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회(2013.7.29)KBS 우리말 겨루기 함께 풀어보기(1)
-달인 탄생 : 남웅기 목사님 축하합니다!
1. 개괄
-달인 탄생 : 달인이 연거푸 탄생했다. 이번에는 남성 출연자. 그동안 여성들이 많이 거머쥐던 달인 등극의 영광을 오랜만에 남성이, 그것도 60대의 노익장께서 손에 넣어 반갑고 기쁘다.
그분의 공부 얘기 중에 4년 동안 ‘나만의 우리말 사전’을 적바림해왔다는 말이 오래 남는다. (사실, 제대로 된 공부 자료를 혼자 힘으로 마련하려면 한 해 정도의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그것도 최소한으로.) 그만한 노력이 따랐으니 그러한 영광이 따른 것이고, 성실한 노력 앞에 이뤄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멋진 한 판이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휘 중심으로만 공부하신 게 드러나 보일 정도여서, 맞춤법/띄어쓰기 부분에서는 아주 고전하셨다. 만에 하나 ‘왕중왕’전이 열리고 거기에 출연하게 되신다면 그때는 그 부분의 약점 때문에 발목을 잡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노파심이길 바란다.
-출연자들 : 이유진(32. 교육 행정 공무원. 남편도 기출연자) ->3단계 진출.
오하나(28. 특수 교사)
남웅기(61. 목사) ->3단계 진출
이상준(32. 외대 대학원생. 일문과)
유명숙(64. 주부. 파독 간호사) ->3단계 진출
3단계 진출자 세 분 중 명숙 님의 선전도 상찬감이지만 유진 님의 경우가 특히 아쉬웠다. 2~3단계를 최우수 성적으로 통과하고, 4단계에서도 3문제를 풀었을 때까지만 해도 차점자와 350점의 점수 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음에도, 마지막 문제에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셨다. 무척 아쉬움이 크셨으리라.
그 아쉬움을 바탕 삼아 다음의 다시 겨루기에서 한풀이를 멋지게 해내시길 빈다. 명숙 님의 경우도 조금만 더 힘을 내신다면 다음의 도전에서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실 듯하다.
2. 1단계 문제
-첫말들 : 내/양/차/주/통
이번에는 200점이 최고 득점으로 만점자가 없었다. 그리고, 처음 답한 낱말을 활용하여 쉽게(?) 가는 방법을 택하시는 분들도 없었다.
예컨대, ‘석양’을 답했을 때 ‘0양0’은 ‘석양빛’으로 쉽게 갈 수 있었고 (오하나 님의 경우), ‘기차’를 답한 남 목사님의 경우는 ‘0차0’에서 ‘기차간/기차역/기차표’ 등을 재활용(?)할 수 있었다.
1단계에서 출연자들이 얻은 점수는 각각 150/150/100/200/100점.
2. 2단계 문제
-개괄 : 평소 대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고난도라 할 수 있는 문제가 하나 있었고, 중·상급의 문제도 두어 개 나왔다.
문제풀이로 가자.
-(ㅅ)(ㅂ) : 00을 치다/00이 맞다/00이 따로 놀다/00이 닳도록 빌다 -> ‘손발’
어렵지 않은 문제였음에도 출연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두 번째 도움말에서 멈출 수도 있었는데, 웅기 님이 세 번째 도움말을 보고서 멈췄다. 전원 정답.
첫 번째 도움말로 보인, ‘손발(을) 치다’는 쉽지 않은 말. 내 책자 표제어에 밑줄을 그어 놓은 말이기도 하다. 아래에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손발(을) 걷다 ? 사람이 죽은 뒤 몸이 굳어지기 전에 팔과 다리를 거두어 놓다.
손발(을) 치다 ? 자기가 발견한 것을 여러 사람에게 외쳐 말하다.
손발(이) 맞다 ? 함께 일을 하는 데에 마음/의견/행동 방식 따위가 서로 맞다.
손발을 맞추다 ? 함께 일을 하는 데에 마음/의견/행동 방식 따위를 서로 맞게 하다.
손발이 따로 놀다 ? 함께 일을 하는 데에 마음/의견/행동 방식 따위가 서로 맞지 않다.
-(ㅈ)(ㅈ)(ㄹ) : 뭉그대다/제도루묵이/맴돌다/쳇바퀴 -> ‘제자리’
어렵지 않은 문제.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출 수도 있었고, 두 번째 도움말에서는 100% 정답을 확신할 수 있을 정도였다. 두 번째 도움말까지 보고 네 분이 멈췄다.
‘제도루묵이’는 이미 두어 번 선을 보인 말이다. 각각 304회와 395회에서. 흔히 쓰는 ‘말짱 도루묵’은 관용구로서 표준어다.
