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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에서 고시랑거리기

[여행]다른 나라 기웃거리기

by 지구촌사람 2011. 6. 18.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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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렘린에서 고시랑거리기

 

 

"크레물린 같은 놈"!

우리가 흔히 속내를 잘 알 수 없어

결국은 대체로 음흉스럽다고 쉽게 단정하면서

내뱉어오던 말이다.

 

그 크렘린을 주마간산격으로, 기웃거려봤다.

떠돌이 증명사진용 관광이 흔히 그렇듯, 주마간산격으로.

그렇게 훑어보고 난 뒤 다시 돌아보게 된 것.

그것은 "크렘린"이라는 말이었다.

러시아어로 '성벽'을 뜻하는 말이라는 걸 다시 떠올리면서.

 

크렘린은 주변의 두 강 (북서쪽의 네그린나야강과 남쪽의 모스크바 강)을 

해자(垓字. 城濠)삼아 처음부터 성채로 구축한,

외부 침입자로부터 차단을 목적으로 한, 방어용 진지개념.

외양만으로는 일본의 상징물이 되어버린 오오사카 성채와 흡사하달까.

 

하지만, 건물 몇 개만 덜렁 들어서 있는 오오사카성과는 판이하게

크렘린은 그 건물의 내용물만으로도 복잡하기 그지 없다.

지배자들의 집무실이나 집회용 궁전도 있고, 

정교회 성당들의 집합소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데올로기와 결합한 뒤로는 철의 장막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물질에 불과한 구축물에 이념이 가해지면

본질은 훼손되거나 폄하되고, 때로는 오도되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 크렘린은 러시아 역사학교의 골수 동창회장(同窓會場)이었다.     

러시아 역사의 핵심 일부가 고정적으로 모여들어 러시아 역사가

만들어진 곳...

 

크렘린은 위에서 적었다시피 러시아의 골수 모임터다.

러시아의 핵심이랄 수 있는 것들이 이 크렘린 주변에 몰려 있다.

때문에 대충 훑어보기를 하는 데도 지도의 도움은 필수불가결.

 

크렘린은 지도 하단부에 보이는 삐딱한 삼각형. 정확히는 부등변 오각형 모습으로

아래쪽 (남측)으로 모스크바 강이 흐르고 있다.

북서쪽으로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쪽)으로도 네그린나야 강이 있는데

현재는 복개해서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청계천 복개를 생각하면 된다.

 

지도에서, 크렘린 위쪽으로 <붉은광장>, <무명용사의 묘>, <역사박물관>,

<마네지 광장> 등이 보이고, 볼쇼이 극장과 <춤>백화점까지 보인다.

<붉은광장>을 포함한 북측 이야기는 따로 올리기로 한다.

 

      

크렘린으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강을 건너고 있다.

건너는 다리 이름은 <볼리사야 카멘누이 다리>

위쪽 지도의 맨 아래 좌측에 희미하게 보이는 다리가 이 다리다.

 

가로등에 매달린 간판 아래에 LG라는 글자가 보이는지?

한국 회사들의 선전 간판이 시내 도처에 보이는데,

얼마나 은근하게 뿌듯해지는지 모른다.

나라 밖을 벗어나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는 말의 연원이 되기도 한다.

 

오죽 하면, <놈현>으로 몰리기도 하는 대통령은 이런 말도 했다.

"나라 안에서는 저절로 얼굴이 어두워지는데,

나라 밖으로만 나오면 제 얼굴이 환해집니다.

가진 것, 지닌 것 없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잘 살고 있는지

나라밖으로 나와서 여러분들(교민과 상사주재원들)을 대하면서

그 까닭을 재삼 확인하게 되면

눈물이 나올 정도로 반갑고 고맙습니다..."

 

이 한국회사들의 활약상 단편들은 나중에 따로 올리기로 한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시커먼 범선 마스트.  초대형 실물 사이즈이다.

이 다리 이름의 연원이 된 볼리사야 카멘누이 모스트.

달리는 차 안에서 급히 찍다 보니, 마치 차량 사진을 찍으려 한 듯해졌다.

