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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726회[달인 도전편]- 이지영 우승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8. 7. 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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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2018.7.23.) 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달인 도전편]

-이지영 님 우승 : 삭둑(o)<싹뚝(x)/싹둑(o), 곰작(o)<곰짝(x)/꼼작(o)/꼼짝(o)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금상첨화죠.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보는 것. ,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쉬 지쳐서 중도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 등)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溫草 생각.

 

맞춤법 문제

 

일반 문제에서 200점짜리 맞춤법 문제로 나온 것 중 깜박/깜작/곰작/삭둑 얄찍하다를 살펴보기로 한다.

 

-깜박/깜작/곰작/삭둑

 

앞서 1편에서 간단히 언급했듯, 이 문제를 골똘히 생각한 분들은 모두 오답을 적었다. 유일한 정답자는 거의 찍다시피 기본 실력으로 짚었고. 실은 그만치 까다로운 문제였다. 왜냐하면 문맥을 무시한 채, 어형만으로 보자면 이 네 말은 모두 옳은 표기이니까.

 

우선 이 말들의 거센말/큰말들을 살펴보자. 그 길이 이해에 더 빠르다. 뜻풀이는 기준어의 것이다.

 

깜박<껌벅/깜빡/껌뻑 : 1.불빛/별빛 따위가 잠깐 어두워졌다 밝아지는 모양. 또는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모양. 2.눈이 잠깐 감겼다 뜨이는 모양. 3.기억/의식 따위가 잠깐 흐려지는 모양.

 

깜작<깜짝1 : 눈이 살짝 감겼다 뜨이는 모양. *[주의] ‘껌적<껌쩍은 북한어!

깜짝2 : 갑자기 놀라는 모양.

 

곰작<꼼작/꼼짝 : 몸을 둔하고 느리게 조금 움직이는 모양.

 

삭둑<석둑/싹둑 : 어떤 물건을 도구/기계 따위가 해결할 수 있을 만큼의 힘으로 단번에 자르거나 베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주의] ‘싹뚝은 없는 말. ‘삭독은 북한어.

 

일반적으로 우리말에서 음성모음으로 변화하면 깜박<껌벅. 삭둑<석둑에서 보듯 대체로 큰말이 되고 경음화되면 센말이 된다. ‘깜박<깜빡, 껌벅<껌뻑에서처럼. 경음화가 곰작<꼼짝에서처럼 두 군데서 일어나면 거센말이 되고. 어떤 데서는 이걸 더 거센 말이라 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일반 원칙이 모든 낱말에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그 이유가 모두 말끔하게 석명이 되면 좋은데, 일부는 수의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다. 특히 북한어로 편성하여 제외한 것들 중에 그런 것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현재는 껌적<껌쩍모두가 북한어로 몰려서 표준어에 들지 못하고 있다. 그럼 껌벅<껌뻑이 표준어로 인정받은 기준/근거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말들 역시 그 뿌리를 캐보면 감다와 연결될 뿐인데... 여하간,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의 거센말/큰말 인정 기준에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하다.

 

문제 풀이로 돌아가서, 이 문제의 정답이 깜짝인 것은 문맥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이 갑자기 놀라는 모양이었지, ‘눈이 살짝 감겼다 뜨이는 모양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깜작은 잘못된 말이어서 깜짝으로 고쳐져야 했고. 이처럼 문맥에 어울리는지를 살펴보지 않은 분들이 깜작도 맞는 말인데, 깜짝으로 고쳐야 하느냐고 물어 오신 분들이 계신데, 이유는 여기에서 적은 대로다.

 

여기서 두 사람이 싹둑으로 고쳤고, 또 다른 분은 곰짝’. 이 모두가 오답으로 처리된 이유는 삭둑도 옳은 말이었기 때문이고, ‘곰짝은 없는 말로 꼼작의 잘못이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서는 정답 설명을 전혀 하지 않은 채로 그냥 넘어갔는데, 그럴 때는 짧은 자막으로라도 놀라는 모양과 눈 깜짝이는 걸 구분하여 간단히 설명해 줄 필요가 꼭 있었다. 아쉬웠던 대목...

