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겨루기 1006회(2024.6.10.) 문제 알짜 해설- 이선경(공무원) 달인 1단계 도전: 걷잡아(x)/겉잡아(o), 댓병(x)/됫병(o)
♣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띄어쓰기는 머릿속으로만 알아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실제로 자신이 써 봐야 합니다. ‘백학(百學)이 불여일습(不如一習), 불여일용(不如一用)’입니다. 예를 들면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게시문/공고문 등을 볼 때마다 바른 띄어쓰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자신이 몸수고로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리/규칙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어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우리말 달인에 오른 이 중에는 띄어쓰기는 자신 있다고 큰소리친 사람이 두셋 있는데, 실제 실력도 그랬습니다. 기본 원리/원칙을 익힌 후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의 띄어쓰기를 궁구하는 버릇을 들이면 그리됩니다. 지레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 溫草 생각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우승자 이선경 씨가 도전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맑은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도전자들의 면면
사진: 2인 대결에 올라 마지막 한 문제를 남겨두고 있는 두 사람. 4문제를 100점짜리로 선택하는 바람에 얻은 점수들이 낮다.
정희정: 주부. 활달하고 적극적. 생활 음악 애호가(어딜 가든 소품 악기들을 지참). 998회 우승자 강승우 군의 모친. 어렸을 적 하교 후 소를 끌고 나가 꼴을 먹였음. 올 2월 예심 합격자. 결과: 3위(400점)
지경석: 회사원. 아들(고1)/딸(초5)에게 잔소리 대신 솔선수범 차원에서 공부. 딸의 애교스러운 반격: “아빠는 잔소리 안 하려고 노력만 함”. 올 2월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450+300 ⇨750점)
이선경: 공무원. 조용한 가운데 시종일관 맑고 밝은 표정. 드러내지 않는 노력파. 촉이 좋다는 평을 받음: 찍기, 타인 관찰 등... 작년 12월 예심 합격자. 결과: 우승 및 달인 1단계 도전 (550+400점 ⇨950점)
문선아: 주부. 무녀 2남. 예전 도전 시 400점 감점. 문학 속의 우리말 사랑 지극: <태백산맥>, <혼불> 등을 필사하고 원고지에 옮겨 쓰기도 했음. 올 1월 예심 합격자. 결과: 4위(350점)
□ 출연자 속사화
- 도전하는 인생은 아름답다. 멋지다!
이 프로의 출연자들은 그 도전 자세만으로도 멋진 이들이다. 다른 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두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1인 2역을 해내는 당찬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뭔가를 조금이라도 배우거나 깨닫게 하는 그런 것들을 남긴다.
그러한 도전 정신은 삶에서 매우 값진 윤활제이자 동력원으로도 작용한다. 이번 도전자 중 정희정 님의 생활 악기 사랑, 지경석 님의 밥상머리 공부, 문선아 님의 엄청난 필사... 등은 그 일례다.
모든 가외 노력과 의미 있는 도전은 사실 바쁜 사람들이 해낸다. 한가로운 사람들은 계속 한가롭게 지낸다. 게으름은 열정 약화와 감소를 낳고, 미약한 열정은 나태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끈다.
‘조금도 도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어린 시절 당한 성폭행으로 일찍 미혼녀가 되어 온갖 고생을 하고서도 끝내 성공 여성의 모범 격으로 떠오른 명 사회자 겸 인생 조언자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다. 방송과 책 출간으로 억만장자가 된 그녀는 그 돈을 어려운 이들 돕기 쪽에 거의 모두를 쓰고 있고, 수많은 이들의 정신적인 멘토로 받들리고 있다.
실은 윈프리보다도 더 멋진 도전 관련 명언이 있다. 바로 정주영 회장의 ‘해 봤어?’다. 새로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변명, 핑계, 예상 난관 등을 줄줄이 읊는 이들에게 정 회장이 들이댔던 말이다. ‘해 봤어? 해 보기는 했느냐고?’.