목표는 저 모스트였는데... 히.

(이 사진은 나중에 돌아갈 때 찍은 것으로, 크렘린과는 대각선 반대방향이다.)

 

모스크바 강을 건넜다.

저 앞쪽의 큰 건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가야 크렘린이 있다.

그런데 가만. 정중앙 건물 꼭대기 표지판의 글씨가 낯익지 않은가.

자세히 보면... SAMSUNG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이름 삼성이 관(冠)머리 글자처럼 얹힌 건물.

장서수가 세계 최대의 도서관이라는 러시아 국립도서관.

건물 앞 동상은,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도스토엡스키.

(여기서 삼성 이름 앞에 붙인 수식어는 내가 한국인이기에 저절로 나오는

말일 뿐, 삼성에 대한 개인적 정서나 평가와는 전혀 무관하다...)

 

장서 보유량? 하루에 한 권씩 읽어 7만년이 걸린단다.

대충 계산만으로도 2600만권.

우리나라 최대라는 국립중앙도서관.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230만권 정도다.

(울 나라 국회도서관은 거기서도 한참 떨어지는 150만 권 규모)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어느 귀족 하나가 보유했던 장서를 기증받아

시작되었다는 것. 유복했던 파시코프가 그 사람인데,

우리나라의 돈 많은 귀족들은 뭘 했는지...

그나마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을 만드신 전형필 선생이라도 계시지 않았더라면...

울 나라 부자덜, 다른 나라에 가서 뭣들 배워 오는지, 원.     

 

 

크렘린 입장권 매표소 카사 앞의 장사진.

내가 도착한 것은 10시 무렵이었는데, 매표 개시는 9시반부터.

목요일은 휴무. 종합입장권이랄 수 있는 세트티킷은 250루블.

 

 

매표소 앞 대기중 만난 한국인들. (맨앞 청년 : 현지 가이드)

북유럽 관광차 나서서 다음 날부터는 핀랜드/노르웨이/스웨덴 행이란다.

 

50대 여인들과 50-60대 남자들로 이뤄진 부부팀 같았는데

보기에 아주 좋았다. 나이 들어 부부로, 그것도 북유럽행을 선택한 것이...

떠들썩한 볼거리 중심이나 골프여행이 아니라서 더욱 더.

사실 북유럽 관광은 사색형 관광이지, 유흥관광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일본인 작가의 밀리언 셀러, <노르웨이의 숲>이

노르웨이행 비행기 탑승과 더불어 떠올리는 비틀즈의 동명제목

노래로 시작되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사진 오른쪽, 한국인들 사이로 바삐 걸어오는, 안경 쓴 여인. 일리나.

그 날의 내 가이드 여인인데, 우리 둘이 내내 붙어다니니까

저 관광객들은 되게 부러워하거나 의심스러운 시선들이었다. ㅎㅎ흐.

(일리나는 나타샤와 더불어 한국의 순자나 명숙이처럼 제일 흔한 이름.

우리 거래처에도 둘이나 있고 호텔 여종업원 중에도 둘이나 있을 정도.)

 

사진으로는 꽤 미인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60을 넘긴 할머니. 전직 교사.

교사 봉급이 너무 적어서 그걸 그만 두고 통번역 겸 가이드로 나섰단다.

영어는 러시아에서 배웠고, 6개국어 구사.

내 짧은 불어와 독어, 이태리 토막말들 덕분에

우린 아주 단번에 친해질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 두 가지가 문제.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이 할머니가 디카 촬영 경험이 없는데다

태양이 정면에서 비추고 있어서 사진 구도가 엉망...

또 하나는 러시아 정교회 골수신자여서 성당 설명에 얼마나 열을 올리던지...

그것도 내 옆에 바짝 앉아서. 할머니의 구취가 계속 풍겨나와... 아주 혼났다.