 

-얄찍하다/얄팍하다

 

우선 두께가 얇은 것은 얄팍하다를 쓴다. ‘얄찍하다얇은 듯하다이다.

 

여기서 좀 더 생각해둬야 할 것은 왜 얇직하다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어원은 분명히 이므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의 발음 때문이다. 예전에도 몇 번 다뤘지만, 복모음 받침 발음에서 뒤의 것(‘’)이 발음되지 않을 때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원칙이 있다. 그 다음에 격음/경음(//)과 연결될 때 그렇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새로운 어간이 창설되는 셈이다. 따라서 얄찍으로 표기하며, ‘얄팍역시 그 때문이다. 이에 관해서는 졸저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겹받침 뒤에서의 음운 표기 원칙 항목에서 상세히 설명해 두었고,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여러 번 다뤘다.

 

내 책자 내용 중 간단하게 예시된 부분 한 군데만 아래에 전재한다.

 

넓찍한(넙직한) 바위는 너럭바위라 하고, 넙적한 바위는 넙적바위라고 하지 : 널찍한, 넓적한, 너럭바위의 잘못. 넙적바위너럭바위의 북한어.

[설명] 넓찍/넓직하다(x)/널찍하다(o)’; ‘넙적하다(x)/넓적하다(o)’. 넓다널찍하다’, ‘얇다얄팍하다/얄찍하다’, ‘짧다짤따랗다’. 이런 예는 원형 어간 받침 --이 탈락하면서 그 다음의 격음/경음(//)과 연결될 때의 변화임. , 받침이 일 때만 적용됨. 겹받침 뒤에서의 음운 표기 원칙 항목 참조.

[기억도우미] 의미소 -{}’이 붙으면 평상 발음은 ’. ‘-’로 바뀌면 (‘-’의 의미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소리 나는 대로 경음화 표기를 하여 널찍’.

 

달인 도전 문제

 

- [중요] 들어가기 전에 : 일부 맞춤법 검사기나 포털의 사전 내용 등과 관련된 질문을 자주 받기에 한곳에서 답을 드립니다.

 

아래한글 프로그램에서 올바른 것으로 나오는 말들을 두고 잘못되었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반대의 경우, 즉 틀린 것으로 나오는데 어째서 올바른 것이냐고 항변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 원인은 아래한글의 맞춤법 기능에 채용된 사전이 민중서관 판 사전이라서입니다. 슬프게도 우리나라의 모든 사전들이 14~15년 전에 사전 편찬팀들이 모두 해체되어 예전에 출간한 것을 중쇄만 하고 있을 뿐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 전에 출간된 것들이 <표준국어대사전>과는 합치되지 않는 자료들을 싣고 있어서입니다. 아래한글 프로그램에서의 교정 내용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정확한 표기는 반드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한마디로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대형 국어사전들의 출판 년도만 보고 구입하시면 망합니다. 몇 쇄라고 인쇄된 부분의 최초 간행 연도를 살펴보시길. 그것이 그 사전의 초판 발행 연도이고 그 내용대로 그냥 중쇄(증쇄)만 한 것이어서 내용은 최초 간행 연도의 것들 그대로입니다.  

 

네이버 외에, 다음에서도 사전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서 의존하고 있는 사전은 네이버와 달리 고려대에서 간행한 국어사전입니다. 네이버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르고 있지만, 그 실무를 두산 쪽에서 맡고 있어서 국립국어원에서 슬며시 내용을 수정/보완한 경우, 100% 반영되지 않는 흠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슬며시 한 낱말로 해놓은 갖은양념과 같은 것이 그 좋은 예입니다.