그런 정신이 모래사장 땅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첫 선박 수주를 하고, 그걸 근거로 영국 은행에서 차관까지 얻어서 오늘날의 현대중공업(조선소)을 만들어냈다. 십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는 자동차를 우리나라에서 자력으로 첫 작품(‘포니’)을 만들어냈고, 간척 사업 물막이 공사에서 폐선 공법이라는 전 세계 최초의 신출귀몰할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참고로, 소요 부품 수에서 자동차는 10만 개, 항공기와 일반 선박은 20만 개, 그리고 다단 로켓/우주 왕복선/항공모함 등은 30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30만 개급에 도전 중이다.
- 점수가 실력이다
그럼에도 점수가 실력이다!
이 프로에 도전하는 이들은 모두 달인을 꿈꾼다. 하지만 달인에 오르기 위해서는 두세 가지 요건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충분한 공부량과 적합한 공부 자료의 선택, 그리고 올바른 공부법의 발견이다.
이번 도전자들은 이것들 모두가 조금씩 아쉬웠다. 공부량이 충분하지 않았고, 공부 자료들 역시 문제적이었다. 순우리말 ‘용하다’를 한자어 ‘용(庸)하다’(성질이 순하고 어리석다) 쪽으로만 알고 있는 이도 있었다. ‘만연(蔓延/蔓衍)’의 본래 의미 곧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걸 익힌 분은 희정 님뿐이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흔히 쓰이는 ‘갈등(葛藤.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도 있다.
공부량의 측면에서는 쉽지 않은 ‘말미암다/만연하다/무개념’ 등을 맞힌 희정 님이 도리어 앞서 있었다. 우승자인 이선경 씨가 달인 도전 1단계에서 실족한 것도 공부량 부족 때문이었다. 출제된 ‘겉잡다/됫병/자란자란’은 한마디로 모두 어휘력 관련 문제였다.
우승자는 ‘댓병’ 앞에서 그걸 ‘너댓 병’을 떠올리며 그쪽으로 생각할 정도로 '댓병(x)/됫병(o)'에서의 ‘됫병’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 (‘너댓 병’도 ‘네댓 병’의 잘못이고, 수관형사로 쓰였으므로 ‘병’과 붙여 적으면 잘못. 즉 이런 의미로는 ‘댓병’이란 표기 자체가 잘못이 된다.)
‘됫병’은 한 되들이 병인데, 이걸 흔히 일상적으로는 ‘대병(大甁)’의 의미로 ‘댓병’이라고도 하는데 잘못이다. ‘대병(大甁)’이란 말 자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이걸 허용하면, ‘중병(中甁)/소병(小甁)’ 등도 허용돼야 한다) 있다고 하더라도 한자어이므로 사이시옷을 받친 ‘댓병’은 잘못이 된다.
모든 도전자들의 도전 의식은 상찬감이지만, 달인 등극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얄팍한 책자를 대충 훑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건 일반 시청자들도 안다. 의욕만으로 실력이 갖춰지는 건 아니다. 죽창으로 조총을 이길 순 없고, 초등 4학년생이 6학년 문제를 풀 수는 없다.
2단계 문제 수가 10개에서 2개 늘어나 12문제가 된 지도 오래다. 부사 문제도 부활되었다. 사실 우리말의 화룡점정은 부사다. 부사를 잘 구사하면 맛깔나는, 반짝이는 말과 글이 된다. 내 책자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부록으로 살려써야 할 멋진 부사들을 따로 묶어둔 게 있다. 글쓰기에 관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엮었다.
