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인 하나가 <Yes24>에 내 저서에 관한
칭찬 글이 있더라고 귀띔을 해왔다.
가서 보니, 과분할 정도의 상찬.
내 책자의 내용들을 죄다 훑어보신 분의 글이었다.
부끄럽지만, 옮겨 붙인다.
http://blog.yes24.com/document/7168176 | |
최종희 저 찾아서 알아주고, 써주는 가운데서 우리말도 생명력을 유지하게 되겠지요. |
이 땅에 태어나서 살아온 시간이 반 백년이 넘어가도록 아직 우리말이 어렵습니다. 특히 요즈음 한국단편을 다시 읽으면서 내가 모른채 했던 우리말들에게 부끄러웠습니다. 가끔 詩 비슷한 것을 쓰면서도 언어의 궁핍함을 느끼면서 우리말 공부에 진정 도움이 될만한 책이 없을까 찾던 중 (기다렸다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만..) 드디어 만났습니다.
서가에 국어 사전은 몇 권 꽂혀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더군요. 이 책은 학습용 사전입니다. 사전은 흔히 찾고자 하는 낱말들이 있을 때마다 검색용으로 들춰보는 쓰임새를 갖고 있는데, 이 사전은 언제든 짬이 있을 때 어느 쪽을 들춰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이 책은 특히 작가, 국어교사, 번역가, 기자는 물론 한국어 시험과 우리말 퀴즈 준비자들에게 제대로 쓰일 수 있기를 목표로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 나름대로 애를 써서 요약하여 정리한 노트식으로 편집 되어 있습니다.
혹 들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몇 해 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교 교사들의 평균 국어 점수가 65점이었다는 이야기요.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간을 쪼개어 공부를 하고 싶어도, 그분들(교사)에게 어울리는 잘 요약된 마땅한 고급 책자가 없는 것도 한 가지로 들 수 있다고 합니다.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인 작가들에게 조차도 우리 말은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바지랑대'라는 좋은 우리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당의) 빨랫줄 받침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쓴 이도 있다 합니다. 오죽하면 [작가들이 결딴낸 우리말](권오운 지음)이라는 책자가 작가들의 관심을 끌었을까요.
저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아보기 쉽도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이라는 이 책 제목을 처음엔 '친절한 우리말 공부 도우미'로 할까 생각을 했었다는군요. 속담과 관용구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깨칠 수 있도록 편의성이 첨가되어 있네요. 예를 들어 '소(牛)'의 항목을 보면, 70여 가지에 이르는 소고기의 부위별 명칭은 물론, 소의 종류별 명칭, 소에 쓰이는 장구들, 소와 관련된 각종 속담이나 관용구와 어휘가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봄'도 되고 했으니, 책에 실린 '봄'과 관련된 관용구와 속담, 어휘를 추려서 올려 볼까 합니다.
* 봄(을)타다 : 1) 봄철에 입맛이 없어지거나 몸이 나른해지고 파리해지다. 2) 봄기운 때문에 마음을 안정하지 못하여 기분이 들뜨다. (일부 사전의 '봄타다'는 잘못. 없는 말) * 봄 돈 칠푼은 하늘이 안다 : 농촌에서는 봄에 돈이 매우 귀함의 비유. * 봄바람은 품으로 기어든다 : 비록 봄이지만 바람 부는 날은 매우 쌀쌀함의 비유. * 봄 떡은 들어앉은 샌님도 먹는다 : 먹을 것이 궁한 봄철에 해는 길고 출출하니 점잔만 빼고 들어앉은 샌님도 떡을 먹고 싶어 한다는 뜻으로, 봄에는 누구나 군것질을 좋아함의 비유. * 봄볕에 그을리면 보던 임도 몰라본다 : 봄볕에 쬐이면 모르는 사이에 까맣게 그을림. * 봄것 : 봄철에 입는 옷 . 쓰는 물건 따위의 총칭. * 봄낳이 : 봄에 짠 무명. * 봄내 : 봄철 동안 내내. * 봄새 : 봄철이 지나는 동안. * 봄동 : 1)노지(露地)에서 겨울을 보내어, 속이 들지 못한 배추. 잎이 옆으로 퍼진 모양이며, 달고 씹히는 맛이 있다. 2) 봄동으로 담근 김치. * 봄사돈 : 봄철에 손님으로 찾아오는 사돈. * 봄사돈은 꿈에도 보기 무섭다 : 대접하기 어려운 사돈을 춘궁기에 맞게 되는 것을 꺼려함의 비유.
사라지는 언어에 대한 가슴 아픈 탐사 보고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니컬러스 에번스)에 의하면 인류의 사고, 즉 6000개에 이르는 언어를 통해 구축되고 전해 내려온 '사고의 다양성'이 전 세계적으로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언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사고(思考)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하이데거는 만년에 이르러 '언어는 사고(思考)의 집'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우리말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찾아서 알아주고, 써주는 가운데서 우리말도 생명력을 유지하게 되겠지요. 글을 쓰면서 제대로 된 표현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겨운 우리말을 잘 살펴서 적절하게 쓰는 훈련도 꼭 필요합니다. 이 책이 그런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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