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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달인 등극기] 나는 이렇게 공부했다 : 54대 달인 최재봉 경감

우리말 겨루기 공부 책자

by 지구촌사람 2018. 11. 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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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54대 달인 자리에 현직 경찰관이신 최재봉 경감이 올랐습니다.

그분의 공부법이 KBS 시청자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데

혹시 못 보신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고, 그쪽 게시판에 관심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듯하고

새로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이곳에도 옮겨 게시합니다.


최 달인의 공부법은 이른바 '모범 전과'라 할 수 있습니다.

기본서 유지, 적바림, 몸수고, 재미있게, 규칙적으로, 입체적으로 공부하기.

그리고, 독회 수 늘려서 반복(기억 재생) 학습하기.


[이 글은 제가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게재한 <우리말...달인에 오르기 위한 공부 방법>과

함께 읽으시면 좀 더 명확하게 이해되실 듯합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042657833


아래 글 중에, 최 달인이 제 사전의 초회독에 2달이 걸렸는데, 그 다음 2회독은 1달,

그리고 3회독은 1주, 4회독은 3일, 5회독은 하루 만에 가능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두꺼운 걸 언제 다 보나 싶지만, 막상 해보면 그리됩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 단권화입니다. 추가 자료, 정리 자료 등을 한곳에 모으는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방법대로, 몸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파일 작성을 하든, 손으로 적바림 보충을 하든, 소리 내어 하든, 몸을 꼭 써야 합니다.

그것이 단조로운 공부법을 탈피하는 길이기도 하지만, 기억+저장에서 아주 유효한 학습법이기도 합니다.

즉, 몸을 자극해야 지루하지도 않고(재미도 생기면서) 두뇌를 자극하게 되어 순리적으로 저장되게 합니다.

최 달인은 항상 직장을 향해 일반인보다 더 많은 긴장을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경찰관.

게다가 공부 시간 할애도 여간만 한 결심이 아니면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럼에도 아침 산책 시간을 다각도로 활용했습니다. 규칙화했고, 집중했습니다.

시청각 공부법과 걷기(몸 운동)를 통합하여 1석3조 이상의 효과를 거뒀습니다.

(학습 환경을 달리하면 효율이 배가됩니다. 헌법 조문 수첩을 보며 운동장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더욱 확실하게 조문 암기를 합니다.)


입체적인 공부 또한 학습 효과를 부쩍 높입니다. 쓰기(적바림), 검색과 자료 만들기, 학습 후 정리(단권화),

부인 도움을 받아 듣기 후 답 고르기... 등,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공부했기 때문에

공부 자체를 부담(짐)이 아니라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늘 욱여넣기를 하지 말고 ,

자신의 방법을 개발하여 공부를 재미있게들 하시라는 얘기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달인에 오른 분들과도 교유를 해 온 편인데, 어느 분은 달인 등극 후

자신이 사용하던 제 사전을 보내오신 분도 계십니다. 거기에는 그분의 적바림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 달인에 오르는 게

마땅할(?) 정도의 공부를 했음이 저절로 읽힙니다.

(그런 적바림 자료들이 저의 책자 개정판 작업에 반영되곤 했고요.)

끝으로, 제가 문제 해설을 할 때마다 서두에 꼭 매다는 말이 있습니다.

맞춤법 공부를 아무리 하더라도 실제로 언어생활에서 그걸 반드시 적용해 봐야 한다고요.

최 달인의 아래 글에서, 맞춤법/띄어쓰기가 잘못된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오타와 교정 누락인 것이 분명한 것 하나('이 때')와 '다음날' 표기 한 군데만 제가 고쳤습니다.

['녹화 다음날' : 특정하지 않은 날이 '다음날'이고, 특정되면 '다음 날.' 즉, '녹화 다음 날'.  하지만 이것도

최 달인이 몰라서가 아니라, 시간에 쫓겨 작성하느라 그리된 듯. 뒤에 표기된 것은 올바르게 돼 있음]

맞춤법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들이라면 흔히 실수하기 마련인 말들조차도

어느 것 하나 틀리지 않았기에, 제가 그런 것들은 파란색과 밑줄 처리를 해뒀습니다.

읽으시면서 주목하시라는 의미에서요.

그 밑줄 그어진 부분들을 어떻게 적을지, 왜 바르게 적었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고들 가시기 바랍니다.

(공부할 것들은 어디에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일상생활에서 대하는 것들을 바르게 적는 훈련을

 어디서고 잊지 말고 하시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또 합니다.)

최 달인의 글쓰기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철저하게 제 맞춤법 책자를 공부하고

문제 해설을 대하면서 제가 강조한 것들, 틀리기 쉬운 것들에 어떻게 밑줄을 그었을지 눈에 선합니다.

