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띄어쓰기는 머릿속으로만 알아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실제로 자신이 써 봐야 합니다. ‘백학(百學)이 불여일습(不如一習), 불여일용(不如一用)’입니다. 예를 들면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게시문/공고문 등을 볼 때마다 바른 띄어쓰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자신이 몸수고로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리/규칙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어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사진: 우승자의 맞춤법 도전 결과
사진: 4인의 도전자들
홍사영: 농부. 한시 및 시조창 전국대회 다수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들을 거둠. ‘23년 4월 예심 합격자. 결과: 공동 3위(100점)
강정인: 대학생(극작과). 아름다운 미소가 일품인 ‘극작과 귀염둥이’. 결과: 공동 3위(100점)
김아름: 새내기 회사원(여행사). 멋진 미소도 갖추고, 비속어/신조어를 사용하지 않는 당찬 젊은이. 취미 다양: 그림(영재반 출신), 탁구, 춤... 등. ‘23년 4월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700+200점 ⇨900점).
최복녀: 주부. 5년 전 도전하여 우승(719회. 2018.6.). ‘우승은 가문의 영광’. ‘22년 6월 예심 합격자. 결과: 우승 및 달인 1단계 도전(550+800 ⇨1350점)
□ 출연자 속사화
- 획득 점수
사진: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의 점수
사진: 2인 대결 후의 점수:
- 도전하는 인생은 아름답다. 멋지다!
이 프로의 출연자들은 그 도전 자세만으로도 멋진 이들이다. 다른 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두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1인 2역을 해내는 당찬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뭔가를 조금이라도 배우거나 깨닫게 하는 그런 것들을 남긴다.
특히 한시 백일장, 시조창 겨루기 등의 전국 대회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한시 짓기에서 우리말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우리말 익히기에도 도전한 홍사영 님의 경우는 멋진 노익장의 귀감이 되고도 남았다.
모든 가외 노력과 도전은 바쁜 사람들이 해낸다. 한가로운 사람들은 계속 한가롭게 지낸다. 게으름은 열정 약화와 감소를 낳고, 미약한 열정은 나태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끈다.
‘조금도 도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어린 시절 당한 성폭행으로 일찍 미혼녀가 되어 온갖 고생을 하고서도 끝내 성공 여성의 모범 격으로 떠오른 명 사회자 겸 인생 조언자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다. 방송과 책 출간으로 억만장자가 된 그녀는 그 돈을 어려운 이들 돕기 쪽에 거의 모두를 쓰고 있고, 수많은 이들의 정신적인 멘토로 받들리고 있다.
실은 윈프리보다도 더 멋진 도전 관련 명언이 있다. 바로 정주영 회장의 ‘해 봤어?’다. 새로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변명, 핑계, 예상 난관 등을 줄줄이 읊는 이들에게 정 회장이 들이댔던 말이다. ‘해 봤어? 해 보기는 했느냐고?’.
그런 정신이 모래사장 땅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첫 선박 수주를 하고, 그걸 근거로 영국 은행에서 차관까지 얻어서 오늘날의 현대중공업(조선소)을 만들어냈다. 십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는 자동차를 우리나라에서 자력으로 첫 작품(‘포니’)을 만들어냈고, 간척 사업 물막이 공사에서 폐선 공법이라는 전 세계 최초의 신출귀몰할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참고로, 소요 부품 수에서 자동차는 10만 개, 항공기와 일반 선박은 20만 개, 그리고 다단 로켓/우주 왕복선/항공모함 등은 30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30만 개급에 도전 중이다.
사진: 정주영 회장과 그의 명언 "해 봤어?"
- 점수가 실력이다
그럼에도 점수가 실력이다!
