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4회(2013.7.22)KBS 우리말 다시 겨루기 특집(2)
-달인 탄생 : 편미숙 님 축하합니다!
4. 3단계 문제 : 6문제 x 100점, 총 600점
-쌀 중에서 맵쌀(x)/멥쌀(o)이 찹쌀보다 끈기가 덜하다.
극히 기본적인 바른 말 고르기인데, 그 정확한 의미를 알아두면 바른 말 찾기에 도움이 된다. 내 단행본 책자에서 해당부분만 전재한다.
[주의] ‘맵쌀’은 ‘멥쌀’의 잘못. ‘멥쌀’에서의 ‘멥’은 ‘메지다’와 관련된 말로 ‘끈기가 적다’는 뜻이
다. 즉, ‘멥쌀’은 ‘끈기가 적은 쌀’.
차지다? ①반죽/밥/떡 따위가 끈기가 많다. [<-‘찰지다’에서 온 말임]. <->메지다. ②성질이
야무지고 까다로우며 빈틈이 없다.
차질다? 밥/떡 따위가 끈기가 많으며 질다. 즉, [차지다+질다]
메지다? 밥/떡/반죽 따위가 끈기가 적다.
-벗에게 어디 가냐고(x)/가느냐고(o) 물었지만 말이 없었다.
동사와 형용사에 붙는 적절한 어미를 올바르게 알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로 고급 문제에 속한다. 세 사람 모두 오답을 골랐을 정도. 어미 ‘~(으)냐’의 활용에서 동사는 받침과 무관하게 항상 ‘-느냐’를 쓴다는 걸 기억해 두면 좋다.
내 책자에서 해당 부분의 설명을 전재한다. 이 문제는 형용사로 바꾸어 출제될 수도 있다. 예컨대, ‘물이 깊냐(x)/깊으냐(o)’ 식이다.
◈♣용언의 ~(으)냐 형 변화 : 깊냐(x)/깊으냐(o); 계시냐(x)/계시느냐(o)
[설명] ①형용사 : 받침이 없을 때는 ‘-냐’. ¶꽃이 예쁘냐?; 이게 다냐?
받침이 있으면 ‘-으냐’. ¶물이 깊으냐?; (깊냐 x)
②동사 : 받침과 무관. 모두 ‘-느냐’. ¶계시느냐?; 먹느냐?; 하느냐?
[참고] ‘좋니?/좋으니?’: 형용사는 의문 종결형에서 ‘-니?/-으니?’ 두 가지 모두 가능함. 동사는
‘-니?’만 가능함. <예>먹으니?(x). ☜용례를 보면 어려운 구분은 아니지만, 형용사는 둘 다
가능하다는 걸 기억!
-머리에 수건을 매고(o)/메고(x) 콩밭을 맸다(o)/멨다(x).
좀 까다롭지만 ‘메다’의 뜻을 정확히 알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 즉, ‘메다’는 어깨와 관련된 말로 어깨에 걸거나 올릴 때에 쓴다. 그렇기 때문에 어깨와 관련되지 않은 말들에는 ‘메-’를 쓰지 않아야 옳다. 수건도 매는 것이고, 콩밭도 매고, 허리띠도 맨다.
하지만 가방은 ‘둘러메는’ 것이고, ‘들어매치기’가 아니라 ‘들어메치기’가 되는 건 모두 이 말들이 어깨와 관련되어 있는 까닭이다. 내 책자 설명을 참고하시기들 바란다.
◈너무 서두르다 보면 가방을 둘러매게 된다 : 둘러메게의 잘못. <-둘러메다[원]
[설명] ‘매다’는 ‘묶다’의 뜻이 주이며,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다’는 ‘메다’.
[참고] 동작 중 어깨와 관련된 것에 쓰이는 것은 모두 ‘매’가 아닌 ‘메’임 : 메치다≒메어치다/둘러메치다/메다꽂다/메다[어]붙이다/걸머메다≒걸메다/둘러메다/엇메다/을러메다≒을러대다.
