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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회(2013.7.22)KBS 우리말 다시 겨루기 특집(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7. 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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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회(2013.7.22)KBS 우리말 다시 겨루기 특집(1)

-달인 탄생 : 편미숙 님 축하합니다!

  

1. 개괄

  

-달인 탄생 : 어제는 기쁜 날. 참으로 오랜만에 달인이 탄생했다. 지난 1월28일 갑상선암과 싸우면서도 그 값진 자리에 오른 이상미(43) 주부님 이후로 거의 반년 만에 대하는 소중하고 기쁜 소식이다. 달인에 오르신 미숙 님께 거듭 축하를 드린다. (그동안 체력 보강용으로 드셨다는 등심 대신 앞으로는 안심으로 한 급 높이시길 바라며. 하하하.)

  

더구나 이번 달인에 오른 편미숙 님은 패자부활전 예심이라는 치열하기 그지없는 관문을 통과한 분들과 겨루어 얻어낸 승리라는 점에서 그 자신 더욱 기쁘지 않았을까. 바라보는 우리들도 그랬으니까.

  

하여, 오늘은 달인 자리에 오르신 편미숙 님이 남기신 발자취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안타깝게 실패하신 분들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고, 달인 자리에 오르신 미숙 님의 사례를 귀감으로 보탠다면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더없는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출연자들 : 김경숙(30. 공무원. 459회 2013.4.8 출연) ->3단계 진출.

조견주(47. 주부. 421회 2012.6.11 출연) ->3단계 진출

조현숙(52. 주부. 464회 2013.5.13 출연)

임성모(61. 운전사. 449회 2013.1.21 출연)

편미숙(56. 주부. 453회 2013.2.18 출연) ->3단계 진출

  

이번 출연자 중 조견주 님만 2012년에 출연하신 분이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올해 출연하신 분들. 한마디로, 출연 직후부터 실패를 거울삼아 절치부심하신 분들이다. 임성모 씨가 청일점이었을 정도로 여성분들의 노력이 무서웠다.

  

게다가 30대의 김경숙 님이 제일 막내라 할 정도로, 출연자들의 평균 연령이 50세에 육박하는 49.2세. 이런 연령대들이 공중파에서 실력을 겨루기 위해 공부에 매달리는 열기가 온 나라 안에 번질 때, 대한민국에는 힘이 비축된다. 번번하게 가진 자원 하나 없는 이 나라가 세계 7위의 경제력을 유지해나가는 밑거름으로도 작용한다.

  

2. 1단계

  

-첫말들 : 가/대/미/보/정

  

이 첫말들을 대하면 출연자마다 자신의 특장이 떠오르지 싶다. 고유어에 강한 편이라거나 한자어에 더 익숙하다거나 하는 식으로. 자신의 강점을 살려서 대응하면 훨씬 낫다.

  

유일하게 300점 만점을 얻은 경숙 님의 경우는 ‘참가/가두리/참가자/하늘가/가새표’ 등으로 자유자재의 연상 순발력을 발휘하셨는데, 첫 답 ‘참가’를 살려 ‘참가자’로 활용하신 재치도 참 멋졌다.

  

‘비보호’를 답하여 뜻밖의 일격을 당하신 임성모 님의 경우는 잘못된 법률용어 때문에 실족하신 경우다. 도로교통법에 ‘비보호좌회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걸 일상적으로는 ‘비보호’로 줄여 쓰다 보니, ‘비보호’라는 말이 당연히 표준어인 줄로 여기게 된 때문.

  

‘비보호’는 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말이기도 하다. ‘비(非)-’는 ‘이다/아니다’라고 할 때의 ‘아니-’를 뜻하는 한자로, ‘비공식(非公式)/비정상(非正常)/비상식(非常食)’ 등에 쓰여, 각각 ‘공식/정상/상식이 아님’이라는 뜻이다. 즉, ‘비보호’를 해석하자면 ‘보호가 아님’이 된다.

