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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연장 전도사’가 된 까닭: ‘미리 준비하는 장례 문화!’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20. 7. 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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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원본은 이곳에 있다. 사진 등이 배꼽으로 나온다면...: blog.naver.com/jonychoi/222025480204

 

 

내가 ‘자연장 전도사’가 된 까닭: ‘미리 준비하는 장례 문화!’

내가 ‘자연장 전도사’가 된 까닭: ‘미리 준비하는 장례 문화!’​ 대한민국은 묘지 공화국이다​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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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연장 전도사’가 된 까닭: ‘미리 준비하는 장례 문화!’

 

대한민국은 묘지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묘지 공화국’이라고도 하는 이들이 있다. 그만큼 기존의 매장식(봉분) 장례 문화의 폐해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에는 2020년 6월 현재 대한민국 인구 추계 5,178만 명의 40%에 이르는 약 2100만 기의 묘가 있고, 묘지가 차지하는 면적은 1,087㎢로 전 국토의 1%, 곧 여의도의 120배나 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수원시 면적보다 9배나 넓고, 전국 도로 면적(3,251㎢)의 1/3쯤 된다.

 

또 이 묘지들의 평균 면적은 15평으로, 국민들의 평균 주거 면적인 4.3평보다도 훨씬 넓다. 다시 말해서 죽은 이들이 산 자들보다도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은근히 심각한 문제는 묘지들 중 약 40%가 무연고자 묘지라는 점이다. 매장만 덜렁 해놓고 그 뒤로 돌보지 않아서 땅만 차지하고 있는 묘들이 점차 늘어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매장 문화의 폐해

 

묘지에 의한 국토 면적의 잠식도 문제지만, 과거의 추세대로 한 해에 20만 기 가깝게 묘지가 늘어나면 수도권 주변의 묘지들은 이내 포화상태가 되고 곳곳에 새로운 사설 묘지 개설용 토지 허가가 이뤄져야 한다. 그 사설 묘원(墓園)에 안장하려면 만만찮은 이용료도 부담해야 한다.

 

 

YS 시절 호화 분묘가 사회적 지탄을 받고 관계기관의 법적 단속망에 걸려든 적이 있다. 당시 대표적으로 한보 그룹의 정태수, 기아 그룹의 김선홍 회장 등이 매스컴에 오르내렸다. 그 뒤 우연인지는 몰라도 그 두 사람의 말로는 비극으로 끝나는 바람에, 명당 자리에 묘를 쓰면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는 미신이 무색해졌다. 한 사람은 이국땅에서 무연고자가 되어 900불짜리 싸구려 입관으로 처리되었고, 또 한 사람은 IMF 때 문제가 되어 7년 동안의 수감생활을 했다.

또 가족묘지 법정 면적인 150평을 네 배 이상 초과한 600여 평을 조성하여 부모를 모셨던 조중훈 회장의 자손들은 알다시피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노년을 보내고 떠났거나, 자식들은 볼썽사나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된 상세판은 이곳에 전재한 바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625947786]

 

 

<사진> 무연고자로 처리된 정태수 회장의 최후 모습. 아들이 있었음에도 두 사람 모두 가명을 사용한 가짜 여권으로 도피 중이어서 현지에서는 무연고였다. 사진=뉴스1

 

이런 행태들은 과시와 허례허식의 표본이다. 그러한 그릇된 풍조를 사회에 조장하는 헛된 일들이다. 금전적으로도 낭비이고 그러한 호화 장례의 뒤끝은 가족/친족 간의 불화를 낳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모실 때는 그처럼 법석이던 것들이 세월이 흐르면 대다수가 무연고 묘로 내쳐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대책은 화장과 자연장 확대, 그리고 그걸 대세화하는 운동

 

우리나라의 화장률은 98년 말까지 23%에 불과했지만, 다행히도 점증하여 2019년 현재 85%를 넘어섰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는 매장을 선호한다. 똑같은 유교 문화권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일본의 화장률이 각각 100%와 97%에 이른 것에 비춰보면 앞으로도 좀 더 나아가야 한다.

 

화장을 한 뒤에도 봉분식 매장을 하는 것은 문제다. 요즘은 각종 공원 묘원에서 채택하는 평장(平葬)이나 납골당(봉안당)에 모시는 방식 등도 첨가되어, 과거에 비하여 묘지 면적을 넓게 차지하지 않는 유골 상태로 처리되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해법은 자연장(自然葬)이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유골의 골분(骨粉)을 수목·화초·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하는 것’을 이른다. 그에 따라 수목장(樹木葬), 화초장, 잔디장 등으로 그 종류를 세분하기도 한다. 당연히 자연장에도 단독(개인)형과 가족장(家族葬)이 있다. 그중에는 이것들을 복합하여 가족장으로 꾸민 곳들도 있는데, 그것을 정원형(庭園形)이라 부르기도 한다. 충북의 <옥천군 가족 자연장지>는 소규모지만 전체가 이 아담한 정원형으로 돼 있다.

