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슴다... 대신
시계꽃이 피었슴다!임다.
하지만, 무척 왕창 신나는 일임다.
울집에 어제 오후 느닷없이 활짝 피었슴다.
아래 사진은 어제 오후, 마마님께오서 반가우셔서 찍었다는데
저는 그것두 모르고, 오늘 아침 해뜨기 전에 찍어봤슴다.
(역쉬 예술쪽으로 강하신 마마님 사진이 헐 낫슴다. ㅎ히)
시계꽃 봉오리들이 10여일 전부터 주렁주렁 매달리기 시작했는데
좀처럼 꽃을 보여주지 않으려 들어서
저 상태로는 주말쯤이나 되어야 꽃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아 느닷없이 꽃이 활짝 핀 검다요.
마치 시계뚜껑이 열리듯 말이죠.
그래서 시계초인지도 몰겄슴다.
사실은 시계꽃 모양이 꼭 시계 닮았습니다. 초침판까지도 있슴다.
분침/초침도 있구여... 그리고, 젤 희한한 것은 녀석이
해가 떠올라 방향을 바꾸는 것에 따라 약간씩 그 모양이
변하기도 함다... 희한함다.
입맛 돋구는 향도 은근하구여... 그 바람에 그 달큰한 꿀향 먹으려고
잔개미들이 몰려드는 게 약간 흠.
* 가장 특이한 것으로는 녀석들이 꽃을 피우고 나면
제 스스로 꽃잎을 닫아 모은 뒤, 스스로 떨어져 내리는 것.
꽃들이 지기 전 제 힘으로 꽃잎들을 닫고 빗장을 거는 건 처음 봤슴다.
녀석들의 개화와 폐화(閉花?) 모습을 보여드리면 이렇슴다.
1) 꽃봉오리가 맺힙니다. 개화까지는 최소한 1주일 이상 걸립니다.
2)꽃받침이 먼저 열립니다. (맨 아래 녀석) 순식간에 열리기 때문에
지키고 서 있지 않으면 그 광경을 볼 수가 없습니다.
3) 활짝 꽃이 열립니다. 역시 순식간이라서, 녀석의 개화모습을 목도하려고
지켜 서 있기도 해봤는데요.
몇 분도 안 되게 잠시, 한 눈 판 사이에 화알짝 해버리더만요.
4) 한 이틀 정도 꽃을 매달고 있다가, 이처럼 제 스스로 꽃을 닫습니다.
제 손으로 꽃잎을 오무려 문 걸어잠그는 녀석은 첨 봤습니다.
(해 지면 꽃문 닫고 아침에 다시 여는 것과 달리, 한 번 닫으면
절대로 다시 열지 않는 게 다릅니다. 무쟈게 독한(?) 뇨자 보는 듯함다.)
5) 그리고는 더욱 독종인 것이 제 손으로 꽃잎들을 다 떨어냅니다.
꽃잎 한 장도 안 남기고 죄다 깨끗/말끔하게 정리해버립니다.
정말이지 무쟈게 독한 넘임다. 제 손으로 제 목을 뎅겅 하다니... ㅎㅎㅎ
6) 아래 사진에는 꽃 핀 놈, 문 닫은 녀석, 떨군 녀석이 죄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꽃들이 조랑조랑 한참 매달려 있는 모습임다.
이 시계꽃은, 지가요 서너 해전에
서산땅쪽의 '세계식물전시관'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는,
그렇지만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어수선하게 관리되고 있는,
어떤 식물원에 갔다가 처음 대했는데,
그때부터 지가 짝사랑에 빠진 꽃임다.
작년에도 녀석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한 곳에 있는 녀석은 워낙 대물이라서, 옮겨오기가 그랬슴다.
올해 드디어 당진 꽃집들을 탐방 끝에,
오래도록 안 팔려서 한 쪽 구석으로 내쳐진 채
물도 제대로 얻어먹고 있지 못한 불쌍한 녀석이 있기에,
얼른 달려들어 담뿍 안아들고 왔습죠.
