형태)만으로도 자동적으로(태생적으로) 파생어가 되고, 파생어는 합성어와 더불어 복합어의 일부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글자 그대로의 뜻만 가지고 있음에도, 태생적으로 복합어에 든다.
-달인 도전 문제 수준 : 평균 난도로만 보면 별 다섯 개 기준, 여전히 3 ~ 3.5개 정도. 고난도의 어절은 없었다.
- 출제된 문제 : 내 앞에서 ___ 걷던 여자가 넘어졌다. 황급히 그녀를 ___ ___ 에 집까지 ___ 했다. 집 앞에 ___ 돌아서려는데 나를 ____ 그녀가 연락처를 물어본다. 드디에 내게도 _____ 사랑이 오려나 보다.
- 주어진 말들 : 일으켜세우고/일으켜 세우고; 털래털래/털레털레; 바래다주기로/바라다주기로; 본체만체하던/본 체 만 체 하던; 다다라/다달아; 엉겁결/엉겹결; 다디단/달디단
- 정답 : 내 앞에서 털레털레 걷던 여자가 넘어졌다. 황급히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엉겁결에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했다. 집 앞에 다다라 돌아서려는데 나를 본체만체하던 그녀가 연락처를 물어본다. 드디어 내게도 다디단 사랑이 오려나 보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복합어 관련 문제부터 살펴본다.
- 일으켜세우고/일으켜 세우고; 본체만체하던/본 체 만 체 하던 : 이 두 말은 대조적인 복합어 관련 문제다. ‘일으켜 세우다’는 글자 그대로의 뜻만 있을 뿐이고, 나아가 ‘일으키다’와 ‘세우다’가 동격의 본동사로 쓰인 경우여서, 보조용언 붙여 쓰기 허용 대상에도 들지 않는다.
한편, ‘본체만체하다’는 글자 수는 많고 복잡하지만, ‘보고도 아니 본 듯이 하다’를 뜻하는 관용적 표현으로, ‘본척만척하다’와 같은 말이다. 이처럼 글자 수가 많지만 단음절이 주로 사용되거나 관용적 의미를 담고 있을 때는 복합어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해당되는 것들이 제법 되는데,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준첩어와 관련되는 부분이다. 특히, 관용구라서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하는 것들이 몹시 까다롭다. 특정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복합어와 혼동되기 때문이다. 전체 분량이 많지만, 중요한 사항이므로 관련 부분 전체를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내 책자에는 그 바로 아래에 첩어 관련 항목 ♣첩어의 띄어쓰기가 하나 더 있다.)
은근히 까다로운 부분이니 천천히 여러 번 읽어서 제대로 소화(?)시켜 두시기 바란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건 말할 나위가 없다. 유사 문제가 이미 두어 번 출제되었다.
◈[고급]♣첩어와 준첩어
[예제] 누구 누구라고 콕 찍어서 말해 봐 : 누구누구의 잘못. 첩어.
무엇무엇인지 얼른 이해가 안 되는군 : 맞음. 단, 사전에는 없음.
정말이지 매우매우 섭섭했어 : 매우(혹은 무척)의 잘못. 없는 말.
너무너무 힘들었어; 아주아주 뿌듯하더군 : 맞음. 모두 첩어 부사.
조심 조심! 또 조심하도록 : 조심조심?의 잘못. 첩어.
자나깨나 불조심! : 자나 깨나의 잘못.
본둥 만둥 하더만 : 본 둥 만 둥의 잘못.
본 체 만 체 하는 사람에게 : 본체만체하는의 잘못. ←본체만체하다[원]
그 사람 지금 오늘 내일 하고 있어 : 오늘내일하고의 잘못. ←~하다[원]
네모 반듯하게 자르도록 : 네모반듯하게의 잘못. ←~하다[원]
외모는 예쁘디 예쁜 사람이 해대는 짓은 ... : 예쁘디예쁜의 잘못.
뭐니뭐니 해도; 뭐라뭐라 해도 : 뭐니 뭐니, 뭐라 뭐라의 잘못. ⇐관용구.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너무하는군 : 보자 보자의 잘못. ⇐관용구
[설명1] 첩어 : ①동어 반복. 대부분은 붙여 적으나 사전에 오르지 않은 것은 띄어 적음[원칙]. 그러나 ‘첩어적 성질’이 있는 말들은 허용하고 있어서 붙여 적을 수 있는 것들도 있음. <예> ‘무엇무엇’. 한편, 용언의 부사형에서 임의로 붙여 적으면 안 되는 것들이 제법 있음. 아래 예들 참조. ②동어 반복이라 하더라도, 관용구 등에 쓰이는 용언 활용형의 경우는 붙여 적으면 안 됨. <예>‘뭐니 뭐니 해도’(o); ‘뭐라 뭐라 하다’(o).