 

하지만.. 쓸 데 없는 역사 연도와 성경속 이야기들을 꽤나 기억하고 있는 나와

전직 문학/역사 교사였던 그녀와의 만남은 아주 죽이 잘 맞는,

그러나, <정말 말 많은> 만남이었다. 내가 설명을 더 보태는 일이

잦았으니까. 그럴 때 처음에 그녀는 좀 당황한 듯하긴 했지만, 

나중엔 동지라도 만났다는 듯, 별별 얘기를 다 했다.

묻지도 않은 개인 신상에 관한 것까지도...   

 

 

 

표를 내고 경사진 길을 걸어오르면

처음으로 대하는 건물(탑), 트로이츠카야.

크렘린 근방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저런 탑들의 조화로운 배치다.

(이때부터 구름을 벗어난 태양이 정면에서 비치기 시작...)

 

 

 

일리나의 첫 작품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크렘린 대회 궁전을 중심으로 찍으라 했는데

지나온 트로이츠카야가 중심에 들어가버렸다.

찍은 걸 보니, 안 되겠다 싶어 구도 잡는 걸 설명해주긴 했는데

그거이 워디 뜻대로 되어야 말이쥐... ㅎ

 

크렘린 대회 궁전은 크렘린 전체 건물 중 가장 부조화 작품.

유리와 알미늄을 잔뜩 쓴 현대식 건물로 1961년 건설.

집권자의 밀어붙이기가 만들어낸 대표적 졸작이었다.

중국의 천안문 광장 앞 인민대회당 건물과 흡사한데

중국 것은 그래도 주변 건물들과 참 잘 어울리면서도

격조가 있는데, 이건 아니다.

 

오른쪽 건물은 병기고. 수집된 대포들이 백여 문 겹쳐 쌓여있다.

 

예전에는 공산당 전당대회, 중앙위 총회 등에 쓰였다는데

요새는 국제회의나 오페라, 발레 극장용으로 쓰인다.

좌석 총수는 6000석. 내가 가이드 일리나를 떠보기 위해

좌석수가 3000석 정도냐고 묻자 그렇다고 하면서, 어찌 아느냐

물어왔다. 어찌 알긴... 뱡기 안에서 이미 크렘린 책자 한 권

독파하고 나선 길인 걸. 그 덕에 일리나가 모르고 있던 도서관 장서수도 알고 있었지만도. ㅎ

 

알아야, 세상은 더 재미있고 실속 있게 보인다.

알고 나서 보면, 그건 현물 확인 작업이 되고,

그럴 때 감흥은 두 세, 세 배가 된다.

 

 

대통령 관저. 대회 궁전의 맞은 편.

길 가운데로 로프가 쳐져 있어서 관광객이 건너가진 못한다.

외부 경비나 뭐 그딴 삼엄한 것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대통령이 모스크바에 있을 때는 저 건물 위에 러시아 깃발이 올라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뭐 하고 있을고.

 

참, 레닌도 저 건물에서 집무했는데, 얼마나 검소한지 방 3개만 썼단다.

지금도 그 방들은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데, 관광객은 입장 불가.

하여간 레닌은 집권후에도 얼마나 검소했던지 호텔에 머물 때도

방 하나만 써서, 지금도 그의 방 (107호)는 그대로 보존되고

손님을 받지 않을 정도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욕 바가지를 뒤집어쓰긴 해도, 사욕 챙기지 않은

그 한 가지만으로도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은가 하면,

사리사욕 때문에 하급인간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대통령들

우리나라에도 두엇 되는 걸 보면, 역시 사내는 검소해야 역사에 제대로 된 이름 남긴다.

 

 

<대포의 왕>. 일리나는 King of Cannon이라 했고

책자에는 대포의 황제라 되어 있다. 어쨌거나...

 

저건 구경이 890밀리나 되는 세계 최대.

16세기말에 만들어진 것인데, 무게만 40톤.

그 아래 탄환은 가짜 (장식품). 하여간 대국답게 대포두 크다.

 

 

 

<종의 왕>. 이것 역시 우리 일리나의 표현이고 책자에는 <종의 황제>로 나온다.

무게 200톤(책자). 일리나는 300톤이란다. 