‘뭉그대다’는 잘 아는 ‘뭉그적거리다’와 비슷한 말로, 내 책자에서는 위 문제의 답으로 제시된 ‘제자리’ 항목에도 모아두었다.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제도루묵이*?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 버리는 일의 비유.
말짱 도루묵 ? 아무 소득이 없는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
제자리*? ①본래 있던 자리. ②위치의 변화가 없는 같은 자리. ③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
제자리걸음*? ①≒답보*[踏步]. 상태가 나아가지 못하고 한 자리에 머무르는 일. 그런 상태.
제자리깨끼*? 탈춤 따위에서, 제자리에 서서 추는 춤.
제자리무늬? 뜨개질에서, 겉뜨기나 안뜨기로만 떠서 밋밋하게 만든 무늬.
매암*≒맴? 제자리에 서서 뱅뱅 도는 장난.
어정다리밟기? 상여가 다리 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일.
긁어쟁이? 파낸 흙을 제자리에 뒤쳐 덮는 애벌 논매기.
온박음질? 박음질의 하나. 한 땀씩 잇대어 하는 것으로, 바늘을 앞 땀의 제자리에 꽂아 박음.
침체[沈滯]? ①어떤 현상/사물이 진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무름. ②벼슬이나 지위가 오르지 못함.
뭉깃거리다>몽깃~? 제자리에서 뭉개듯이 꽤 느리게 자꾸 움직이다. ¶뭉깃뭉깃>몽깃몽깃 ?
밍그적밍그적하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자꾸 뭉개다. ¶밍그적밍그적?
뭉그대다*? ①제자리에서 몸을 그냥 비비대다. ②일을 어떻게 할 줄 모르고 미적미적하거나 우물우물하다.
뭉그적거리다/~대다? ①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조금 큰 동작으로 자꾸 게으르게 행동하다. ②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몸이나 몸의 일부를 조금 큰 동작으로 자꾸 느리게 비비대다.
뭉기적거리다/~대다? ‘뭉그적거리다/~대다’의 잘못. 북한어.
-(ㅈ)(ㄱ) : 흠/금/땀/얼룩 -> ‘자국’
연상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쉽지 않은 중·상급의 문제. 그럼에도 웅기 님과 유진 님이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췄다. 대단한 순발력이었다. 도움말을 두 개 더 보고 쓴 사람들 중에서도 오답자가 둘이나 나올 정도였는데...
굳이 낱말 뜻풀이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문제.
-(ㅇ)(ㄴ) : 언제/그해/접때/예전 -> ‘옛날’
어제 문제 중 가장 어려웠다. 공통분모를 추출해내기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답인 ‘옛날’이라는 낱말을 떠올리기도 쉽지 않은 탓에. 웅기 님만 세 번째 도움말에서 멈추고, 나머지 네 분은 네 번째 도움말까지 보고서야 답을 썼다. 오답자는 한 분.
‘언제’가 옛날/과거의 뜻을 가진 말로 쓰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사회자가 설명한 대로 주로 ‘언제는’의 꼴로 쓰인다. 내 책자에 담긴 속담 중, 아래와 같은 경우가 그런 뜻으로 쓰인 것.
언제는 외조할미 콩죽으로 살았나 ? 남의 은덕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니 이제 새삼스럽게 남의 호의를 바라지 아니한다고 단호히 거절하는 말.
-(ㅂ)(ㅅ)(?) : 손보다/기르다/건사하다/돌보다 -> ‘보살핌’
도움말들은 어렵지 않았지만, 정답을 떠올리기 쉽지 않은 중·상급의 문제. 점수에서 뒤진 상준 군이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췄고, 세 사람은 세 번째 도움말까지, 또 한 분은 마지막 도움말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을 보였다. 그럼에도 전원이 정답을 맞히는 기염을 토했다.
동사 ‘손보다’는 은근히 까다로운 말로서, 뜻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참에 공부들 해두시길. 나머지 낱말들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손보기1? 어떤 일/물건에 결점이 없도록 보살피는 일.
손보다1? ①결점이 없도록 잘 매만지고 보살피다. ②<속>혼이 나도록 몹시 때리다.
손보기2? 여자가 정조를 파는 것으로 업을 삼는 일.
손보다2? 찾아온 손님을 만나 보다.
