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겨루기 776회] [연예인 우승 팀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 현자/홍준보(가수) 팀 우승 : 트로트 가수들이 우리말 실력이 좋은 이유
776회(2019.8.19.) [연예인 우승 팀 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현자/홍준보(가수) 팀 우승 : 트로트 가수들이 우리말 실력이 좋은 이유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입니다. 단,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현자/홍준보(가수) : 762회 출연. 출연을 위해 40여 권의 책을 봄. ⇒우승. 상금 2배 취득 (띄어쓰기 통과, 3단계 도전)
김정(가수)/유동부(제빵사) : 748회 출연. 김정은 본래 성악가/교수. 자작곡도 있음. 결과 : 3위.
조승구(가수)/김상영(암스쿨. 교수) : 751회(설날 특집) 출연. 조승구 9년 만에 암을 이김. 결과 : 2위
설하윤/차수빈(가수) : 765회 출연. ⇒결과 : 4위.
□ 출연자 속사화
-획득 점수 : 1250/350/400/300점 (출연 번호순).
아래는 762회 출연 당시, 현자/홍준보 조(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우승 조의 현자(66년생. 본명 양미정. 조용필과 생일이 같음) 님이 일반인도 쉽지 않은 ‘신예(新銳)’와 ‘나들이’ 등에서 다른 팀을 단연 압도하는 ‘희한한’ 실력을 보이길래, 방송이 끝나고 찾아보니 예전의 서울대 가정대 출신. 그런데, 달인 도전에서는 그 좋은 머리 쓰기를 너무 활용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흔히 쓰는 것들은 대체로 잘못된 것들이고 그래서 문제로 나온다고 앞질러 생각하는 바람에 오답을 2개씩이나 선택했다(늘이다/여매다).
홍준보가 왕년의 야구 심판 출신인데다, <전국노래자랑> 첫 출연(김천) 때 대상도 아닌 우수상 출신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노력은 뭐든 이뤄낸다!
현자 님이 23년 만에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대목에서 가슴이 뭉클했다. 타의/형편에 의해 학업이 중단된 것처럼 평생 한이 되는 것도 없다. 참, 이처럼 오랜 기간을 걸려서라도 졸업장을 쥘 수 있는 건 전두환의 공(?)이다. 예전 학칙에는 휴학/복학/재입학 등의 경우, 전체 기간이 10년을 넘길 수 없도록 돼 있던 것을 전두환 시절 그 제한을 없앴고, 제적의 경우에도 복적이 가능하도록 학칙 개정을 강압했다. 학생 운동 등으로 제적된 이들이 십 몇 년이 지나고서도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이었다.
현자 님은 어제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어설픈 섹시 댄스’를 시연했다. 하지만 어설프기는커녕 누가 봐도 50대 중반의 여인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작품도 훌륭했다. 당찬 노력은 의지력은 물론이고 몸의 움직임까지도 나이를 잊게 만든다.
조승구/김상영 조는 암 환자와 암 치료 교수 관계. 조승구는 갑상선미분화암 말기 진단 후 9년 만에 완치했고, 김 교수는 ‘암 스쿨*’을 운영 중이다.
* 암 스쿨 [http://www.amschool.co.kr] : 암 지식과 치료 경험을 나누고, 한국/미국/일본 등의 암 전문자료를 볼 수 있는 암 포털 사이트. 무료 이용 가능!
설하윤/차수빈 조는 둘이 같이 765회에 출연했지만, 우승은 지연 학생과 조를 이룬 설하윤이 했다. 설하윤의 우리말 실력이 상당했는데, 어제는 그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한 감이 든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김지연 학생은 일반인 겨루기로 출전해도 될 정도로 실력이 빼어났던 생각이 난다.