그런데, 현재는 보수 공사중이어서 저렇게 울타리로 막아놓았다.

떨어져 나간 부분만 13톤이 된다는데,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았다.

뒤의 흰색 건물은 이반대제의 종루.

아래 사진에 제대로 그 모습을 보이면...

 

 

 이반대제의 종루. 높이가 81미터.

적의 습격시 종을 울려 알리던 습관이 남긴 걸작.

나폴레옹 침략/퇴각시 종루 폭파를 지시했다는데 

18개는 남겼다고 한다. 개축물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자료에도 명확하지 않다. 최초 건설은 1505 - 1543)

 

뒤로 보이는 것은 아르헹겔리스키 성당.

이반 대제(뇌제)의 관이 안치되어 있다.

그밖에도 40여명의 황제.왕자,귀족들의 유체가

성당 안쪽 곳곳에 안치되어 있다. 허리 높이의 관속에...

 

우리가 그 안에 들어섰을 때,

때마침 4인조 혼성 아카펠라 팀이 들어와 성가를 불렀는데,

위로 자리한 도움 사이로 소리가 빨려 올라가 울려퍼져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다.

 

바로 위의 <종의 황제>와 <이반대제의 종루>가 뒤에 보인다.

일리나 할머님의 사진찍기 실력이 이 잘려진 사진에서 여실하다. ㅎㅎㅎ

 

 

성당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러시아 정교회의

유서 깊은 정통 성당들이 사면에 모여 있다.

이쯤에서 크렘린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훑어보면

 

 

  

찍사가 좀 시원찮다 보니 작품이 어설프다.

왼쪽에서부터 아르헹겔리스키 성당, 이반대제 종루와 종의 황제, 그 아래쪽으로

대포의 황제가 있다. 오른쪽으로는 아랫쪽이 대통령 관저와 예전의 연방 내각관.

오른쪽 건물들은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는 구역들이다.

이 사진을 찍은 곳은 소보르나야 광장으로 크렘린 내에서 가장 넓은 광장.

 

 

블라고베시첸스키 성당.

성모수태 고지 성당인데, 다른 것과 달리 러시아풍이 아주 강하다.

첨탑 모두가 황금색. 위의 아르항겔리스키 성당 첨탑은 가운데 것만 황금색. 

안의 프레스코화들이 제일 잘 복원되어 있다.

 

이 성당 첨탑들을 자세히 보면 중앙의 것 하나만 크고

나머지는 작은데, 네 개씩이다.

정교회의 독실한 신자인 일리나의 설명에 의하면

그것은 4사도를 뜻한다며, 4사도를 아느냐고 물어온다.

그거야 신약성경 순서대로, Matthew, Mark,  Luke, John이 아니냐고

답하자, 신이 난 우리의 일리나 할머니. 그 뒤로 나를

성당으로 끌고 다니면서 30분 이상을 침 튀겼다.

정교회 교리 설명하느라. 흐미. 

 

참 저 성당 앞쪽으로 동양계의 6사내 모습들이 보이시는가.

그들을 쫓아가서 면면을 살펴보면...

 

 

바로 북한인사들이다.

상당한 고위직인 듯, 러시아 관련 공무원과 고위직 군인사가

앞장 서서 안내하고 있었다. 물론 러시아어로 소통하고 있었고.

맨 왼쪽으로 떨어진 이가 최고위직.

그의 양복 상의에 빨간빛의 김일성 배지가 사진으로도 보이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이 북한측 인사들을 잡아보면 이렇다.

상의 왼쪽엔 예외 없이 김일성 배지들을 달고 있는데,

죄다들 벗어들고 있어서 한 사람 것만 보인다.

초보형/기본형  디카 하나와 일반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우스펜스키 대성당 앞에서 또 다시 작품을 작살 낸 일리아의 솜씨. ㅎㅎㅎ

 

이 성당은 성모승천 총주교좌 대성당이라는 긴 이명을 가지고 있다.

그 만큼 러시아 정교회 성당 건물 중 가장 높은 지위를 가졌다.

