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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신난다, 퇴직했다... 인생3모작 출발!!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3. 1. 2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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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신난다, 퇴직했다... 인생3모작 출발!!

 

어제 날짜로, 그동안의 직장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3주 전에 내가 내렸던 결정을 결행했다.

굳이 머물자면, 국민연금을 받게 될 때까지도 계속할 수는 있지만,

조기 퇴역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그래야 한 사람이라도 더 취업할 수 있는 자리 마련도 해줄 수 있으니까. 

 

함께 했던 직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서 나를 전송했지만

나는 그들과 악수는 안 했다.

4월 중 평일을 골라 1박2일로 우리집에서 술판이든 고스톱판이든

한 판 벌이기로 하였으므로. 

(만약 고스톱판이 벌어지면,

그건 나에게 몇 년만에 처음으로 벌어지는 기념비적 사건이 된다. ㅎㅎㅎ)

 

벌써 33년의 세월이 흘렀다.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그 동안 기숙사 대학원 생활 2년과 IMF 시절의 자원 휴직 1.5년을 합쳐

3년반을 떠나 있었던 것을 빼면 29.5년의 세월 동안 직장 생활을 했다.

 

                                      *

기쁜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후련하고 신난다.

사오정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아직도 삶의 뒷골목에서 칼바람으로 유효한 세상에서

이 나이가 되도록 쓸모 있게 쓰일 수 있었음은 참으로 기꺼운 일.

 

게다가 --- 큰소리 칠 일은 아니지만 --- 건강검진 결과들도 "양호, 정상"이고

체력검사 결과는 신체적 연령에 비하여 10년 정도 아래 수치로 나타나고 있으니

그 또한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경망스러울 정도로 야호! 소리부터 앞세운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내가 오늘부터는 그 동안 꿈꿔왔던 "인생3모작"을 시작할 수 있어서다.

 

                                        * 

인생3모작이라는 말은 아마도 내가 이 나라에서 최초로 사용하기 시작했지 싶다.

2000년에 <The 3rd Age*>라는 표기로 책자 출판까지 한 William Sadler가 있는데

그는 3모작 시기를 40대 이후의 30년으로 보지만, 나는 아니다. 60대 이후로 본다.

 

그리고 나는 표기도 그와 달리 한다. The 3rd Life라 부른다.

새들러는 인생3모작 시기(age)를 중시하지만,

나는 그 3모작으로 엮어내는 삶(life)의 내용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이다.

 

[*주] 이 책의 번역자는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이라는 제목으로 했다.

         아마도 번역자 자신이 인생3모작에 대한 개념이 들어서지 않아서였을 듯.

         '서드 에이지'라는 외래어 표기로는 그 의미를 제대로 꿸 이들이 많지 않다.

 

        참, 이 'the 3rd age'(제3의 연령)이라는 말은 서구사회에서 노후기를 뜻하는

        일반적인 용어이기는 하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1999년에 간행된 Patricia Tudor-Sandahl (1940년생, 스톡홀름 아카데미

        테라피스트 트레이닝 소장)의 <여자 나이 50>이란 책자에도 그 용어가 쓰일

        정도니까.  하지만, 이 '노후기'란 말과 '인생3모작'은 그 착점 자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나는 이 the 3rd age라는 말은 사용하고 싶지 않다.   

          

인생3모작을 쉽게 말하면 이렇다.

30대까지는 죽어라 배우는 기간이다.

학교에서, 군대에서, 직장 생활 초기 단계에서

무엇이고 열심히 배우고, 배운 것을 익히는 기간. 

 

60살까지는 그저 직장 생활 한 길을 죽어라 내닫는 시기다.

월급쟁이든, 자영업이든, 아니면 창작가든...

그렇게 해서 가족부양을 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지구적(地球的) 일하기에 참여하는 시기.

 

60대 이후가 인생3모작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생활인으로 살아오면서, 하고 싶어도 못 했던 일, 미루기만 했던 일들,

꿈으로 비축하거나 유예한 채, 만날 보듬기만 했던 일....

그런 일들을 시작해서 몰두할 수 있는 때다.

이제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도, 아무도 아뭇소리 안 하는 시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 황금과도 같은 시기. 그게 60대 이후다.

 

                                                 *

이런 말을 하면 웃을 이들이 많을 게다.

나이 60에 들어 무슨 일을 그리 대단하게 할 게 있으며, 웬 욕심이냐고?

과욕이거나 자조의 우회 같은 것 아니냐고 하면서...

아니다. 욕심은 절대로 아니고, 소망이자 꿈이다.

그 동안 내내 꿈꿔왔던 일들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

 

나는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40대 중반 이후로는 이 인생3모작에 더 관심해왔고 준비해왔다.

이 시기가 오기만을 기다릴 정도로...      

내가 야호! 소리를 앞세운 까닭이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넘 많다.

그 동안 우선순위를 나름 조정해왔음에도,

아직도 선후를 다투는 게 있을 정도로.

 

우선 지금은, 얼마 전 3월부터 시작해온 일이 있으므로

그것부터 마무리하고 나서, 그 뒤로 우선순위 조정을 할까 한다.

(지금 하고 있는 꿍꿍이속이 무엇인지는 두어 달 안에 밝혀진다. ㅎㅎㅎ)

 

                                      *

 

5월말까지만 당진에 머문다.

다행히도 집 매매 건이 속전속결로 잘 풀렸다.

내놓은 지 보름도 안 되어 처리되었으니...

이 극한적인 부동산 매매 침체기에 말이다.

