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회(2017.12.18.) 우승자 다시 겨루기 문제 풀이(2)
- 하영옥 님의 아쉬운 우승 : 밤 사이(x)/밤사이(o)/밤새(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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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검색해 보라.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보는 것.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쓴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진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다. 돌아보시길, 자신이 지금까지 우리말 어문법 공부에 실제로 얼마나 투자해 왔는지! -溫草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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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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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을 중시하는 짝수 회답게(?) 맞춤법 문제로, ‘살짝꿍.살짜꿍(x)/살짝궁(o)’, ‘땡기다(x)/땅기다(o)’가 나왔다. 둘 다 쓰기 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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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은 모두 기출 문제다. ‘살짝꿍.살짜꿍(x)/살짝궁(o)’은 예전에 출제되었을 때도 오답이 속출했는데, 이번에도 명자 님은 오답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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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다뤘던 것들이므로,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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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이/살짜기 옵서예 : 살짝(혹은 살짝궁)의 잘못.
부끄러워 살짝꿍 숨곤 했지 : 살짝궁의 잘못. 북한어.
[설명] ‘살짝이/살짜기’는 없는 말로 제주 방언도 아님. ‘살짝궁’은 실질적 의미소인 ‘살짝’의 강조어이며, ‘살짝꿍’은 북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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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안 바르니 얼굴이 당긴다/땡긴다 : 아무것, 땅긴다의 잘못. ←땅기다[원]
구미가 땡기는 음식 : 당기는의 잘못. ←당기다[원]
불을 잘 땡기려면 마른 종이를 써야 해 : 댕기려면의 잘못. ←댕기다[원]
땅기다?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
땡기다? ‘당기다’의 잘못. 없는 말.
당기다? ①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 저절로 끌리다. ②입맛이 돋우어지다. ③물건 따위를 힘을 주어 자기 쪽이나 일정한 방향으로 가까이 오게 하다.
댕기다? 불이 옮아 붙다. 또는 그렇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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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인 도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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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도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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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출제되는 달인 도전 문제의 수준은 대체로 평이한 편. 한두 문제 정도는 난도가 약간 높은 것을 끼워 넣기도 하지만, 초창기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가깝다. 맨 처음에는 지문을 통째로 주고 도전자가 자력으로 문제적 표기에 대해서 띄어쓰기와 비표준어 표기를 바르게 고쳐야 하는 전문 교정 작업자 수준이었다. 문항 수도 지금보다 많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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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지금은 문항 수도 7개로 줄었고, 문제어당 시간도 12~13초로서 모자라는 편도 아니다. 어떤 건 수 초 만에 풀 수 있는 것도 있으므로, 다른 말에 시간 배정을 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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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은 채로 문제적 낱말이나 표기 몇 개만 들여다보는 식으로 공부를 해서는 백전백패의 문제들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원칙을 공부한 뒤에 그걸 응용해서 답을 해야 하는 그런 문제들이 나온다. 게다가 그 수준도 보통 이상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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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판국에 문제적 낱말들만 암기하는 식으로 해서는, 그 많은 것들을 저장하기에도 벅차지만 나중에는 서로 엉킨다. 써먹어야 할 때 되레 헷갈리는 일이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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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는 난도가 지금까지의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비유하자면 별 5개 기준, 3~3.5개 수준. ‘고향집(x)/고향 집(o), 토끼눈(x)/토끼 눈(o), 꺼먹거리다(x)/끄먹거리다(o)’ 등이 나온 지난 회는 3.5~4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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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서 사실 은근히 까다로웠던 두 말은 ‘훝쳤지만/훌쳤지만/훑쳤지만’과 ‘눈녹듯/눈 녹듯/눈 녹 듯’이었다. 특히 뒤의 문제는 고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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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치다’는 ‘세게 후리다’를 뜻하는 말이지만, 그 밖에 ‘1.