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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3년을 함께 지냈던 두꺼비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3. 1. 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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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서 3년을 머물 때, 우리와 함께 한 것들 중에

두꺼비도 있었다. 토토, 방글이, 싱글이 외에도.

 

 

 

바로 이 녀석이다.

 

이사 첫 해, 늦봄 무렵에 텃밭에서, 마루와 비슷하게 아래 공간을

띄운 베란다 아래쪽으로 어슬렁거리며 움직이는 녀석을 대했다.

아침 저녁으로.

 

 

유심히 관찰했더니 녀석은 저녁 무렵이면

6쪽으로 나누어 놓은 텃밭 중 내 소관인 당귀 밭으로 움직였다.

그 안에서 놀고 먹고 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그 옆의 마나님 소관인 배추 밭이나 내 소관인 도라지 밭 등도

제 영역이었을 듯하고...

 

 

그리곤 아침이면 베란다 아래, 마루 밑처럼 띄워 놓은 공간에 쌓아놓은

장작 토막들 아래로 들어가셨다.

아마도 낮엔 활동을 멈추시고 쉬시는 모양...

 

그렇게 해서 세 해를 함께 지냈다.

 

회사원 생활을 접고, 장모님 병간을 위해  

이곳 파주로 허겁지겁 떠나온 지도 벌써 두 해 반이 넘었다.

 

이제 정신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나니

녀석 생각이 난다.

흔히 말하는 업두꺼비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현물 재물로 우리에게 재산을 늘려 주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우리에게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큰 재산을 주었다.

 

농가 주택 구입과 개조 경험. 그리고 우리 손으로 원두막도 짓고

대형(12자 x 12자) 평상도 우리 손으로 뚝딱거려 만들었다.

거기에 텃밭을 이용한 농사 연습과

100종을 채웠던 온갖 풀꽃과 나무 가꾸기.

연탄 화덕을 이용하여 수시로 생선/떡/고기 구워먹고

드럼통을 반으로 쪼갠 야외 바베큐 기구는 그 얼마나 애용되었던가...

 

 

 

왼쪽 사진은 농가 주택 구입 시 집 바깥에 있던 소형 창고 겸 간이 화장실.

집 뒤편으로 두 칸짜리 창고가 또 하나 있기에 우리는 즉시 그걸 철거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토토(스탠더드 푸들), 방글이, 싱글이(몰티즈 종)를 위한

집을 지었다. (오른쪽 사진)

 

이쁘게 펜스를 만들고, 조립식 장난감 가게에 가서 가장 큰 어린이집을 사다가

토토 녀석의 집으로 삼고, 방글이를 위한 집도 넣어 주었다.

여름철 햇볕 더위에 고생하시지들 말라고 파라솔까지 비치하고.

그랬더니 동네 사람들이 개 집이 아니라 <개 별장>이라고들 했다. ㅎㅎㅎ

 

 

왼쪽은 우리 손으로 지었던 쉼터(원두막).

4면에 천막 비닐로 커튼을 만들어 비가 오면 내려 가릴 수 있도록 머리도 썼다. ㅎ

 

그 안의 평상은 6자짜리 두꺼운 베니어 두 장을 이어 붙여 통판으로 만든,

무지막지한 자가 제작 평상. 얼마나 무거운지 장정 넷이서도 간신히 들 정도.

(저 원두막 공사를 하느라, 내 오른손 약지 둘째마디의 인대가 늘어났당.)

 

오른쪽 모습이 이른바 그 '개 별장'이다.

 

당진 생각을 하면 할수록 모든 것이 그립다.

집, 텃밭, 바닷가, 맛난 음식점들, 앞뒷산의 고사리와 창출,

늘 와서 머물던 직박구리와 어치(산까치)...

그리고 이렇게 불쑥 떠오른 두꺼비까지도. 

 

답답해서 성에 안 차는

아파트와 콘크리트 세상에 갇혀 지내서 그런가 보다.  

 

 

*업두꺼비/업족제비? 집안의 재산을 늘려 준다는 두꺼비/족제비.

  업2? 한 집안의 살림을 보호하거나 보살펴 준다고 하는 동물/사람. 이것이 나가면 집안이 망한다고 함.

업구렁이긴업? 집안의 재산을 늘려 준다는 구렁이.

텃구렁이? ‘업구렁이’의 잘못. 일부 사전에서는 표준어로 잘못 게재!

 지킴이*? ①한 집/마을, 공동 구역을 지켜 주는 신. 집 지킴이에는 터주신, 조왕신 등이 있고, 마을 지킴이에는

                   장승과 짐대 따위. ②‘관리자’를 달리 이르는 말.

집지킴? ①도둑이 못 들어오도록 집을 지키는 개/거위 따위의 짐승. ②집터 안에서 살거나 지붕에서 사는 구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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