◈유도의 한판승 기술의 백미는 매치기라 할 수 있지 : 메치기의 잘못.
[설명] ①‘메치기’는 ‘메어+치기’의 준말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메는 것이 중요. ‘메다’는 어깨에
걸거나 올리는 행위. ②동작 중 어깨와 관련된 것에 쓰이는 것은 모두 ‘매’가 아닌 ‘메’임 : ‘메
치다≒메어치다/둘러메치다/메다꽂다/메다[어]붙이다/ 걸머메다≒걸메다/둘러메다/엇메다/
을러메다≒을러대다’.
걸머메다≒걸메다? 한쪽 어깨에 걸치어 놓다.
엇메다? 이쪽 어깨에서 저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어서 메다.
메치기? 유도에서, 상대편의 자세를 무너뜨린 다음 기술을 걸어서 던지거나 쓰러뜨리는 기술의
총칭. 허리 채기, 모로 걸기, 업어 치기, 당겨 치기, 후리기 따위.
-아기는 뭐가 그리 서러운지 내내 울어 쌌는다(x)/쌓는다(o).
공부를 하지 않으면 당혹해 할 고급 문제로, 세 사람 모두 틀렸을 정도. 보조동사 ‘쌓다’의 기능과 뜻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정답을 고를 수 있었다. 상세 설명은 내 단행본 책자 내용의 전재로 대신한다.
◈배가 고프다고 아이는 자꾸만 울어 쌌는다 : 쌓는다의 잘못. <-쌓다[원]
[설명] ‘쌓는다’는 보조동사 ‘쌓다’의 활용형. ‘쌓는/쌓으면/쌓던’ 등으로 활용함.
쌓다?? 동사 뒤에서 ‘-어 쌓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그 행동의
정도가 심함을 나타내는 말. ¶아이가 자꾸만 울어 쌓는다; 그렇게 아이를 놀려 쌓으면 못써;
아침부터 울어 쌓던 꼬마는 울음을 그쳤다; 배가 고프다고 울어 쌓는 아이를 보니 여인은 몹시
마음이 아팠다.
-갑자기 휴가를 얻고 보니 뭘 해야 할지(o)/해야 할 지(x) 모르겠다.
이때의 ‘할지’는 ‘하(어간)+-ㄹ지(어미)’의 꼴로서 의존명사 ‘지’와는 무관하다. 즉 어간에 붙여 적어야 한다. 미숙 님 혼자 정답을 맞혀서, ‘멥쌀’에서의 실수를 만회했다.
이와 관련된 상세 설명이 길어서 내 책자 내용 전재로 대신한다. 이와 같이 의존명사와 어미, 조사 등의 기능 구분이 쉽지 않은 것들이 제법 있어서 내 책자의 ‘의존명사 종합 정리’편에 상세하게 다뤘고, 단행본에서도 내용을 대폭 보강했다.
지? 기간을 뜻하는 의존명사. ¶집 떠난 지 ; 그를 본 지도 오래 되었음. [주의]지켜보고 있은 지
2일째(x) : ~ 있는 지 2일째(o)
-ㄴ지? ‘-ㄴ지’의 꼴로 어미. ¶그가 도착했는지 모르겠다; 기분이 좋은지 휘파람을 분다.; 하고 싶지 않은지; 올지 안 올지 모른다; 아는지 모르는지
-ㄹ지? ①추측에 대한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 절의 사실/판단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연결어미. ¶무엇부터 해야 할지 덤벙거리기만 했다; 얼마나 날씨가 추울지 바람이 굉장히 불어; 내가 몇 등일지 걱정이 가득했다. ②추측에 대한 막연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뒤에 보조사 ‘요’가 오기도 함. ¶이 그림이 심사 위원들의 마음에 들지?; 도서관은 시원할지?; 그분이 혹시 너의 아빠가 아니실지?