□ 트로트 가수들의 출연과 우리말
트로트 가수들이 주축이 된 잦은 연예인 출연에 대해서,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말이 있을 수 있다. 폐해도 있다. 하지만 좋은 취지 쪽으로 바라보면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이른바 요즘 ‘아이돌’이라거나 ‘뜨는 가수’들에게서 보이는 심각한 언어 훼절, 사고회로 훼손과의 관계다. 요즘의 비트로트 계열 노래 가사들을 지각 있는 어른들이 대하면, 심하게 말해서 기절초풍으로도 모자란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4월 762회에서 상세하게 다룬 바 있다. <왜 하필 트로트 가수들만 자주 출연하는가 : 트로트의 위상(位相)과 실체>라는 소제목에서... 그중의 소항목에서 다룬 내용을 전재한다. 좀 긴 편이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서다. 요즘 아이들의 노래 가사 실상과 문제점들을 실물로 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세대 차이(generation gap)를 넘어 세대 분리(generation separation)는 당연한 추세가 되었고, 세대 차단(generation block-off)으로까지 악화하고 있다. 요즘 도처에 ‘아이들이 보는(아는) 건 당연하고 어른들이 보거나 알면 이상한’ 현실/현상들이 차고 넘친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유튜브 화면들 몇 개만으로도...
https://blog.naver.com/jonychoi/221620860033
대한민국에는 세 개의 섬이 있다. 아이돌 그룹을 알아보는 세대, 중/장년층, 이른바 ‘꼰대들’이 각각 그 섬의 주민들이고, 세 개의 섬은 서로 둥둥 떠다닌다. 그 섬들을 이어주는 다리도 보이지 않는다. 자식이 부모의 뜻을 거스르는 건 일상이 되었고, 부모 역시 강요하다간 큰일난다는 걸 안다. 부모 봉양은 낡은 언어가 되었고, 그걸 기대하거나 강요하는 부모는 내쳐지는 식이다. 그런 섬(島)화 현상에 기름칠을 해대어 가속화시키는 것이 아이들과 젊은 층에 유행하는 노래 가사들이다. 그것들을 실물로 들여다보고자 함이다. 아래가 762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문제는 세대 차이를 넘어선 세대 분리, 계층 분리다
우리나라에서 심각했던 것은 세대 간의 의식/행동에서 벌어지는 간격, 곧 세대 차이(generation gap)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완전히 세대 간을 구분하고 분리하여 소통까지 포기하게 되는 세대 분리(generation separation)로까지 확산되었다. 거기에 계층 분리까지 가세하고 있다. 돈과 권력(金權)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에서 보이는 계층 분리(hierarchical segregation)가 주는 무기력증과 열패감까지 그러한 분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은 1%(3백만 명)가 부의 99%를 독식하는 데까지 나아갔지만, 우리는 다행히도(?) 그보다는 덜하게 1%(50만 명)가 부의 90%를 갖고 있다.
이 세대 분리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언어다. 언어는 사고의 도구다. 사고는 의식을 지배하고 행동(선택)은 의식에 좌우된다. 우리의 젊은이들 일상 사고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언어 중 하나가 노래 가사다. 가장 흔히 듣고, 따라 하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그 언어에 물든다. 세뇌된다.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그냥 쉽게 떠오르는 대로 얼마 전 남진/장윤정이 다시 부른 <가슴 아프게>의 가사는 이렇다.
당신과 나 사이에/저 바다가 없었다면/쓰라린 이별만은/없었을 것을/해 저문 부두에서/떠나가는 연락선을/가슴 아프게/가슴 아프게/바라보지 않았으리/갈매기도 내 마음 같이/목 메여 운다
이 노래의 정서는 이별을 가슴 아프게, 갈매기까지 데려다가 함께 바라보는 정도다. 그저 바다에다 모든 죄를 덮어씌우는 것으로 둘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순응한다. 쉽게 말해서 ‘저 바다’ 탓과 팔자소관이다.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요즘 가사를 보자. 아래의 것은 요즘 최단기간에 빌보드 200곡 1위에 올랐다는 BTS(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Feat. Halsey)>조차도 2위로 끌어내리고 국내에서는 1위에 올라 있는 블랙핑크의 <Kill This Love>라는 노래 가사다. 좀 긴 편이지만, 내용과 흐름 전개 파악을 위해 전체를 보인다.