준첩어 : 뜻/발음이 비슷한 것들을 연결한 복합어. 붙여 적으며 이 역시 사전에 오른 것들만 해당됨.
[설명2] 첩어/준첩어의 형태
①첩어(동어반복) : ‘꼭꼭/누구누구/무엇무엇/가만가만/날름날름/두고두고/두근두근/너울너울/매일매일/조심조심/하루하루/차례차례/하나하나/아주아주/너무너무’. 단, ‘매우매우(x)/어디어디(x)’는 사전에 없는 말.
②첩어(‘-디-’ 구성의 연결형 형용사) : ‘예쁘디예쁘다/높디높다/시디시다/차디차다/짜디짜다’.
[주의] 높디높다(o)/높고높다(x)/높고 높다(o); 곱디곱다(o)/곱고곱다(x)/곱고 곱다(o).
③준첩어(대립형). 붙여 씀 : ‘가타부타/가나오나/오나가나/지나새나/이제나저제나/이나저나/이러니저러니/이러쿵저러쿵/이럭저럭’.
[주의] 자나 깨나(o); 앉으나 서나(o); 본 둥 만 둥(o); 뭐라 뭐라 해도(o); 뭐니 뭐니 해도(o) ⇐관용구임.
④준첩어(발음/뜻의 유사어 반복) : ‘갈팡질팡/곤드레만드레/동네방네/들락날락/미주알고주알/알나리깔나리/알뜰살뜰/어중이떠중이/얼룩덜룩/엉금썰썰/엉큼성큼/여기저기/올망졸망/왈가닥달가닥/요리조리/이러나저러나/이판사판/일기죽얄기죽/허둥지둥’.
[참고] 준첩어 성격의 말들에 ‘-하다’가 붙어 만들어진 용언은 대단히 많음. 다음은 그중 일부의 예임 : 오늘내일하다/티격태격-/본체만체-/들락날락-/옥신각신-/오락가락-/얼키설키-/갈팡질팡-/엎치락뒤치락-/우네부네-≒울고불고-/우물쭈물-/아기자기-/왈가왈부-/네모반듯-/새콤달콤-/무지막지(無知莫知)-/어리둥절-/이러저러-/왁자지껄-/올망졸망-/시시껄렁-/시끌벅적-/아득바득-/오목조목-/우락부락-/겅성드뭇-/긴가민가-/들쑥날쑥-/싱글벙글-/오톨도톨-/이상야릇-/흐리멍덩-/간간짭짤-/반신반의(半信半疑)-/싱숭생숭-/허겁지겁-.
[주의] ‘첩어/준첩어 +하다’의 구성과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관용구일 때는 의미가 특정되어 일반적인 뜻이 아니므로, 붙여 쓰지 아니함. <예> ‘보자 보자 하다?(마음에 들지 않지만 참고 또 참다)’; ‘오라 가라 하다?(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성가시게 오가게 하다)’; ‘왔다 갔다 하다?(정신이 맑았다 흐렸다 하다)’; ‘난다 긴다 하다?(재주나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다)’;‘ 늘고 줄고 하다?(융통성이 있다는 말)’; ‘뭐라 뭐라 하다?(똑똑히 알 수 없게 무어라고 말하다)’.
[주의] 단, 용언의 부사형으로 첩어의 형태를 취하는 낱말들, 즉 용언에 부사형어미 ‘-아(-어)/-게/-지/-고’가 붙어 만들어진 부사어는 첩어로 쓸 경우에도 띄어 씀. 문학작품의 상당수에서 붙여 쓴 경우가 있으나, 《표준》의 표제어에 없는 말들임. (⇐그러나, ‘첩어적 성질’에 관한 정의가 불분명한 문제점이 있음.) : ‘곱게 곱게; 높게 높게; 높고 높다; 곧게 곧게; 싸고 싼(향기); 흘러 흘러’.
[참고] ‘세월아 네월아’의 경우, 일부 책자에서는 준첩어로 보아 ‘세월아네월아’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표준》에서는 표제어로 채택하지 않음. 관용구에서도 누락되어 있음. ⇐언어유희로 보아 관용구에서도 배제된 것. 이때의 ‘세월’은 歲月과 무관한 ‘세(3) 월’이며 이에 맞춰 ‘네(4) 월’을 덧붙인 것임. ‘여차저차하다’에서 ‘여차(如此)’는 말이 되지만 ‘저차’는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말로 처리하는 것과 같음.
- 털래털래/털레털레 : 기본적인 모음조화 문제. 긴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지난주에 출제된 ‘메케하다>매캐하다’도 이와 같은 문제였다. 그럼에도 도전자가 여기서 실족하여 달인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긴가민가하는 태도가 보였는데, 그랬으면 잠시 멈춰 서서 1~2초만 생각해 봐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는데... 나도 그랬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더 안타까워했을 듯.