  

따라서 잘못된 한자 덧붙이기이며, 굳이 ‘보호’라는 서술명사(동사적 의미를 지닌 명사)를 부정하려면 행위 부정을 뜻하는 한자 ‘불(不)’을 써서 ‘불보호’라고 해야 한다. 물론 이 말 역시 사전에 없는 말이다. (이처럼 사전에 없는 잘못된 말이 법률 용어로 잘못 쓰이는 말 중에 널리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차선변경/급차선변경’도 있다. 실제로는 차선을 변경하는 게 아니라 ‘차로(車路)’를 변경하는 것인데도 그걸 ‘차선변경’이라는 잘못된 용어를 채용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말인 줄도 모르고 사용하고 있다. 차선 변경은 운전자가 하는 게 아니라, 차선을 그리는 작업자나 설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250점을 얻은 미숙 님이 실족하신 ‘고운정’은 ‘미운 정 고운 정’이라는 말을 자주 쓰다 보니 입에 익어 저절로 나온 답인 듯하다. 한 낱말이 아니기 때문에 띄어 적어야 한다. ‘-정(情)’이 들어간 3음절어로는 ‘속사정/되사정/통사정’ 정도가 있다.

   

1단계에서 출연자들이 얻은 점수는 각각 300/250/150/150/250점.

  

2. 2단계

  

-개괄 : 문제 수준은 앞서 방영된 다시 겨루기 1차분과 대차가 없었다. 즉, 아주 쉬운 편도 아니었지만, 유독 까다로운 편도 아니었다. 다시 겨루기용 문제다웠다고나 할까. 그리고, 다시 겨루기 예심을 멋지게 통과하신 분들답게 실력들도 빛났다. 더욱 빛난 것은 실력들이 맞부딪는 창날에서 보이지 않게 번뜩하는 열기들이었지만.

  

문제풀이로 가자.

  

-(ㅂ)(ㄹ) : 줄00/물00/불00/날00 -> ‘벼락’

두 번째 도움말에서 전원 멈춤. 팽팽한 접전이 첫 문제에서부터 벌어졌는데, 세 분이 정답. 두 분은 ‘보라’를 적었다. 아마도 ‘물보라’에 끌린 듯. 이 프로그램을 오래 접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주어지는 도움말들은 쉽게 연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진 않는다. 도리어 함정에 가깝다. 이 문제에서처럼 쉽게 떠오르는 ‘물보라’와 같은 것은 오답일 가능성이 더 높으니, 긴가민가하면 차라리 도움말을 하나 더 보는 게 낫다.

  

여기서 미숙 님의 차분함이 돋보였다.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뒤늦게 눌렀고, 정답자 3인방 중의 하나에 들었다. 150점 획득.

  

‘줄벼락’은 ‘잇따라 계속 치는 벼락’을 뜻한다. 이 ‘줄-’(잇따라/잇달아의 뜻을 더하는 접사적 기능)이 들어간 말이 제법 된다. 일부 사전에는 오르지 않은 말들도 꽤 많다. 참고용으로 아래에 붙인다. (내 책자에도 개정판에 삽입될 내용이니,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수기로 보완들 하시기 바란다.)

  

◇‘줄-’(잇따라/잇달아의 뜻을 더하는 접사적 기능)이 들어간 말

  

줄행랑[-行廊]? ①대문의 좌우로 죽 벌여 있는 종의 방. ②‘도망’(逃亡)의 속어.

줄담배? ①새끼줄 같은 데에 길게 엮어 놓은 잎담배. ②잇따라 계속 피우는 담배.

줄초상[-初喪]≒연상[連喪]? 한 집에 잇따라 초상이 남.

줄걸음? ≒줄행랑(‘도망’[逃亡]의 속어).

줄번개? 잇따라 계속되는 번개.

줄벼락? 잇따라 계속 치는 벼락.

줄포탄[-砲彈]? 잇따라 쏘아 대는 포탄.

줄폭탄[-爆彈]? 줄을 지어 잇따라 떨어지는 폭탄.

줄봉사? 앞 못 보는 이가 잇따라 생기는 일.

줄기침? 잇따라 계속하는 기침.

줄방귀? 잇따라 뀌는 방귀.

줄따귀? 따귀를 잇따라 몇 대 때리는 일.