그게 달포 전 일임다요.
그 뒤로 밖에 내놓고 욜심히 하루 한 번꼴로 물을 주고
볕을 쐬도록 했더니만,
잎과 줄기가 늦은 기지개를 켜며 돋고 피더니만요.
그러더니, 저처럼 왕성하게 꽃망울들을 매달기 시작하고,
어제 드댜 한 송이를 피워냈슴다.
녀석은 브라질이 고향이랍니다.
하지만, -5도까지의 내한성을 보일 정도로 질긴 덩굴식물임다.
꽃도 아주 오래 번차례로 피워올린다 하니
한 여름에서 가을까지
실컷 녀석 모습을 대할 수 있을 듯합니다.
되게 기쁨다요. 평소 맘에 두고 있던 뇨자를
통째로 담뿍 안아든 것만 같슴다.
남들이 보든 말든 뽀뽀도 하고, 더듬을 데는 안 빼놓고
다 더듬을 작정임다.
내한테 저리 크게 윙크해대면서, 속살 내보여주고 있는데요, 모... ㅎㅎㅎ
참고자료를 아래에 붙였슴다.
그 중 덧대기라고 한 건, 지가 보탠 겁니당.
즐감들 하시라요. ㅎㅎㅎ [22 May 2008]
- 최종희
[참고자료 1] 시계꽃 (*Passionflower)
영 명 : passionflower, maypop
과 명 : 시계풀과
원산지 : 중남미
개 화 : 4월 ~ 10월
식물학적 특징:
시계풀의 속명은 passiflora로 중남미 원산의 상록 다년생의 덩굴성식물로 원산지에서는 반그늘의 건조한 지역과 관목들 사이에서 자라는데 숲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생육한다.
겨울에는 지상부가 말라죽지만, 이듬해 다시 새순이 자라 자라는 내한성이 강한 식물로
큰 보라색의 꽃과 maypop이라 불리는 식용열매가 달린다. 이 열매는 우리나라 야생
다래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꽃은 늦봄부터 가을에 걸쳐 개화한다. 약 5~8cm정도의 폭을 가진 꽃이 피는데, 5장의
꽃잎(petal), 5장의 격막(septal)이 있고 색깔은 흰색이나 연보라색이다. 실모양을 하고
삥 둘러 있는 연보라 부관은 씨방을 받치고 있는 자루 주위로 5개의 수술을 갖는다.
꽃에서는 멜론향이 난다.
시계풀이라는 이름은 꽃이 시계의 문자판 모양으로 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최음효과가 있어 passion flower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passionflower (그리스도 수난 꽃이라는 뜻)라는 이름은 스페인의 선교사들이 꽃을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힘에 비유한 데서 유래한다.
5개의 꽃잎과 5개의 격막(포)은 유다와 베드로를 제외한 10명의 제자를 나타내고 보라색의 코로나(부관)은 가시면류관을 나타내고 긴 씨방은 예수의 술잔을 나타낸다. 5개의 수술은 예수의 다섯 군데 상처를, 잎은 예수의 상처받은 손을 나타낸다. 꼬인 덩굴손은 예수를 묶는데 사용된 끈을 나타낸다.
과실은 둥근 모양의 장과 (포도와 같이 과즙이 많은 종류의 과실이라는 뜻) 로 평균 길이 8cm 정도이며 연노랑이나 오렌지색을 띤다.
* 덧대기
1) 원명 : passiflora incarnata 수난현신화
2) 그리스도의 수난을 영어로는 The passion으로 표기한다.
그 때문에 이 꽃의 표기를 passion flower로 떼어서 표기하면
정열화(情熱花)가 되기도 한다.
[참고자료 2] 시계초의 변이종과 형제들
자수정 시계초
콘스탄스 엘리엇 시계초
붉은시계초
violacea passionflower
벨로티 시계초... 울집 사진으로 위에 보인 것이 바로 이 종임다요.
[출처] 자료사진들은 www.imhe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