우리말 겨루기 KBS 게시판을 보면 불만 폭발 계통인 사람들일수록

이 띄어쓰기/맞춤법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당연히(?) 우승권에조차도 들 수 없는 사람들이죠.

최 달인이 자물쇠 문제 풀이 전에 기록한 1950점은 어쩌면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록이 될 듯도 합니다. 이분처럼 공부하면 그런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더 긴 말을 하는 것보다, 여러분들이 이 글을 몇 번 되풀이해서 읽어서

자신의 것들로 하시기 바랍니다. 그대로 베끼기보다는 자기 나름의 학습법 개발이 긴요하지만

그대로 따라 하셔도 됩니다.


                                                                          -溫草[Nov. 2018]


* 참. 예전에는 방송 다시보기가 10여 년 전 것부터 다 가능했는데

   KBS 게시판 개선(?) 작업으로 1년분만 가능한 모양이네요.

~~~~~~~~~~~~~~~~~~~


안녕하세요. 이번 739회 방송에 출연하여 제54대 우리말 달인이 된 최재봉입니다.

후기를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735회 출연하셨던 송ㅇㅇ 님의 진솔한 녹화 후기가 출연을 대기 중이었던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있어, 다른 분들께 다소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이렇게 후기를 올려 봅니다. 주로 공부 방법을 위주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기억이 날아가기 전인 녹화 다음 에 주로 작성한 글임을 참고하세요.)

○ 첫 출연(제665회, 2017. 05. 01)

우리말겨루기라는 프로그램은 대학교 때 1년간 함께 살았던 한 친구가 2006년도에 우리말겨루기 8대 달인에 등극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본방 사수까지는 아니지만 종종 방송을 보며 막연히 언젠가는 한번 출연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2017년 4월 초에 또 다른 친구가 근로자의 날 특집에 출연하게 됐는데 2인 1조로 출연하는 특집 방송이라며 함께 출연하자고 해서, 예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로 우리말 겨루기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의 우리말 실력은 복합어 판별 문제인 ‘OO용, OO교훈, OO사’에서 ‘생활’, ‘인생’이라는 오답으로 감점을 두 번이나 당하고(정답은 가정), 200점짜리 바른말 고르기에서 ‘앙큼상큼’이라는 단어를 어감으로 찍어서 맞히고 뜻을 묻는 엄지인 아나운서에게 ‘깜찍한 모습을 뜻하는 부사’라고 얘기하고 편집됐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1.일의 바탕(주추) 2.총체적으로 일을 지휘하거나 처리하는 명령을 내리는 기능(두뇌) 3.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내부에서 생겨 자라남(잉태)와 같은 비유어를 묻는 문제는 선뜻 버저도 누르지 못하는 정도의 실력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다행히 우승 경험이 있던 친구 덕분에 자물쇠 문제 풀기에는 진출하였으나, 우승팀과는 현저한 실력 차를 보이며 2등에 만족해야 했고, 첫 출연의 경험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 첫 출연 이후

사실 다시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것은 2등에 그친 첫 출연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아내 그리고 6살 난 아들과 함께 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해서 KBS 방송국도 구경하고 우리 가족의 멋진 추억도 하나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방송에 출연하고 나서 1년 후에야 다시 예심을 볼 수 있고 예심 합격 후에도 보통 7, 8개월의 대기 기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2019년 봄쯤 다시 출연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방송 출연 후에는 우리말 겨루기를 본방 사수하였고, 방송 다음 날이면 최ㅇㅇ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문제 해설을 보면서 틀린 문제와 달인 문제는 한글 파일로 오답 노트를 작성하였습니다. 본방 사수가 중요한 이유는 매주 방송을 보면서 본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는지, 공부 방향이 맞는지 점검하는 데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공부의 방향을 어찌 잡아야 할지 막막했는데, 최ㅇㅇ 선생님의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하면서, 선생님께서 매주 올려주시는 해설을 탐독하면서 공부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매번 기출 문제가 3~40 퍼센트 정도 나오지만 기출 문제 위주로만 공부하면 실력 향상이 더딜 수 있다고 주의를 주셨는데, 저는 그 말에 공감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출문제만 확실히 공부해도 40퍼센트의 문제는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선택한 공부 방법이 지난 방송 다시보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말 겨루기 누리집에서 지난 2012년 방송분(399회)부터 다시보기 후 틀린 문제는 한글 파일로 오답 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공원을 산책할 때 지난 방송을 한 편씩 보는 방식으로 다시보기를 했고 출연 전까지 약 300편 이상의 방송을 다시보기 하였습니다.

