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95회(2013.12.16)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12. 17. 14:42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495(2013.12.16)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진짜 멋쟁이 민경복 님의 '몹시 아쉬운' 우승을 축하합니다!

 

 

1. 개괄

   

-무대를 빛내신 분들 :

이재민 (34. 대학원생. '아내 이재숙 님(491회 출연) 덕분에 출연하다') ->3단계 진출

윤은비 (26. 회사원. 성형외과 마케터)

김종길 (30. 방송국 피디 출신. 호기심으로 우리말 공부 시작) ->3단계 진출

심경숙 (51. 주부. 전국 지역 예심 모두 참가. 7년간의 우리말 짝사랑 끝에 본선 진출)

민경복 (37. 주부. 새벽 기차를 타고 시골에서 상경. 부모님과 동거하기 위해 시골행) ->우승자

  

어제의 출연자 중 특히 눈에 띄는 이들이 몇 분 계셨다. 이재민 님은 한 달 전인 1118491회에 출연한 이재숙 님(간호사)의 남편인데, 그런 아내 덕분에 출연하게 되었단다. 재숙 님이 남편 좀 꼭 출연시켜 달라고 읍소(?)하신 멋진 내조 덕분에.

  

하기야, 재숙 님은 지난번 출연 시에도 이랬다. “지금도 남편을 열렬히 사모합니다.” 어쩌면 그때는 그걸 두고 입에 발린 소리라고 대뜸 한허리를 분지를 분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제 아이를 안고 나와 남편을 열렬히응원하는 재숙 님의 그 맑고 환한 자연산표정을 대하고 나서는, 함께 박수를 하지 않았을까. 참으로 아름다운 부창부수의 모습(어제는 婦唱夫隨)이었다.

  

지역 예심이 있다고 하면 전국 어디든 모두 달려가서 참가했다는 창원댁 심경숙 님. 자신의 차 주행거리가 20만 킬로쯤 되는데 그중 지역 예심 참가 건만으로도 제법 될 거라는 얘기를 하셨다. 그 정도로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의 열혈 참가파. 그처럼 노력한 게 7년이라는데, 어제 3단계 진출에 실패하셔서 지켜보는 우리들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민경복 님. 면접 때 사전에서 자 부분만 보고 그 뒤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면접관들을 웃겼다고 소개되었다. 본인은 밥 주는 아줌마에서 오늘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그런데... 경복 님은 한마디로 진짜 고급 코미디계로 진출하셔도 될 듯한, 보기드문 걸물이셨다. 요즘 알맹이도 전혀 없는데다 왜 웃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웃어대는 이들이 방청객으로 참여하는 웃기는슬랩스틱코미디(slapstick comedy)가 판치는 때에 경복 님 같은 분이 진출한다면, 우리나라의 코미디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알맹이 있는 내용에 어울리는 진지한(?) 관객들을 끌어들이게도 되지 않을까. 하하하.

  

-출제 내용 관련 :

1단계 문제들은 방식 개편 초기에 비해서 꽤 까다로워졌다. 어제 300점 만점자가 한 사람만 나올 정도였고 심지어 50점 획득자도 두 사람이나 있었다. 변별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로 보인다.

  

2단계 문제에서의 지나친 흥미 추구로 인한 변별력 저하 문제는 여전하다. 이러한 내용()으로 계속되다가는 진지한 공부파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지난번 연승 도전자의 경우처럼 참된 실력자들이 행운의 순발력 도움을 받은 이들에게 밀려서 찍소리도 못하고 물러서야 하는 경우가 늘어날 듯해서다.

  

어제의 2단계 문제 역시 제시어와 답을 연결해보면 즉시 알 수 있듯이 문제가 많은 수준이었다. , 장난 ->개구쟁이, 연인 ->사랑싸움, 가보 ->대대손손, 수다 ->오만소리, 울보 ->눈물단지로 연결되는 짝들이었는데, 문제는 도움말이 하나도 나오지 않고도 제시어만으로 이미 재수 좋게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와 같이 순발력이 느린 띨띨이조차도 개구쟁이/사랑싸움/대대손손에서 재수 좋게 제시어만 보고 답을 떠올렸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은 물론이고 내 주변에서 이 방송을 시청해온 이들 중에는 우리말 공부와 무관하게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여럿이었다. 그것도 도움말이 하나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건 좀 아무래도 문제인 것 같다. 공부한 이들이 도리어 어리둥절해 하고 그 반면 두 손 놓고 지낸 이들이 횡재를 하는 형국이므로... 제작진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이 변별력 문제는 조정이 가능하다. 예컨대 장난이라는 제시어의 경우에 그 답을 공상볼기(친구들끼리 장난으로 치는 볼기)’ 정도로 수준을 조금 높이고 도움말들을 그렇게 조정하면, 넉자바기 출제 방식은 살리되 변별력은 높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우리말 공부를 조금이라도 한 사람들이 3단계에 진출하는 데에 유리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마디로, 지금까지 형식 개편 이후의 2단계 문제는 초등생 수준의 쉬운 말을 얼마나 빨리 떠올리는가 하는 연상력 겨루기였지, 우리말 실력 겨루기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3단계 십자말풀이는 그만그만한 수준이었다. 특별히 어렵거나 까다로운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그슬음그을음/그을림(각각 그을다그을리다의 명사형’)을 구별하는 문제가 좀 까다로운 편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낱말들은 먼뎃손/걸림새/간지라기/푸둥지/푸새김치.