감탄사 출제도 가끔 보이고, 비유어 출제도 빠지지 않는다. 졸저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 흩어져 있는 비유어들의 일괄 정리 편의를 위해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둔 것도 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단, 사람과 관련되는 비유어들은 3음절어 이하와 이상으로 나누어 따로 실었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2음절어 ~ 4음절어들은 각각 그 아래와 위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 달인에 오르기 위해 도움이 되는 공부법
권장할 만한 공부법은 내 블로그의 이곳에 적어두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81378128.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이 공부법들 역시 근본 줄기용으로 90% 정도만 취하고 나머지 10%는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서 보태야 한다. 특히 공부는 항상 효율/성과를 신경 써야 한다. 곁가지에 매달리다 보면 정리가 안 된다. 그러면 망한다. 아무리 공부량이 많아도. 잔가지는 골라내고, 곁가지는 무조건 잘라야 한다. 곁가지 매달리기는 소중하기 그지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달인을 꿈꾸면서 2년 이상 공부했음에도 실패하는 이들에게는 공부량과 공부 자료, 공부 방식과 태도 중 한 가지 이상에서 문제가 있다. 이것들 모두에서 문제가 없다면, 온종일 공부가 가능한 분은 1~1.5년, 하루 4시간 정도씩 공부 시간을 낼 수 있는 분은 2년 내에 달인에 오를 수 있다. 예전에 왕중왕 전에서 우승한 달인 한 분은 전일제(全日制)로 겨우 8달 정도만 공부하신 분이었다. 시간에 쪼들리는 사람의 하루는 25시간으로 늘어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 있다.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공부 자료에서부터 공부 방식과 태도를 전면 개비해야 한다. 야무지고 독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항상 공부 효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 목표량을 세우고 그걸 해내는 걸 몸에 익히는 게 좋다. 그러지 않고는 늘 그 자리다. 10년 전의 구태의연한 공부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은 10년 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맴돈다.
특히 띄어쓰기 실력 연마는 맨 위와 아래에 매달았듯, 실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이용하여 실력 점검 겸 공부를 해나가는 게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제대로 된 공부 자료를 통해서 원리.원칙 공부는 반드시 해둬야 한다.
□ 출연 대기 상황
합격자/출연자 현황과 관련된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3390216320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출제 수준이 하향 조정된 후 지속적으로 평이한 편이다. 하지만 폭넓게 공부를 해둬야 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특히 짝수 회 출제에서는 고난도이거나 주목을 받을 만한 낱말들의 등장이 드문 편이다. 반대로 홀수 회에서는 주목할 만한 말들을 발굴하여 출제한다.
이번 출제에서는 감탄사 ‘여보게’와 ‘진척(進陟. 일이 목적한 방향대로 진행되어 감. 벼슬이 높아짐.)’이 돋보였다. 특히 ‘진척’의 경우는 본래의 의미를 먼저 제시하여 도전자들의 공부량을 알아보려는 고단수(?) 술책도 가미되었다.
최근 출제된 고난도 낱말들로는 ‘빈축(嚬蹙/顰蹙)/헤살/주작(做作)/춘치자명(春雉自鳴)/꽃다지/한무릎공부/몽짜/저지레/수작(酬酌)/간지다’와 불교 용어인 ‘가피(加被)’를 들 수 있고, 정확한 의미 익히기가 필수인 ‘액(厄)/시울’, 그리고 ‘배꼽/깍정이’ 등이 갖고 있는 각별한 의미를 되살리는 문제들도 나왔다.
이번 출제에 쓰인 말들은 이렇다: ‘(비)따발총.대립각/사족.쾌거.과락(科落).무개념.진척.강단(剛斷).됫병/말미암다.만연하다.용하다.반응하다.겉잡다/(감)여보게/(부)고래고래/(속)앓느니 죽지’
참고로 이번에 선을 보인 ‘무개념’은 작년 12월에야 비로소 표준어로 편성된 500개 낱말 중의 하나다. 그 상세 내역은 이곳에 담아 놓았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3284166160
공통어가 들어가는 문제로는 두 문제가 나왔다. 답은 각각 ‘생각’과 ‘체면’.