천사 같은 Hi 끝엔 악마 같은 Bye/매번 미칠 듯한 High 뒤엔 뱉어야 하는 Price/이건 답이 없는 Test 매번 속더라도 Yes/딱한 감정의 노예/얼어 죽을 사랑해//
Here I come kick in the door/가장 독한 걸로 줘/뻔하디 뻔한 그 love/더 내놔 봐 give me some more/알아서 매달려 벼랑 끝에/한마디면 또 like 헤벌레 해/그 따뜻한 떨림이 새빨간 설렘이/마치 heaven 같겠지만 you might not get in it//
Look at me Look at you 누가 더 아플까?/You smart 누가? You are/두 눈에 피눈물 흐르게 된다면/So sorry 누가? You are//
나 어떡해 나약한 날 견딜 수 없어/애써 두 눈을 가린 채/사랑의 숨통을 끊어야겠어//LET’S KILL THIS LOVE//Feelin’ like a sinner/Its so fire with him I go boo hoo//
He said you look crazy/Thank you baby/I owe it all to you//Got me all messed up/His love is my favorite//But you plus me sadly can be dangerous//Lucky me Lucky you/결국엔 거짓말 we lie/So what so what//만약에 내가 널 지울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한글과 자투리 영어의 기괴한 동거다. 요즘 아이들이나 젊은이들, 심지어 40대 초반의 여성들까지도 따라 하기에 바쁜 노래들의 가사가 이처럼 한글과 자투리 영어가 뒤죽박죽 뒤섞여 있는 것이라는 걸 아는 50대 이후가 얼마나 될까. (예전에는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영어에다 콩글리시까지 가세하여 그야말로 개판이었지만, 요즘에는 버터 물 먹은 이들이 가세하여 조금 손질은 한다. 그래도 미국인 기준 중하층민들 언어가 주종이지만. 위의 가사 작업에는 싱어송라이터 베커 붐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두 번째로는 가사 내용과 지향이다. 부정과 불신, 방황, 중간지대로의 도피, 이도저도 아닌 무책임 또는 책임 회피, 일탈, 그리고 포기... 따위로 채워져 있다. 한마디로 ‘반쪽짜리 초콜릿’이랄 수 있다. 반쪽만 남겼거나, 남은 반쪽은 이미 먹어댄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일 듯한데 그걸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망설이는.
이런 성향은 이 한 곡에만 특유한 현상은 아니다. 이른바 아이돌 그룹이라는 아이들이 불러대는 노래 가사들의 공통점이다. 여기서 변주되면, 이런저런 골머리 아픈 거 다 떠나서 우리 둘이 그냥 함께 되자는 식이 된다. 그것도 여자가 먼저 그리 고백하는 것으로, ‘꼰대 세대’와는 정반대다. 언급한 BTS의 곡 중에 등장하는 가사 일부를 보이면 이렇다 : ‘I've waited all my life/네 전부를 함께하고 싶어/[중략]/I want something stronger/Than a moment, than a moment, love/Love is nothing stronger/Than a boy with luv’. 이걸 보고 도대체 love와 luv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의아해하는 건 ‘꼰대’다. 뭐 하러 그런 걸 따지나.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그냥 넘어가야 ‘쉰 세대’ 소리를 안 듣는다.
실물 생활에서는 성평등이 여성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듯도 하다. 요즘 노래들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 여성이다. 그것도 한 몸 되기 섹스 유혹에서 더욱 확실하다. 요즘 인기 가도를 달린다는 잔나비의 노래 중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있는데, 그 가사 일부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당신도 스윽 훑고 가셔요/달랠 길 없는 외로운 마음 있지/머물다 가셔요 음/내게 긴 여운을 남겨줘요/사랑을 사랑을 해줘요/[중략]/그러다 밤이 찾아오면/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중략]/미련 남길 바엔 그리워 아픈 게 나아/서둘러 안겨본 그 품은 따스할 테니/그러다 밤이 찾아오면/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 블랙핑크의 가사 중 His love is my favorite에서 보이듯, 이때의 사랑도 몸 사랑 쪽을 암유하고 있다. 사랑을 먹거리 따위로 바라보고 있다.