 

다음에서 쓰고 있는 고려대 간행 국어사전은 표제어(표준어 선정) 선정에서부터 뜻풀이까지 표준국어대사전과 엄청나게 차이가 많이 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비표준어로 삼은 것들이(특히 북한어) 표준어로 올라 있는 게 엄청 많습니다. 특히 용언에서는 방언들의 상당수가 표준어로 올려져 있습니다. 그것에 의존하여 이 프로그램에 대비한 공부를 하시면 한마디로 망합니다’.

 

맞춤법 공부 역시 아래한글의 교정 기능에만 의존하면 대단히 위험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한글에서는 마뜩찮다가 옳은 것으로 나오고, 올바른 표기인 마뜩잖다를 도리어 잘못인 것으로 보아 그 밑에 빨간 줄이 그어질 정도입니다. 민중서관 국어사전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 문제 유형과 수준

 

근래 바뀐 달인 도전 문제들이 이제 하나의 새로운 유형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은 어제도 마찬가지. 고급 어휘를 제대로 알고 있으면 정답으로 직행할 수 있는 것들이 7문제 중 5문제나 되었다 : ‘어득어득/무지근하다/구지렁물/함빡/뿌루퉁하다

 

그럼에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함빡/뿌루퉁하다는 모음조화를 활용한 문제였고, 구지렁물(o)/꾸지렁물(x)은 불필요한 경음화 현상 관련 문제. 약간 문제적이었던 것은 어득어득하다였다. 이 말에는 ‘1.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것이 몹시 희미하고 멀다. 2.까마득히 매우 오래되다. 3.앞길이 매우 멀어서 정신이 까무러질 듯하다.’의 뜻밖에 없어서 지문의 문맥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흔히 잘못 쓰는 어둑컴컴(x)/어두컴컴(o)’을 출제하려다 비튼 듯한데, 지나치게 작의적이어서 의미상으로는 대단히 어색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1편에서도 언급했던 막힐성싶었던지의 띄어쓰기. 3단계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생각해야 정답에 이를 수 있었던 고난도 문제였다. 원리/원칙 공부를 하지 않은 이라면 대뜸 뭐 저런 표기가 다 있어?’ 하면서 정답으로 고르지 않을 정도로 정답 모양새가 이상했으니까. 출제자도 엄청 고심해서 창안해낸 창발적(?)* 문제로 보인다. [*창발적(創發的) : 남이 모르거나 하지 아니한 것을 처음으로 또는 새롭게 밝혀내거나 이뤄내는. 또는 그러한 일/].

 

그 다음으로 어려웠던 것은 돕지 못할망정의 띄어쓰기. 2단계 사고가 필요한 문제였다.

 

여러 번 말하지만, 이제는 달인 도전 문제 중 일부 문제는 전문가급으로 격상되었다. 어째서 그리 적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익히지 않은 채 암기만 하려 하거나, 문제적 낱말 몇 개를 대충 훑는 식으로 어림도 없게 되었다. 활용 문제로 바꾸어 나오는 데다, 그 폭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원리/원칙 공부(이해)를 강조하는 이유다.

 

-[중요] 변경 사항 : 한 달 전부터 빈칸에 들어갈 말들이 순서대로 주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적절한 배치까지도 도전자가 찾아 넣어야 했는데, 이제는 올바른 것을 골라 차례대로 넣기만 하면 된다. 아주 착한(?) 변화다. 도전자의 시간 절약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두뇌 활동을 한 곳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여 참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바람직한 발전이기도 하다. 출제자들에게 대신 감사를 드린다.

 

지문에서 공부해 두어야 할 말 : 이곳에서 다룬 것들 중에서 출제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 집의 띄어쓰기나, 지난 회에 출제됐던 한잔하다가 등이 대표적.