맞춤법 관련 문제로는 ‘뜨뜨미지근하다’의 바른 표기 문제가 나왔다.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중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으로, 내 사전을 갖고 계신 분들은 手記로 보충하시기 바란다. 이곳 문제 풀이에서 1회 이상 다룬 것들은 朱記로 구분하지 않으니 대조 후 보충들 하시면 된다.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처럼 기출문제집 출간이 어려운 것은 출간 시에는 원저작권자인 KBS에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 ‘따발총/속사포/떠버리...’:
따발총[-銃][명] ①탄창이 똬리 모양으로 둥글납작한 소련제 기관 단총을 속되게 이르는 말. ②(비유) 말이 많거나 빠른 사람. [유]다발총
속사포[速射砲][명] ①탄알을 쉽게 장전하여 빨리 발사할 수 있는 포. ②예전에, 기관총/기관포를 이르던 말.
떠버리•[명] 자주 수다스럽게 떠드는 사람을 낮잡는 말. [유]말쟁이/빈털터리/수다쟁이
-‘만연하다/창궐하다/범람하다...’
만연하다•[蔓延/蔓衍-][동] (비유적으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지다.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 [유]유행하다/확산되다/돌다
만연하다[漫然-][형] ①어떤 목적이 없이 되는대로 하는 태도가 있다. ②맺힌 데가 없다. ③길고 멀어 막연하다.
창궐하다•[猖獗-][동] 못된 세력이나 전염병 따위가 세차게 일어나 걷잡을 수 없이 퍼지다. [유]돌아다니다/범람하다/퍼지다
범람하다[汎濫/氾濫-][동] ①큰물이 흘러넘치다. ②바람직하지 못한 것들이 마구 쏟아져 돌아다니다. ③제 분수에 넘치다. [유]넘쳐흐르다/넘치다/만연하다
-‘용하다/영하다/영검하다’:
용하다•[형] ①재주가 뛰어나고 특이하다. ②기특하고 장하다. ③매우 다행스럽다.
영검하다[靈-]≒영하다[靈-][형] 사람의 기원대로 되는 신기한 징험이 있다.
용하다[庸-][형] 성질이 순하고 어리석다.
- ‘승차/승진/승격/진척...’
승차[陞差][명] 한 관청 안에서 윗자리의 벼슬로 오름. [유]승등/승서/승양
승진[昇進/陞進/升進][명] 직위의 등급이나 계급이 오름. [유]누진/등진/승격
승격[昇格][명] 지위/등급 따위가 오름. 또는 지위/등급 따위를 올림. [유]격상/승급/승진
진척[進陟][명] ①일이 목적한 방향대로 진행되어 감. ②벼슬이 높아짐. [유]발전/진전/진행
- ‘몰상식/무개념/무분별...’
몰상식[沒常識][명] 상식이 전혀 없음. [유]몰지각/무례/무식
몰지각[沒知覺][명] 지각이 전혀 없음. [유]몰상식/무분별/무지각
무개념[無槪念][명] 어떤 일이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없어 제멋대로인 것.
무분별[無分別][명] 분별(서로 다른 일/사물을 구별하여 가름)이 없음
- ‘자란자란/지런지런/차란차란/찰랑찰랑’
자란자란<지런지런/차란차란[부] ①액체가 그릇에 가득 차 가장자리에서 넘칠 듯 말 듯 한 모양. ②물건의 한쪽 끝이 다른 물건에 가볍게 스칠 듯 말 듯 한 모양.
찰랑찰랑[부] ①가득 찬 물 따위가 잔물결을 이루며 자꾸 넘칠 듯 흔들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 ②물체 따위가 물결치는 것처럼 자꾸 부드럽게 흔들리는 모양.
□ 일반 맞춤법 문제
사진: 출제와 쓴 답들
이 <우겨>에 도전하는 이들로서는 매우 기본적인 것이 나왔다. ‘뜨뜨미지근하다’가 나왔는데, 그것도 바르게 고쳐 쓰기 문제가 아니라 고르기 문제. 3사람이 정답을 골랐다.