요즘 트로트가 상상 외로 뜨고 있다. 예전처럼 꼰대들 전용물이 아니라 십대/20대/30대에서조차도 노래방에서 그걸 부르는 일들도 벌어진다. 트로트 경연장도 뜨겁고, 우승자들의 행사 출연료는 하늘 높이 뛰어오른다. 그런 움직임들, 어쩌면 우리말이 통하는 덕에, 촌스럽다고 여겨 온 우리의 날것 정감이 그대로 소통되어서가 아닐까.
□ 출제된 낱말들
참고로 어제 출제된 낱말들을 보인다. 연예인용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것들도 적잖게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제 출제는 오랜 내공을 쌓아온 짝수 제작사에서 맡았다 : 눈인사, 무대, 도돌이표, 가창력, 출세, 상아탑, 눈도장, 갈채, (맞)맘속/애기/단둘/너머, 허깨비, 목말, 청순가련, 세월, 일가견, 일망타진, (관) 아닌 말로, 허리쉼, (속)무쇠도 갈면 바늘 된다, (맞)사단/사달, (맞)고난도/고난이도, (맞)오죽잖게/오죽찮게, (띄)일가친척/일가 친척, (띄)고향 땅/고향땅, (띄)또래 친척/또래친척, (띄)밤늦게/밤 늦게, (띄)뛰어놀았다/뛰어 놀았다, 의(誼)초롭다.
이 중 두 가지, ‘목말’과 ‘허리쉼’을 살펴보기로 한다. ‘목말’을 대부분 ‘무등’과 혼동하거나 제대로 모르고 있고, ‘허리쉼’은 익히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아니어서다.
-무등/등말/목말
흔히 쓰는 ‘무등’은 ‘목말’의 방언이다. ‘무동(舞童. 농악대/걸립패 따위에서, 상쇠의 목말을 타고 춤추고 재주 부리던 아이)’으로부터 유추한 것으로 ‘무동’(올라타는 아이)을 ‘무등’(행위)으로 착각한 것. ‘등말’은 출연자가 즉흥적으로 조립한 말. 등에 올라타는 말로 생각한 재치가 엿보였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자료를 전재한다.
◈어린애를 함부로 무등을 태우면 위험해: 목말의 잘못. 강원/경기/충북의 방언.
목말[명] 남의 어깨 위에 두 다리를 벌리고 올라타는 일.
무동[舞童][명] ①≒꽃나비. 조선조에, 궁중의 잔치 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던 아이. ②농악대/걸립패 따위에서, 상쇠의 목말을 타고 춤추고 재주 부리던 아이. ③북청 사자놀음에 등장하는 인물의 하나.
-허리쉼/허리펴/허리춤
공부하지 않은 이에게는 매우 낯선 고난도 어휘. 현자 님의 공부량이 짐작되는 대목이었다. 하기야 현자 님은 속담 ‘무쇠도 갈면 바늘 된다’를 답하면서 ‘우공이산(愚公移山)’도 같은 의미라고 해설까지 했다. 이 말도 실은 기출 낱말이다. 내 사전 자료를 전재한다.
허리쉼•[명] 허리를 써서 일을 하여 허리가 아플 때 잠깐 쉬면서 허리의 피로를 풂.
다리쉼[명] ‘다리쉬임•(오랫동안 길을 걷거나 서서 일을 하다가 잠깐 다리를 쉬는 일)’의 준말.
밭머리쉼[명] 일하다가 잠시 밭머리에 나와 쉬는 일.
□ 달인 도전 문제
-출제 성향 및 수준
달인 문제다웠다. 일반인들이 출연했어도 3단계까지 갔을까 싶을 정도로, 최소한으로도 중상급. 함정이 배치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맞춤법에서는 ‘오죽잖게/오죽찮게’. 띄어쓰기에서는 여러 개의 함정이 있었지만 대표적인 것으로는 ‘고향 땅/고향땅’과 출연자들이 마지막까지 고심한 ‘밤늦은/밤 늦은’. 이 두 문제도 실은 기출 문제라 할 것이 ‘고향 집’과 ‘밤늦게’의 꼴로 출제된 바 있고, 당연히 이곳에서도 다뤘다.
□ 달인 도전 1단계 : 맞춤법 문제
-사단/사달이 나다
기본적인 문제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1000명 중 999명쯤이 잘못된 ‘사단’을 지금도 애용하고 있다. 낱말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다. 내 책자 자료를 전재한다.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났군 : 사달의 잘못.
