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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장 전도사(5)] ‘알아야 효도도 한다[잘 죽을 수 있다]’- 새로 만들어진 공설 자연장지 소개

[차 한잔]

by 지구촌사람 2020. 10. 2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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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장 전도사(5)] ‘알아야 효도도 한다[잘 죽을 수 있다]’- 새로 만들어진 공설 자연장지 소개

 

봉분 묘는 전 세계 어디서도 이제는 보기 드물게 돼 간다

 

우리나라의 심각한 묘지 면적 잠식 상태는 앞서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수원시의 9배에 달하고, 전국에 산재한 묘지는 2,100만 기를 넘어섰는데, 그중 40% 이상이 무연고 분묘다. 우리 국민의 1인당 주거 공간은 4.3평이지만 묘지는 1기당 평균 15평으로 죽은 사람의 공간이 산 사람보다 3~4배나 크다. 결코 웃을 수 없는 모순이자 역설이다. [상세판은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19630674]

 

 

우리나라와 같은 거대 봉문묘를 숭상하는 문화는 이제 어디서고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봉분 자체가 없는 평장(平葬) 문화가 일찍 자리 잡았던 각국에서도 묘지 면적 줄이기는 일반적 추세다. 대표적으로 땅덩이가 좁은 홍콩 사례를 보자. 사진에서처럼, 층층에다 다닥다닥이다. 그러다가 납골아파트까지 나왔다.

 

<사진> 좌: 독일의 평장 묘지. 우: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희생된 독일군 묘지(프랑스). 묘석들만 있는데, 전사들에 대한 예우로는 거의 전 세계 공통이다.

 

 

<사진> 좌: 홍콩의 비탈길 묘지들. 층층이, 다닥다닥. 우: 그나마 그럴 땅이 없어서 이제는 납골당을 세워 운영하는데, 한 칸에 하나 아닌 가족식이다. 그래서 홍콩에서는 ‘납골아파트’라 부른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화장 문화가 번지면서 봉안당 시설이 급증했다. 요즘엔 담에 봉안하는 새로운 '봉안담' 형식도 나와 있다. 유럽의 묘비석 안에 사진을 함께 넣는 방식의 최신 절충형이랄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도 답답하고 좁은 실내 봉안 형식을 벗어나서 고인이나 유족 모두가 두 팔을 크게 벌리고 긴 숨을 내쉴 수 있다. 사설도 많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설 봉안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아래 사진은 합천군에서 최근 증설한 봉안담의 모습이다.

 

<사진> 이 공설 봉안담은 합천군에 주민등록 또는 등록기준지를 두고 있으면 누구든 사용 가능하다. 안치 비용은 1위당 군민일 경우 25만 원, 군민이 아닌 경우 45만 원. 사용 기간은 30년간이며,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가 아니라 ‘알아야 효도도 한다[잘 죽을 수 있다]’

 

봉안당이든 봉안담이든, 그래도 자연장은 못 따라간다. 풍광 좋고, 답답하지 않으며(고인과 유가족 모두), 간단하면서도 깔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묘지 값(?)이 싸다. 10분의 1 내지는 20분의 1 정도. 잔디장으로 모시면 20~40만 원밖에 안 들고, 한 번 내면 30~40년 정도 유효하다. 자연장 시설 조성비와 유지비 자체가 저렴한 데다, 단위 면적당 수용 인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

 

이 묘지와 장제 문제를 놓고 험악한 일들도 적지 않게 벌어진다. 올해 추석에, 부모 제사 때 누나와 매형이 제대로 참례하지 않는다고(불성실하다고) 흉기로 살인까지 벌이는 일도 있었다. 자연장에 자연스럽게 합의하는 가정에서는 그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 사후 모시기 건으로 친척 간은 물론이고 형제자매 간에도 눈살 찌푸리거나 의절까지 하는 일도 사전에 방비할 수 있다.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것도 있다. 사설 묘원(봉안당 포함)의 경우, 매해 관리비를 납부해야 하는데, 해마다 챙기는 것이 서로에게 불편한지라 5년~10년 단위로 몰아서 한다. 처음에는 잘들 낸다. 장례 직후에 유족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정하니까. 문제는 그 뒤 2~3차분이다. 연락처 불명으로 돌아오는 우편물도 숱하고, 비용 납부자들이 서로 미루기도 한다. 봉안당의 경우, 관리비 미납 시에는 일정 유예 기간 후 유골 보관함에서 빼내어 합동 보관 창고에 그냥 쌓아두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마저도 폐기 처분한다. 하지만 자연장의 경우에는 최초 약정시 전체 기간이 설정되므로 1회 납입으로 깨끗이 해결된다. ​

 

또 무시할 수 없는 비용으로 묘(비)석 조성비도 있다. 봉분 묘의 경우에는 길게 세우는 입석에서부터 제사용 석상(石床) 등도 있고 돌로 무덤 주변을 감싸는 석곽도 있는데, 그럴 때는 수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도 든다. 공원 묘원 등의 경우에도 백만 원 내외가 든다. 하지만, 자연장지의 경우에는 묘석의 크기가 아주 작기 때문에 최대 십만 원 안쪽이다. [참고 : 묘비석 비용에 대해서는, 예를 들면 11번가의 '묘비석'을 검색해 보면 참고 가격을 쉽게 알 수 있다.]