 

오늘은 두 가지만 살펴보기로 한다. ‘묻혀 오다늘어만 놓는다’. ‘왠지(o)/웬지(x)도 있지만, 기본적인 것. 그 뜻풀이에 이유/까닭을 나타내는 가 뼈대로 작동되고 있음을 떠올리면 구별이 쉽다.

 

묻혀오다(x)/묻혀 오다(o)이다. 이유는 묻혀오다가 한 낱말의 복합어가 아닌 때문도 있지만(글자 그대로의 뜻뿐이므로), 여기서는 묻히다오다가 동격의 본동사로 쓰였다. 오다가 보조용언이 아니므로 붙여쓰기가 허용되지 않는다. 동격의 본동사 여부를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앞의 동사 활용형을 ‘-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동격이다(, 두 가지의 별개 사안이라는 뜻). 이 경우, ‘묻혀서 오다로 바꾸었을 때 말이 되므로, 동격인 식.

 

또 한 가지 붙여 적지 못하는 이유는 설령 이 오다가 보조동사로 쓰인 경우라 할지라도 이 말은 ‘-/-어 오다의 구성으로 묶여 있어서 임의로 붙여 적을 수가 없다. ‘밝아 오다/일해 오다/견뎌 오다처럼 띄어 적어야 한다. [이러한 구성과 관련된 설명을 할 때마다 말했듯이, 이 규정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만의 규정이다. 맞춤법 규정에서는 /-활용 다음에서는 보조용언의 붙여 쓰기가 허용된다. 원칙적으로는 띄어 쓰지만.]

 

지문 첫머리에 보이는 찾아 와를 띄어 적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어 오다의 구성이기 때문에 띄어 적은 것.

 

늘어놓다는 본래 한 낱말의 복합어다. 하지만 늘어만 놓는다의 경우에는 이처럼 띄어 적어야 한다. 그 이유는 늘어만에 쓰인 보조사 때문이다. 한 낱말의 복합어라 할지라도 그 사이에 보조사가 늘어갈 경우에는 띄어 적는다. 보조사의 활용은 화려(?)한 편이다. 상세한 것은 내 책자의 보조사 항목을 참고들 하시기 바란다. [여기서 참고들 하시기를 띄어 적은 것도 이 보조사라서다. 그게 빠지면 당연히 참고하시기가 되어야 한다]

 

[달인 도전 문제]

 

- 출제된 문제 : 장마가 찾아 와 하늘이 ____하니 마음도 찝찝하고 몸도 왠지 ____ 느낌이 들었다. 비가 오면 차가 ____ 지하철로 출퇴근하시던 아버지는 옷에 자주 ________ 묻혀 왔고, 어머니는 빨래도 잘 마르지 않는데 살림을 ____ 늘어만 놓는다며 ___표정을 짓곤 했다.

 

- 주어진 말들 : 어득어득/어두캄캄/어득캄캄, 무지근한/무지끈한/묵지근한/묵지끈한, 막힐성 싶었던 지/막힐 성 싶었던지/막힐성 싶었던지/막힐성싶었던지, 구지렁물/꾸지렁물, 홈빡/흠빡/함빡, 돕지못할망정/돕지 못할망정/돕지 못할 망정/돕지 못 할망정, 뿌루퉁한/뾰루퉁한/뾰루통한

 

- 정답 : 장마가 찾아 와 하늘이 어득어득(o)/어두캄캄/어득캄캄하니 마음도 찝찝하고 몸도 왠지 무지근한(o)/무지끈한/묵지근한/묵지끈한 느낌이 들었다. 비가 오면 차가 막힐성 싶었던 지/막힐 성 싶었던지/막힐성 싶었던지/막힐성싶었던지(o) 지하철로 출퇴근하시던 아버지는 옷에 자주 구지렁물(o)/꾸지렁물홈빡/흠빡/함빡(o) 묻혀 왔고, 어머니는 빨래도 잘 마르지 않는데 살림을 돕지못할망정/돕지 못할망정(o)/돕지 못할 망정/돕지 못 할망정 늘어만 놓는다며 뿌루퉁한(o)/뾰루퉁한/뾰루통한 표정을 짓곤 했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부분은 추가/보완 설명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으며, 실제로도 그렇다. 간접적으로 설명된 것들의 출제가 날로 늘어난다. 유형별 출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풀이]