이번 도전자 중 공동 3위를 차지한 두 사람은 공부량이 현저하게 적었다. 2인 대결에 오른 두 사람 중 공부량에서는 되레 준우승자인 아름 양 쪽이 조금 더 윗길이었다. 그녀가 오뚝하게 답한 ‘완벽하다/원활하다/와닿다’ 등이 그 예다. 그럼에도 희한하달 만치 2인 대결에서는 뒷심이 모자랐다.
우승자의 공부량 부족은 달인 1단계 도전 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걷어채다/걷어채이다’와 같은 이중 피동 문제를 빼고 ‘배다/베다’와 ‘시시덕/희희덕’의 문제는 숫제 어휘력 문제라 할 수 있었고, ‘배다/베다’는 기본적인 수준의 문제였음에도 거기에 달인 지원권을 사용할 정도여서 아예다음 단계 진출의 가능성을 의심케 했다. 기출 낱말이었던 '얼간' 앞에서 기본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도 공부량 태부족의 좋은 예였다.
- 달인에 오르기 위해 도움이 되는 공부법
권장할 만한 공부법은 내 블로그의 이곳에 적어두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81378128
이 공부법들 역시 근본 줄기용으로 90% 정도만 취하고 나머지 10%는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서 보태야 한다. 특히 공부는 항상 효율/성과를 신경 써야 한다. 곁가지에 매달리다 보면 정리가 안 된다. 그러면 망한다. 아무리 공부량이 많아도. 잔가지는 골라내고, 곁가지는 무조건 잘라야 한다. 곁가지 매달리기는 소중하기 그지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달인을 꿈꾸면서 2년 이상 공부했음에도 실패하는 이들에게는 공부량과 공부 자료, 공부 방식과 태도 중 한 가지 이상에서 문제가 있다. 이것들 모두에서 문제가 없다면, 온종일 공부가 가능한 분은 1~1.5년, 하루 4시간 정도씩 공부 시간을 낼 수 있는 분은 2년 내에 달인에 오를 수 있다. 예전에 왕중왕 전에서 우승한 달인 한 분은 전일제(全日制)로 겨우 8달 정도만 공부하신 분이었다. 시간에 쪼들리는 사람의 하루는 25시간으로 늘어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 있다.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공부 자료에서부터 공부 방식과 태도를 전면 개비해야 한다. 야무지고 독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그렇지 않고는 늘 그 자리다. 10년 전의 구태의연한 공부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은 10년 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맴돈다.
□ 출연 대기 상황
이번 출연자들은 예심 합격 시기가 제각각이었다. 합격자/출연자 현황과 관련된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966777422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 출제어들
사진: 출제어 모음. 마지막 출제어는 관용구 ‘물 찬 제비’
출제어들을 한꺼번에 보인다. 이번에도 처음 출제되는 말들이 꽤 되었다.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면 망할 수도 있다. (기출문제만 8번을 보았다는 ‘퀴즈 대한민국 영웅’ 출신이 3등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기출문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출제 경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고, 아울러 자신의 공부 수준(양)을 알게 해준다.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런 기출문제들 수준 정도로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기준도 된다. 하지만 그것들의 공부로 우리말 출연 준비가 끝난 건 결코 아니라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 겨우 첫걸음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비유어 관련
비유어가 잦게 출제된다.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 흩어져 있는 비유어들의 일괄 정리 편의를 위해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둔 것도 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단, 사람과 관련되는 비유어들은 3음절어 이하와 이상으로 나누어 따로 실었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2음절어 ~ 4음절어들은 각각 그 아래와 위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약방에 감초 격인 부사들의 바른 표기[표준어]와 뜻 구별 문제도 은근히 까다롭다. 신경 써서 챙겨둬야 할 대목. 내 사전 부록에 【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란 제목으로 부사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본래 이 사전의 으뜸 목적은 작가용이어서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짬 나는 대로 훑어들 두시길!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중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으로, 내 사전을 갖고 계신 분들은 手記로 보충하시기 바란다. 이곳 문제 풀이에서 1회 이상 다룬 것들은 朱記로 구분하지 않으니 대조 후 보충들 하시면 된다.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 ‘트집/떼/생떼/투정...’