(2016년 이후로 고유어의 출제 비중이 현저히 낮아졌지만, 최근 방송에 출제되는 고유어는 대부분 기출문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을 봤을 때, 공부 범위를 한정하는 의미에서라도 최근 5년 내의 기출문제는 공부하시길 추천합니다.)


<제가 했던 다시보기를 통한 기출문제 정리 방법>

○ 초성 문제
-ㄲㅊㅈ 머리 모양 ///////// 까치집
(나중에 복습을 위해 정답은 희미하게 보이게 색 변경, 약 1200단어 정리)

○ 어휘 문제
-깨었다가 다시 든 잠.
-새벽에 누군가 문을 두드려 깨었다가 다시 그루잠이 들어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다.
(오래 기억하기 위해 직접 예문을 만들거나 네이버 사전의 예문을 쓰면서 정리)

○ 맞춤법 문제
-그끄저께 게시판에 입상자 명단이 대문짝만하게 걸렸지만 내 이름은 없었다. 친구는 내게 아무리 발버둥질해 봤자 될동말동한 걸 계속해야 하냐고 물었지만, 나는 이번엔 준비 기간이 어정떠서 그랬지 꼼바지런하게 준비하면 잘될 거라며 초v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될동말동하다 : 일 따위가 어떤 수준이나 정도에 이를 듯 말 듯 하다
(밑줄 치기가 안 되네요. 한글 파일에서는 문제로 출제된 부분은 밑줄 처리하고, 내가 틀린 부분은 진하게 표시, 추가 설명 및 학습이 필요한 내용은 하단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정리하였습니다.)


하지만 기출문제를 통한 공부량이 쌓일수록 최ㅇㅇ 선생님께서 기출문제 위주의 공부 방법은 위험하다고 하신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기출문제 위주로 학습을 하다 보니 매주 월요일 본 방송을 볼 때, 기출문제가 다시 나오면 확실히 방송 출연자들보다 빠른 속도로 맞힐 수 있었지만, 낯선 단어는 평소 실력으로 풀어야 해서 최종 획득한 점수는 그 회의 우승자를 넘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기본서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수년 전에 사 놓고 50페이지도 채 보지 않았던 최ㅇㅇ 선생님의 고급 한국어 사전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공부할 시간이 충분치 못하다 보니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한 번 보는 데만 두 달 정도 걸렸습니다.(하루 평균 2시간 정도의 학습 시간이었음을 참고하세요.) 다음 2회독부터는 제 나름대로 출제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가위표를 치면서 보았고, 2회독은 한 달 정도가 걸렸습니다.

녹화 연락을 받고 시작한 3회독은 1주, 4회독은 3일, 5회독은 하루 만에 볼 수 있었습니다. 회독수가 쌓이니 보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는 경험을 통해 좋은 기본서 한 권을 정하고 반복해서 보는 방법이 처음에는 느려 보이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빠른 방법임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방송 다시보기를 하면서 틀린 문제와 박ㅇㅇ 달인의 고급 십자말풀이를 풀면서 틀린 문제는 최ㅇㅇ 선생님의 고급 한국어 사전에 단권화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였고, 당초에는 방송 출연 전까지 10번을 보는 게 목표였으나, 생각보다 일찍 출연하게 되어 5번을 보고 나니 녹화일이 되었습니다.

달인 문제를 대비한 맞춤법 문제도 최ㅇㅇ 선생님의 맞춤법 책을 기본서로 공부하였는데, 정독으로 두 번 정도 보고 나니 접두사, 접미사, 의존명사의 띄어쓰기와 같은 기본적인 맞춤법은 해결이 되었지만, 복합어의 띄어쓰기나 어려운 어휘를 고르는 문제를 대비한 보충 학습이 필요했습니다. 선생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는 개개의 낱말이 가진 뜻 이외에 다른 뜻을 가지면 복합어가 된다는 원리를 숙지하고 있더라도 결국 표준국어대사전에 한 낱말로 등재가 돼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정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복합어를 판별하는 문제에 대비해서 기존에 출제된 문제를 다시 보며 출제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 낱말은 네이버 국어사전을 통해 검색 후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출제된 문제에 ‘새v학기’라는 표현이 나왔다면 네이버 국어사전의 ‘상세 검색’ 기능을 이용해 ‘~학기’로 끝나는 단어를 검색하면 ‘계절학기’, ‘신학기’와 같은 단어들이 나오게 되는데 반드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단어인지 확인 후 최ㅇㅇ 선생님 책에 옮겨 적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최근에 출제된 ‘구뜰하다’, ‘어살버살’과 같은 생소한 단어들은 어떤 기회로든 접할 때 마다 맞춤법 기본서에 적바림하였는데, 이번에 출제된 ‘홈홈하다’와 ‘애고대고’도 기본서에 정리했던 단어였습니다.


○ 출연 전화를 받은 날(2018.10.17.) ~ 방송 녹화일(2018. 10. 30)

방송 녹화 3주 전인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아들과 함께 2인 1조로 전남대학교 국어문화원에서 주최한 ‘광주시민 우리말겨루기’에 나가서 운이 좋게 대상을 받았는데, 마침 그날 같은 대회 전년도 대상 수상자이자 우리말겨루기에서도 몇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김덕순 님을 만나 우리말 겨루기 예심을 통과하고 출연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자, 우리말 겨루기 제작진들은 열심히 공부할 때는 연락이 없다가 공부에 손을 놓으면 귀신같이 알고 연락을 준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지금 손 놓고 있으면 갑자기 섭외 전화가 올 것 같다는 생각에 하루에 한두 시간이라도 꾸준히 공부를 했던 것이 갑작스러운 출연 섭외 전화 이후 2주간의 마무리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습니다.