촛불/등잔불 따위의 불꽃이 바람에 쏠리다. 2.물체가 바람 따위를 받아서 휘우듬하게 쏠리다.’라는 어려운 뜻을 가진 말이기도 해서다. 특히 전자의 의미로 예전에 일부 작가들은 그 표기를 ‘훑치다’로 적은 이들이 적지 않았을 정도로 까다로운 말.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아직도 이걸 ‘훑’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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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녹듯/눈 녹듯/눈 녹 듯’은 별 3.5개~4개에 해당되는 고급 문제. 설명은 해당란에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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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빼기/언덕배기’, ‘내쳐/내처’, ‘짊어 매고/짊어 메고’, ‘밤 사이/밤사이’ 문제는 모두 이곳에서 한 번 이상 다룬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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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지문 중 ‘비탈진’을 잠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제대로 알아두면 이와 비슷하게 조어된 다른 말들 앞에서도 헷갈리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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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을 보면, ‘-지다’는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런 성질이 있음’ 또는 ‘그런 모양임’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라고 되어 있다. 이를테면 ‘기름지다/살지다/야무지다/건방지다/네모[세모]지다/구석지다/외지다/비탈지다/경사지다/후미지다...’ 등이 이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명사 ‘허기(虛飢)’에 ‘-지다’가 결합한 ‘허기(虛飢)지다’는 품사가 무엇일까. 형용사가 아닌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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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언의 활용형이나 어간에 이 ‘-지다’가 붙은 말들도 있다. 엄청 많다. ‘겹쳐지다/포개어지다/뒤처지다/떨어지다/뒤떨어지다/벗겨지다/떨어지다/불거지다/빨개지다/발개지다/붉어지다/엎어지다/거꾸러지다/고꾸라지다/넘어지다/잦아지다/구겨지다/같아지다/물러지다/물렁물렁해지다/누그러지다/되바라지다/기울어지다...’ 등등. 모두 동사이고 한 낱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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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품사 공부를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사전의 규정에도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고 가자는 취지에서 다뤄 봤다. 아울러 이와 같이 ‘-지다’가 결합한 것은 ‘-지다’가 접미사이므로 자신 있게 앞말에 붙여 적으면 된다. ‘값지다, 다섯모지다’처럼. 요즘 학생들이 애용하는 ‘고급지다’도 이 범주에 속하고 조어법상으로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아직 표준어로 편제되어 있진 않다. 다만 표기법(띄어쓰기)만 두고 보자면 ‘고급지다’로 쓸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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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제된 문제 : 모두가 잠든 ___ 무거운 연탄을 어깨 가득 ____ 길을 나섰다. 비탈진 ____ 오르자 숨을 ____ 매섭게 몰아치는 칼바람에 몸까지 ____ 따뜻한 겨울을 보낼 이웃 생각에 힘든 마음은 ___ 사라졌고 다시 기운을 내 언덕길을 ____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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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어진 말들 : 눈녹듯/눈 녹듯/눈 녹 듯; 가빠졌고/가파졌고; 훝쳤지만/훌쳤지만/훑쳤지만; 언덕빼기를/언덕배기를; 내쳐/내처; 짊어 매고/짊어 메고; 밤 사이/밤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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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 : 모두가 잠든 밤 사이/밤사이(o) 무거운 연탄을 어깨 가득 짊어 매고/짊어 메고(o) 길을 나섰다. 비탈진 언덕빼기를/언덕배기를(o) 오르자 숨을 가빠졌고(o)/가파졌고 매섭게 몰아치는 칼바람에 몸까지 훝쳤지만/훌쳤지만(o)/훑쳤지만 따뜻한 겨울을 보낼 이웃 생각에 힘든 마음은 눈녹듯/눈 녹듯(o)/눈 녹 듯 사라졌고 다시 기운을 내 언덕길을 내쳐/내처(o)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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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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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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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말 순서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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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사이/밤사이(o) : 앞서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으므로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이 ‘사이’의 준말 ‘-새’가 쓰인 말로는 ‘요새/밤새/그새/어느새/잇새’ 등도 있다. 주의할 것은 ‘하룻밤 새’ 등은 두 낱말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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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올바른 준말 표기 관련 문제가 수차례 출제된 바 있고, 그때마다 출연자들이 상당히들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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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준말 표기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
[예제] 효과가 금새 나타났다 : 금세의 잘못. ←‘금시(今時)+에’의 준말.
