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83회(2013.9.23)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어보기(2)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9. 25. 09:33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483회(2013.9.23)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어보기(2)

-‘미녀 교도관’ 이은혜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4. 3단계 맞춤법․띄어쓰기 : 6문제 x 100, 총 600점

 

-이번 명절은 가족과 함께 잘 새고(x)/쇠고(o) 왔어?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의 뜻을 갖는 말은 ‘쇠다’이다. ‘새다’에는 그런 뜻이 전혀 없고, 물이 샌다거나 날이 샌다고 할 때 쓴다. ‘쇠다’라는 말은 그 밖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럼에도 한 분만 정답을 맞힌 것은 이곳에서 출제되는 문제들이 평소 잘못 쓰고 있는 것들을 주로 다루다 보니 한 발 더 나가서 반대로 생각하는 탓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지나친 지레짐작으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

 

-남 앞에서 말하기를 꺼리지(o)/꺼려하지(x) 말고 자신감을 가져.

이 문제는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문제다. 진행자의 설명을 따르자면 ‘꺼리다’라는 동사가 있으므로 굳이 형용사 어간에 ‘-어 하다’ 꼴을 붙여 동사로 만들 필요가 없긴 하다.

 

하지만, 언중의 관행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아래에 전재 설명했듯이 예컨대 ‘모르다’라는 동사에 ‘-어 하다’ 꼴을 붙여서 쓰는 ‘몰라 하다’의 경우, 어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정적인 것은 ‘꺼려하다’의 경우는 현재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기 때문에 비표준어로 볼 수 없다는 판정도 국립국어원의 어법 해설에 나와 있다. 출제 측에서 예전처럼 사전에 출제 문제들에 대하여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단행본 초고의 내용을 전재한다.

 

◈모두들 꺼려하는 일을 왜 굳이 하려고 하니?: 맞음. 혹은 꺼리는. <-꺼리다[원]

[주의] 표준어는 ‘꺼리다’이지만, ‘꺼려하다’가 꼭 틀린 건 아님. 아래 설명 참조.

[설명] ‘-어 하다’가 대부분 형용사 어간에 붙기는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님. ‘그는 어쩔 줄을 몰라 한다’와 같은 예가 그런 경우. 사동사에 붙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꺼려하다’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기 때문에 비표준어라고 하기 어려움. <국립국어원 해설>

 

-너 자꾸 그러려면(o)/그럴려면(x) 이 일에서 손 떼라.

좀 까다로운 문제다. 원형이 ‘그러다’이므로 ‘그럴려면’은 흔히 발생하는 불필요한 잘못된 ‘ㄹ’ 덧대기라고 간단히 답할 수도 있으나, 더 들여다보면 상당히 복잡하다.

 

‘그러다’는 ‘그리하다’의 준말로 ‘상태/모양/성질 따위가 그렇게 되게 하다’라는 뜻의 동사이고, ‘그렇다’는 ‘상태/모양/성질 따위가 그와 같다’라는 뜻의 형용사다.

 

‘그러려면’은 ‘그러(어간)+-려면(어미)’의 꼴인데 ‘그럴려면’이 성립하려면 ‘그럴다’라는 원형이 있거나 ‘그럴’이라는 어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말, 예컨대 ‘그리할-’ 등의 말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이 문제는 단순히 보면 이렇지만, 실제로는 몹시 복잡한 문법적 지식이 없이는

깊게 접근하기가 몹시 까다로운 문제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이러한 심층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아래에, 내 책자에서 [고급]으로 분류한 내용을 전재한다. 분량이 적지 않지만 언젠가는 출제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차분하게 한 번쯤은 읽어둘 필요도 있다.

 

◈[고급] 그러니 안 되는 거야, 안 그렇니? : 그러니?의 잘못. <-그렇다?

[참고] 넌 어째서 하는 짓마다 결과가 그렇냐? : 그러냐의 잘못. <-그렇다?

어째서 그런 짓을? 도대체 왜 그러냐? : 그러느냐의 잘못. <-그러다?

그럴려면 그만둬라 : 그러려면의 잘못. <-그러다?

