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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 좀 먹고 살자!!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3. 8. 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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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촌놈의 식탁은 촌놈답게 엄청 촌스럽습니다.

암만요. 촌놈이 어디 가나요.

 

가지무침                                                   들깻잎무침

 

 

오이물김치(?)                                          고랭지 감자

 

이것들이 뭐냐면요.

제가 지난 몇 달 간 지겹도록(?) 먹어온 것들입니다.

우리 집 소출들인데, 먹어 없애줘야지, 버릴 순 없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눈에 익은 것들이 아주 자주,

그리고 계속해서 식탁에 오르니 그것 또한 적지 않은 고역입니당.  

 

 

밤이면 밤마다, 놀면 뭐하냐고

일거리 삼아 까 댄(?) 강낭콩임돠.

밥에 얹어 먹는 일로도 질릴 무렵

대량 소모 방법이 떠오르더군요.   

 

 

바로 이 강낭콩 밀가루빵 (흔히 '술빵'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을 개발했지요.

한꺼번에 대량 소모가 되니까, 후련하더만요. ㅎㅎㅎ.

 

 

이게 뭐냐면요

한때, 그리고 지금도, 꽤나 인기 있는 골뱅이무침임다.

 

이 안에 들어간 수많은 식재료 중에 (오이,고추,양파, 미나리, 피망, 부추...)

딱 한 가지. 골뱅이만 빼고는 역시 자가 생산품들.

 

이 골뱅이무침은 술안주로도 그럴듯하지만

울 집에서는 쌀국수에 섞어 먹습니다.

이른바 우리 집에서 개발한 골뱅이무침 비빔 쌀국수.

입맛 없을 때는 아주 그만이죠.

 

게다가 술안주로 누려온 명성도 있으니

막걸리 한잔 안 할 수 없죠.

마나님께오서 집 안에서 나는 술냄새엔 질색+팔색하시는지라

전 막걸리조차도 집 밖에서 마시곤 하는데

올해 딱 두 번 식탁에서 막걸리를 마셔봤슴다.

(그처럼 감격스러운 날 중의 하루이니 부러워하시지 않아도 됨당.)

 

 

 

노상 푸성귀가 주축인 울 집 식탁.

참, 두 가지로 이뤄지는 과일 디저트 하나는 1년 365일 빠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단호박이 선을 보여 세 가지가 되었습니다.

올 처음 수확한 단호박입니다.

수박 역시 자가 생산품임다.

 

수박 뒤로 보이는 작은 그릇에 담긴 것은

요플레와 복분자인데 그건 따로 소개하겠습니당.

 

 

 

요것이 복분자입니다.

아침 운동 길에 오르내리는 집 근처 작은 공원의 산 속에

살짝 숨어 있지요.

 

재작년 엄청 큰 놈들로 잘 먹었는데, 절토 공사를 하느라 큰 녀석들이 거의 다 파여 나가고

작은 녀석들만 남았는데, 작년을 거르고 올해부터는 열매를 매달기 시작했습니다.

 

 

 

덜 익은 녀석들도 있는지라, 약간 신맛이 납니다.

그런 녀석들은 저처럼 요플레에 토핑으로 얹어 먹으면 끝내줍니다.

색깔 좋지 입맛 어울리지... 

 

 

 오른쪽 녀석은 요플레를 아예 그릇에 담고, 그 위에 넉넉히 복분자를 얹은 겁니다.

 

 

복분자 얘기를 했으니, 그 사촌 격인 산딸기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지요.

주변에 보면 꽤나 있는데, 요즘 사람들은 배가 불러서인지, 아님 다른 이유들 때문인지

본척만척하더군요.

 

아주 여유 있게 따다가 가끔 디저트로 삼습니다.

두고 두고 따다 먹었습니다.

 

 

디저트 얘기가 나온 김에 더...

살구와 방울토마토임다.

 

텃밭 근처에 살구나무가 한 그루 있어서 그 주인에게서 얻어온 것이고요.

방울토마토와 토마토는 봄부터 물리도록 먹어대고 있슴다.

 

식탁 반찬 사진은 저 살구가 올라온 날에도

남의 것은 하나도 없더군요. 죄다 자가 생산품들.

이러다가 울 나라 경제가 잘 돌아갈는지... 문득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수박 역시 예외 없이 자가 생산품. 참외 사진이 빠졌군요.

장마철이라서 참외와 수박 맛이 빠질까 봐 걱정했는데

무료 일꾼이신 장인어른이 그 위에 비닐을 덮는 아이디어를 내신 덕분에

맛 손실이 거의 없습니다. 

똑똑하신 장인 만세! (진짜 내용은 .... 무료 일꾼 만세!!!)

 

 

여름철 시골 반찬의 대표 격 중 또 하나에 드는 오이도 빠질 수 없지요.

오른쪽 사진은 노각으로 만든 거구요, 왼쪽 사진은 냉면용.

 

물냉면을 만들어 오이생채무침만 넣고 먹으니,

그 맛도 괜찮더군요. 맛이 아주 깔끔해서요.

 

 

 

애호박도 빠질 수 없지요.

하루는 수제비(왼쪽)를 만들어 먹었지요.

밀가루만 빼고는 죄다 우리 집 자가 생산품.

오른쪽의 애호박무침은 다른 것들처럼 이미 여러 집에서 소화 중입니다.  

 

 

호박 얘기에 호박쌈이 빠질 수 없지요.

순 지르기 삼아서 계속 따오는 것들을 지치도록 먹어줬습니다.

저 위의 사진도 고기조림만 빼고는 전부 울 집 생산품들이군요. 에효...

 

 

 

 

호박쌈을 얼마나 먹어댔는지, 날짜를 달리 해서 사진을 찍어도

배치나 내용물 변화가 그다지 없네요...

슬프도다! 이 가난한 밥상.

 

 

 그러니 쌈채소들이 어디 한두 가지이겠습니까.

어느 날 삼겹살을 해먹었는데

거기에 동원된 대여섯 가지의 쌈 재료들 역시 100% 자가 생산품.

 

식탁 오른쪽에 올리브처럼 보이는 열매는 매실임돠.

진액 추출을 하고 난 뒤의 것.

그것 역시 제가 욜심히 몸수고로 수확해 온 거여유.

 

  

 

 

기왕 쌈밥 재료로의 쓰임 얘기가 나왔으니

비빔밥 재료로의 쓰임이 없다면 안 되겠쥬.

 

어느 날 식욕이 좀 떨어진 듯해서

저렇게 비빔밥으로 즉석 메뉴 전환을 했쥬.

 

 

며칠 전에 한 솥 삶은 고랭지 옥수수.

아이고... 저걸 또 다 먹어치우려면

며칠을 고생해야 하나...

 

 

 

넘 길어졌당.

 

마지막으로 버섯 소개.

지난 번 어느 게시물에서 몇 번 언급했던 졸각버섯임다.

모양 구별도 쉽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울 집 근처에서 채취한 건데

씻은 뒤(사진 좌측) 하루를 말린 모습입니당 (사진 우측)

잡채에 넣어 먹으면 향과 씹는 맛 보태기에 일등공신이 되지요...

 

그나저나...

저것들을 몇 달째 먹어대노라니 지겨워져서

마나님께 우회적으로 투정을 좀 해봤슴다.

 

여보... 우리가 이렇게 남의 것을 안 팔아주면

울 나라 경제가 잘 안 돌아갈 텐데.

우리도 남의 것 좀 먹읍시돠!!!!!!!!!

 

                                                      [Aug.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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