‘뜨뜨미지근’은 ‘뜨뜻미지근’의 잘못이다. ‘따듯하다<따뜻하다, 뜨듯하다<뜨뜻하다’의 관계로 여기서 보이는 ‘따듯/따뜻, 뜨듯/뜨뜻’은 모두 의미소이므로 이를 살려 적어야 한다.
이와 관련되는 표기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되될 수 있으므로 아래에 전재되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중 관련 부분을 유의하여 잘들 챙겨 두시기 바란다.
◈사람이 어째 그리 뜨뜨미지근한가: 뜨뜻미지근의 잘못. ←뜨뜻미지근하다[원]
방이 뜨뜨무레하니 잠이 솔솔 온다: 뜨뜻무레의 잘못. ←뜨뜻무레하다[원]
[참고] 방이 겨우 뜨듯할 정도라서 좀 그렇군: 맞음. ←뜨듯하다[원]
[설명] ‘따듯하다<따뜻하다, 뜨듯하다<뜨뜻하다’의 관계로 ‘따듯/따뜻, 뜨듯/뜨뜻’은 모두 의미소이므로 이를 살려 적어야 함. 따라서 ‘뜨뜨’는 ‘뜨뜻’의 잘못.
뜨뜻미지근하다[형] ①온도가 아주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다. ②하는 일이나 성격이 분명하지 못하다.
뜨뜻무레하다[형] 뜨뜻한 기운이 있다.
뜨뜻하다[형] ①뜨겁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알맞게 높다. ②부끄럽거나 무안하여 얼굴/귀에 열이 오르다.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사진: 출제어들과 결과
달인 지원권을 사용했음에도 1단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 문제 모두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어휘력과 관련되는 것들이었다.
‘자란자란’에 대해서는 위의 낱말 풀이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요약하자면 ‘자란자란<지런지런/차란차란. 찰랑찰랑’의 관계로서 모두 다 ‘액체가 그릇에 가득 차 가장자리에서 넘칠 듯 말 듯 한 모양. 물건의 한쪽 끝이 다른 물건에 가볍게 스칠 듯 말 듯 한 모양.’과 관련되는 부사다.
‘걷잡다/겉잡다(o)’와 ‘댓병/됫병(o)’에 관해서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전재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출제된 문맥이 아닐 때는 ‘걷잡다’도 표준어이므로 유의들 하시길...
◈겉잡을 수 없이 차오르는 분노: 걷잡을의 잘못. ←걷잡다[원]
걷잡아도 백 명은 넘겠다: 겉잡아도의 잘못. ←겉잡다[원]
[설명] ①‘걷잡다’는 ‘걷(어) 잡다’의 뜻으로, ‘겉(표면/거죽)’과는 무관하므로 ‘걷-’. ②‘겉잡다’는 ‘겉으로 보아 어림잡다’와 비슷한 뜻이며, 겉으로 보고 헤아리므로 ‘겉-’.
걷잡다[동] ①한 방향으로 치우쳐 흘러가는 형세 따위를 붙들어 잡다. ②마음을 진정하거나 억제하다.
겉잡다[동] 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하여 헤아리다. [유]어림짐작하다/어림잡다/짐작하다
◈될수록 큰 병에, 한 되짜리 댓병으로 가득 담아 와라: 됫병의 잘못. 없는 말.
[설명] ①‘댓병’은 없는 말. 크기가 큰 병(甁)이라는 뜻의 ‘댓병(大甁)’일 경우에도 한자어이므로 사이시옷 표기는 불가능. ‘대병’으로 표기하더라도 현재는 ‘대병(大病)/대병(大兵)≒대군(大軍)/대병(大柄)’의 세 말뿐으로, ‘대병(大甁)’은 없는 말. ②‘됫병’은 ‘한 되를 담을 수 있는 분량의 병’을 뜻하는 말로, ‘되들잇병[-甁]/한됫병[-甁]/대두병[大斗甁]’으로도 불림.
