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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회(2013.11.11)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훑어 보기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11. 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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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2013.11.11)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훑어 보기

-‘虛心一杯七日走의 주선(酒仙) 김형식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개괄

-무대를 빛내신 분들 :

김형식 (69. 술에 얽힌 일화만으로도 한 수레 가득. 여유와 유머의 달인) ->우승

성영임 (29. 황정민과 같은 이를 좋아하는 영화관 지킴이).

이해연 (38. 반쪽 찾으러 나온 컴퓨터 강사. 재주꾼에 유머까지) ->3단계 진출

정귀모 (65. 자화상 : ‘잘 익은 메주’. 멋지게 숙성된 인생) ->3단계 진출

문정현 (39. 미국 유학 중 시간이 많아 늦둥이만 낳고 돌아온... 미소 천사)

 

어제는 숨은 긴장이 바닥에서 찰랑거리는 겨루기의 장이 아니라 예전의 명랑 오락회와 같은 오락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웃음이 아주 흔했다. 어느 한 분만 유난했던 것이 아니라, 출연하신 분들 모두 각자 지니고 있는 유머 감각이 일반적인 수준을 압도하고 남았다.

 

그중에서도 어제의 우승자 김형식 님은 압권이란 말로도 모자랄 정도. 친구들이 형식이라는 이름에 덧대어 준 껍데기라는 재미있는 별명 소개에서부터, 따님을 시집보내고 나서 허전한 마음에 마시기 시작한 술이, 일주일 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딸을 보고서야 깼다는 부분에서는 전국의 시청자가 함께 신나게 웃어젖히지 않았을까. (위의 축하 문구에 적어 넣은 한문구 -마음이 허전하여 한잔 했더니 7일이 휙 달아나버렸다-가 그걸 요약한 것)

 

뒤끝 없는 웃음을 무료로 베풀거나 자아내는 이처럼 멋진 사람은 없다. 요즘 스펙이라거나 외모라거나 하는 근거 없는 말들이 위세를 부리는 세상에서도 가장 확실한 재산은 유머다. (근거가 없다는 말은 스펙과 외모를 갖췄다고 해서 삼성의 인성고시(?)를 통과한다는 보장 하나 없고, 신의 직장에 합격한다는 보증은 꿈에도 생각기 어려운 게 현실의 냉엄한 진리인 까닭이다.) 학벌/용모/기술/재능에서 자신이 없는 사람도 유머 부분에서 특출하면 그는 확실하게 선발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공통의 합격 보증서는 유머 감각이다. 최후의 승자에겐 그게 있다. 실물로 확인된 가장 확실한 진리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이걸 들고 싶다.

 

, 기왕 형식 님에게 주선(酒仙)’ -주도 삼매에 든 장주(長酒)5-의 칭호를 붙였으니 이참에 조지훈 님의 그 유명한 <주도 유단(酒道有段)>을 간략히라도 옮겨야 할 듯하다.

 

조지훈 시인에 의하면 1단은 애주(愛酒). 술을 맛보는 주도(酒徒)단계. 2단은 기주(嗜酒). 술의 진미에 홀린 주객(酒客). 3단은 탐주(耽酒). 술의 진경을 체득한 주호(酒豪). 4단은 폭주(暴酒). 주도를 수련하는 주광(酒狂). 5단은 장주(長酒). 주도 삼매에 든 주선(酒仙). 6단은 석주(惜酒).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주현(酒賢). 7단은 낙주(樂酒).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주성(酒聖). 8단은 관주(關酒).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마실 수 없는 주종(酒宗). 9단은 폐주(廢酒) 또는 열반주(涅槃酒)로서 술로 말미암아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된 단계이다. 67일간의 장주(長酒)를 실천하신 형식 님에게는 주선이 딱일 듯하다. 하하하.

 

다른 분들의 경우도 형식 님 못지않았다. 엄지인 아나운서 타입을 좋아한다는 해연 님의 경우도 그 여유와 유머 감각은 고수급이라 해야 할 정도였고, 미국에 머물다 보니 시간이 많고 해서 늦둥이 아이를 보게 되는 바람에 공부를 마치지 못하고 귀국하셨다는 정현 님의 능청스런 이야기는 천사표 미소에 실려 방방곡곡으로 퍼져도 좋을 무공해 웃음보따리였다.

 

자화상을 잘 익은 메주로 표현하신 귀모 님의 넉넉한 여유도 얼마나 빛나는 자산이었는지... 특히 응원석에 앉아 있던 부군 -윤지영 님-께서 공부 시간을 내라고 외조 삼아 청소 당번을 자청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에서는 참으로 아름답게 나이드시는 분들의 초상화가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출제 경향 : 어제 가장 큰 특징은 십자말풀이 문제가 무난했다는 점을 들고 싶다. ‘길쓸별콩풀정도가 고난도의 말이었다 할 정도여서, 마치 달인 배출을 염원하는 듯한 출제진들의 마음이 담긴 것만 같았다. (더구나 그중 길쓸별은 예전에 한 번 선을 보인 말이기도 하고).

 

4단계의 뜻풀이 문제에서 선을 보인 말들도 모두 멋진 말들이었다. ‘이기다짓이기다등에서 쓰임이 더 돋보이는 말의 바른 뜻을 묻는 문제였고, ‘결나다역시 계통에 붙은 은결들다와 더불어 익혀두어야 할 말이었다. 특히 참척하다와 같은 멋진 우리말을 널리 알리는 일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기도 하다.

 

이번 회의 출제진들 모두가 참으로 멋진 일을 해냈는데, 그참에 달인까지 배출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도전자가 바로 두어 걸음 앞에서 멈추신 게 못내 아쉬웠다.