 

-어득어득/어두캄캄/어득캄캄

 

앞서 간단히 적었지만, 이 문제는 당초 어두컴컴(o)/어둑컴컴(x)’ 쪽으로 출제하려다 방향을 튼 게 아닌가 싶다. 정답인 어득어득하다는 문맥상으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 바람에 어두캄캄/캄캄과 같은 기형적 표기들이 급조된 게 아닌가 싶다. ‘어둑-’ 꼴과 연결된 어둑컴컴/어둑침침등은 현재 북한어로 되어 있다. , ‘어둑선하다’, ‘어둑어둑하다는 예외. 아래 설명 참조.

 

어둑신한 밤거리를 여자 혼자 걷는 건 : 어둑선한의 잘못. 어둑하다[]

어둑시근해서 길이 잘 안 보였다 : 어스레해서의 잘못. 어스레하다[]

어둑선하다? 무엇을 똑똑히 가려볼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들지 아니하게 어둑하다.

어둑시근하다? 어스레하다(빛이 조금 어둑하다)의 방언.

어둑컴컴한/어두캄캄한 밤길 : 어두컴컴한의 잘못. 두 말 모두 북한어.

   방 안은 빛이 안 들어 어둑침침했다 : 어두침침(혹은 어둠침침)의 잘못. 북한어.

먹장구름이 끼어 갑자기 하늘이 어득어득해졌다 : 어둑어둑이 더 적절.

어둠침침하다어두침침하다? 어둡고 침침하다.

어두컴컴하다? 어둡고 컴컴하다.

침침하다[沈沈-]? ①빛이 약하여 어두컴컴하다. 눈이 어두워 물건이 똑똑히 보이지 아니하고 흐릿하다.

어득어득하다? ①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것이 몹시 희미하고 멀다. 까마득히 매우 오래되다. 앞길이 매우 멀어서 정신이 까무러질 듯하다.

어둑어둑하다? 사물을 똑똑히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어둡다.

 

- 무지근한/무지끈한/묵지근한/묵지끈한

 

쉬어가는 문제. ‘무지근하다는 표기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묵직하다의 심리적 상태를 뜻하는 말에 가깝다. 그 바람에 자칫하면 묵지근하다로 잘못 쓰는 일도 흔하다. 그리되면 준말 하나(‘’)와 풀어쓰기(‘지근’) 하나가 되는데, 이를 풀어쓰면(‘무지+지근’) 본래와 다른 네 음절의 이상한 낱말이 된다.

 

엉치묵지근한 듯해서 영 몸이 무겁군 : 엉덩이, 무지근의 잘못.

엉치뼈 근처가 시근시근해 : 맞음. (‘광등뼈도 가능).

[설명] ‘엉치는 엉덩이의 사투리. ‘엉치뼈는 그동안 엉치등뼈의 잘못으로 처리되어 왔으나, 표준어로 인정되었음[2011].

무지근하다? ①뒤가 잘 안 나와서 기분이 무겁다. 머리가 띵하고 무겁거나 가슴/팔다리 따위가 무엇에 눌리는 듯이 무겁다.