- 바래다주기로/바라다주기로; 엉겁결/엉겹결 : 표준어 고르기 문제였는데, 공부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도 있는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도전자는 이와 같은 문제들에서는 서슴없이 정답을 골랐다. 그만치 기본적인 공부량이 탄탄하다는 방증.
‘바래다주다’에 쓰인 ‘바래다’는 본래 배웅하거나 바라보다를 뜻하는 말이다. 물론 표준어다. 그래서 ‘바래다주다’가 옳은 표기. 그럼에도 주의할 것은 이 말의 명사형 ‘바래기’는 잘못된 말로 몰려서(?) 이 말이 들어간 합성어들은 모두 ‘바라기’로 적어야 한다.
그 시발은 ‘해바라기’인데(‘해바라기’는 식물 이름 외에, 추울 때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일도 뜻한다), 지금은 그 뒤를 따라서 ‘맞바라기[맞은바라기. 앞으로 마주 바라보이는 곳]; 개밥바라기[태백성(太白星). 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金星)’을 이르는 말]; 천상바라기[天上-. 하늘을 바라보는 것처럼 늘 얼굴을 쳐들고 있는 사람]’ 등과 같이, 모두 ‘바라기’를 옳은 표기로 삼고 있다.
‘엉겁결’은 바로 지난 회에 ‘얼떨결’과 함께 다뤘던 말로,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뜻하지 아니한 순간’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에 쓰인 ‘엉겁’만을 떼어 놓으면 그것은 ‘끈끈한 물건이 범벅이 되어 달라붙은 상태’를 뜻하게 된다. ‘한데 뒤범벅이 됨’을 뜻하는 ‘어겁’도 ‘엉겁’과 근친이다. ‘엉겹’이란 말은 아예 없는 말이다.
- 다다라/다달아 : 활용에서의 올바른 표기 문제. 이 또한 여러 번 언급한 사항인데, 이와 같은 경우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그 원형을 떠올려 보는 일이다.
이 말의 원형은 ‘다다르다’. 그런데 이 말은 어간 '다다르-' 뒤에 '-아/-았-'이 붙으면, 'ㅡ'가 줄어들어 '다다라, 다다랐-'과 같이 활용한다. 일종의 축약 현상인데, 이 ‘다다르다’를 일부에서 ‘다닫다’ 꼴로도 사용하기도 해서 ‘다달아’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다닫다’는 조어 형태로는 문제가 없지만 표준어 선정에서 제외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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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누차 말한 바지만,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루는 것들을 한 번 쓱 읽은 뒤 휙 던져두거나, 출제된 말들에만 관심하는 단편적인 시간 낭비들을 되풀이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하나를 대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한 뒤에, 암기가 필요한 것들은 따로 메모에 적어서 가까이에 붙여 두고라도 완전히 익히시길 권한다.
섣불리 여러 번 대충 대하는 일만 되풀이하다 보면 도리어 필요할 때 그 기억들이 엉킨다. 그것은 ‘대충 눌러 쌓기의 출고 장애(Scrap heap, Slag out. 마구잡이로 쌓아놓은 고철을 용광로에 넣어봤자 쓸 만한 쇳물 대신 쇠똥만 나온다)’와 같다. 창고에 되는 대로 물건을 대충 던져두면 그것을 찾아내서 써야 할 때 두 배 세 배 힘들고 제때 제대로 꺼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에서는 그와 같은 경우에 아예 입고 자체를 거부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입고 규정(입력 논리) 지키기인데 그게 안 되면 컴퓨터가 이렇게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syntax error)!” 그러고는 그 뒤로 뭘 입력해도 꿈쩍하지 않는다. 받아봤자 써 먹지 못하는 쓰레기들이니까. 컴퓨터 녀석 참 약다. 하하하.
공부할 때 이해가 잘 안 되면 거기서 멈추고 말끔하게 이해가 될 때까지 숙성시킨 뒤, 그 뒤에 저장해야 한다. 숙성이 잘 된 것들에서는 향기가 나고, 향기 있는 것들은 저장 과정도 즐겁게 이뤄진다. 공부를 하다가 ‘유레카(Eureka. 알았다)!’ 소리를 내지른 것들은 평생 잊히지 않는 것과 같다.
우승자 다시 겨루기 첫 팀 녹화가 이뤄졌다. 김용진/김정옥/김한순/백승호 님들이다. 실력파들의 접전인지라, 녹화장의 열기가 눈에 선하다. 멋진 결과들을 엮어내셨길 빈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중요한 말, 주의해야 할 뜻풀이에 밑줄 처리를 한 것도
우리나라 중대형 사전 중에서는 유일하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개정판으로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올바른 어휘를 찾아내어 글을 쓰려는 작가들에게도 아주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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