 

2. 1단계 문제 : 최대 300

 

- 징검다리 말들 : ////

 

어제 황당한 일이 초입에서부터 벌어졌다. 형식 님이 문제 해득을 잘못 하시는 바람에 정답인 대신 을 답하신 것. 시청자들도 놀랐지만, 형식 님의 당황해 하시는 모습에 모두들 마음이 짠해져 왔을 듯하다. 마침 사회자가 첫 복은 그렇다 치고, ‘끝 복이 있기를 기원한다는 멋진 문구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그 말대로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어제 출연자들의 점수가 0/150/100/150/100점으로 대체로 낮았다. 몇 번 언급했듯이, 1단계는 실전 훈련이 필요한 부분인데 그걸 걸렀거나 연습량이 아주 적었던 게 아닌가 싶다. 제한 시간이 주는 긴장 속에서 답을 제시하는 건 짐작과는 달리 엄청난 중압감이 따르는 일인 까닭이다.

 

‘00’에서 앞서 답한 사무를 이용하여 사무관/사무실/사무원’ 등을 답할 수 있음에도 막힌 경우나, ‘00’에서 주부로서 오랜 시간 입에 익었을 장단지와 같은 일상적 용어를 떠올리지 못한 경우 등도 그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3. 2단계 연상 문제 : 6문제 x 최대 200, 최대 1200

 

-()() : 00/00거리/00/00-> ‘김장

시의성도 있는 데다가 문제의 난도도 무난해서 첫 출발이 산뜻하리라 싶었는데, 의외로 정답자가 세 사람뿐이었다. 세 번째 도움말에서 멈춘 네 사람도 둘만 정답을 짚었다. 별도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문제였는데, 긴장들을 많이 하셨던 듯.

 

-()() : 00 없다/00 거두다/00 짜다/00 머금다 ->‘눈물

난도를 굳이 구분하라면 중간 정도랄까. 연상력이 빼어나신 분들은 첫~두 번째 도움말에서도 멈출 수 있었을 정도. 첫 번째 문제에서의 긴장감 때문이었는지 이번에도 네 분이 세 번째 도움말을 보고 멈췄고, 그중 세 분이 정답. 이것 역시 별도의 풀이가 필요 없는 문제.

 

참고 삼아, 내 사전에서 몇 가지를 추려 아래에 전재한다. 눈물 관련 문제들도 적지 않은 편에 속하는 항목이다.

 

눈물이 골짝 난다* ? 어떤 일로 몹시 억울하거나 야속하여 눈물이 많이 남의 비유.

눈물 흘리면서 겨자 먹기울며 겨자 먹기 ? 맵다고 울면서도 겨자를 먹는다는 뜻으로, 싫은 일을 억지로 마지못하여 함의 비유.

눈물이 앞을 가리다* ? 눈물이 자꾸 나옴의 비유.

눈물이 헤프다 ? 걸핏하면 잘 우는 편이다.

 

-()()() : 자박자박/사붓사붓/찍찍/또각또각 -> ‘발소리

이 문제는 정답 낱말의 연상력이 관건이었다.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춘 형식 님과 해연 님이 정답을 적었는데, 그 반면 마지막 도움말까지 본 귀모 님과 정현 님이 정답을 맞히지 못했을 정도로.

 

문제에 동원된 부사들은 모두 발소리와 관련된다. 참고로, ‘발자국 소리라든지 하는 말은 잘못이다. ‘발자국은 남긴 흔적이므로 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발걸음 소리발소리로 적어야 한다. 맞춤법 문제로 출제되기도 하는 문제다.

 

이 세 문제까지 풀었을 때, 출연자들의 점수는 각각 400/400/300/300/200. 1단계에서 0점으로 시작한 형식 님의 약진(?)이 괄목할 만하고, 300점 동점의 해연 님과 귀모 님의 접전이 뜨거운 형국이다.

 

-()() : 깻송이/쭉정이/낟알/00줍기 -> ‘이삭

처음으로 출연자 전원 정답 행진을 한 문제. 다만, 형식 님만 깻송이를 보고 멈췄고, 세 분은 쭉정이를 보고 멈췄다. ‘깻송이를 제대로 공부한 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저절로 갈려지는 지점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깻송이깨의 이삭을 뜻한다. 여기서 달리 주의해야 할 말은 낟알’. ‘낱알과 헷갈리기 쉽다. 내 책자에서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좁쌀을 낟알로 일일이 세느라고 : 낱알의 잘못.

탈곡을 하지 않고 낱알 그대로 : 낟알의 잘못.

[설명] 낟알 :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곡식의 알맹이. (: 곡식의 알. )

낱알 : 하나하나 따로따로인 알. (: 셀 수 있는 물건의 하나하나).

 

-()()() : 쪼들리다/부대끼다/들볶이다/성가시다 -> ‘시달림

위의 발소리문제와 같이, 연상 순발력이 관건이었던 문제. 여기서는 발소리와 달리 형식님이 마지막 도움말까지 보고서도 답을 적지 못했다.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명사형이었기 때문이었던 듯. 이 문제에서는 세 분만 정답을 적었다.

 

-()() : 00돌다/00/00치다/00 -> ‘굽이

어제의 2단계 문제 중에서는 가장 어려웠다. 겹낱말 문제이기도 했지만, ‘굽이라는 낱말을 떠올리기가 무척 어려웠던 탓. ‘시달림보다도 더 어려운 고난도의 낱말이었다. 마지막 도움말까지 보고 적은 영임 님 홀로 정답을 떠올렸다.

 

2단계를 마쳤을 때의 점수는 각각 600/550/650/650/500. 김형식 님과 이해연 님, 정귀모 님이 3단계 진출 자격을 얻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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