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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장 전도사(6)] 이제 <이별준비노트>를 실제로 작성해 보자

[차 한잔]

by 지구촌사람 2020. 11. 2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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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장 전도사(6)] 이제 <이별준비노트>를 실제로 작성해 보자

 

이별준비노트’란?

<사전장례의향서>가 있다. 2019년까지 노인학교 등에서 널리 유통되었다. 이것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주관하여 ‘잘 죽기(웰다잉)’의 마지막 단계로 마련하여 시행했던 것으로, 당사자가 자신의 장례를 이렇게 이렇게 치러달라고 미리 작성한 양식의 이름이었다. 즉, 내가 원하는 장례방법과 절차를 미리 작성하여 나의 뜻에 따른 장례를 치르기 위한 사전 희망 내용을 담은 사적인 문서였다.

 

이 <사전장례의향서>의 구체적인 모습은 작년 9월에 이곳에서 소개한 바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낱장짜리인데 표창장 등과 같은 장중한 양식에다 표기 내용에도 '염습'이나 '삼우재/사구재'와 같은 무거운 표현들이 들어가 있었고, 전체적인 색조 또한 그 무거움을 덜어주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662558890]

<사진> 2019년판 사전 장례 의향서(한국장례문화진흥원)

그러던 것을 2020년 9월에 대폭 손질하여 그 시안을 보였는데, 그에 대한 내 나름의 검토 결과를 이곳에 올린 바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096029822

 

그 시안이 최근 확정 발표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름부터 <사전장례의향서>라는 딱딱한 표현을 지양하고 <이별준비 노트>라는 친근한 명칭으로 바뀌었다. 즉, <이별준비노트>란 명칭은 예전의 <사전장례의향서>의 그것을 개명한 이름이다. 단순 개명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새 단장을 하여 완전히 변모을 일신했다. 양식에서부터 색깔, 어조, 내용 등까지도 크게 바뀌었다.

 

그걸 사진으로 먼저 보이면 아래와 같다.

<사진> 이별준비 노트 표지

 

<사진> 이별준비 노트 내지(2~3면)

 

우선 예전의 낱장짜리에서 접혀 있는 리플릿(leaflet) 형태로 바뀌었다. 펼치면 4쪽이 된다.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 통째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예전엔 단색이 사용되고 표현이나 내용 등이 장중하던 것들이 일상적인 용어로 바뀌었다. 또 전체적인 색조가 맑고 밝다. 특히 내지의 소항목 등에서도 배경색으로 파란색을 사용한 게 상찬감이다. 죽음이라는 무겁고 칙칙한 주제를 그처럼 맑고 밝게 처리한 게 참 마음에 든다. ​

 

특히 표지의 하늘과 나무, 잔디의 단순 배치는 여러모로 빼어나다. 죽음 이후의 하늘나라와 이승에 뿌리 내리고 있는 자신의 육신 등을 모두 파란색과 녹색으로 처리하여 녹색이 지니고 있는 포용/재생/식물성의 부드러움으로 영면의 안온함... 등을 잘 상징하고 있다. 파란색 역시 죽음과 장례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맑고 가볍게 하고, 죽음 이후의 저승(하늘나라)에 대한 기대를 그런 쪽으로 이끌어서, 죽음을 무겁고 어두운 것으로만 여기기 쉬운 데서 탈피하도록 유도하는 좋은 효과가 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는 이 한 장의 그림으로 자연장에 대한 홍보 효과를 은연중에 거두고 있는 것 또한 궁극의 목적 달성에 일조하고 있다.

 

이별준비노트’를 이용하면 무엇이 좋은가?

 

​무엇보다도 이것을 작성하고 나면 당사자가 편안해지고 평온해진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겁부터 나고, 싫다. 그 말만으로도. 하지만,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자신의 죽음을 대면하다 보면 나중에는 그런 두려움도 없어진다. 예전 어른들이 자신의 수의를 당신 손으로 짓고 나면 죽음 앞에서 평온해지듯이...... 그것이 이른바 ‘잘 죽기(웰다잉)’ 준비다. 그동안 내가 관찰과 실천을 병행하면서 대략 짚어본 그 과정들은 이런 것들이 될 듯하다: 유언(장) 작성으로 기본 정리(관련 서류 한데 모아두기 포함)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장기/시신 기증) ⇒(영정사진 촬영) ⇒이별준비 노트 작성.

 

즉, 이 이별준비 노트를 작성하면 마지막 이별 준비가 끝난다. 수의나 장례 방법 등을 포함한 일체의 장례 관련 선택/희망 사항이 최종적으로 정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사자는 홀가분해진다(예전 어른들은 자신의 손으로 수의를 지어 두었다). 그 상태에서 언제든 대범하고 평온하게 자신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죽음이 두렵기만 한 것으로 짙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그 과정을 실천해보면 그렇다. 가외 소득도 있다. 일을 당하고 나서야 망자의 장례를 둘러싸고 유족/친인척 간에 빚어지기도 하는 불필요한 마찰을 사전에 봉쇄하게도 된다.