[설명] ①형용사의 어간 끝 받침 ‘ㅎ’이 모음 앞에서 줄어지는 경우, 준 대로 적음. 즉, ‘그렇다’의 어간 ‘그렇-’ 뒤에 연결어미 ‘-(으)니’가 붙든, 종결어미 ‘-(으)니’가 붙든, '그러니'와 같이 활용함. 형용사 '그렇다'의 어간 뒤에 어미 ‘-느냐/-으냐’가 붙으면, ‘그러냐’로 활용됨. (한글 맞춤법 제4장 제2절 제18항.) ②‘그렇다’로 줄기 전의 ‘그러하다’를 떠올리면 이 활용을 좀 더 이해하기 쉬움. 즉, ‘그러하-(어간)+(으)니(어미)’ →‘그러(‘ㅎ' 탈락)+(으)’ →‘그러니’. ③한편, 동사 ‘그러다’의 어간 뒤에 어미 ‘-느냐/-으냐’가 붙으면, ‘그러느냐’로 활용됨. ☜용언의 ~(으)냐 형 변화 항목 참조.

 

◈[고급] 그렇잖아도 방을 치우려던 참이었어 : 그러잖아도의 잘못. <-그러다?

그러잖아도 예쁘다고 할 참이었다 : 그렇잖아도의 잘못. <-그렇다?

[참고] 그가 지금 그렇게 어렵다.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

그가 지금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다. 그런단 말이지? <-그러다?

[참고] 내 키가 작은데 아이도 그런다 : 그렇다의 잘못. <-그렇다?

내가 그렇듯 아이도 음식을 가린다 : 그러듯의 잘못. <-그러다?

[설명] ①좀 까다로운 문제. ‘그러다’는 ‘상태/모양/성질 따위가 그렇게 되게 하다’라는 뜻의 동사이고, ‘그렇다’는 ‘상태/모양/성질 따위가 그와 같다’라는 뜻의 형용사. 따라서 ‘그렇잖다’는 ‘상태가 그와 같지 않다’라는 뜻이며, ‘그러잖다’는 ‘상태가 그렇게 되게 하지 않다’라는 뜻. ②그러므로, 각각 ‘(말하고 있는) 그런 것과 같은 상태가 아니라고 할지라도’라면 ‘그렇잖아도’를, ‘(말하고 있는) 그런 것으로 되게 하라고 아니 하더라도’라면 ‘그러잖아도’를 사용함. 즉, 형용사적 상태 상황이 주된 의미인지, 동사적 행동 상황이 주된 의미인지를 구분하여 그에 따라 상태의 경우에는 형용사 ‘그렇다’를 활용한 ‘그렇잖아도’를, 행동과 관련된 경우에는 동사 ‘그러다’를 활용한 ‘그러잖아도’를 사용함. ③이를 다시 설명하면, 형용사를 지시하는 맥락에서는 ‘그렇든 그렇지 않든’과 같이 형용사 ‘그렇다’를, 동사를 지시하는 맥락에서는 ‘그러든 그러지 않든’과 같이 동사 ‘그러다’를 쓰는 것이 적절함. 예컨대, 형용사 ‘예쁘다’를 쓴 ‘예쁘든 예쁘지 않든’에 대하여는 형용사 ‘그렇다’를 써서 ‘그렇든(→예쁘든) 그렇지(→예쁘지) 않든’으로 표현할 수 있고, 동사 ‘먹다’를 쓴 ‘먹든 먹지 않든’에 대하여는 동사 ‘그러다’를 써서 ‘그러든(→먹든) 그러지(→먹지) 않든’으로 표현할 수 있음.

[요약] 그렇잖다 : 형용사 ‘그렇다’의 부정 활용형. <=‘그렇지 않다’의 준말.

그러잖다 : 동사 ‘그러다’의 부정 활용형. <=‘그러지 않다’의 준말.

[참고] ①그렇다?≒그러하다. 그러다? ≒그리하다/그렇게 하다. ②‘그러지 않아도≒그러잖아도’. 즉, ‘-잖아≒-지 않아’. ‘그렇지 않아도≒그렇잖아도’(‘-지 않아’ →‘-잖아’는 같음)

 

-이불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홑청이 우두둑하며 뜯어졌다(x)/튿어졌다(x).