출발이 좋다.

 

특히, 이 집을 내가 쏙 맘에 들어하는 사람에게 팔 수 있어서

참 좋다. 정말 좋다.

 

이 집엔 유실수가 12가지가 있다.

서너 평 남짓하게 나누어서 심고 기른

더덕밭, 도라지밭, 당귀밭, 마밭 외에...

 

그 중엔 4년차에 들어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확할 수 있게 된

매실과 석류, 그리고 키위도 있다.

서울에서부터 길러온 대추도 올해부터는 한 말 가까이 수확할 정도로 컸다.

울 공주가 캐서 갖고 가자고까지 해대는 자두나무도 참 이쁜 녀석 중의 하나다.

 

그리고...

작년인가에 헤아려봤을 때, 이 집에는 100가지에서 딱 하나가 모자랄 정도로

온갖 풀꽃과 꽃나무들이 있다.

암 것도 없던 곳에 와서, 3년 전부터 내가 심고 길러온 것들.

 

금새우란, 복주머니란, 타래난초 등에서부터

울릉산부추, 삼지구엽초, 으아리, 참으아리...

루피너스,무스카리, 캔디터프트, 눈꽃송이, 층꽃나무, 디기탈리스... 등은 죄다

내가 모종판에 씨를 뿌려 가꾼 것들이다.

 

상사화, 석산(꽃무릇), 오리엔탈 백합, 털중나리... 등은

내가 개체수 증가에 무척 공을 들인 것들이고,

삼색병꽃나무, 병꽃나무, 칠엽수, 일본목련, 벽오동,

제주동백, 은목서, 서향, 주목, 노간주... 등은

항상 내 손에 전정가위들이 들려 있게 한 것들이다.

 

아네모네, 히아신스, 튤립 등은 이제 같은 종에서도

색깔을 달리한 것들이 왕창 늘어났다.

특히, 감국으로 시작한 국화들은 중륜국과 대륜국들이

집안 전체를 둘러쌀 정도로 늘어났고

붉은인동은 밑둥치가 다른 이들의 찬탄을 받고도 남음이 있게 되었다.

 

녀석들은 죄다 나와 울집 식구들의 눈길과 손길이 내내 머문 것들.    

이것들을 뒤에 두고 가는 게 그토록 맘에 걸렸는데

요행히도 새로 집주인이 될 이들은 이것들을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들.

그것도 철부지나 다름 없을 30대 부부들이 그처럼 속 찬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나는 그게 정말로 기쁘다. 제대로 손길을 받고 자랄 게 틀림 없으므로.

 

하여, 이제부터 짬이 나는 대로 나는 그 모든 것들에 이름표를 달아주려고 한다.

오래 버틸 단단한 플라스틱에 유성 매직으로 이름을 적어

대나무 잔가지를 잘라 꽂고서 그 사이에 이름표를 꽂아주는 방식으로... 

  

                                      *

앞으로 내가 엮어갈 인생3모작 인생의 날줄과 씨줄들.

그것들이 잘게 떨리고 있다.

지금 내 가슴이 떨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꼭 첫 데이트를 앞두었을 때의 심정과 똑같다.            [1 April 2010] 

                                                                     

[덧대기]  그동안 위에 적은 꿍꿍이속과 관련하여, 머리털 빠지게 전념하느라

              이곳 블로그를 돌아볼 수 없어, 폐쇄하듯 하고 지냈다.

 

              그럼에도, 나의 첫 신고(?)에 많은 벗님들이 격려+기대+성원의 말씀 주셔서

              정말 고맙다는 말씀으로, 한꺼번에 경제적인(?) 답례 올린다.

 

              아울러, 이 션찮은 녀석의 인생3모작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그 동안

              내가 상찬하고 관심해온 농사 관련 분야를  짚어주신 듯하여

              그 또한 경제적으로 답변을 올리자면, 

              농사 관련 사항은 인생3모작 프로젝트 중 1/3 정도에 해당한다.

              제대로 준비한 귀농은 도회지 직장 생활원의 소득 못지 않다는 걸 보여드리는 정도로만

              몰두할 예정이다. 그 정도는 자신 있다.

 

              나머지 1/3은 신규 저술과 여행이다.

              (그 중 하나는 세계 챔피언을 먹을(?) 정도로 욕심을 내왔다. 그동안)

              그리고 마지막 1/3은 저서 출간이다.

              그 동안 긁적인 것들이 아마 대여섯 권 이상의 분량은 되지 싶다.

              소설 대여섯 권을 빼고도.

              그걸 단계적으로, 직접 내가 일일이 손을 본 뒤에 출산할까 한다.

            

              신규 저술 분야에는 세계 챔피언(?)을 노리는 그 분야 최초의 저술도 포함되고

              내가 그동안 직원들에게 강의해온 것들도 포함된다.

              그 중 신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는 테마 여행기도 있다. 

              주제와 장소별로 나뉜다. 물론 우리나라를 우선적으로 해치울(?) 작정이다.

 

              참, 본업(?)으로 할 게 아니라서 빠뜨린 게 있다.

              되는 대로 치고 있는 봉고를 제대로 연주할 수 있도록 학원을 기웃거려볼 생각이고

              운동 삼아 탭댄스를 본격적으로 익힐 작정이다.

              일종의 여가 생활 계획 중 하나라고나 할까. ㅎㅎㅎ.

                 

              아래의 댓글에 간단히만 답변하는 사유를 몰아서 표기하고자,

              덧대기 수단을 빌려 追記한다.      [13 Apri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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