줄도망[-逃亡]? 여러 사람이 줄을 짓듯 잇따라 도망함. ¶줄도망질[-逃亡-]?

줄초풍[-風]? 차례차례로 잇따라 일어나는 초풍.

초풍[-風]? 까무러칠 정도로 깜짝 놀람. ¶기절초풍?

줄사표[-辭表] ? 여러 사람이 잇달아 계속 내는 사표의 비유어.

줄파업[-罷業] ? 잇달아 계속 일어나는 파업의 비유어.

줄소환[–召喚] ? 여러 명을 잇따라 소환하는 일의 비유어.

  

-(ㄱ)(ㄹ) : 섬/되/독/솥 -> ‘그릇’

쉽지 않은 문제였다. 특히 ‘섬/되’ 등이 단위로 더 많이 쓰이는 말들이어서, 정답인 ‘그릇’을 연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놀랍게도 첫 도움말 ‘섬’에서 성모 님과 견주 님이 멈췄고, 미숙 님은 두 개를 더 보고 세 번째 도움말에서 멈췄다.

  

네 사람이 정답 ‘그릇’을 맞혔고, 한 분만 ‘가루’를 적었다. 미숙 님 100점 획득. 두 문제를 풀었을 때, 점수는 450점이 셋, 그리고 미숙 님이 500점.

  

-(ㅅ)[관용구] : 0이 깊다/0을 떨다/0을 붙이다/0로 가다 -> ‘살’

한 사람도 정답자가 없었다. 마지막 도움말까지 봤더라면 정답자가 두세 분은 있었을 문제. 3인이 ‘속’이라 답했고, ‘셈/숨’도 있었지만 전원 오답.

  

문제에 나온 말 중 ‘살(이) 깊다’는 어려운 말이면서, ‘살 깊다’로 더 많이 쓰인다. 내 책자에 단독 표제어로 삼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살’이 들어간 관용구들은 적지 않은데다 한글 표기로는 같지만 한자어도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내 책자에서는 여러 군데에 나누어 실었다. 그 중 몇 가지 관용구들만 전재한다.

  

살(을) 박다 ? ①흰떡 따위에 떡살로 무늬를 박다. ②유달리 정성을 들이다.

살(을) 박아 치다 ? 매우 세차게 때리다.

살(을) 붙이다* ? 바탕에 여러 가지를 덧붙여 보태다.

살(을) 잡다 ? 기울어진 집 따위를 바로잡아 세우다.

살(이) 깊다 ? 몸의 어떤 부분에 살이 많이 붙어 있어서 살이 두껍다.

살(이) 잡히다 ? ①구김살이 지다. ②살얼음이 얼다.

살을 붙이고 살다 ? 어떤 곳을 근거지로 삼아 눌러살다.

살을 떨다 ? 몹시 무섭거나 격분하여 온몸을 떨다.

살을 박다 ? 남을 공박하며 독살스럽게 말하다.

살을 에고 소금 치는 소리 ? 따끔하고 신랄한 말.

살이라도 베어 먹이다 ? 제 몸의 살까지도 베어 먹일 만큼 알뜰히 보살펴 주다.

  

-(ㅇ)(ㅈ)(ㄹ) : 희끗희끗/아찔아찔/비틀비틀/팽그르르 -> ‘어지럼’

어려운 문제였다. 특히 첫 번째 도움말 ‘희끗희끗’에서 멈추고 정답을 맞힌 경숙 님이 대단하셨다. 미숙 님은 안전하게 두 번째 도움말에서 멈췄다. 150점 획득. 네 사람이 정답을 적었다.

  

‘희끗희끗’은 흔히 ‘희끈거리다’로 더 많이 쓰는 ‘희끗희끗하다’의 부사다.

희끈거리다/-대다? 현기증이 나서 자꾸 어지럽고 까무러칠 듯하게 되다.

희끗희끗하다? 현기증이 나서 매우 어지러우며 까무러칠 듯하다. ¶희끗희끗?