사달[명] 사고나 탈. ☜고유어!
사단[事端][명] ①사건의 단서. 일의 실마리. ②‘사달’의 잘못.
-고난도/고난이도 문제
기자들조차도 ‘난도/난이도’를 올바르게 구분하여 사용하는 비율이 열 중 하나도 되기 어려울 정도로 생각 없이 아무 데에나 애용하는 것이 ‘난이도’라는 말이다. 수능 시험이 끝났을 때 아무 신문/방송이나 유심히 살펴보라. ‘고난이도 문제’라는 괴상한 어법을 수도 없이 듣게 된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12720135
이 말들에 관해서는 내 책자 모두에, 그리고 이곳 맞춤법 관련 게시판 여러 곳에서 5회 이상 다뤘다. 맞춤법 책자 자료를 전재한다.
◈♣한자를 잘 모르면 이런 실수들을 다반사로 하게 된다!
○이번 시험은 고난이도 문제들이 많아서 점수들이 낮아 : 고난도의 잘못.
이번 시험은 난이도가 높아서 합격 점수가 낮아 : 난도의 잘못.
이번 시험은 난이도 조절이 잘된 편 : 맞음. 쓸 수 있음.
[설명] ‘난이도(難易度)’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 ‘난도(難度)’는 ‘어려움의 정도’. 따라서 매우 어려운 것은 ‘고난도(高難度)’여야 하며 ‘고난이도’는 논리적 오류를 포함하고 있어서 적절하지 아니하고 혼란스러운 표현. ‘난이도가 높다’는 말 역시 논리적 오류를 담겨 있음.
고난도[高難度][명] 어려움의 정도가 매우 큼. 또는 그런 것.
난도[難度][명] ①어려움의 정도 ②<운동>≒난이도(체조 따위의 경기에서, 선수가 구사하는 기술의 어려운 정도).
난이도[難易度][명]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
<이하 생략>
-오죽잖게/오죽찮게 생각하다
이곳에서 빈번하게 출제되는 유형의 문제. ‘-하다’가 붙은 용언 중 어간 받침이 ‘ㄱ’ 등일 때 축약 시 그 표기는 격음(ㅊ)이 아닌 평음(ㅈ)으로 표기한다는 원칙을 알고 있느냐를 묻는 문제. 맞춤법 문제에서는 최고 난도였지만, 원칙 공부를 해둔 현자 님은 짝꿍의 갸웃거림에도 끝까지 밀어붙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십여 회 가량 다뤘으므로, 해당 부분(자료량이 많다) 전재는 생략한다. 그 대신 ‘오죽잖다’에 들어 있는 의미 변전과 유사형이지만 ‘어줍’에서 ‘어쭙-’으로 표기도 변하는 ‘어쭙잖다’를 보인다. 이참에 확실하게들 기억해 두시길. 다시 출제돼도 고난도 문제에 든다.
◈가난뱅이 주제에 어줍잖[찮]게 무슨 외제차? : 어쭙잖게의 잘못. ←어쭙잖다[원]
일하는 건 어줍기만 한 게 금방 끝낸다고 어줍잖게 큰소리치기는 : 맞음, 어쭙잖게의 잘못.
[비교] 그처럼 어쭙기 짝이 없는 애를 어디다 쓰나 : 어줍기의 잘못. ←어줍다[원]
[설명] ‘하찮다/오죽잖다/대단찮다’ 등처럼 줄어들면서 본래의 뜻과 달라져 별개의 단어가 되는 게 적지 않은데 [예 : ‘오죽하다(정도가 매우 심하거나 대단하다)’ → ‘오죽잖다(예사 정도도 못 될 만큼 변변하지 아니하다)’], ‘어쭙잖다’의 경우는 앞말의 표기까지 ‘어줍-’에서 ‘어쭙-’으로 바뀌는 예외적인 경우임.
어줍잖다/어줍찮다[형] ‘어쭙잖다’의 잘못.
