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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엉덩이는 방뎅이(?)

[1事1思] 단상(短想)

by 지구촌사람 2013. 1. 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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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녀 엉덩이는 방뎅이(?)

 

                                                                                                        최  종  희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간 시절에 여자들의 둔부를 두고 사내들이 퍼뜨린 우스갯소리가 있다.

  처녀 엉덩이는 예쁘기 짝이 없어서 방(芳)뎅이, 과부 엉덩이는 늘 궁기가 들어 있으므로 궁(窮)뎅이, 마누라 엉덩이는 항상 응해주니까 응(應)뎅이......


  물론 사내들끼리 낄낄거리며 유통시킨 말이지만, 시중의 이런 입담들은 이내 글쟁이들의 좋은 먹이가 되기 마련인지라 8-90년대의 여항(閭巷)소설 중에는 이런 내용들이 양념거리로 들어가 있는 게 드물지 않다.

  여성작가들의 작품에도 용감하게(?) 삽입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낄낄거릴 양념감 사냥과 입맛 다시기에 남녀의 구분이 어디 있으랴.


                                                     *

  며칠 전이다. 글쟁이 하나와 무슨 얘기 끝엔가 엉덩이 얘기가 나왔다. 물론 내가 예전에 이 엉덩이 비교학(?)에 대해서 장난 삼아 얘기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정색을 하면서 엉덩이와 방뎅이, 궁뎅이가 실제로도 구분되는 말이라고 했다. 특히, 방뎅이는 사람이 아니라, 길짐승의 그것을 얘기하는 말이라고 했다. 사전으로 확인까지 해봤다나.


  나는 반신반의했지만, 돈 안 되는 것들에 나보다도 더 학문적(?)인 그의 평소 태도로 보아서 틀림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그 콩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보지 않으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 아닌가.

  집으로 돌아와 잊기 전에 찾아보자며 사전을 들췄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엉덩이 : 볼기의 위 . 허리와 허벅다리 사이의 부분. buttocks

  궁둥이 : 볼기의 아래 부분. hips

  방둥이 : 길짐승의 엉덩이. 

  볼기 : 뒤쪽 허리 아래, 허벅다리 위의 양쪽으로 살이 불룩한 부분. [유의어]둔부


  아하, 요것 봐라. 그러고 보면 우선 궁뎅이, 방뎅이는 궁둥이와 방둥이를 슬쩍 비튼 말이므로 표준말에서는 빠져야 한다. 게다가, 내가 걸핏하면 잘 생긴 엉덩이를 보고 말궁둥이 같다고 했던 말도 실은 말방둥이로 바뀌어야 한다. 말 궁뎅이가 아니라 말 방뎅이라니, 허허, 그것 차암.

  뿐이랴. 엉덩이와 힙은 엄격히 구분하면 다른 뜻이라는 말도 된다. 즉, 궁둥이는 엉덩이가 땅에 닿는 부분, 곧 엉덩판만을 이르는 말이다. 내친 김에 찾아보니, 허벅지 또한 허벅다리의 안쪽만을 특정해서 부르는 이름이었다.

 

 

<비디오가 가장 확실하다. 엉덩이들. 허리에서 허벅다리까지의 모습>

 

 

<궁둥이들. 엉덩판에서 아랫쪽으로만...>

 

 

<말방둥이처럼 섹시한 것도 없다. 아끼는 차들에게 애마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소의 방둥이는 실한 것일수록 힘이 세다. 소 사진은 각각 의령과 창녕의 소싸움 장면들.>

 


                                                *

  사전 사냥을 끝낸 뒤 방에서 나온 나는 아내 뒤에서 맴돌았다. 아내의 엉덩이를 힐끔거리며. 그리고 잠시 고민했다. 아직도 한참이나 이뻐 보이는 아내의 엉덩이를 두고 방뎅이라고 해야 하나, 아님 궁뎅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면 마님 궁둥이라고 부르면서, 내 <궁둥이에서 비파 소리가 나도록> 아내 근처에서 계속 맴돌 것인가. 결론은 이내 났다. 어떻게 해도 아내의 엉덩이는 아직도 방뎅이였다. 그렇게 부르고, 그렇게 예뻐해야 하는 게 훨씬 더 돈 되는(?) 일이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므로.


                                                *

  삶은 때때로 경쾌함 속에서 이뤄지는 날렵한 회전이 더욱 진지한 시도로 결실될 때도 많다. 무겁고 느린 회전에는 흔적이 남기 마련이고, 되돌아보면 어느 결에 그것들이 생채기로 변해서 남아 있는 게 눈에 들어올 때도 이따금 있다.

  그리고, 그런 때는 새삼스런 회한이 그 위로 싸락눈처럼 내려덮이게 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흔한 법이다. [July 2002]

                                          

* 사진이 있어야 할 곳에 사진이 보이면, 이 글은 날아가야 한다.

   퇴폐족(?)으로 몰려서, 포털 측에서 즉시 조치할 내용이니까.

   이런 말을 적어 놓으면 더욱 느는 게 호기심일 터.

   꼭 봐야겠다 싶은 분들은 본래 창고인 아래의 곳으로 오셔서 '이웃' 신고를 하심 된다.

   그럼 보인다.   

    http://blog.naver.com/jonychoi/20054574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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