황제 대관식이 이뤄지거나 황제가 와서 기도하는 곳으로.

 

안에 들어가면 프레스코화들이 남아서 정교회 역사의 잔영들을 내비치고 있다.

천당도 없고 지옥도 없다는 정교회 교리 설명으로

우리의 일리아 할머니가 제일 신명낸 곳이었고...

얼마나 옆에 바짝 붙어서 신명 내는지 구취 때문에 정말 혼났다.

더구나 손을 들어 프레스코 속의 인물들을 신나게 설명할수록

더더욱 출렁이는 젖가슴까지 밀착시키는 바람에, 더더욱... ㅎㅎㅎ

 

그런데,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찍을 수는 없었지만

프레스코 벽화 그림의 순서가 재미있는 것이

최상단에는 율법학자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고

예수는 예언자들과 함께 그 다음 하위 서열인 아랫줄에 들어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 간 곳. 이른바 무기고라 이름 붙은 곳인데

실상은 왕실박물관. (니콜라이 1세의 명으로)

온갖 컬렉션이 9개의 홀에 갖춰져 있는데, 때마침 매진사례.

하여 따로 표를 파는 Diamond Fund (다이어庫)만 봤다.

 

한 마디로, 그곳 다이어만 내다 팔아도 러시아 몇 년 예산은

걱정 안 해도 될 정도. 이삼 백 캐러트의 다이아몬드만도 수도 없고,

잔챙이들을 긁어 모으면 한 가마니도 넘을 정도.

온갖 형태의 자연금 (성형하지 않은 토출형 그대로의 금)도

수천 킬로. 온갖 귀한 왕실 목걸이. 귀걸이 등도 부지기수.

 

일리아 할머니도 여자는 여자. 자꾸만 내 의견을 물어오는데

나야 말로 명명백백한 최영 장군의 후손 아닌가.

황금을 보기를 돌과 같이... ㅎㅎ히.

집에 가서 이것 봤다고, 마눌님한테는 뻥끗도 안 할 거라고만 했다. 히

 

이쯤 해서, 크렘린 배치도 한 장을 덧붙이자.

 

 

     

배치도 하단의 화살표쪽으로도 들어갈 수도 있는 데

입구 다음의 첫번 째 화살표가 있는 1번 건물이 바로 위의 무기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곳.

위쪽으로 올라가 작은 광장쪽으로 구부러져 들어가면

보이는 것들이 바로 성당 집합소. 

왼쪽으로 블라고베시첸스키, 오른쪽으로

이반대제의 유체가 있는 아르항겔리스키, 중앙쪽으로

총주교좌 대성당인 우스펜스키 성당이 있고

그 뒤쪽으로 제복교회도 있다.

 

그곳을 벗어나면 위의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한

광장이 되고, 빙 돌아 내려가면 우측으로 대통령 관저,

좌측으로 대회궁전 등을 바라보며 매표소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즉. 이 길은 위의 사진설명 순서의 정반대 루트가 되는 셈이다.

 

 

 

이 사진 속의 건물 상단부를 자세히 보면 독수리들이 보인다.

그것도 머리가 둘씩인 쌍두독수리다. 바로 러시아왕실의 상징 문장.

(미국에서 대머리 독수리가 대통령 문장으로 쓰이고 있는 걸 보면

참, 이상한 인연들이다.)

 

안내도 속의 14번 건물 상부를 찍은 것인데, 

이것은 그라노비타야(多面이라는 뜻) 궁전이다.

이곳은 외국 대사들 신임장 제정이나 공적인 의식 행사에 사용되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이런 공식적인 행사가 열릴 때면

당시에 그런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황후나 공주들이

투명한 태피스트리 사이로 엿보기 하는 게 관례였단다.

거참. 외국 남자들 엿보기로 스트레스를 풀게 한 선견지명인 셈인가?  

이곳은 관광객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곳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교회 끌려갈 시간이 되는 바람에 

결론을 못 지었지만,

대강은 서두에 언급했지 싶다.

 

2편에서 마무리 짓기로 하자.

아고, 힘들다.    [July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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