떼3[명] 부당한 요구/청을 들어 달라고 고집하는 짓.
떼거리2[명] ‘떼3’의 속어.
이짐•[명] 고집이나 떼.
진대•[명] 남에게 달라붙어 떼를 쓰며 괴롭히는 짓.
짐병[명] 행악이나 억지 또는 떼.
지다위•[명] ①남에게 등을 대고 의지하거나 떼를 씀. ②자기의 허물을 남에게 덮어씌움. ¶지다위질[명]
언턱거리•≒턱거리•/언턱[명] 남에게 무턱대고 억지로 떼를 쓸 만한 근거나 핑계.
생떼•[生-][명] 억지로 쓰는 떼. [주의] ‘떼사정’은 북한어.
투정[명] 무엇이 모자라거나 못마땅하여 떼를 쓰며 조르는 일.
떼쟁이[명] 떼를 잘 쓰는 사람. [주의] ‘떼꾼’은 비표준어. ‘질떼군’은 북한어.
떼꾸러기[명] 늘 떼를 쓰는 버릇이 있는 사람을 낮잡는 말.
염병떼[染病-][명] 몹시 심하게 쓰는 떼.
울력성당•[-成黨][명] 떼 지어 으르고 협박함.
억지투정[명] 주로 윗사람에게 불만이 있어 떼를 쓰는 짓.
잠투정[명] 어린아이가 잠을 자려고 할 때나 잠이 깨었을 때 떼를 쓰며 우는 짓.
흘떼기장기•[-將棋][명] 뻔히 질 것을 알면서도 안 지려고 떼를 써 가며 끈질기게 두는 장기.
트집•[명] ③아이들이 조르고 떼를 쓰는 짓.
되트집[명] 남의 요구/충고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도리어 남의 흠을 잡거나 불평을 늘어놓는 일.
- ‘얼간/밑간’
얼간•[명] ①소금을 약간 뿌려서 조금 절인 간. ≒담염[淡鹽]/반염장[半鹽醬]. ②≒얼간이.
밑간[명] 음식을 만들기 전에 재료에 미리 해 놓는 간.
얼간망둥이[명] ‘얼간이’의 비유.
얼간이≒얼간[명]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덜된 사람.
얼간쌈≒반염송포[半鹽菘包][명] 가을에 배추의 속대를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겨울에 쌈으로 먹는 음식.
얼간치[명] 소금에 절인 생선.
얼간하다[동] 소금을 약간 뿌려서 조금 절이다.
- ‘거룩하다/고결하다’
거룩하다[형] 뜻이 매우 높고 위대하다. [유]고결하다/고귀하다/귀중하다
고결하다[高潔-][형] 성품이 고상하고 순결하다.
- ‘보아하니/00하니...’
보아하니≒봐하니[부] 겉으로 보아서 짐작하건대.
멍하니[부] 정신이 나간 것처럼 얼떨떨하게.
떡하니[부] 보란 듯이 의젓하거나 여유가 있게.
휭하니•[부] 중도에서 지체하지 아니하고 곧장 빠르게 가는 모양.
□ 일반 맞춤법 문제
사진: 출제어 및 답들
대체로 그렇듯이 이번에도 어휘력 문제였다. 특히 ‘살그미’와 정답이었던 ‘간대로’는 공부량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벅찬 문제. 정답자가 단 한 사람도 없었던 것이 바로 공부량과 직결돼서이기도 하다.
특히 ‘살그미’는 조어법 공부가 모자라면 ‘살금이’로 잘못 적기 쉬운데 이 말은 아래에서 보듯 ‘살그머니’의 준말이기 때문에 ‘살그-’를 살려서 적어야 한다. 내 사전의 관련어 항목 부분을 아래에 전재한다.