□ 마치면서
- 공부 방법: 참 실력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서 나고 자란다. 그 기본 출발이 공부량과 제대로 된 공부 자료의 확보임은 물론이다. 잘못된 기본서 선택은 공부 전체를 헛고생으로 이끌기도 한다. 공부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잡생각이나 곁가지(지나치게 전문적으로 파고 들기도 이에 해당) 따위에 시간낭비하는 일 없이 100%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출연 횟수 쌓기로 끝난다.
- 마지막 정리/마무리: 이 프로에 도전하시는 분들 중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을 갖고 계신 분들은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 부록으로 편제한 ‘맞춤법 규정’ 관련 부분을 꼭 일독하시기 바란다. 해당 낱말 거의 전부를 예시한 해설판까지 빠뜨리지 않고 훑기를 적극 권장한다. 전체적인 체계가 잡히면서 해당 낱말들에 쌓인 먼지떨이 효과가 놀랍다.
- 언어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학교 문법 시간에 대한 국어학 용어는 공부 당시의 중요성이 낮아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 시절의 시기에 따라서 일부 문법 용어나 역할에 대한 해설도 변한 게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내 책자의 부록에 ‘맞춤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문법 용어 몇 가지’ 난을 만들어 해설해 두었다. 공부 전에 그것부터 읽어두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 수준으로 익힐 필요는 없지만, 어법의 원리/원칙과 관련된 설명 등을 이해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쉬운 예로 접사가 뭔지를 모르면 접두사와 접미사가 왜 그 위치에 붙어 한 낱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고,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을 익히려면 무리하게 욱여넣기 식의 공부를 하게 된다.
- 띄어쓰기: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이 글의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반드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메일을 자주 쓰는 것. ‘카톡’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길게 적는 대신에 그걸 이메일로 작성해서 보내는 훈련을 하면 아주 좋다. 바쁘고 시간도 없는데 언제 그걸 하느냐고 하는 이들, 있다. 카톡에 매달려 보내는 시간들을 모아 보면 몇십 분 되는 경우, 드물지 않다. 그런 때는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이메일로 자세히 보내겠다고 하면 된다. 요즘 세상에 누가 이메일을 쓰느냐고 되묻는다면, 그는 달인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게 좋다. 그 정도의 정성과 노력쯤은 최소한의 요건이니까. 태도와 습관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어떤 일에서고 성공하는 이들은 모두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태도는 야무지기 짝이 없다.
끝으로, 공부 시간 부족에 쪼들리는 사람처럼 집중도가 높은 이들이 없다. 일분일초가 귀중한 이들이 공부 겨루기에서 항상 우듬지가 된다. 오늘도 그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출제 형식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끝]
[다시보기]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woorimal/pc/list.html?smenu=c2cc5a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溫草 최종희(11 June 2024)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1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국내 유일!
- 띄어쓰기까지 다룬 유일한 맞춤법 책자. 최대의 문제어 수록(15000 낱말 이상)
- 2009년 이후 매년 발표되는 국립국어원 수정 자료를 반영한 유일한 책자. 한 번 출간 후 요지부동인 것들과 달리 5차에 걸쳐 개정.보완
- <우리말 겨루기>에서 출제되는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유형의 90% 이상이 이 책 내용으로 해설됨.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 국내 유일한 검색 및 읽기용 사전.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 국내 유일!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5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임.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은 30여 년 전 모두 해체되었음.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것들을 그냥 찍어 낸 중쇄판들로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음.
이 사전은 전자책으로도 구매가 가능한데, 일장일단이 있음. 공부 효율을 높이려면 종이책으로 해야 하지만, 휴대용으로는 불편하여 자투리 시간에 수시로 공부하기에는 부적합. 전자책은 그럴 때 편리하고, 값도 훨씬 싼 편임.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