  

-(ㅇ)(ㅈ) : 반반하다/조촐하다/다소곳하다/참하다 -> ‘얌전’

인내심을 가지고 세 번째 도움말까지 본 네 사람과,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춘 임성모 씨 등 모두가 정답 행진. 첫 도움말에서 멈춘 성모 님의 공력(?)이 참으로 대단했다. 미숙 님은 여기서 100점 획득. 합계 750점으로 김경숙 님과 공동 선두.

   

첫 번째 도움말 ‘반반하다’는 몹시 까다로운 말이다. 뜻도 여러 가지이고, ‘반반하다2’도 있다. 기출 낱말이기는 하지만, 다른 형태로도 (예컨대, 4단계 뜻풀이) 출제될 수 있는 고난도의 낱말. 내 책자에 밑줄과 볼드체 처리를 해둔 이유이기도 하다. 이참에 공부들 해두시기 바란다.

  

반반하다*1? ①구김살이나 울퉁불퉁한 데가 없이 고르고 반듯하다. ¶땅을 반반하게 고르다. ②생김새가 얌전하고 예쁘장하다. ③물건 따위가 말끔하여 보기도 괜찮고 쓸만하다. ④지체 따위가 상당하다. ¶반반한 집안의 자식이라 품행이 다르다. ⑤일하는 것이 지저분하거나 말썽 될 것이 없이 깔끔하다. ¶아무리 바빠도 자기가 맡은 일은 반반하게 끝내곤 했다. ⑥잠이 오지 아니하여 눈이 말똥말똥하다.

반반하다2? 다 드러나 보일 정도로 시원하다. ¶두 사람은 널찍하고 반반해서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는 바위 위에 앉았다.

  

-(ㄱ)(ㅇ) : 빗00/풋00/꽃00/봄00 -> ‘기운’

도움말을 세 개에서 네 개까지 보아야 정답을 확신할 수 있었던, 쉽지 않은 문제였다. 답이 각각 ‘과일’ 한 분, ‘가을’ 세 분, ‘기운’ 두 분으로 나뉠 정도로. 도움말을 차분히 지켜본 두 분이 정답 행진. 미숙 님은 여기서 마지막 도움말까지 보고서 정답을 적었고 50점을 얻었다.

  

‘빗기운’은 이곳에서 444회 문제풀이를 하면서 다룬 말. ‘눈기운’과 함께 공부해 두면 좋다. ‘풋기운’과 ‘꽃기운’은 처음 선을 보인 말들이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어려운 말은 아니다. 내 책자에서 관련 낱말들과 함께 뜻풀이를 전재한다.

  

눈기운*? 눈이 올 듯한 기미.

빗기운? ①비가 내릴 기운. ②비가 내리는 기세/상태.

풋기운*? 아직 힘이 몸에 깊게 배지 못한 젊은 사람의 기운.

풋심*? 어설프게 내는 힘.

풋김치? 봄가을에 새로 나온 열무나 어린 배추로 담근 김치.

꽃기운*? 사춘기에 솟아나는 기운의 비유.

꽃나이*? 여자의 한창 젊은 나이의 비유.

이팔방년[二八芳年]? 16세쯤 되는 꽃다운 나이.

방년*[芳年]?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

  

여기서, 달인 미숙 님이 버저를 누른 곳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두 번째 도움말을 보고 멈춘 것이 세 번, 세 번째 도움말까지 보고 멈춘 것이 두 번, 심지어는 네 번째 도움말까지 보고 멈춘 적도 한 번 있었다. 그래도 합계 최고 점수 800점을 확보했다.

  

즉 달인은 2단계에서 550점을 얻었는데, 한 번도 첫 번째 도움말만 보고 멈춘 적이 없다. 자신이 알 때 그때 멈췄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추더라도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과의 싸움만 한 것이다.

  

늘 말하지만, 달인을 꿈꾸거나 3단계 진출이 목표인 이들은 주변 출연자들에게 영향을 받아 휩쓸리기 멈춤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서 실패한 경우에는 그 자신에게 더 부끄럽거나 오래 서운해진다. 공부량이 모자라서 실패한 것이야 공부를 더하면 되는 일이므로, 그 자신에게도 합당한 변명이 된다. 하지만, 남들을 의식해서 하다가 그리 된 건 꽤 오래 창피한 일도 된다. 무엇보다도 그 자신에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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