-(ㄷ) : 사슬0/추렴/0을 굴리다/삯 -> ‘돈’
출연자들의 공부량이 저절로 드러나는 문제였다. ‘사슬돈’을 확실하게 공부한 웅기 님이 첫 번째 도움말에서 자신 있게 멈췄고, 그 뒤를 이어 두 번째 도움말에서 명숙 님을 비롯한 두 분이, 나머지 두 분은 세 번째 도움말을 보고 멈췄다. 여기서 희한하게도 3단계에 진출한 세 분만 정답을 맞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돈’. 이 돈에는 그 종류도 참 많다. 아래에 ‘돈의 종류’를 전재한다. 내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수기로 보충하시기 바란다. 다음 개정판에 들어갈 내용이다.
◇‘돈’의 종류
검은돈? 뇌물의 성격을 띠거나 그 밖의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주고받는 돈.
종이돈? ≒지폐(종이에 인쇄를 하여 만든 화폐).
세뱃돈[歲拜-]? 세뱃값으로 주는 돈.
노잣돈*[路資-]? ①먼 길을 오가는 데 드는 돈. ②죽은 사람이 저승길에 편히 가라고 상여 등에 꽂아 주는 돈. [유]여비
가욋돈[加外-]? 정해진 기준/정도를 넘어서는 돈.
뭉칫돈? ①뭉치로 된 돈. ②≒목돈(한몫이 될 만한, 비교적 많은 돈).
매끼돈? 매끼로 묶을 수 있을 만큼의 돈이라는 뜻으로, 많은 액수의 돈.
모갯돈? 액수가 많은 돈.
사슬돈? 꿰거나 싸지 않은 흩어진 쇠붙이 돈이란 뜻으로, ‘잔돈’.
전셋돈[傳貰-]? 전세를 얻을 때 그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맡기는 돈.
나랏돈? <경>≒국고금(국고에 속하는 현금).
노랑돈? ①예전에 쓰던 노란 빛깔의 엽전. ②몹시 아끼는 많지 않은 돈을 낮잡는 말.
도짓돈[賭地-]? ①한 해 동안에 이자를 얼마씩 주기로 하고 꾸어 쓰는 돈. ②남의 논밭을 빌려 부친 대가로 해마다 내는 돈.
부좃돈[扶助-]? ≒부조금(부조로 내는 돈).
보싯돈[布▽施-]? <불> 보시로 받은 돈.
시줏돈[施主-]? 불교에서, 승려나 절에 바치는 돈.
연봇돈[捐補-]? <기독교>≒헌금[獻金](주일/축일에 하나님에게 돈을 바침).
벼락돈? 뜻하지 않게 갑작스레 많이 생긴 돈.
붙은돈? 일정한 액수가 한 닢이나 한 장으로 되어 있어 그중 일부를 뗄 수 없게 된 돈.
시겟돈? 시장에서 파는 곡식의 값으로 받는 돈.
까팡돈? 까팡이로 돈처럼 동글납작하게 만든 아이들의 장난감.
쌈짓돈? 쌈지에 있는 돈이라는 뜻으로, 적은 돈.
주머닛돈?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돈.
앞햇돈? <경> 씨, 먹이, 거름 따위와 같이 밑천이 드는 비용. 경제표에서 케네가 한 말.
여윳돈[餘裕-]? 넉넉하여 남는 돈.
종잣돈[種子-]*? ①부실기업을 살리기 위하여 금융 기관에서 새로이 융자하여 주는 자금. ②어떤 돈의 일부를 떼어 일정 기간 동안 모아 묵혀 둔 것으로, 더 나은 투자/구매를 위해 밑천이 되는 돈.
체곗돈[遞計-]? 돈놀이로 쓰는 돈.
해웃돈? ≒해웃값(기생, 창기 따위와 관계를 가지고 그 대가로 주는 돈).
허튼돈? 쓸데없이 헤프게 쓰는 돈.
시잿돈[時在-]? 지출을 하고 난 뒤 남아 있는 돈.
월숫돈[月收-]? 원금과 이자를 다달이 나누어서 갚아 나가기로 하고 빚을 얻어 쓰는 돈.
일숫돈[日收-]? 본전과 이자를 합한 금액을 며칠에 나누어 일정한 액수를 날마다 갚아 나가는 빚돈.
변릿돈[邊利-]? 변리를 주기로 하고 빌리는 돈. 또는 변리를 받기로 하고 빌려 주는 돈.
걸기돈 ? <경>내기를 할 때 걸어 놓는 돈.
거스름돈? 거슬러 주거나 받는 돈. [유]거스름, 잔돈, 우수리
젓가락돈? 예전에, 양반이 기생에게 젓가락으로 집어 주던 화대.
2단계를 마치고 3단계에 진출자가 정해졌을 때, 각자의 점수는 1000/950/750점. 이유진 님이 최선두로 2단계에서 85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거뒀다. 남 목사님도 800점을 획득하며 선전하셨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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