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를 별로 안 좋아한다. 먹는 건 참치 종류가 주종이고 대방어도 조금 먹는다. 물론 다금바리와 같은 능성어 계통도 조금 먹지만 허겁지겁 먹는 쪽은 아니다. 사실 내가 걷어붙이고 작심하고 잘 먹는 건 갑각류다. 대게나 킹크랩, 바닷가재, 꽃게류는 다릿살까지 다 발라먹는다.
그 대신 생선튀김과 생선구이를 무척 좋아한다. 종류 불문 하고 구이를 제일 좋아하고 튀김도 잘 먹는다. 이 생선튀김과 구이는 나처럼 생선은 좋아하지만 회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겐 딱이다. 예컨대 나는 갈치회는 아예 입도 안 대지만, 갈치 튀김이나 구이는 엄청 잘 먹는다.
그런 생선튀김과 구이 중에서 오늘 얘기하고 싶은 것은 제주(도)우럭이다.
그런데, 육지 사람들이 내려가서 제주 사람들이 하나같이 우럭이라고 하는 걸 대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흔히 보던 회갈색 우럭이 아니라 붉은색 계통이라서다. 하기야, 우리나라에서의 생선 명칭은 가는 데마다 다르다. 그만치 방언(사투리)이 더 많이 실제로 쓰인다. 오늘은 그 제주(도)우럭 얘기를 잠깐 하기로 한다.
'제주(도)우럭'은 대부분 붉다. 그것들의 표준어 명칭은 각각 '쏨뱅이'와 '붉은쏨뱅이'다. 둘 다 붉은 색 계통인데 붉은쏨뱅이는 배쪽이 흰색이다. 그래서 다른 부분의 붉은색이 강조돼 보인다. 하지만, 둘 다 맛에서는 그리 차이 나지 않는다. 붉은쏨뱅이가 대체로 쏨뱅이보다 크다. 60cm를 넘기는 녀석도 나온다.
사진: 쏨뱅이들. 대체로 15cm 전후가 많고 30cm짜리도 있다
사진: 붉은쏨뱅이. 배 쪽을 보면 흰색이다. 쏨뱅이에 비해서 흰색이 뚜렷하다. 큰 녀석은 60cm도 있고 대체로 20cm를 훌쩍 넘긴다
사진: 붉은쏨뱅이 전시장(?). 갖가지 크기들이 모여 있다. 그만치 크기들이 다양하다.
흔히 말하는 '우럭'의 표준 명칭은 '조피볼락'이다. 그런데 이 녀석들은 어디서 서식하느냐에 따라 몸 색깔이 조금씩 다른데, 표준 색은 회갈색이다. 회색빛이 짙은 경우에는 까만색으로도 보이지만 기본 색깔은 어두운(까맣게도 보이는) 갈색이 섞인 회색이다.
사진: 흔히 '우럭'으로 부르는 조피볼락의 기본 색깔들
사진: 위 왼쪽이 개볼락이고, 아래 사진이 불복락
우리가 흔히 '열기'라 부르는 것들이 있다. 매운탕이나 구이 등으로 즐겨 먹는다. 그것들의 표준 명칭은 저 위의 쏨뱅이이거나 위 사진 속의 불볼락들이다.
정리한다. 흔히 '우럭'이라 부르는 회색의 생선은 '조피볼락'의 방언이고, '열기'라 부르는 것은 '쏨뱅이'일 때가 많다. '제주(도)우럭'은 거의가 '붉은쏨뱅이'들이다.
아주 간단하다. 튀김이든 구이이든 내장은 제거하는 게 좋다. 구이의 경우 그냥 굽는 이도 있지만, 먹을 때 그걸 제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므로 처음부터 처리하고 요리하는 게 좋다. 지느러미나 등 가시 등은 그냥 둬도 된다. 요리 후엔 잘 부스러지니까.
튀김이든 구이든 칼집은 두세 번 정도 내주는 편이 좋다. 큰 것은 그 두 배 정도로, 적절히. 고루 익고 나중에 양념장을 뿌릴 때 잘 스며들게 한다.
튀김용은 크지 않은 것들(15cm 안팍)이 좋다. 맛도 그렇지만 너무 크면 기름을 많이 부어야 해서다. 구이는 커도 괜찮지만, 너무 크면 대형 불판이 필요하므로 불판 사이즈에 적절한 크기를 고르는 게 좋다.
2인용이라면 튀김은 작은 것으로는 4~6마리, 중짜로는 4마리면 족하다. 구이는 두 마리면 된다.
양념장: 간단하다. 진간장 약간(3큰술 정도)과 잘게 썬 청양고추면 족하다. 얇게 썬 실파를 조금만 얹고, 양념장을 뿌려내면 끝.
먹는 법: 가장 좋은 건 한 마리씩 손으로 집어들고 뜯어 먹는 것. 젓가락으로 깨작거리면 좀 그렇다. 손이야 먹고 나서 비누로 씻으면 되는 거고. ㅎㅎㅎ
-온초 최종희(25 Sep.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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