오랫만에 보는군 : 오랜만의 잘못. ←‘오래간만’의 준말
오늘은 웬지 기분이 좋다 : 왠지의 잘못. ←‘왜인지’의 준말.
이거 너 갖어 : 가져의 잘못.
하도 일에 서툴어서 : 서툴러서의 잘못.
둘이 언제부터 사겼니? : 사귀었니의 잘못.
제발 사람 좀 되라 : 돼라의 잘못.
생각컨대 자네 말이 맞더군 : 생각건대의 잘못.
아무러튼 빨리 와 : 아무렇든/아무튼의 잘못.
친구에게 연극을 뵈어주었다/보여주었다 : 둘 다 가능. ‘보+이어 →뵈어/보여’
제대로 띄워/띄어 써라 : 둘 다 가능. 각각 ‘띄우다/띄다’의 활용.
[설명] ①‘금세’는 ‘금시(今時)+에’의 준말. ‘어느새/요새/밤새’의 ‘새’는 ‘사이’가 줄어든 것. ②준말의 일반적인 원칙 : 줄어드는 말의 모음(초성)은 생략되고 자음은 앞말의 받침이 됨 : ‘가리가리’ →‘갈가리’; ‘오래간만’ →‘오랜만’. ③‘왠지’는 ‘왜인지’의 준말. ‘이게 웬 날벼락/떡이냐?’에서의 ‘웬’은 ‘어찌 된, 어떠한’을 뜻하는 관형사. 다만, ‘웬걸/웬만큼/웬일/웬셈’ 등에서는 접두어 : 봄인데 웬 눈이 이렇게 많이 오지?; 웬 사람이 널 찾아왔어; 웬걸 엉뚱한 소리만 하더군: 웬만하면 부탁을 들어 줘라; 웬만큼 잘하지 않으면 1등 할 수 없다 ; 웬일이세요? ④‘가지다’의 준말 ‘갖다’에는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연결되지 못함 : ‘갖어/갖으니/갖으면’(x) →‘가져/가지니/가지면’(o). 이와 같은 것에는 ‘디디다/딛다’도 있음. ⑤‘서투르다’의 준말 ‘서툴다’에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중 ‘-어’가 연결되지 못함 : ‘서툴어(x)서툴러(o)’. 이와 같은 것에는 ‘머무르다/머물다’, ‘서두르다/서둘다’도 있음. ⑥‘사귀다’에 어미 ‘-어’가 결합한 ‘사귀어’는 ‘사겨/사’로 줄어들 수 없음. ‘바뀌어’ 역시 ‘바껴/바’ 등으로 적지 못하며, 이와 같은 것에는 ‘나뉘어/야위어’도 있음. ⑦‘되다’의 어간에 ‘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어 줄면 ‘돼’가 됨 : 되-+-었다’ →‘됐다’; ‘되-+-어서’ →‘돼서’; ‘되-+-어라’ →‘돼라’. 따라서 ‘되라’는 잘못. 주의할 것은 간접 인용문의 명령형 어미는 ‘-어라고’가 아니라 ‘-(으)라고’이며, ‘되다’의 어간에 ‘-(으)라고’가 결합하면 ‘되라고’가 됨 : 어머니는 착한 사람이 돼라고(x)/되라고(o)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변화에 속하는 말들로는 ‘괴다/꾀다/뇌다/뵈다/쇠다/쐬다/죄다/쬐다’ 등도 있음. ⑧‘하다’가 결합하는 앞말의 받침이 ‘ㄱ/ㄷ/ㅂ’일 때는 ‘하’가 통째로 줄고 그 외의 것은 ‘ㅏ’만 줄고 ‘ㅎ’이 남아 뒷말이 거센소리가 됨 : 거북지/넉넉지/깨끗지/섭섭지; 청컨대/무심치/연구토록/간단치. ⑨종래에 '아뭏든, 하옇든'으로 쓰던 것을 '아무튼, 하여튼'으로 고쳐 적기로 하였음. '아뭏-, 하옇-'이 다른 어미와 결합하지 못하고 '아뭏-든, 하옇-든'의 형태로만 쓰이고 있으며, 용언의 활용형이 아니라 부사로 굳어졌으므로 원래의 형태와 연결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임. 다만 ‘이렇든(지)/저렇든(지)/그렇든(지)/어떻든(지)/아무렇든(지)’ 등은 부사로 굳어진 것이 아니라 ‘이렇다/저렇다/그렇다/어떻다/아무렇다’에 '-든(지)'가 결합한 것이므로 ‘이러튼/저러튼’과 같이 적지 않고 원형을 밝혀 '-든(지)'로 적음. ⑩'싸다/보다/뜨다'에 '-이어'가 결합할 경우는 두 가지가 됨. 