어줍다[형] ①말/행동이 익숙지 않아 서투르고 어설프다. ②몸의 일부가 자유롭지 못하여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다. ③어쩔 줄을 몰라 겸연쩍거나 어색하다. ¶아이들은 어줍은 몸짓으로 절을 했다; 첫아이를 낳은 엄마는 아이를 어줍게 안았다; 그 일을 안 한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낯설고 어줍기만 하다; 입이 얼어 발음이 어줍다.
어쭙잖다[형] ①비웃음을 살 만큼 언행이 분수에 넘치는 데가 있다. ②아주 서투르고 어설프다. 아주 시시하고 보잘것없다. ¶가난뱅이 주제에 어쭙잖게 자가용을 산대?; 어쭙잖게 취직하느니보다 막일을 하는 게 나을걸.
□ 달인 도전 2단계 : 띄어쓰기 문제
-출제된 문제 : 일가친척이고향땅에모여이야기를나누고또래친척들과아침부터밤늦은시각까지뛰어놀았다.
-정답 : 일가친척이 고향 땅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또래 친척들과 아침부터 밤늦은 시각까지 뛰어놀았다.
문제되는 부분들만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일가친척/또래 친척
‘일가친척’은 알다시피 ‘일가와 외척의 모든 겨레붙이’를 뜻한다. 흔히 쓰는 ‘친척’은 친족과 외척의 합성어 준말 꼴이다. ‘또래 친척’은 글자 그대로의 뜻뿐이므로,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지 않아도 되는 말. 흔히 쓰는 ‘친인척’은 아직 사전에 오르지 못했으나, 언중의 관행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근간 표준어로 등재될 듯하다. 현재는 준표준어 대우를 받는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만 올라 있다. 내 사전의 관련어 풀이를 전재한다.
연인접족[連姻接族][명] 친척과 인척의 총칭. ♣≪표준≫에는 ‘친인척’이 없음. 한자 뜻대로 ‘혼인으로 맺어지는 친족’이라면 인척만 해당됨. ☞‘겨레붙이’ 참고.
친척[親戚][명] ①친족과 외척을 아우르는 말. ②성이 다른 일가. 고종, 내종, 외종, 이종 따위를 이름.
일가친척[一家親戚][명] 일가와 외척의 모든 겨레붙이.
인아친척[姻婭親戚][명] 인아와 친척의 총칭.
인아[姻婭][명] 사위 쪽의 사돈과 사위 상호 간, 곧 동서 쪽의 사돈을 아우르는 말. 사위의 아버지를 ‘인[姻]’이라고 하고 사위끼리를 ‘아[婭]’라고 함.
인척[姻戚][명] 혼인에 의하여 맺어진 친척.
인척간[姻戚間][명] 혼인에 의하여 맺어진 친척 사이.
직계인척[直系姻戚][명] 배우자의 직계 혈족이나 자기의 직계 혈족의 배우자.
-고향 땅/고향땅
글자 그대로의 뜻뿐이므로 ‘고향 땅’으로 적는다. ‘고향 집’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향 집’에는 ‘시골집’의 의미도 들어 있다. 하루바삐 복합어로 처리돼야 할 말이다. ‘고향 집’은 기출 낱말. 예전에 상세히 다뤘으므로 자료 전재는 생략한다.
-밤늦은/밤 늦은
‘밤늦게’는 기출 낱말. ‘밤늦다’가 한 낱말의 복합어인 것은 밤이 실제로 ‘늦은’ 게 아니라, 글자 그대로가 아닌 ‘밤이 깊다’를 뜻하기 때문. 참고로, ‘밤늦도록/밤늦게까지’ 등도 한 낱말이다. ‘-도록’과 ‘-까지’는 각각 어미/보조사이므로.
◈지지난밤 밤 늦게 그 사람이 찾아왔어 : 맞음(‘이틀 전 밤’의 뜻), 밤늦게의 잘못.
지지난날 대낮에 : 그저께의 잘못. 없는 말. ⇐특정되지 않은 경우는 저지난날도 가능. 설명 참고.
두 주 전, 그러니까 지지난주에 그 사람을 봤지 : 지지난 주의 잘못. 없는 말.
