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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끝! (제주동백의 환호)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3. 4. 2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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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제주도가 친정인 뇨자들이 몇 있다.

동백도 그 중 하나.

이 녀석(?)에게는  유난히 뒷얘기가 많다.

 

 

 

 

당진에 머물 때, 울 집에 동백이 딱 한 그루 있었다.

문간을 지키고 있었지만, 빈약했다.

그래서 늘 아쉬운 마음이 한 구석에 깔리곤 했다.

꽃 크기도 그렇고 색깔도 진홍색에서 조금 빠지고...

 

 

 

그러다가... 가을철이면 제주도엘 가곤 했을 때다.

동백꽃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었다.

 

(공주님 생신 축하차, 10월이면 매년 제주도엘 갔다.

부티를 과시하려던 게 아니라, 내가 이용하던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넘쳐서

어떻게든 그걸 써먹어야겠는데, 뱡기와 호텔까지 그걸로 해결되었기에... ㅎㅎ.

아직도 남아 있다. 올해엔 써먹어야 한다. 유효기간이 있어서.) 

 

꽃 크기를 보라.

마나님 손바닥보다도 더 크다.  

 

뿐만이 아니다.

하얀 동백도 있었다.

 

 

 

거기에다가 분홍색까지...

 

 

 

담황색까지도 보였다.

멀리서 보면 분홍과 백색의 중간으로 보일 정도로 옅은 노랑.

 

꽃들의 태도 색깔 못지않게 멋있었다.

말끔하고 깔끔하고, 싱그럽고...

동백 앞에서 반 시간 이상 머물렀던 듯하다.

떠나기가 아쉬워서.

 

 

 

"꽃보다 내가 낫잖아요?"

암암. 그땐 그랬지... (예효!!).

 

여담 하나 : 얼마 전 식탁에서 이랬다.

"너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라. 첨부터 다시 시작해보게"

(그때 진이 모친 한 말씀 : 첨부터 아주 매섭게 키워야 했는데...)

딸랑구 대답 : 시로. 나 빨리 늙고 싶거덩. 그리 되면 엄마만 좋아지잖아.

왜? 엄마가 십 년 이상 젊어지니까... (아효. 말로라도 효도 흉내를 내볼 일이쥐.)

 

동백꽃 얘기로 원위치!

동백나무 군락지 돈내코로...

 

 

 

(돈내코 유원지 놀이시설 중 하나. 까불이 대장인 내가 선도(?)하자

딸내미도 질세라 욜심히 낑낑거리며 오르고 있다.)

 

돈내코 유원지.

사실 저곳은 일반 관광객들은 잘 찾지 않는 곳이다.

예전에는 놀이 공원 역할도 조금 해서 대형 버스들이 손님들을 실어다 부리곤 했지만

그다지 볼거리가 시원찮은 곳인데다, 다음 행선지와의 연결도 좋지 않은 탓에.

 

하지만, 내가 저곳을 일부러 찾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매년 찾게 되면서 그 다음 해에 찾아갈 곳들을 미리 조금씩 연구(?)해 두었는데

저곳엔 동백 군락지가 있었고

유원지 맞은편 숲속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조그만 폭포와 소가 있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드물게 버섯들이 꽤 눈에 띄는 곳이기도 했고.

(우리가 찾은 그날, 그 드넓은 돈내코 유원지에 방문객은 우리 가족뿐이었다.

또 다시 맞이하는 독채 전세!! 우린 그런 호강을 누릴 때가 참 잦다.)

 

여름철에 가족 전용 풀장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권할 만한 곳.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조용하다.

 

암튼 그곳 동백 군락지에서 대한 게 바닥에 지천으로 깔린 동백 열매.

그것을 그냥 흘려 보낼 나인가?

어디서고 빈 손으로 돌아오지 않는 내가. ㅎㅎㅎㅎ

 

 

  

 

 

그 중 스무 개 정도를 갖고 와서, 싹 틔우기에 도전했다.

그때가 2008년 10월.

 

그 뒤로 몇 달이 흐르도록 한 녀석도 코빼기를 비치지 않았다. 

그러다가 6달이 지난 2009년 4월 한 녀석이 드디어 고개를 내밀었다.

 

얼마나 소중하고 예뻤던지...

그리고 그때서야 알았다. 동백도 과피가 두꺼운 다른 것들처럼

발아를 위해서는 충격 요법을 써야 한다는 것을.

(충격 요법 : 뜨거운 물에 씨앗을 잠깐 넣었다가 꺼내서 충격을 주거나

씨앗 옆구리를 2밀리 정도 칼로 흠집을 내어 놀라게 해주는 것.) 

 

그러구러, 당진을 떠나면서도 녀석을 그냥 두고 올 수 없어서 모시고 왔다.

한데, 녀석은 얼마나 마디게 자라는지 갑갑할 지경.

한 해에 잘해야 이파리를 두세 개 정도만 올린다.

 

이것이 며칠 전의 모습이다. 4년차 동백.

올해 처음으로 이파리를 네 개씩이나(?) 밀어올렸다.

얼마나 이쁘던지... ㅎㅎㅎ

속으로 생각했다.

아 이제야 이 녀석이 제주도 친정 생각을 떨쳤구나.

그리고, 시집살이가 끝났다고, 이제부턴 마음 다잡고

시집에서 잘살아야겠다고 작심했나 보다... 

 

동백 이야기를 하는 김에

이 울산동백(5색팔중동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제주 동백 이야기를 하면서, 동백꽃에는 여러 가지 색깔이 있음을 말했다.

그렇다. 우리가 흔히 보는 진홍색 외에도 여러 다른 색깔들이 있다.

그런데, 한 나무에서 피는 꽃이 5가지 색이 있다고 생각하긴 쉽지 않다.

있다. 그게 바로 저 울산 학성이 고향인 울산동백(가칭)이다.

 

며칠 전 매스컴에도 그 증식에 성공했다고 보도된 것인데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임진란 때 가토오 기요마사가 전리품으로 갖다가

게네 대장에게 바치자 그걸 토오쿄에 동백절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지은 절에다 모셨는데

그걸 어렵사리 한 그루를 겨우 얻어다가 울산시청 앞 광장 꽃밭에 심었다.

거기서 가지를 잘라 어렵게 증식을 했단다.

(동백은 삽목 증식도 여간 까다롭지 않다... 약품 처리를 해줘야 성공할 정도로)

 

세계 유일종의 희귀종 울산동백.

나두 나중에 꼭 한 그루 얻어서 길러볼 작정이다.

오오사카에 머물고 있는 큰누나의 자랑 중 하나가 사색영산홍인데

나는 5색동백으로 이겨봐야쥐.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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