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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좁은 집에서 큰 우애(友愛)가 난다

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by 지구촌사람 2017. 12. 1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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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마디 My Words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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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집에서 큰 우애(友愛)가 난다

 

In the Small House, Big Fraternal Affection Grows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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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들이 좁은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 우애가 자란다. 선물로.

너른 집에서 흩어져 자라면 띠앗머리*는 물론이고 버르장머리도 없다.

-溫草

*띠앗 : 형제자매 간의 우애(友愛)를 뜻하는 순우리말. '띠앗머리'는 그 낮춤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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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ose who spent their childhood with siblings in a cabin,

close brotherly/sisterly affection is given as a gift.

Meanwhile, to those who were raised in a mansion

in the individual room, you may need to teach manners,

not to mention the lack of brotherly/sisterl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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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y Choi [Dec.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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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推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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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 집 5형제는 밤이면 한 방에서 잤습니다.

냉기가 도는 듯한 세 번째 방으로는 서로들 안 가려고 해서요.

조금이라도 이불을 더 덮으려고 서로 당겨가기, 참 많이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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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이후 지금까지,

5형제가 다시 한 방에서 살을 맞대고 자본 일은 없습니다.

그리하고 싶어도 이미 그중 둘은 오래 전 아주 높은 나라로 떠났습니다.

이불 끌어당기기. 이젠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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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시절, 가슴 시리는 장면들이 티브이 화면을 많이 채웠습니다.

그중 중견 중소기업을 하다가 망했지만 얼굴은 환해진 어느 가장은

가족을 데리고 컨테이너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는데요.

그 집 작은아이가 카메라 앞에서 그러더군요 :

이젠 매일 아빠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언니와 싸워도 함께 자야 하니까, 제가 참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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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0년 새해 벽두에 서해남해동해를 훑는 2000Km 여행에서

보길도에 들러 윤선도가 머물던 산 중턱의 석실까지 찾아갔을 때

거듭 깨달은 것 중의 하나가

머무는 공간이 작아야 큰(자유로운) 생각이 피어난다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0061127952


제게는 무소유 운동(?)의 큰 스승이신 법정스님은

화전민이 버리고 간 방 두 칸짜리에 머물렀고,

성철스님과 김수환 추기경은 재산세를 내고 싶어도 못 냈습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게 하나도 없어서였죠.


심훈 선생이 <상록수>에 큰 생각을 담아내면서 머문

당진의 필경사(筆耕舍. 글 농사 짓는 집이라는 뜻)”

방 두 칸에 부엌을 합쳐 스무 평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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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떠나간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3평짜리 공간에서 싹이 트고 자라나

꽃을 피운, 맑고 고운 생각들의 모음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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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은 곳에서 머물기.

달리 생각해 보면 그것은 자신과 가까운 이들에게

더 살갑게, 더 의미 있게 다가가는 삶의 방식인 듯도 합니다.

어느 외국인이 조용조용 읊조린 아래 글귀에도 숨어 있듯이요.


There are people who are comforted by their small town,
and there are people who are stuck by it.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작은 도시로부터 편안함을 느끼는데
어떤 사람들은 작은 도시에 갇혔다는 느낌을 받는다.)

[Dec.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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