 

이러한 준비들과 관련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는 곳도 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서 관장하는 e하늘 TV에서 시행하고 있는 <미리 준비하는 장례 문화> 운동이 그것이다. [유튜브로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도 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ofFYOU5S1nUUK8ofr9M2FQ?view_as=subscriber

 

 

​일반 인터넷 접속으로도 가능하다. 같은 원에서 별도 페이지로 편성하고 있는 <e하늘 장사 정보 시스템>에 모든 자료가 있다[장례식장/화장장/봉안시설/자연장지 등]. 특히 이곳에서 전국의 화장장(1129개소) 예약 관리 시스템도 운영한다. 예전과 달리 화장장 예약은 상조 회사 등에서는 불가능하고 반드시 직계존속들이 직접 해야만 한다. 유선 예약도 가능하다. [1577-4129. 기억 요령: 보건복지부 복지 관련 번호 129 앞에 4(死) 자를 덧붙인 것]

 

​더욱 상세한 자료가 필요하면 내 블로그 이곳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025480204

 

​위에 간단히 언급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전국에 분포된 해당 기관에 미리 제출돼 있어야 유효하다. 상세한 내용은 이곳에 가면 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www.lst.go.kr)

 

이별준비노트’도 관계기관 등에 미리 제출해야 하는가?

 

아니다. 이것은 망자와 유족 간에만 유효한 사적인 문서다. 그걸 작성하는 수고를 덜어주기도 하고, 혹시 챙기지 못한 것들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 기관(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서 통일된 양식을 마련하여 제공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가 미리 준비된 양식에 자신의 희망사항을 선택한 후 그걸 출력하여 가족들에게 미리 맡겨 놓으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유언장 서류철에 위에 언급된 것들과 함께 넣어두면 좋다.

 

뉴스: 이별준비 노트 실제 작성 이벤트 시행

 

이번에 확정 시행을 계기로 이를 널리 홍보하기 위하여 현재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1월 16일~11월 30일).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실제로 이별준비 노트를 작성해 보면 된다. 상세한 내역을 아래에 붙였다. 맨 처음에 해야 할 일은 ‘이별준비’ 홈페이지( www.ebjb.kr)에 들어가는 일이다. 그 뒤 거기에 제시된 순서대로 하면 된다. 작성을 마치면 그걸 카톡에 공유하고, 그 공유 이미지를 첨부하여 응모하면 된다.

 

● 참여방법

1. 이별준비홈페이지 방문 → 0000노트 작성 → 카톡 공유 이미지 캡쳐

2. 이벤트 응모 링크 → 네이퍼 폼 양식(카톡 공유 인증해야 응모 완료!) ☞ http://naver.me/5TXereVU (이별준비홈페이지에서 0000노트를 작성한 후 카톡 공유한 이미지를 첨부해주셔야 당첨 확률이 높습니다!)

● 이벤트 기간: 2020. 11. 16(월) ~ 11. 30(월)

● 당첨자 발표: 2020. 12. 08.(화)

● 상품: 코로나예방키트 100명 (마스크, 그립톡, 세이프핑거)

이별준비 홈페이지 ☞ www.ebjb.kr

한국장례문화진흥원 ☞ http://www.kfcpi.or.kr

 

사족1 : 표기 오류 ‘발자욱(x)/발자국(o)'

 

이별준비노트 상단에 이런 표기가 보인다. ‘내가 원하는 장례방법과 절차를 미리 작성하는 것은 검소하고 품위있는 장례를 치르기 위한 첫 발자욱입니다.’

 

이때의 ‘발자욱’은 ‘발자국’의 잘못이다. 표준어 규정 2장 4절 17항에 '발자욱은 버리고 발자국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로 명시돼 있다. 이것은 내가 지난번 시안 검토 때도 언급한 사항인데 실무자들이 바빠서였는지, 그대로 무사통과되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수정되면 좋겠다. 국가기관의 중요 문서 표기에 잘못된 비표준어가 통용되어서는 곤란하니까.

 

사족 2 : 자연장 선택 형태(종류) 중 ‘정원형’ 누락

 

현재의 노트에는 잔디형/화초형/수목형/수목장림형 등의 네 가지만 나와 있다. 정원형이 빠져 있다. 정원형은 기본적으로 가족장지 형태로서 잔디+화초+나무+암석 등을 적절히 배치한 소규모 정원 꼴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현재 공설자연장지(예: 제주도 한울누리공원)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형태이므로 포함시키는 게 맞다. 지난번에도 지적한 사항인데, 여전히 빠져 있다. (사진을 겨울에 촬영하여 좀 썰렁해 보이긴 하지만, 신록이 우거질 때는 무척 아름답고도 고즈넉하다)

<사진> 제주 한울누리공원의 정원형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다. 제아무리 보고 읽어도, 한 번 실천해보는 것만 못하다. 이 죽음맞이도 그렇다. 그 마지막 과정도 실제로 해보면, 하기 전과 해본 후가 천지차이다. 죽음을 대하는 시선과 태도가 달라진다. 내 경우를 요약하면, 자연장(정원형)으로 시신 기증 상태이으로 장례식은 없이 장례 예배 1회. 최대한 간소하게 부의금 사절... 등등이다. 실제 양식에 의거한 작성분을 사진으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양식이 사진 한 장에 담기지 않아 윗부분은 잘렸다.)

<사진> 이별준비 노트 실제 작성 사례(필자)

내 생각에, 개개인에게 개별적으로 닥쳐 올 죽음이란 그에게 허락된 여분의 삶에 대한 설계 축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절망과 공포가 아니라 축복인 것은 그것을 맞이할 순간까지도 자신의 손으로 미리 다 준비할 수 있어서다. 외부나 타인이 강압하고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귀한 자유의지로 남은 시간띠들에 놓을 무늬(繡)를 미리 놓아갈 수 있다.

 

자연장은 멋지게 생을 마감하고 가는 이가 남기고 가는 마지막 선택이기도 하다. 세상에 남겨질 삶의 최종적 의미 하나는 묘지의 모습에서도 미적분된다. 그 묘지를 찾는 이들에게 특히... <끝>

                                      -온초 생각[22 Nov.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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