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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살인(曾子殺人)/증삼살인(曾參殺人)과 삼인성호[三人成虎]: 정진상의 고사성어 인용

우리말 공부 사랑방

by 지구촌사람 2022. 11. 1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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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살인(曾子殺人)/증삼살인(曾參殺人)과 삼인성호[三人成虎]: 정진상의 고사성어 인용

 

어제(2022.11.18.) 정진상(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응하면서 기자들 앞에서 짤막하게 사태를 요약한 말이 증자살인(曾子殺人)과 삼인성호[三人成虎]다. 일반적으로 '삼인성호'는 익숙하지만, '증자살인(曾子殺人)'은 처음 듣는 이들이 대다수일 듯. 이참에 고사성어 공부를 해보기로 한다.

 

[참고] 심문[審問]과 신문[訊問] 

 

흔히들 헷갈리거나 잘못 안다. 어제도 일부 매스컴에서는 ‘피의자 신문’이라고 표기할 정도.

 

심문[審問]: 일반적으로는 ‘자세히 따져서 물음’을 뜻하지만(살필 審), 법률 용어로는 ‘법원이 당사자나 그 밖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서면이나 구두로 개별적으로 진술할 기회를 주는 일’. 즉 법원(판사)만 전용적으로 행사하는 권한이자 법정 절차다.

 

신문[訊問]: 일반적으로는 ‘알고 있는 사실을 캐어물음’을 뜻하지만(물을 訊) 법률 용어로는 좀 다르다. ‘법원이나 기타 국가 기관이 어떤 사건에 관하여 증인, 당사자, 피고인 등에게 말로 물어 조사하는 일.’ 즉 법원 외의 사법기관(경찰/검찰 등)에서도 행해지고, 말로만 묻는 게 특징. 신문 결과 작성되는 조서는 그래서 '신문조서'가 된다. '심문조서'가 아니다. 흔히 피의자 진술 조서라 하는 게 그걸 말한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피의자가 법정에서 이 진술 조서의 효력을 부인하면 피의자 진술 조서만으로는 유죄 확정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보강 증거[반증]가 있어야 한다.

 

1. 증자살인(曾子殺人)=증삼살인(曾參殺人) 

 

- 요약: 거짓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믿게 된다. ☜공자의 제자 증자의 어머니의 일화에서 비롯된 말. [출처] 《전국책(戰國策)》의 〈진책이(秦策二)〉편

 

- ‘증자살인(曾子殺人)’을 ‘증삼살인(曾參殺人)’이라고도 하는 이유: 증삼(曾參)은 효와 우직의 대명사로 알려진 공자의 제자 증자(曾子)의 본명. 공자의 본명이 공구(孔丘)이듯, 증삼도 훗날 높임을 뜻하는 자(子)를 붙여 증자로 불린 것. 즉 증삼과 증자는 동일인인데, 증자로 받들리기 이전 증삼으로 불리던 때의 일이어서 ‘증삼살인(曾參殺人)’이라고도 함. 

 

- 일화 내용

 

“어느 날 증삼과 동명이인(同名異人)인 사람이 살인을 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증삼이 살인한 걸로 오해를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증삼의 어머니에게 뛰어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고 했다. 그러자 증삼의 어머니는, "내 아들은 살인을 할 사람이 아니야" 하고는 태연히 배틀에서 계속 배를 짰다. 조금 있다가 또 한 사람이 달려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고 해도 아들을 믿는 증삼의 어머니는 여전히 베를 짰다. 

 

또 얼마 있다가 어떤 사람이 와서 같은 소식을 전했다. 증삼의 어머니는 그제서야 그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나 놀란 증삼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황급히 내려와 담을 넘어 도망갔다.”

 

이로부터 증삼과 같은 도학군자(道學君子)라 할지라도 또 그것을 굳게 믿는 어머니라 할지라도 세 사람이 같은 말을 되풀이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당하게 된다는 말이 되었다. 즉 거짓말을 퍼뜨려 남을 모해하는 것을 증삼살인(=증자살인)이라 한다. 

 

2. 삼인성호[三人成虎]

 

- 요약: 세 사람이면 호랑이도 만듦. ☜ 거짓말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짐. 위의 ‘증자살인(曾子殺人)/증삼살인(曾參殺人)’보다는 널리 일반적으로 알려진 말. [출처] 《한비자》의 〈내저설(內儲說)〉편

 

- 관련 일화

 

...중국 전국시대(기원전 403~221)에 위(魏)나라 대신 방공이 조(趙)나라에 인질로 가는 태자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러자 떠나면서 방공은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이 달려와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임금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당연히 믿지 않지.”

 

이에 방공이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나타나서 함께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이 답했다. “그래도 믿지 않지.”

 

방공이 다시 물었다. “다시 세 사람이 와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그래도 믿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러자 왕이 답했다. “그렇다면 믿을 수밖에 없겠지.”

 

이 말을 들은 방공이 말했다.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가 없음은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세 사람이 한 목소리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호랑이는 나타난 것입니다. 지금 제가 태자를 모시고 가려는 조나라 수도 한단은 위나라 시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먼 곳입니다. 게다가 제가 조정을 비운 사이 저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할 사람은 셋 정도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모쪼록 임금께서는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 말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난 후 방공이 귀국하자 위왕은 측근들의 말에 현혹되어 방공을 만나 보려고도 하지 않았고, 결국 방공은 조정에 복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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