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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란과의 인사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3. 4. 22.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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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란(로도히폭시스)과의 인사

 

지난달 새 식구가 된 녀석들이 제법 된다.

집들이 겸 본격적인 노지 재배 시험용이 뒤섞여서다.

노지 재배가 가능한 게 20여 종이 넘었는데도

갖다가 풀어놓으니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잘 훑어봐야 눈에 띌 정도.

 

여하간... 그 중 노지 재배도 가능하다고 한 것 중에는

꽃모양이 가냘퍼서 밖에 내놓기가 망설여지는 것들도 적지 않았다.

하여, 어떤 것은 도로 들여놓은 것도 있고

어떤 건 두 개 중 하나는 밖에, 하나는 안에 배치한 것도 있다.

적응도 시험차.

 

그 중 오늘 보이려는 설란은 우리 마음을 약하게 한 것이고

배풍동 같은 건, 후자에 속한다.

한 녀석은 노지에 자리잡았는데 걱정과 달리 씩씩하게 잘 자란다.

베란다에서 자라는 녀석 못지 않게

새 잎들을 부지런히 내뻗고 있다.

 

배풍동은 나중에 인사하기로 하고 우선 설란으로 가자.

설란의 정식 명칭은 제목에 표기된 대로 로도히폭시스.

설란은 유통용으로 붙여진 이름인데, 그런 대로 예쁜 편이다...

 

이게 한 달 전쯤 우리 집으로 와서 큰 분으로 옮겨진 뒤의 모습이다.

 

 

꽃을 잘 보면 왼쪽 녀석이 두 개, 오른쪽 녀석이 4개쯤 피워 올리고 있다.

이때만 해도, 저 꽃이 얼마나 지속되려나 싶었다.

꽃이 지고 나면 녹색 이파리만 한 해 내내 바라보아야 하므로...

 

 

그래서 생각한 것이 녀석의 맞은편에다 아부틸론을 배치하는 것이었다.

아부틸론은 알다시피 새 순이 돋아나는 한, 1년 내내 새 꽃을 피우기 때문에

줄기에는 항상 최소한 서너 개의 빨간 꽃이 매달려 있기 마련이다.

 

 

두어 주 전의 일이다. 꼬부리고 앉아 설란을 살펴 보았더니 어랍쇼... 새 순이 나오는 게 아닌가.



 

그저께의 모습이다. 우리 집에 올 때 꽃대 두 개만 솟아 있던 왼쪽 녀석이 이제는 다섯 대다.

오른쪽 녀석은 네 대 이상의 새 꽃대를 밀어올리고 있다.

 

방향을 바꾸어 찍어보면 이렇다. 꽃대 솟는 모습이 참으로 장하다! 오 예~~

 

그런데 이 쯤에서 설란꽃을 자세히 보면 꽃술이 보이지 않는다.

새로 꽃대 솟는 모습에 환희하느라 그걸 찍지 못해서 빌어온 사진인데

꽃은 마치 어린아이 엉덩이 살집 모양으로 보드랍고 살져 있는데

꽃술이 없다.... 그렇다면 열매는 어찌 맺는고? 번식은?

 

궁금해서 백과사전을 찾아봤다. 흐미... 천만 다행이다.

아래에 소개되는 것처럼, 알뿌리로 번식하는 구근초란다.

 

 

 

[본문]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잎은 가을에 나오고 길이가 7∼8cm이며 털이

빽빽이 난다. 꽃은 4∼5월에 연분홍색으로 주로 피고 붉은 색·흰색 등으로 피기도 한다. 길이

4∼5cm의 꽃줄기가 여러 개 나오고 그 끝에 꽃이 1개씩 달린다.

꽃의 지름은 1.5∼2cm이고, 화피는 6개이다. 꽃 피는 기간이 비교적 길어 조건만 맞는다면

가을까지 계속 핀다. 물이 잘 빠지고 햇볕이 잘 드는 모래땅에서 잘 자란다. 번식은 주로 알뿌리

나누기로 하는데, 알뿌리가 작아지기 쉬우므로 비료를 많이 주어야 한다.

 

 

참... 설란은 꽃이 하얀 것도 있다. 순백색이어서 가까이 두기에는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듯하다. 기호에 따라서는.

꽃이 작아서인지 내게는 빨간 색이 더 앙증맞은 듯하다.

 

하얀 설란의 모습

 

[May 2007]

 

- 시골마을

 

[덧대기] 이 설란은 그 한 해 동안 예쁜 꽃을 제법 오래 매달고 있더니만

다음 해에 소식이 없어졌다.

곰팡이에 약한 듯하고, 물주기에도 아주 조심해야 될 까다로운 녀석인 듯.

나중에 좀 한가해지면 다시 길러볼까 한다. [Aug.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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