공무원 시험이나 취직 시험 등의 맞춤법 문제에서 흔히 나오는 문제. 한마디로, 흔히 쓰는 ‘튿어지다’는 없는 말로 ‘뜯어지다’의 잘못이다. 봉투가 ‘터지는’ 경우에도 ‘튿어졌다’고 말하는 건 잘못이다.

 

이 문제에서 세 분 모두 오답을 골랐다. 내 책자 자료를 전재한다.

 

튿어진 옷 좀 꿰메줄 수 있어? : 뜯어진, 꿰매줄의 잘못. <-꿰다[원]

봉투가 튿어져 안의 물건이 다 쏟아졌어 : 터져의 잘못. <=‘틑어지다’는 없는 말.

[기억도우미] ‘꿰다[≒꿰어 매다]’이며 ‘꿰어 우다 →꿰다’가 아님.

 

-그 여배우는 빼어난 외모로 한때나마(o)/한때 나마(x) 인기를 누렸다.

여러 번 적었듯이 띄어쓰기에서 약방의 감초 격 문제는 접사와 의존명사의 구분 문제다. 위의 문제에서 ‘-나마’가 접사라는 걸 알면 정답은 여반장. 지난 회에도 적었듯 내 책자에 ‘접사’와 ‘의존명사’ 종합 정리란을 따로 두었으니 기회 있을 때마다 훑어서 어떤 것들인지 확실히 익혀두시길 바란다.

 

사회자가 언급했듯 ‘나마’가 의존명사로 쓰일 때도 있다. 그 예로 든 예문이 적절하지 않았지만... 내 책자의 예문을 아래에 제시한다.

 

나마? ¶그는 총을 맞고도 한 시간 나마 걸려야 하는 진지까지 돌아와서야 고꾸라졌다.

 

-우리 동네 목욕탕은 매월 첫째주(x)/첫째 주(o)/첫 째 주(x) 월요일에 쉰다.

여기서는 ‘첫째’가 수사/관형사라는 것만 알면 즉답이 가능한 기본적인 문제. ‘첫째’가 ‘맏이’라거나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이라는 뜻일 때는 명사지만, 그럴 때도 합성어가 아닌 한은 띄어 쓰므로 헷갈릴 우려는 없다. 여기서 쓰인 ‘-째’는 ‘차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 문제에서는 한 분만 정답을 맞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첫번째 사건’의 경우에, 올바른 띄어쓰기는 어떻게 될까? 답은 ‘첫 번째’이다. ‘째’는 접미사이므로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명사 ‘번’에 붙여 적어야 하고, ‘첫번’이라는 합성어는 없으므로 ‘첫 번’으로 띄어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출제 가능성이 있는 문제이니 기억들 해두시기 바란다. 내 책자에서 참고 부분을 아래에 전재한다.

 

[참고] ‘첫 번째’와 ‘첫번째’ : ‘첫 번째’가 맞음.

[설명] ①‘첫째, 둘째, 셋째’ 등은 서수사이므로(한 낱말) 문제가 없으나, ‘번째’ 앞의 ‘첫’은 수/관형사이므로 띄어 써야 함. ‘두 번째, 세 번째’ 역시 마찬가지임. ②‘셋째 아이, 둘째 아이’와 같은 경우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씀. 단, 첫아이?.

 

서수사 문제 역시 깊이 들어가면 좀 까다롭다. 깊이 공부하실 분들을 위해 참고 자료를 내 책자에서 전재한다.

 

◈♣서수사로서의 ‘세째’와 ‘셋째’

[설명] ①‘세째’는 어떠한 경우에도 없는 말. ‘셋째’의 잘못. ②‘스물째’??, ‘스물째’? 와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조차도 이 ‘셋째’와 관련해서는 적용되지 않음. ‘스물셋째’로 통일. ③서수사는 ‘첫째, 둘째, 셋째, 넷째’처럼 반드시 ‘ㅅ‘이 들어감. 즉, ‘세째’는 잘못이고, ‘셋째’가 맞음. 그러나, 연결/복합 활용형에서는 발음 편의상 다음과 같이 변할 수도 있음.

-[서수사] : 두세째. 두서너. 너더댓/너더댓새/너더댓째.

[수사] : 두서너 사람/말/집; 두서너 살짜리 아이들

이와 같이 발음 편의상 바뀔 경우에도 사이시옷 등의 원칙은 적용됨. <예>서넛째(x)/서너째(o). <=‘째’가 경음이므로, 사이시옷 불가.