앞쪽으로 줄어들면 '쌔어/뵈어/띄어'가 되고, 뒤쪽으로 줄어들면 ‘싸여/보여/뜨여’가 됨 : 쌔여오다(북한어); 연극을 뵈어주다/보여주다; 그것만 눈에 띄어/뜨여. ⑪‘띄다’는 서로 다른 두 말, 곧 ‘뜨이다’와 ‘띄우다’의 준말임 : 눈에 띄는 대로; 띄어 써라. ⑫체언과 조사의 결합형이 줄 때는 격조사와 결합할 때 받침 탈락이 흔함 : 이것이 무엇이에요? →이게 뭐에요?; 그것이 뭣이 그리 중해서 무엇을 어찌하자는 건가 →그게 무에 그리 중해서 뭘 어쩌자는 건가. 단, 대명사 '무엇'은 '뭣'이나 'ㅅ'만 탈락한 '무어'로 줌. 그래서 주격조사가 결합하면 '뭣이/무에'로 줄고, 목적격조사와 결합하면 '뭣을/무엇' →'뭘'이 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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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짊어 매고/짊어 메고(o) : 이곳에서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어깨와 접하는 것, 어깨에 ‘메는’ 것은 ‘메’로 적고 풀리지 않도록 (붙잡아) ‘매는’ 것은 ‘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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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서두르다 보면 가방을 둘러매게 된다 : 둘러메게의 잘못. ←둘러메다[원]
[설명] ‘매다’는 ‘묶다’의 뜻이 주이며,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다’는 ‘메다’.
[참고] 동작 중 어깨와 관련된 것에 쓰이는 것은 모두 ‘매’가 아닌 ‘메’임 : 메치다≒메어치다/둘러메치다/메다꽂다/메다[어]붙이다/걸머메다≒걸메다/둘러메다/엇메다/을러메다≒을러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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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나리보따리 을러메고 : 괴나리(혹은 괴나리봇짐) 걸머메고(혹은, 걸메고)의 잘못. ⇐‘괴나리[개나리]보따리’는 없는 말.
[설명] ‘을러메다≒을러대다(위협적인 언동으로 을러서 남을 억누르다)’이므로, ‘걸머메다’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뜻이 됨.
괴나리≒괴나리봇짐?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에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작은 짐.
걸머메다? ≒걸메다(한쪽 어깨에 걸치어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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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빼기를/언덕배기를(o) : 이 또한 이곳에서 다룬 말로 ‘-배기’와 ‘-빼기’의 구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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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빼기’와 ‘-배기’의 구별
[예제] 이 뚝빼기 요리에도 곱배기가 있나요? : 뚝배기, 곱빼기의 잘못.