작가님과 첫 통화 이후 녹화일까지는 정확히 13일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13일의 시간 중 9일은 미리 단권화해 둔 최ㅇㅇ 선생님의 고급 한국어 사전을 3번 보았고, 4일은 마찬가지로 단권화해 두었던 맞춤법 기본서를 3번 보았습니다. 휴식 시간에 틈틈이 정리해두었던 비유어(약 800개), 고사성어(약 600개)를 출력해 두었던 자료를 보고 아내가 뜻을 읽어 주면 낱말을 맞히는 방식으로 문제풀이의 감을 익힌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각적으로만 공부를 하다가 아내가 들려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 보니 정확히 외우지 못한 낱말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이때 틀린 낱말은 표준국어대사전 어플에서 다시 검색 후 화면을 캡쳐하여 두고 녹화일에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다시 보며 복습하였습니다.


○ 방송 녹화일(2018. 10. 30)

섭외 전화를 받고 녹화일이 될 때까지 13일의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볼 때는 항상 직전에 본 문제가 나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도 맞춤법 기본서를 다시 한 번 보았고, 그동안 공부하면서 틀렸던 단어들을 표준국어대사전 어플로 검색하고 캡처해 두었던 것을 다시 보면서 끝까지 감을 유지하고자 하였습니다.

방송국에 도착해서 대기실에서 함께 출연할 분들을 뵈었습니다. 방송 녹화가 끝나고 장시간 녹화로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얼른 집으로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에 함께 출연한 분들께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는데, 이 자리를 빌려 세 분과 pd님들, 작가님들, 그리고 엄지인 아나운서님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박경선 큰형님께서는 우리말 달인이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좋은 아빠가 되는 법을 알려주셨는데, 반드시 아버지 학교에 입교해서 가르침을 잘 받도록 하겠습니다!! 심우태 형님께서는 공부도 뒤로 하고 재밌는 방송을 위해 박신양 성대모사를 준비하셨고, 열심히 연습하신 만큼 대기실에서 반응이 최고였는데 정작 녹화에서는 너무 긴장하셨는지 준비하신 만큼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신 것 같아 옆에 있는 저희가 더 아쉬웠습니다. 김효린 님과는 자물쇠 문제를 함께 풀게 되었는데 5문제 중 4문제 맞힐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계셨는데, 자물쇠 문제 대결이 끝나고 나서 1단계에서 감점 걱정 때문에 선뜻 버저를 누르지 못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보니, 1단계부터 효린 님께서 적극적으로 버저를 누르셨으면 제가 우승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녹화를 마치고 집으로 내려가는 기차에서 문제를 복기해 보는데 신기하게도 제가 맞혔던 문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틀렸거나 다른 분들 덕분에 힌트를 얻고 푼 문제만 기억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녹화하면서 무아지경에 빠져 문제를 풀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래서 어제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녹화 중에 있었던 일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함께 출연하신 세 분께서 혹시나 언짢은 점이 있으셨다면 저 사람이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고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진 것 같아 공부법만 세 줄로 요약해 보자면

1. 어휘 공부는 확실한 기본서 한 권을 정한 후 충분한 분량의 기출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를 적바림하며 단권화 후 반복.

2. 맞춤법 공부도 확실한 기본서를 정독해서 맞춤법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고급 어휘와 복합명사는 문제풀이나 독서 등을 통해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대로 기본서에 적바림 후 반복.

3. 문제 풀이에서 틀린 낱말과 공부하면서 출제가 예상되는 낱말은 표준국어대사전 어플로 검색 후 캡처해서(갤러리에 별도의 앨범을 만들어 저장하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과 같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자주 눈에 익히고, 녹화 전에 복습.

정도가 되겠습니다.


우리말 겨루기에 발을 들이고 지난 1년 반 우리말 공부를 하면서 즐거웠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말과 함께하며 울고 웃는, 우리말 겨루기를 사랑하는 많은 시청자분들께도 언젠가 달인의 영광이 찾아오길 빌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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