 

 

<사진> 좌로부터 잔디형, 화초형, 정원형. 장소:제주 한울누리공원. Ⓒ최종희

 

현재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호국원(護國院)들의 묘지도 일종의 자연장 유사형이라 할 수 있다. 유골을 잔디가 깔린 땅에 안장한 뒤 그 앞에 일정한 크기의 비석을 세우고 있다.

 

자연장은 천편일률적인 묘원식(墓園式) 매장이나 답답한 납골당/봉안당 모시기와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최대의 장점은 묻혀서도 자유로우며 탁 트인 공간에 머무르게 되므로, 찾아오는 가족들의 가슴 안까지도 가볍게 해준다는 것일 듯하다. 돌아가는 후손들도 답답해하지 않으며 무거운 마음을 벗고 간다. 게다가 차지하는 면적도 지극히 적다.

 

그 다음은 조성이나 유지비가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을 들 수 있다. 현재 장례 비용은 평균 1400만 원 정도로 조사되고 있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장지 관련 비용이다. 고가의 사설 공원묘지일 경우는 평균 비용을 훨씬 상회할 정도의 비용이 추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공설 자연장지를 이용하면 그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각 지역마다 운영 방식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보이지만 1회 이용 30년일 때 현재 그 사용료는 대략 30만 원(관내) ~ 45만 원(관외)일 정도로 대단히 저렴하다. [연장이 없는 45년의 경우에는 45만 원(관내) ~ 120만 원(관외)].

 

자연장지의 종류와 요건

 

자연장지는 그 운영 주체에 따라 국가/지자체의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사설 자연장지라 하는데, 개인·가족 자연장지, 종·문중 자연장지, 법인 자연장지의 세 가지가 있다.

 

개인·가족 자연장지는 면적이 100㎡ 미만인 것으로 1구의 유골을 자연장하거나 『민법』에 따라 친족관계였던 자의 유골을 같은 구역 안에 자연장 할 수 있는 구역을 말한다. 2009년 64개소이던 것이, 2010년 96개소, 2011년 151개소, 2012년 322개소, 2013년 427개소로 2009년 대비 약 5배 이상 빠르게 늘고 있다.

 

개인·가족 자연장지는 조성 후 30일 이내에 지자체에의 신고만으로 된다. 다만, 조성 전 해당 토지 위치를 반드시 해당 관청에 확인하는 게 두벌일을 막아준다. 묘지 조성이 허용된 곳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고 때 갖추어야 할 서류는 다음과 같다: ①평면도, ②자연장지 소재지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도(약도) 또는 사진, ③사용할 자연장지의 토지가 신고인의 소유임을 증명하는 서류 또는 토지소유자의 사용승낙서(타인 소유 토지에 설치하는 경우만 해당), ④가족관계증명서(가족 자연장지만 해당)

 

종·문중 자연장지는 모든 면에서 개인·가족 자연장지와 유사하나 면적이 2,000㎡ 이하로서, 조금 너른 편이다. 이 또한 꾸준히 증가하여 2011년 171개소, 2012년 279개소, 2013년 371개소로, 2011년보다 200개나 늘었다.

 

참고로 현재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설 자연장지는 41개소인데, 전국 대부분 지역에 산재하고 있다. 상세한 내역은 다음 사이트에 가보면 알 수 있다 : http://www.kfcpi.or.kr/infoMadang/funeral_fac.do?cid=c22141

 

일례로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경기 광주 신월 자연장지> (http://love.gjcity.go.kr/Adult/life/c1_3_6.asp)를 이용할 수 있는 요건은 아래와 같은데, 다른 곳들도 비슷하다:

 

- 사망 당시 광주시에 주민등록상의 주소를 두고 6개월 이상 거주한 자(사망자 관내 거주)

- 광주시에 주소를 두고 6개월 이상 계속하여 거주한 직계자녀가 장사 시설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사망자 관외 거주)

- 관내에 봉안된 개장 묘지는 연고자가 관외라도 사용 가능함.