☞[구별요령] ‘기간’을 뜻하지 않으면 어미임. 구별용 대표적 예문. ¶왜 그런지 모르겠다. <=어미. ¶그런 지 10년 만에. <=‘지‘는 의존명사.
-휴가철치고(o)/휴가철 치고(x) 바닷가에 사람이 많지 않네.
여기서의 ‘치고’는 조사. 이것은 이미 한 번 다룬 것이기도 하고, 이곳 문제풀이에서도 주의해야 할 조사들로 다룬 적이 있기에 설명을 약한다. 세 분 모두 정답을 고를 만치 평범한 문제이기도 했다.
여기까지, 3단계의 6문제 중 3문제를 미숙 님이 맞혔다. ‘멥쌀’ 문제는 헷갈리셨던 듯하고, 나머지 두 문제는 어려웠다. 따로 고급 부문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고급 문제. 그럼에도 다른 분들 역시 3단계에서 고전하시는 바람에 세 분의 점수는 950/1000/1100점으로 여전히 미숙 님이 선두.
5. 4단계 문제 : 3문제 x 최대 500점 -> 최대 1500점
-출제된 낱말들 : 팽하다/쟁쟁하다/허수롭다
이번에 출제된 낱말들은 처음 선을 보인 낱말들이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예전에 한 번씩 맛보기를 했던 말들.
그 중 ‘허수롭다’와 ‘쟁쟁하다’는 최근 엿보이는 살짝 비틀기식 출제 방식의 연장선에 있는 말들이다. 즉, ‘허수롭다’는 흔히 쓰는 ‘허술하다’ 계통의 말로 ‘허수하다’가 있는데 그와 비슷한 말이고, ‘쟁쟁하다’는 ‘쨍쨍하다’의 작은말인데, 이 말은 흔히 쓰는 ‘쨍쨍거리다/~대다’와 비슷한 말이다.
‘팽하다’는 330회에 첫 선을 보였고, ‘쟁쟁하다’와 ‘허수롭다’는 각각 338회와 270회에 한 번씩 모습을 드러냈다. 뜻풀이를 내 책자에서 전재한다. ‘허수롭다’는 ‘짜임새’의 관련어로도 설명되어 있다.
팽하다*1?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아니하고 꼭 알맞다.
팽하다2[烹-]? 죄인을 끓는 물에 삶아 죽이는 형벌에 처하다.
쟁쟁하다*<쨍쨍하다? 조금 언짢거나 못마땅하여 자꾸 보채거나 짜증을 내다.
허수하다1? ①마음이 허전하고 서운하다. ②짜임새/단정함이 없이 느슨하다.
허수롭다*? 짜임새/단정함이 없이 느슨한 데가 있다.
허우룩하다*? 마음이 텅 빈 것같이 허전하고 서운하다. ¶여인은 허우룩한 빛을 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매몰차게 고개를 돌렸다.
허술하다? ①낡고 헐어서 보잘것없다. ②치밀하지 못하고 엉성하여 빈틈이 있다. ③무심하고 소홀하다.
바그라지다? 짜임새가 물러나서 틈이 조금 벌어지다.
버그러지다? ①짜임새가 물러나서 틈이 어긋나게 벌어지다. ②서로의 사이가 벌어지거나 나빠지다. ③일이 잘못되어 틀어지다.
톡배다? 천 따위의 짜임새가 고르게 탄탄하고 촘촘하다.
늘썽하다? 천/대나무 따위의 짜임새/엮음새가 설핏하다.
정연하다[井然-]? 짜임새/조리가 있다. ¶정연히[井然-]?