 

자연장이 지닌 또 한 가지의 이점도 생략할 수 없다. 유족들에게 편리한 곳, 어느 곳으로도 쉽게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기 땅이 있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그렇지 못한 이들이라 해도 기죽을 필요는 없다. 2020. 8월 현재 전국 41개소에 공설 자연장지가 마련돼 있고, 앞으로 계속 추가 증설될 예정이어서 전국 어디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한국장례문화진흥원 ‘e하늘TV’에서 <신규 자연장지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그 내용이 매주 업데이트되고도 있다.

 

상세 내역은 이곳 사이트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http://www.kfcpi.or.kr/infoMadang/funeral_fac.do?cid=c22141

 

​‘알아야 면장을 한다’가 아니라 ‘알아야 효도도 한다[잘 죽을 수 있다]’. 당사자가 잘 알고 미리 정해 놓으면 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자식들이 알고 있으면 제대로 효도도 할 수 있다. [앞서 소개했던 ‘이별 준비 노트’ 같은 게 대표적이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096029822]. 누군가에게 남겨질 삶의 최종적 의미 하나는 묘지에서 미적분된다.

 

새 자연장지 소개 : 제주도 성산 자연장지

 

이번에 집중적으로 소개하려는 곳은 제주도 성산 일출봉 근처에 새로 조성된 성산읍 자연장지다. [참고로, 현재 제주도에서는 공설 자연장지로 이곳 외에도 양지공원, 서귀포추모공원, 한울누리공원 등도 운영 중이다. 양지공원을 빼고는, 필자가 작년에 둘러본 곳들이기도 하다.]

 

<사진> 서귀포 추모공원 관리소와 시설 안내. 모두 잔디장이다.

 

 

 

<사진> 한울누리공원(어승생). 잔디장, 수목장 등 외에 정원형도 있다.

 

성산읍 자연장지는 기존 성산읍 공설묘지를 재개발하여 추가로 조성된 시설이다. 총 7000기 안장이 가능한데 모두 잔디장. 아래 사진에서 보듯 한눈에 제주도임을 알 수 있을 만큼 제주의 특색을 살린 멋진 자연장지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곳의 멋진 전경을 소개하는 화면이 있다. 위 사진들을 캡처한 곳이다. 이곳을 클릭하면 대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a53BytLSME

 

 

성산읍 자연장지 사용 기간은 40년으로 사망 당시 제주도에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도민인 경우 10만 원, 도외인인 경우 20만 원의 사용료가 있으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안장 방법은 지름 15㎝, 깊이 30㎝ 이상의 깊이에 화장한 유골의 골분과 흙(미사토)을 혼합해 안장하며, 표지석의 면적은 150㎠(가로 15㎝ × 세로 10㎝)이고, 높이는 2㎝(하단부 포함 8㎝)로 유족이 설치해야 된다. 표지석의 비용은 걱정 안 해도 된다. 최대 10만 원 안쪽이다.

 

위치 : 제주도 성산읍 금백조로 548

운영 : 성산읍 공설묘지(매장 능력 1600기)/봉안당(봉안 능력 7792기)에서 함께 운영.

 

참고로, 제주도의 공설 봉안당은 자연장지보다 조금 더 많다. 제주시 공설 봉안당(충혼각), 양지공원 봉안당(2곳), 서귀포 추모공원, 서귀포시 성산읍 봉안당, 대정읍/표선면 봉안당 등 7곳. 그중 양지공원은 화장시설을 운영 중이기도 하지만, 도내 유일한 산골(유택동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용료는 2만~10만 원(도 내), 5만~20만 원(도 외)으로 시설별로 조금씩 다른데, 이곳에 가보면 상세한 내역을 알 수 있다:

https://www.jeju.go.kr/wel/burial/sirBurial.htm

 

정리한다. 알아야 효도도 하고, 잘 죽을 수도 있다.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자기 손으로도. 자연장지들이 많이 늘어간다. 사설도 있지만, 공설도 적지 않다. 당연히 지자체에서 설치/운영하는 공설 자연장지의 이용료가 훨씬 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까운 공설 자연장지와 그 상세 이용 내역을 알아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서 관리 중인 다음의 사이트에 가면 그 모든 것을 상세히 알 수 있다:

http://www.kfcpi.or.kr/infoMadang/funeral_fac.do?cid=c2214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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