- 연고자가 관내 거주자라도 관외에 봉안된 유골은 사용하지 못함

 

해답은 미리 준비하기

 

자연장 문화에 동참하는 가장 좋은 길은 사망자 또는 그의 유족이 사전에 미리 준비해두는 일이다. 가장 좋은 것은 사망 전 해당자가 사전의향서를 간단하게 작성해두는 방식이다. 죽음 전 생명 연장 치료 여부, 화장/매장, 자연장... 등등에 관하여 당사자의 의사를 서면으로 확약하는 것이다. 장례만을 떼면 사전장례의향서가 되고 치료 부분만을 따로 작성할 수도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역은 이곳에 설명해 둔 바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690556784

 

이러한 준비와 관련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는 곳도 있다. 바로 보건복지부 산하의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서 관장하는 e하늘 TV에서 시행하고 있는 <미리 준비하는 장례 문화> 운동이 그것이다. [유튜브로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도 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ofFYOU5S1nUUK8ofr9M2FQ?view_as=subscriber

 

 

일반 인터넷 접속으로도 가능하다. 같은 원에서 별도 페이지로 편성하고 있는 <e하늘 장사 정보 시스템>에 모든 자료가 있다[장례식장/화장장/봉안시설/자연장지 등]. 특히 이곳에서 전국의 화장장(1129개소) 예약 관리 시스템도 운영한다. 예전과 달리 화장장 예약은 상조 회사 등에서는 불가능하고 반드시 직계존속들이 직접 해야만 한다. 유선 예약도 가능하다. [1577-4129기억 요령: 보건복지부 복지 관련 번호 129 앞에 4(死) 자를 덧붙인 것]

 

 

 

 

 

이런 장례 관련 얘기를 하면 대뜸 무거운 얘기라면서 기피부터 하려는 이들이 있다. 닥치면 다 하게 돼 있다면서... 그건 게으른 자들의 입에 발린 핑계에 불과하다. 죽음도 인생의 한 과정이다. 미리 알아두는 것이 당황과 실수, 그리고 비용과 가족 불화까지도 막아준다. 예를 들면 화장장에 가기 전 사망진단서 발급은 필수다. 그걸 잊고 간 뒤에 따로 급히 차를 몰아 병원을 오가는 이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화장장도 예약에 순위 다툼이 치열할 수도 있으니, 별세 즉시 화장장 예약부터 해두어야 안심이다. 예약은 해당일 00:00시부터 받기 때문에 전화기 앞에서 그 시각을 기다리는 이들도 꽤 된다.

 

장례용품에서 바가지를 쓰고도 찍소리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떤 이들은 망자를 모시는 일이고 평생 한 번의 일인데 돈 얘기로 얼굴 찌푸리지 말자면서 물러서기도 한다. 나쁜 업자들은 그걸 노려서 바가지를 씌우는 일도 잦다. 엄밀히 살펴보면 인생살이에서 평생 여러 번 겪는 일은 단 한 가지도 없다. 현재의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듯, 모든 건 일회적이다. 평생 한 번이란 말에 귀가 얇아지면 지갑도 쉽게 얇아진다. 장례용품의 종류와 시중 일반 통용 가격 정보 등도 그곳에 가면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다.

 

나는 당연히 자연장이다. 장지도 이미 꼽아 두었다. 가족장지로. 또 나는 가족들에게 가는 길에서의 낭비도 절대 금물로 해 두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유서에 그렇게 적었다. 내가 작년의 글에서 100만 원으로 아름답게 내 장례를 치룬다고 큰소리를 친 것도 다 ‘미리 준비’를 해둔 덕분이다. 나는 시신 기증 절차까지도 끝내 두었다. 이와 관련된 상세한 얘기들은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690556784

 

일반적으로 하수도 요금이 상수도 요금보다 비싸다. 뒤처리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장례 비용이 결혼 비용에 비하여 평균적으로 200만 원 가량 비싼 것도 만만찮은 뒤처리 비용 탓이다. 그런데 이 비용도 미리 준비하기에 따라서는 큰 폭으로, 심지어는 총 비용을 100만 원 안쪽으로 줄일 수도 있다. 저 위에 든 나의 사례에서처럼, 생각을 바꾼 뒤 실천만 하면.

 

내가 걷어붙이고 ‘자연장 전도사’가 된 이유. 그것은 내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나마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는 유익한 쓰임이 되고 싶어서다. 나는 자연장에 대해 A부터 Z까지 알고, 유언장도 오래 전에 써두었으며, 사전의료/장례의향서도 다 써두었고, 사후에 필요한 서류들을 찾기 위해 헤매지 않도록 모든 것들을 파일 한 권에 정리해 둔 지도 오래다.

 

그런 실무적인 것들 하나하나를, 내가 이미 해두고 있는 것들을 모든 이들에게 전파하고 싶다. 전국의 강연장에 서기도 하고, 관련 기관의 캠페인 등에도 걷어붙이고 참여하면서... 내가 잘 알고 잘하는 분야에서 내 나름대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그리할 수 있는 힘과 열정이 남아 있을 때.

 

잘 죽으려면 (혹은 이런 말이 어떨지 모르지만, 마지막 떠나는 일도 깔끔하게 해내려면), 기획을 잘해야 한다. 미리 잘 준비해 놔야 한다. 죽는 일까지도 일은 일이니까. 그걸 자신이 미리 해놓을 수만 있다면 당연히 해놔야 한다. 미안하지만 선택 사항이 아니다. 의무 사항이다.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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