이 4단계 낱말 풀이에서 미숙 님의 실력이 드러났다. 출제된 모든 낱말들을 이미 한 번 이상 섭렵하셨음이 드러날 정도로. ‘엉덩이에 땀띠가 날 정도로’ 하셨다고 웃으며 얘기했지만, 그것이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4단계에서 800점을 획득하셨는데, 3문제까지를 풀어본 점수로는 근래 들어 가장 높았다. 다른 두 분이 각각 100점, 200점을 얻은 것에 비하여 월등했다. 덕분에 네 번째 문제는 풀어볼 필요조차 없었다.
6. 달인 도전 문제 : 십자말풀이 15문제
-출제 낱말 : 이번에 나온 낱말들의 수준도 근래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달인 출현의 소망이 담겨 있었다고 할 정도로. 특히 새로 선을 보여 애를 먹이는 낱말이 거의 없었다. ‘구적’을 빼고는.
맨 마지막에 우리 모두를 가슴 졸이게 했던 ‘조각하늘’은 뜻밖의 문제였다. 나 역시 ‘조각구름’ 수준의 그러한 평범한(?) 낱말은 출제 대상이 아니라 여기고, 내 사전 표제어에서 제외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 말은 상식적인 낱말이기도 해서 달인이 그걸 맞히는 순간 내가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비교적 어려운 말들에 속하는 것들 대부분은 기출 낱말들이었다. ‘만수받이, 째마리, 맨드리, 조치개’ 등이 거기에 속한다. 처음 나온 ‘모개’는 이곳 문제풀이 448회에서 ‘모개로’의 형태로 내가 다뤘던 말이고 ‘째마리’도 최근 문제풀이 454회에서 다시 한 번 다룬 적이 있다.
위에 언급한 낱말들의 뜻풀이를 전재하는 것으로 오늘 설명을 마친다. 달인에 오르신 미숙 님의 공부 태도는 참으로 달인다웠다. 공부 자료가 무엇이었을지도 짐작이 간다. 그리고, 소감 말씀 중에 우리 모두의 삶을 돌아보며 곧추세우게 하는 게 있었다. ‘달인이 되었어도 우리말 공부는 멈추지 않겠습니다’라는 말.
거듭하여 달인 등극을 심축하며, 앞으로 또 다른 생의 모퉁이에서 ‘알라차!’ 하면서 나타나시는 모습을 대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축원한다.
만수받이*? ①아주 귀찮게 구는 말/행동을 싫증 내지 않고 잘 받아 주는 일. ②≒만수/만세놀이/만세받이. 토속 신앙에서, 무당이 굿을 할 때 한 사람이 소리하면 다른 사람이 따라서 같은 소리를 받아 하는 일.
째마리*? 사람/물건 가운데서 가장 못된 찌꺼기.
궤지기*1? 좋은 것은 다 고르고 찌끼만 남아서 쓸데가 없는 물건.
턱찌꺼기? ①먹고 남은 음식. ②어떤 대상에 빌붙었을 때 받는 혜택이나 이익.
턱찌끼? ‘턱찌꺼기’의 준말.
맨드리*? ①옷을 입고 매만진 맵시. ¶맨드리가 일꾼 축에 섞이기는 아까웠다. ②물건이 만들어진 모양새. ¶이 물건은 맨드리를 보니 공이 많이 들었구나. ③이미 만들어 놓은 물건. ¶요즈음은 맨드리가 잘 팔린대요.
구적? 돌/질그릇 따위가 삭아서 겉에 일어나는 얇은 조각.
조치개*? 어떤 것에 마땅히 딸려 있어야 할 물건. 보통 밥에 대하여 반찬을 일컬음.
모개2*? 죄다 한데 묶은 수효.
모개모개? 여러 몫으로 나눈 모개마다. 여러 모개로.
모개흥정? 모개로 하는 흥정.
모갯돈*? 액수가 많은 돈.
도흥정[都-]? ≒도거리흥정.
도흥정하다[都-]? 어떤 물건을 한 사람이 몽땅 도맡아서 사려고 흥정하다.
조각하늘? 구름이 온통 덮인 가운데서 드문드문 빠끔히 보이는 하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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