살그머니•[부] 남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살며시. [유]가만히/남몰래/몰래
살그니≒살그미•[부] ‘살그머니(남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살며시)’의 준말.
꾀꾀로[부] 가끔가끔 틈을 타서 살그머니.
배슬배슬[부] 어떠한 일에 대하여 바로 대들어 하지 아니하고 살그머니 자꾸 동떨어져 행동하는 모양.
빵시레>방시레[부] 소리 없이 입을 예쁘게 벌리고 밝고 보드랍게 살그머니 웃는 모양.
살근살근[부] 힘을 들이지 않고 살그머니 가볍게 행동하는 모양.
솔랑솔랑[부] ‘솔래솔래(조금씩 조금씩 가만히 빠져나가는 모양)’의 잘못.
남실남실[부] 남의 것을 탐내어 살그머니 자꾸 넘겨다보는 모양.
할금거리다[동] 곁눈으로 살그머니 자꾸 할겨 보다.
남실하다[동]남의 것을 탐내어 살그머니 넘겨다 보다.
살금살금[부] 남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눈치를 살펴 가면서 살며시 행동하는 모양. [유]가만가만(움직임 따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용조용)
스리슬쩍[부] 남이 모르는 사이에 아주 빠르게.
‘간대로’는 아래와 같은 의미를 지닌 말로 기출 낱말이며, ‘곤대로’는 없는 말.
간대로•[부] 그리 쉽사리 (뒤에 ‘아니다’, ‘않다’ 따위의 부정어와 호응함). ¶하늘을 보니 간대로 비가 그치지 않겠다; 한 번만 도와주시면 간대로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3. 달인 도전 문제
사진: 출제어들
도전자가 수정 전에 처음 선택한 답. 실은 이것이 정답이었다. 공부량이 모자라면 자신이 없어지면서 오답 행진 쪽으로 선회하게 된다:
달인지원권을 사용하여 ‘배다/베다’의 정답을 확인한 뒤 나머지 두 문제의 선택도 전부 바꿨다. 그럼에도 ‘시시덕/희희덕’에서 실족.
‘걷어채다/걷어채이다’를 제외하고는 평이한 어휘력 관련 문제였음에도, 도전자는 세 문제 모두 자신이 없다고 했다. 공부량이 절대 부족했음을 토설하는 셈이라고나 할까.
‘걷어채다/걷어채이다’는 이중 피동의 문제로서 원리.원칙을 공부하지 않은 채 무조건 암기만 하려 들어서는 항상 실족할 수 있는 유형의 문제였다.
평이한 문제인 ‘배다/베다’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문제에 대해서만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해당 부분 전재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시시덕대다/희희덕대다
◈희희덕거리지 말고 일 좀 해라: 시시덕거리지의 잘못. ←시시덕거리다[원]
[설명] ‘희희덕거리다’는 ‘시시덕거리다’의 수의적(隨意的) 구개음화 표현으로, 경남 지방의 방언이자 북한어. ‘시시덕거리다>새새덕거리다’의 관계.
시시덕대다/~거리다[동] 실없이 웃으면서 조금 큰 소리로 계속 이야기하다.
시시대다/~거리다[동] 실없이 웃으며 거볍게 자꾸 지껄이다.
-애인에게 걷어채다/걷어채이다
◈세상에 걷어채이는 게 여자인데 그깟 여인 하나로 그리 찡찡대니?: 걷어채는 (혹은 걷어차이는)의 잘못.
[설명] ①‘차이다’의 준말이 ‘채다’이므로 ‘걷어채이다’는 ‘걷어채다(‘걷어차다’의 피동사)’의 잘못. 없는 말. ‘걷어채이다’는 북한어. ②‘채다’의 원말이 ‘차이다’이므로 ‘걷어채다’의 원말로 ‘걷어차이다’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하나 현재≪표준≫의 표제어로는 ‘걷어채다’만 있음. ≪표준≫의 편집 실무상 실수로 보이며, ‘걷어차이는/걷어채는’ 모두 옳은 표현으로 보아야 함.