[설명] ‘-빼기’와 ‘-배기’의 구별
①소리가 {배기}로 나는 경우 ‘-배기’로 적음 : 한 살배기/공짜배기/진짜배기
②소리가 {빼기}로 나는 경우 :
-{빼기}로 소리 나는 것의 앞 말이 형태를 밝힐 수 있는 것인 경우 ‘-빼기’: 곱빼기/코빼기/이마빼기/얼룩빼기/그루빼기/머리빼기/고들빼기/대갈빼기.
-형태를 밝힐 수 없거나, ㄱ/ㅂ 받침 뒤에서는 ‘배기’ : 뚝배기/학배기
*‘언덕배기’: 형태를 밝힐 수 있고, 발음도 ‘얼룩빼기’와 같이 {-빼기}임에도 ‘-배기’로 표기. 이유는 앞의 받침이 ‘ㄱ‘이기 때문. 아래 보충 설명 참조.
[보충] ①‘뚝배기/학배기’와 같이 한 형태소 내부에 있어서 ‘ㄱ/ㅂ’ 받침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경우는 맞춤법 규정에 따라 ‘-배기’로 적음[한글 맞춤법 제5항 : “한 낱말 안에서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 유의해야 할 것은, ‘곱빼기’는 ‘ㅂ’ 받침 뒤에서 된소리가 나는 경우이지만, 앞의 밑줄 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ㅂ+ㅃ)’에 속하므로 된소리로 적음. ②반면, 다른 형태소 뒤에서 {-빼기}로 발음되는 것은 모두 ‘-빼기’로 통일하여 적음. (한글 맞춤법 제54항). 여기에 해당되는 예로는 ‘고들빼기/그루빼기/대갈빼기/머리빼기/얼룩빼기/이마빼기/재빼기/코빼기’ 등이 있음.
[정리] {빼기}로 소리 나는 말을 ‘-배기’로 적을 것인가 ‘-빼기’로 적을 것인가는 ‘-배기/-빼기’가 붙는 앞 말이 자립적인 말인가 아닌가와, 받침이 ‘ㄱ/ㅂ’인가 아닌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음. 자립적인 말이면 ‘-빼기’, 비자립적이면 ‘-배기’. 또한 받침보다도 이 자립성 유무가 더 우선함. 받침이 ‘ㄱ/ㅂ’인 아래 용례 참고. ①비자립적 : 뚝배기/학배기(잠자리의 애벌레). ②자립적 : 밥빼기/악착빼기
-빼기? ①‘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곱빼기/밥빼기/악착빼기. ②‘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 ¶앍둑빼기/외줄빼기/이마빼기/코빼기.
-배기? ①‘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두/다섯 살배기. ‘-짜리’는 낮춤말. ‘-배기’는 가치중립적. ②‘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나이배기. ③‘그런 물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공짜배기/대짜배기/진짜배기.
과녁빼기? 외곬으로 똑바로 건너다보이는 곳. ¶과녁빼기집
구석빼기? 썩 치우쳐 박힌 구석 자리. ¶험하고 우중충한 구석빼기 외딴 곳.
