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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200] 인생은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짧다

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by 지구촌사람 2018. 7.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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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마디 My Words 200]

 

인생은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짧다

Life is too short for you to only love.

-溫草/Jony Choi [1998]

 

​여기저기에 흩뿌려 두었던 저의 짧은 말들을 짬짬이 그러모으기 시작한 지 이제 200개째가 되어 갑니다. 무슨 말로 굵은 금 하나를 그을까 생각하는데, 저 위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말은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 시종일관 10여 년 이상 제 대문에 걸어두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당시의 표현은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인생은 사랑하기에만도 짧다였습니다만. 그때는 네이버에도 블로그가 없어서 유니텔에 포스트박스[포박]란 이름으로 초기 형태의 블로그가 운영되고 있을 때인데, 한 줄로만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때이기도 했습니다이 말은 저 자신을 향한 자경문(自警文)이기도 했습니다.

 

사랑은 긍정적이며 밝습니다. 무겁지 않습니다. 오래 망설이지도, 길게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그래야만 사랑하기를 사랑해낼 수 있습니다. 따듯한 사랑은 실은 냉정하고도 매서운 결단의 산물입니다. 부드러움은 단호함에서 태어나 성장합니다.

 

사랑은 미래지향적입니다. 더 이상 어제의 어둠을 들춰보거나 그 안에 머물지 않습니다. 되돌아가지도 않으며, 앞으로만 발길을 내딛습니다. 사랑은 미래를 향한 단기마(單騎馬) 출사표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오늘을 최우선시합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지금 오늘의 나를 돌아보고 연이어 내 사랑하는 이(), 친구들과 이웃, 그리고 짬이 더 되면 함께하는 이 사회를 생각합니다. 오늘 지금의 나를 추스르고 격려한 뒤, 할 수 있는 대로 그들을 껴안으려 조금이라도 애를 쓰게 합니다.

 

사랑은 나를 사랑하기에서 시작됩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만이 타인의 행복을 챙길 수 있듯이요. 불행한 사람은 자신의 불행에 눈길을 주기에도 벅차거나 바빠서, 타인의 불행을 생각할 여력이 없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 나에게 상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고, 칭찬할 수 있습니다. 타인 칭찬이 인색한 사람은 물론이고 단순한 맞장구에도 다라운 사람은 그 자신의 가치도 제대로 챙길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삶이 어두워지면서 어둠의 세계는 밝은 세상보다 괜히 한참 더 무거워지죠. 세상을 그렇게 만든 것은 그 자신입니다.

  

그럼에도 사랑은 자가 치유력(自家治癒力)이 놀랍고 빠릅니다. 생각 바꾸기만으로도 어둡고 차가운 세상은 밝고 가벼운 세상으로 이내 바뀝니다. 그 시작은 마음 눈길을 조금만 돌리는 아주 손쉬운 일이고요. 이전의 삶, 조금 전의 상태 등에 미안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랑은 말 안 해도 그 정도쯤은 이미 알아차리고 있거든요. 잡것을 섞어 넣지 않은 순도 높은 사랑이기만 했다면, 사랑은 그 내용이 무엇이건 후회할 일은 전혀 없습니다.

 

, 예전에 영화 <러스 스토리>가 유행시킨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 아니다란 말, 그것 실은 희대의 오역이어요. 원문이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인데요. ‘사랑은 꼭 미안하다고 얘기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말 안 해도 다 알아요).’가 되어야 합니다. 영화의 명대사 중 이런 식의 오류가 보이는 것들이 적지 않은데, 상세한 건 여기를 보셔요. https://blog.naver.com/jonychoi/220645076475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 아니다사랑은 꼭 미안하다고 얘기해야 하는 건 아니다’. 찬찬히 생각해 보면 이 두 말의 차이가 보일 겁니다. 원문은 제대로 된 사랑이라면 구구절절 죄다 얘기하지 않아도 너끈히 안다는 그런 뜻입니다. 사랑은 그처럼 자가 치유력이 있어서, 잠시 어긋났거나 오해가 있었거나 한 것들도 이내 치유가 됩니다. 기우뚱거리던 것들, 흔들리던 것들, 느슨해진 것들이 저절로 원위치하게 되는 원복력(原復力)과 신축성이 사랑 안에는 내재돼 있죠. 사랑은 흠이 났거나 좀 잘못된 자신을 스스로 알아서 치료하기도 하는 참으로 신통한 만병통치약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만능 청소기입니다. 그것도 인공지능(AI)급이어서 제가 알아서 척척 청소합니다. 잡다한 곁가지 생각, 어두운 생각, 못된 생각... 등을 제가 알아서 지워줍니다. 망설이느라 시간 낭비하는 일도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사랑하기 모드로만 해놓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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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래저래 위대한 인류적 자산입니다. 인간을 구원해주는 가장 큰 구세주이니까요. 게다가 공짜입니다. 마음만으로도 내 것이 되고, 남에게 베풀 수도 있죠. 제가 지난 20여 년간 저 말을 제 대문간에 문패처럼 걸어두었던 것은 실은 제가 사랑하고 살기를 잊기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저 위에서 자경문(自警文)이라 한 까닭이 그것입니다. 못된 저 자신을 수시로 일깨우는, 일종의 경책[警策. 주로 정신을 차리게 하는 데 쓰는 막대기]으로 삼고 싶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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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칙칙한 삶, 무거운 족쇄를 자신의 발에 채운 지도 모르는 채 끌고 다니는 삶, 무엇이든 볼록/오목 거울에 비춰진 왜곡된 모습으로 훑어보는 일... 따위와는 가볍게 이혼하고, 그저 맑고 가볍고 밝은 것들로만 향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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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랑을 내 것으로 하기. 사랑을 쟁취하거나 온전히 장악하고 지켜내기. 아주 손쉬운 일입니다. 우리의 마음 문을 그저 사랑하기 모드로만 해놓으면 됩니다. 우리 인생은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너무나 짧습니다


끝으로, 사랑은 제가 항상 입에 달고 살듯이, 그저 덥석 껴안고만 보려는 추상명사가 아닙니다.  동사입니다. 사랑은 동사로 가득 채워질 때 비로소 제대로 형용사로 수렴되는 행위 묶음에 붙여지는 이름표죠. 손발로, 몸수고로 해야만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사랑을 노래만 해대는 이들을 사랑이 비껴가는 것은 그 때문이죠. https://blog.naver.com/jonychoi/220320289862

 

-溫草[Ju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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