걷어채이다[동] ‘걷어채다’의 잘못. 북한어.
걷어채다[동] ‘걷어차다(①발을 들어서 세게 차다 ②저버리어 내치다)’의 피동사.
□ 마치면서
- 공부 방법: 참 실력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서 나고 자란다. 그 기본 출발이 공부량과 공부 자료의 확보임은 물론이다. 잘못된 기본서 선택은 공부 전체를 헛고생으로 이끌기도 한다. 공부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잡생각이나 곁가지 따위에 시간낭비하는 일 없이 100%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출연 횟수 쌓기로 끝난다.
- 마지막 정리/마무리: 이 프로에 도전하시는 분들 중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을 갖고 계신 분들은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 부록으로 편제한 ‘맞춤법 규정’ 관련 부분을 꼭 일독하시기 바란다. 해당 낱말 거의 전부를 예시한 해설판까지 빠뜨리지 않고 훑기를 적극 권장한다. 전체적인 체계가 잡히면서 해당 낱말들에 쌓인 먼지떨이 효과가 놀랍다.
- 언어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학교 문법 시간에 대한 국어학 용어는 공부 당시의 중요성이 낮아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 시절의 시기에 따라서 일부 문법 용어나 역할에 대한 해설도 변한 게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내 책자의 부록에 ‘맞춤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문법 용어 몇 가지’ 난을 만들어 해설해 두었다. 공부 전에 그것부터 읽어두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 수준으로 익힐 필요는 없지만, 어법의 원리/원칙과 관련된 설명 등을 이해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쉬운 예로 접사가 뭔지를 모르면 접두사와 접미사가 왜 그 위치에 붙어 한 낱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고,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을 익히려면 무리하게 욱여넣기 식의 공부를 하게 된다.
- 띄어쓰기: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이 글의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반드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메일을 자주 쓰는 것. ‘카톡’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길게 적는 대신에 그걸 이메일로 작성해서 보내는 훈련을 하면 아주 좋다. 바쁘고 시간도 없는데 언제 그걸 하느냐고 하는 이들, 있다. 카톡에 매달려 보내는 시간들을 모아 보면 몇십 분 되는 경우, 드물지 않다. 그런 때는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이메일로 자세히 보내겠다고 하면 된다. 요즘 세상에 누가 이메일을 쓰느냐고 되묻는다면, 그는 달인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게 좋다. 그 정도의 정성과 노력쯤은 최소한의 요건이니까. 태도와 습관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어떤 일에서고 성공하는 이들은 모두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태도는 야무지기 짝이 없다.
끝으로, 공부 시간 부족에 쪼들리는 사람처럼 집중도가 높은 이들이 없다. 일분일초가 귀중한 이들이 공부 겨루기에서 항상 우듬지가 된다. 오늘도 그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끝]
[다시보기]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woorimal/pc/list.html?smenu=c2cc5a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1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국내 유일!
- 띄어쓰기까지 다룬 유일한 맞춤법 책자. 최대의 문제어 수록(15000 낱말 이상)
- 2009년 이후 매년 발표되는 국립국어원 수정 자료를 반영한 유일한 책자. 한 번 출간 후 요지부동인 것들과 달리 5차에 걸쳐 개정.보완
- <우리말 겨루기>에서 출제되는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유형의 90% 이상이 이 책 내용으로 해설됨.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 국내 유일한 검색 및 읽기용 사전.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 국내 유일!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5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임.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은 20여 년이 넘음.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들로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음.
이 사전은 전자책으로도 구매가 가능한데, 일장일단이 있음. 공부 효율을 높이려면 종이책으로 해야 하지만, 휴대용으로는 불편하여 자투리 시간에 수시로 공부하기에는 부적합. 전자책은 그럴 때 편리하고, 값도 훨씬 싼 편임.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