  

이번에도 오답이 있거나 답하지 못했을 때, 그 단계가 끝나고 다음 단계로 가기 전에 그 답을 시청자와 출연자에게 알려주는 진행이 없어서,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그런 문제점이 또 보였다. 21번 문제, ‘먼 곳에서 온 손님의 답인 먼뎃손10번 문제, ‘00이 타다/00이 사라지다/00이 녹다/00이 끊어지다의 답인 간장이 그것.

  

, 어제 띄어쓰기 문제에서 의외로 몹시 까다로운 문제가 나왔다. '한가락 하다'가 그것인데, 그런 동사가 없다고 하면 간단해지지만, 깊이 들어가면 아주 몹시 까다로운 문제가 된다. 우리말에서는 '명사 +하다'의 경우 그 명사가 명시적인 목적어가 아닌 경우, 일반적인 서술형 명사 꼴일 때는 그 낱말을 한 낱말로 여기기 때문이다. (상세 사항은 해당 부분에서 논하기로 하자.)

문제풀이로 가자.

  

2. 1단계 문제 : 단계별로 50, 100, 150. 최대 300

  

-이재민 : 잡풀 ->, 달밤 ->체조, 손님 ->집들이(실패). 150점 획득

-윤은비 : () ->, ->새벽(실패. ‘벼슬’), 껍질 ->쭉정이(실패). 50점 획득

-김종길 : 발톱 ->(실패. ‘’), 처음 ->물꼬, 장난 ->도깨비(실패). 100점 획득

-심경수 : 기역 ->, ->나비(실패), ->시치미(실패). 50점 획득

-민경복 : 물감 ->, ->순풍, 야단 ->호들갑. 300점 획득

  

은비 양이 에서 벼슬을 답했는데, 닭의 이 옳은 말이란 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의 사람이면 기본적으로 아는 내용. 그런데도 실수를 하는 것은 녹화장의 긴장 탓일 게다. 김종길 님이 발톱에서 을 답했는데 순간적으로 이 손/발가락과 겨드랑이 등에서 번진다는 걸 떠올린 탓이었으리라. 더 가까운 다른 답이 없었다면 도 선택될 수 있었을 텐데 이 있었다. ‘은 짐승의 발 끝에 있는 두껍고 단단한 발톱을 이른다.

  

3. 2단계 문제, 넉자바기 : 5문제 x 최대 200, 최대 1000.

  

-장단 : 0/0/0/0-> ‘///’ -> ‘개구쟁이’ <-정답자 3

-연인 : 0/0라기/0/발돋0 -> ‘///’ -> ‘사랑싸움’ <-전원 정답

-가보 : 0/0/0아래/0보름 -> ‘///’ -> ‘대대손손’ <-전원 정답

-수다 : 0/하늘0/0/0누이 -> ‘///’ -> ‘오만소리’ <-정답자 3

-울보 : 0/0/0보라/0-> ‘///’ -> ‘눈물단지’ <-정답자 2

   

개구쟁이에서 개구장이로 표기해서 틀린 분들이 나왔다. 이것은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속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나기(x)/'-내기(o); '-쟁이(o)'; ’냄비(o)‘가 있다. , 시골나기(x)/시골내기(o); 서울나기(x)/서울내기(o); 신출나기(x)/신출내기(o); 풋나기(x)/풋내기(o); 중매장이(x)/중매쟁이(o); 소금장이(x)/소금쟁이(o); 빚장이(x)/빚쟁이(o); 개구장이(x)/개구쟁이(o).

  

나중에 좀 더 본격적인 설명이 필요할 경우에 어째서 모음 역행동화를 허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답으로 제시된 말 중 눈물단지오만소리가 익혀야 할 말들이지만, 이미 예전에 여러 번 출제되어 익숙한 말들이기도 하다. ‘눈물단지의 올바른 발음은 {눈물딴지}. 내 사전에서 관련어들과 함께 전재한다. (참고로, ‘수다관련어는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사랑받는 말들 중 하나에 든다.)

  

눈물단지*{-딴지}? 툭하면 잘 우는 사람의 놀림조 말.

  

뒤스럭쟁이? /하는 짓이 수다스럽고 부산하며 변덕스러운 사람.

오만소리*[五萬-]? 수다하게 지껄이는 구구한 소리.

너스레*? 수다스럽게 떠벌려 늘어놓는 말/.

말재기*? 쓸데없는 말을 수다스럽게 꾸미어 내는 사람.

광대덕담[-德談]? 실속 없이 수다스럽게 늘어놓는 듣기 좋은 말.

가납사니*? ①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사람. 말다툼을 잘하는 사람.

재재보살[-菩薩]? 수다스럽게 재잘거려서 어수선하고 경망스러운 여자의 놀림조 말.

입방정*? 버릇없이 수다스럽게 지껄이면서 방정을 떠는 일.

  

2단계가 끝났을 때, 출연자들의 점수는 각각 550, 250, 500, 400, 1000. 1단계에서 취득한 각각의 점수 150, 50, 100, 50, 300점을 감안하면 2단계에서 획득한 점수는 400, 200, 400, 350, 700점이 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 경복 님은 1단계와 2단계에서 모두 최고 점수를 얻었다.

   

자기 소개를 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우승 못할 것 같아요!’소리를 자신 있게(?) 하신 연유를 비로소 우리도 자신 있게 짐작하게 된다. [계속]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