 

5. 4단계 낱말 뜻풀이 : 총 4문제 x 최대 500점, 최대 2000점

 

-출제된 낱말들 : 사분하다/노긋하다/갈갈거리다/벌물

 

이번에는 많이 쓰이는 말들의 작은말 뜻을 묻는 재미있는 문제가 나왔다. ‘사분하다/노긋하다/갈갈거리다’는 각각 더 많이 쓰이는 ‘서분하다/누긋하다/걸걸거리다’의 작은말들이다.

 

‘사분하다’의 예쁜 말로 ‘사부랑하다’도 있다. 익혀두면 좋은 말. ‘누긋하다>노긋하다’와 더불어 ‘누그럽다’도 익혀둘 만하다. ‘갈갈거리다<걸걸거리다’의 부사는 각각 ‘갈갈<걸걸’이다.

 

참,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어제 출제 실수가 나왔다. 작은말인 ‘갈갈거리다’의 뜻을 묻는 문제에서 풀이용으로 제시된 것은, 아래에 보이듯 큰말인 ‘걸걸거리다’였다. 즉, ‘음식이나 재물에 욕심을 부려 자꾸 염치없이 굴다’는 큰말인 ‘걸걸거리다’의 뜻이고, ‘갈갈거리다’는 ‘음식이나 재물에 욕심을 부려 자꾸 조금 염치없이 굴다’이다.

 

우승자 결정용으로 출제된 ‘벌물’은 늘 그렇듯 이미 한번 맛을 보인 말. 관련 낱말들을 포함하여 뜻풀이를 전재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사부랑하다? 묶거나 쌓은 물건이 바짝 다가붙지 않고 좀 느슨하거나 틈이 벌어져 있다.

사분하다*<서분하다? 묶거나 쌓은 물건이 꼭 붙지 않고 약간 느슨한 데가 있다.

 

누그럽다? ①마음씨가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융통성이 있다. ②몹시 추워야 할 날씨가 따뜻하다.

누긋하다? ①메마르지 않고 좀 눅눅하다. ②성질/태도가 좀 부드럽고 순하다. ③추위가 약간 풀리다.

노긋하다*? ①메마르지 않고 좀 녹녹하다. ②성질/태도가 좀 보드랍고 순하다. ③힘이 없고 나른하다.

느긋하다2? 마음에 흡족하여 여유가 있고 넉넉하다.

 

걸걸거리다>갈갈거리다*? 음식/재물에 욕심을 부려 자꾸 염치없이 굴다.

 

벌물1? ①물을 논에 대거나 그릇 따위에 담을 때에 딴 데로 나가는 물. ②넘쳐흐르는 물.

벌물*2? 맛도 모르고 마구 들이켜는 물.

벌술? 맛도 잘 모르면서 무턱대고 마시는 술.

 

어제 4단계에서 첫 문제를 풀었을 때와 세 번째 문제를 풀었을 때 세 사람의 점수가 동점인 상황이 두 번이나 벌어졌다. 출연자들의 속은 타들어 갔겠지만 시청자들에겐 흥미진진. 마지막 문제에서도 팽팽하게 대결하다가, 결국은 은혜 님이 이겼다.

 

5. 달인 도전 : 십자말풀이 15문제

 

이번에는 ‘작벼리/잘자리/자가품/판맛/날뛸판/날로달로’ 등이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부사로 선 보인 ‘날로달로’가 깜찍했다. 도전자 은혜 님이 모두 실족하신 말들이기도 하다. 아래에 뜻풀이를 붙인다.

 

작벼리? 물가의 모래벌판에 돌이 섞여 있는 곳.

잘자리? 잠을 자려는 때. 잠을 자기 전.

자가품? 손목/발목/손아귀 따위의 관절이 과로로 말미암아 마비되어 시고 아픈 증상.

판맛[板-]? 게임에서 승리하는 데서 느끼는 재미의 비유.

날뛸판? 감정이 거칠어져 함부로 덤비거나 행동하는 판.

날로? 날이 갈수록.

   날로달로?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오늘도 열심히 달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빌며, 오늘의 문제 풀이를 마친다. [끝]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