그루빼기? 짚단/나뭇단 따위의 그루가 맞대어서 이룬 바닥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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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빠졌고(o)/가파졌고 : 기본적인 어휘 문제로, ‘훌치다’보다는 훨씬 손쉬운 낱말. ‘힘에 겨워 숨쉬기가 어려워지다’를 뜻하는 말은 ‘가빠지다’. ‘가파지다’는 없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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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조심해야 할 게 하나 있다. ‘숨가쁘다’는 관용구 ‘숨(이) 가쁘다’의 잘못으로 없는 말이다. ‘숨막히다’ 역시 없는 말로 관용구 ‘숨(이) 막히다’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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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훝쳤지만/훌쳤지만(o)/훑쳤지만 : 위에서 다뤘으므로 추가 설명은 생략한다. ‘훝치다/훑치다’는 모두 없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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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녹듯/눈 녹듯(o)/눈 녹 듯 : 무척 까다로운 문제인데, 오래 전인 4년 전에 ‘~이 녹다’라는 연상 문제에서 띄어쓰기만 짧게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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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간, 이런 문제 앞에서는 단계적으로 생각을 정리해 가면 답이 보인다. 1) ‘눈녹듯’이라는 한 낱말이 있는가? 없다. 그럼 2) ‘눈 녹듯’인가, ‘눈 녹 듯’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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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부터 말하면, 의존명사 ‘듯’에 붙은 ‘듯하다’의 경우에는 그 앞이 관형형이어야 해서 ‘눈 녹는(녹은) 듯하다’가 되어야 하고, ‘듯’이 어미 ‘듯이’의 준말일 때는 그 앞이 당연히 어간(‘녹’)이어야 하고 어미이므로 ‘녹듯(이)’가 되어야 한다. 그만치 까다로운 말이다. 내 책자의 다음 설명을 찬찬히 읽어서 명확히 이해해 두시기들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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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새가 날 듯이 나도 날아봤으면 : 날듯이의 잘못. ⇐‘-듯이’는 어미.
[비교] 하늘을 날 듯이 상쾌한 기분 : ‘-듯이’의 ‘-듯’은 의존명사. ¶뛸 듯이 기뻐하다; 아는 듯이 말했다; 말만 듣고도 본 듯이 그렸다;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렸다; 금방이라도 나갈 듯이
[기억도우미]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그 앞의 활용형이 ‘-(으)ㄴ/-는/-(으)ㄹ’.
[설명] ‘~듯≒~듯이≒~는 것처럼’의 뜻으로는 연결어미로서, 보조용언 기능과는 무관함.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어미 ‘-으시-/-었-/-겠-’ 뒤에 붙어, 뒤 절의 내용이 앞 절의 내용과 거의 같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눈물이 비오듯이; 죽순이 돋듯이; 생김새가 다르듯이; 물밀듯이; 벼락(이) 치듯이; 불(이) 일듯이; 요렇듯이; 이렇듯이; 쥐 잡듯이. ☞‘벼락치다/불일다’(x)는 없는 말. ‘물밀듯이’의 경우, 원형은 ‘물밀다’. 고로 ‘물밀(다)+듯이 →물밀듯이’(o). ‘물 밀듯이’(x)가 잘못인 것은 ‘물밀다’가 단일 동사로서 어미 ‘듯이’가 어간에 결합한 것이므로. 즉, ‘물밀(어간)+듯이(어미)’ →‘물밀듯이’.
[참고1] 연결형 어미인지를 알아보려면, ①앞의 활용형을 볼 것: ‘-(으)ㄴ/-는/-(으)ㄹ’이면 아님. ②‘~는 것처럼’으로 바꿔 볼 것. 말이 되면 연결형 어미. 위의 예문에서 ‘쥐 잡을 듯이’가 되면 의존명사가 됨. ☜[구별] 보조용언 ‘듯하다’의 꼴은 앞말과 붙여 쓸 수 있다. ¶쥐 죽은 듯하다 =>죽은듯하다; 눈이 내릴 듯하다 =>내릴듯하다
[주의1] ‘~듯이’와 비슷한 어미로, ‘~듯 하다’가 있음. ‘듯’ 뒤에서 띄어 쓰며, 띄어 쓴 형태인 ‘듯 하다’ 꼴로 어미이며, ‘듯하다’ 꼴이 아님. ¶쥐 잡듯 한다; 땀이 비 오듯 한다; 사시나무 떨듯 했다.
[주의2] 다음과 같은 경우에서는 밑줄 그은 부분들이 부사구(절)의 형태로 뒤에 오는 동사 ‘한, 하다’를 꾸며주므로 동사 앞에서 반드시 띄어야 함. ¶갈 듯 말 듯 한 태도로; 생각이 날 듯 말 듯 하다; 숨이 끊어질 듯 말 듯 하다; 올 듯 말 듯 한 사람은 기다릴 필요 없어.