 

- 막힐성 싶었던 지/막힐 성 싶었던지/막힐성 싶었던지/막힐성싶었던지

 

여러 번 언급했던 대로 가장 어려웠던 고난도 문제로 3단계 검토가 필요했다. 다시 언급하자면, 1)‘성싶다는 한 낱말의 보조형용사다. ‘듯싶다/듯하다/만하다/법하다/척하다등에서와 같이 의존명사에 ‘-싶다/-하다등이 붙어 한 낱말(보조용언)을 이루는 경우다. 이런 것들도 이곳에서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더 설명이 필요하신 분들 중 내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보조용언화 된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항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둘째로 성싶었던지를 보자. 이는 성싶다에 선어말 어미 ’[예전에는 이를 과거 시제 보조어간이라 했다]이 붙은 뒤 거기에 연결어미 던지가 결합한 형태다. , ‘-었던지전체가 어미다. 따라서, ‘성싶었던지로 붙여 적어야 한다.

 

막힐 성싶다를 보자. 이것은 원칙적으로 본동사 막히다에 보조용언 성싶다가 연결되는 형식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띄어 쓰지만 붙여쓰기도 허용된다. 즉 이 문제의 답은 막힐 성싶었던지막힐성싶었던지의 두 가지가 가능하다. 그런데 주어진 제시어 중에 앞의 것은 없다. 따라서 뒤의 것이 정답이 된다.

 

앞서 이 문제에 대해 출제자의 창발적 작품이라 한 이유가 짐작들 되실지 모르겠다. 그만큼 띄어쓰기의 원칙에 대해 깊은 공부를 하라는 요구이기도 하고, 앞서 요즘 전문가급 수준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고 한 이유도 된다.

 

- 구지렁물/꾸지렁물

 

쉬어가기 식의 손쉬운 문제이자 기출 문제. ‘꾸지렁물은 불필요한 경음화가 끼어든 잘못된 말. 참고로 고지랑물도 표준어다. 혼탁도로 보아, ‘고지랑물<구지렁물의 관계.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경음화가 침투한 것들이 아주 많은데, ‘괜히 겁먹고 쫄지 마에 쓰인 쫄다졸다의 잘못이다, 아직은. 특히 음절에 심한데, 이를테면 짤를래면 짤라!’ 같은 경우도 표준 어법은 자르려면 잘라!’. 출제 가능성이 있으니,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잠시 멈춰서 돌아보고 가면 이래저래 좋은 일이 된다.

 

-홈빡/흠빡/함빡

 

이 문제는 고급 어휘력 시험이라 해야 할 듯하다. 흔히 써 온 흠뻑의 작은말을 알고 있느냐 하는 문제였으므로. 현재 표준어는 흠뻑>함빡뿐이고 일부 지방에서 쓰이는 흠빡/홈빡은 모두 방언으로 처리되었다.

 

주의할 것은 부사로는 함박이란 말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녀는 이내 함박 웃었다등으로 적으면 잘못이다.

 

영감이 돈을 건네자 여인은 함박 웃었다 : 함빡의 잘못.

[설명] ‘함박은 부사가 아닌 명사일 뿐이며, 부사는 함빡. , 함빡 웃는 웃음은 함박웃음’.

함박? ①≒함지박(통나무의 속을 파서 큰 바가지같이 만든 그릇). (주로 함박만 하다구성으로 쓰여) 벌어진 입이 매우 크다. ¶여인은 돈 액수를 듣자 입이 함박만 해졌다.

함박웃음? 크고 환하게 웃는 웃음.

함빡<흠뻑? ①분량이 차고도 남도록 넉넉하게. 물이 쪽 내배도록 젖은 모양.

 

- 돕지못할망정/돕지 못할 망정/돕지 못할망정/돕지 못 할망정

 

앞서도 언급했듯, 최소한 2단계의 검토가 필요했던 은근히 까다로웠던 문제. 여기서 요체는 망정이 의존명사가 아니라 ㄹ망정형태의 까다로운 어미라는 걸 알고 있느냐의 여부였다.

 

그리고 이것은 의존명사와 반드시 구분해야 할 까다로운 어미들로 나누어 이곳에서 아주 여러 번 강조하기도 했던 어미다. 아래 내용은 내 책자 부록에 수록한 주요 문법 용어 정리 부분에서도 재강조한 것.