[설명] ①‘지지난밤’은 ‘(하루) 지나고 또 지난 밤’이므로 이틀 전인 그저께 밤을 명확하게 이르는 말이고, ‘저지난밤’은 ‘며칠 지나기는 했는데 정확하게 며칠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2~3일 전 혹은 바로 며칠 전의 밤’이라는 뜻. 즉, ‘지지난-’은 ‘지나고 또 지난’이라는 뜻이므로 지나간 시간(날짜/달/해 등)이 명확한 경우이고, ‘저지난-’의 경우는 그 시간을 정확히 획정할 수 없는 경우에 쓰임. ☞‘저달’ 및 ‘저지난밤’ 항목 참조. ②‘지지난날/지지난주’는 없는 말. 각각 ‘그저께/지지난 주’의 잘못. 즉, ‘지지난주/다다음달/다다음해’(x)와 같은 말들은 사전에 없는 말이며 (특히 ‘다다음-’이 들어간 말은 합성어는 물론이고 ‘다다음’ 자체가 사전에 실려 있지 않음), 굳이 사용하려면 ‘지지난’이 관형사이므로, '지지난 주’와 같은 구 구성으로 쓸 수는 있음. ‘지지난-’의 합성어로는 ‘지지난해(≒재작년)/지지난달/지지난밤/지지난번’ 등이 있음. ☜[의견]그러나 ‘지지난주’가 배제된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표제어에 포함되어야 함. ③‘밤늦게’?는 한 낱말. ←밤늦다[형]. 따라서, ‘밤늦도록/밤늦게까지’ 등도 한 낱말임. (‘-도록’은 어미이고 ‘-까지’는 보조사임.)
[참고] 아주 오랜 옛날을 뜻하는 말로 흔히 ‘지지난날’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사전에 없는 말이며, 대신 쓸 수 있는 올바른 말은 ‘지난날’임.
지난날[명] ①지나온 과거의 날. 또는 그런 날의 행적. ②역사상의 한 시대.
-뛰어놀았다/뛰어 놀았다
‘뛰놀다’와 같은 말로 한 낱말의 복합어로, ‘1.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놀다. 2. 맥박/심장 따위가 세게 뛰다.’를 뜻한다. 복합어인 이유는 2번째 뜻이 글자 그대로가 아니라서다.
이 띄어쓰기 문제 풀이에서는 현자 님 대신 홍준보 님이 도맡았고, 망설임이 드물었다. 상급의 문제 ‘밤늦은’을 빼고는... 둘이서 공부 분야를 분담한 듯하다. 둘이서 40여 권의 책자를 훑었다는 말이 다시 한 번 더 짙게 울렸다.
□ 달인 도전 3단계 : 고난도 낱말 문제
이 3단계 문제가 실물로 모습을 보인 게 이번이 3번째이던가. 이번에는 지난번의 '감쪼으다'보다는 반 단계쯤 낮은 편이랄 수 있는 말, ‘의(誼)초롭다’가 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하 3단계 낱말 문제다운 고난도를 과시했지만.
이 말에 들어 있는 한자어 ‘의(誼)’는 사실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그 집 형제들은 의가 좋다; 의좋은 남매’ 등에서처럼. 그럼에도 그 의미를 깊이 공부해두지 않은 사람으로, 시간의 쫓김까지 있을 때 ‘의초롭다’에서 그 ‘의(誼)’를 생각해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내 사전의 뜻풀이를 전재한다. 낱말 공부를 할 때 관련어들을 모아서 공부해 두면, 굳이 힘들게 암기하지 않아도 된다.
의초[誼-][명] ①동기간의 우애. ②부부 사이의 정의(情誼).
의초롭다•[誼-][형] 화목하여 우애가 두텁다.
의[誼][명] ≒정의[情誼](서로 사귀어 친하여진 정). ¶그 집 형제들은 의가 좋다.
의좋다[誼-][형] 정의(情誼)가 두텁다. ¶의좋은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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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출연이었지만, 일반인 수준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멋진 한판이었다. 우승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더구나 우승자가 달인 도전 3단계의 문까지 여는 멋진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일반인들에게도 귀감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8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8년 초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습니다.
세 번째의 개정판(736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합니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고요.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15 년이 넘는다.
게다가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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