[기억도우미] ‘듯’ 다음에 ‘이(도)’를 넣어 (‘듯이/듯도’) 말이 되면 띄어 씀. <예>쥐 잡듯(이) 한다; 비 오듯(이) 한다; 갈 듯 말 듯(이) 하는 태도로; 올 듯 말 듯(도) 한; 끊어질 듯 말 듯(이) 하는
[참고2] 연이어 한 글자 낱말이 나올 때는 붙여 쓸 수 있다는 예외 규정에 따라서 ‘갈듯 말 듯 한 태도로’를 바꿔 쓸 때는 ‘갈듯 말듯 한 태도로’ 쓸 수 있음.
◈♣‘듯이’의 관용적 용법 중 띄어쓰기 주의 :
[예제] 거짓말을 떡먹듯이 하는 녀석이야 : 떡 먹듯의 잘못.
너 그 자리에서 쥐죽은듯이 가만히 있어 : 쥐 죽은 듯의 잘못.
[참고] 바깥세상은 쥐죽은듯하였다 : 쥐 죽은 듯하였다(쥐 죽은듯하였다)의 잘못.
[설명] ①흔히 쓰는 말들이지만 ‘떡먹듯이, 쥐죽은듯이’는 파생어가 아닌 관용구로서, 정확한 표기는 ‘떡 먹듯/쥐 죽은 듯’이며, ‘-듯이’가 들어간 파생어는 ‘여봐란듯이’뿐임. ②예문만으로는 연결어미 ‘-듯이’를 사용하여 ‘떡 먹듯이’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그런 경우에도 ‘쥐 죽은듯이’는 성립되지 않으며 (어간 ‘죽’에 어미 ‘듯이’가 연결되어야 하므로), 무엇보다도 관용구로서 굳어진 표현이기 때문에 임의로 바꿀 수가 없음. ③[주의] ‘듯이’와 달리 보조용언 ‘듯하다’의 꼴은 앞말과 붙여 쓸 수 있음(허용). ¶쥐 죽은 듯하다 =>죽은듯하다; 눈이 내릴 듯하다 =>내릴듯하다
여봐란듯이? 우쭐대고 자랑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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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쳐/내처(o) : 역시 전에 다룬 말.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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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쳐 하는 김에 다 해치우지 뭐 : 내처의 잘못.
[설명] 예문에서의 ‘내처’는 ‘어떤 일 끝에 더 나아가’를 뜻하는 부사로, 동사 ‘내치다’의 활용과는 무관하며, 활용인 경우에는 ‘내치+어 →내쳐’가 됨.
내처≒내처서? ①어떤 일 끝에 더 나아가. ②줄곧 한결같이.
내치다? ①손에 든 것을 뿌리치거나 던지다. ②강제로 밖으로 내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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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하영옥 님의 불운이 무척 안타깝다. 이번 다시 겨루기는 사실 열 분이 참여해서 8분이 선정되었다. 그 명단을 대하고 예상 우승자를 사람들이 물어 왔을 때, 내가 속으로만 꼽은 것은 김은숙 님과 하영옥 님이었다. 달인이 탄생한다면 이 두 분 중 한 분, 그중에서도 하영옥 님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했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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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살 돈이 없는 아이들에게 교복 한 벌이라도 해주고 싶다는 그토록 아름다운 꿈을 지니신 멋진 분에게, 열심히 애써 온 분에게 돌아가야 할 달인의 월계관이 이번에도 비켜 갔다. 그것도 이곳에서 다룬 바 있는 낱말 ‘밤사이=밤새’ 하나 때문에. 다음 기회엔 꼭 그 꿈을 이루게 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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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월요일은 크리스마스. 축제 격의 공휴일이므로 그에 어울리게 연예인들이 나와서 웃음을 선사하게 된다. 즐거운 시간들과 더불어 한 해의 멋진 마무리들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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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게 되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7 개정판. 768쪽
-2009년 이후 2016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두 번째의 개정판.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열공 우리말>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