 

-의존명사와의 구분 : 어미 ‘-듯이/-ㄹ망정/-ㄹ밖에/-ㄹ뿐더러/-리만큼[만치]/-ㄴ바/-ㄹ게에 쓰인 /망정///만큼[만치]//(‘의 변형)’은 독자적으로 쓰일 때 의존명사이기도 하므로, 이의 구분에 유의해야 함.

 

두 번째로 넘어서야 할 관문은 ‘~지 못하다형태에서는 부정 부사 을 띄어 쓰지 아니하고 붙여 적는다는 특례 사항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앞서도 말했듯, 이 사항은 얼마 전에도 이곳 문제 풀이에서 상세히 다뤘던 내용이다. 내 책자에는 [중요][고급]못하다의 띄어쓰기(2) 항목에 편성돼 있는데, 그 앞에 [중요][고급]의 표지를 붙인 점에서도 어떤 사항인지 너끈히 짐작들 하시리라 믿는다.

 

- 뿌루퉁한/뾰루퉁한/뾰루통한

 

기본적인 수준의 문제로 모음조화 활용 문제이기도 하다. 아래의 내 책자에서 정리해 놓은 대로 뾰로통하다<쀼루퉁하다’, 뽀로통하다<뿌루퉁하다의 관계이므로, 이에서 벗어나는 뾰루퉁/뾰루통등은 잘못된 표기들이다.

 

뾰루퉁하다’ : ‘뾰로통하다<쀼루퉁하다의 잘못. 모음조화.

뽀루퉁하다’ : ‘뽀로통하다<뿌루퉁하다의 잘못. 모음조화.

뾰로통하다<쀼루퉁하다? 못마땅하여 얼굴에 성난 빛이 나타나 있다. []뽀로통하다

 

***

달인에 도전하시려는 분들 중에서 아직도 문법 용어에 미숙하신 분들이 계신 듯하다. 현재 달인 문제로 출제되고 있는 수준으로 보아서는 그래서는 공부 자체가 어렵다. 지금이라도 중지하고 문법 용어부터 익히시기 바란다. 문법 학자가 되라는 게 아니라 문법 용어를 이해해야만 원리/원칙 이해에 입문할 수가 있어서다.

 

예를 들면 선어말 어미가 뭔지 모르고는 왜 같은 어미가 다른 어미들 앞에 와야 하는지 납득이 잘 안 된다. ‘()어말 어미란 어말에 오는 다른 어미들보다 먼저[] 오기 때문에 그리 부르는 것이다. 납득되지 않은 것들은 암기도 잘 되지 않는다. 또 보조사는 부사에도 붙을 수 있다는 걸 모르고는 제대로 맞춤법 교정을 할 수가 없다.

 

못미처서못 미쳐서는 맞지만, ‘못 미처서는 잘못이라 할 때도 그렇다. ‘-는 조사라서 명사인 못미처에 쓰일 수 있지만, 동사 미치다의 활용인 미쳐에 어미 ‘()꼴로 결합했을 때는 미쳐서가 되므로 그 앞의 부정 부사 과는 띄어 적어서 못 미쳐서가 돼야 한다고 설명할 때, 그걸 제대로 환히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일 등이 생기는 것도 기본적인 원리/원칙의 이해가 선행되지 않아서다.

 

끝으로 되풀이하는 말. 달인에 도전하시는 분들은 내 책자 부록으로 수록한 한글 맞춤법 규정 상세 해설과 용례 부분을 꼭 읽고 가시기 바란다. 모든 출제가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원리 원칙을 명확히 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된다. , 최종 정리가 말끔하게 이뤄지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내 책자의 적중률이 높은 것은 그러한 용례들을 일상생활에서 흔히 대하는 예문들과 결합시키고 그 폭을 넓힌 뒤, 종합화한 덕분이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8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8년 초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습니다.

    세 번째의 개정판(736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합니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고요.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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