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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회(2013.12.9)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12. 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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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2013.12.9)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김인숙 님의 연승 좌절을 몹시 아쉬워하면서...

 

1. 개괄

 

-무대를 빛내신 분들 :

김인숙 (44. 주부. 첫 연승 도전자. 미소와 여유가 일품이신 난정장학금 수혜자.)

범영진 (42. . 회사원. 죽는 날까지 공부하자!) ->우승자

김용옥 (68. 주부. 마라톤/요가/태극권 수련 등 활기차고 적극적인 삶의 주인공)

정온유 (23. 대학생. 군 생활 전역. ‘지금 막 세상 밖으로’) ->3단계 진출

윤단비 (24. 여대생. ‘나 어리바리하지 않아요!’) ->3단계 진출

 

겨루기 방식 개편 후 세 번째 방송인 어제는, 다른 때보다 더 관심이 높았다.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었을까. 새로운 방식 이후 탄생한 첫 1승자의 연승이 이러한 새로운 도전 방식에서도 생존(?)이 가능할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대의 반대편 곧 우려 쪽에 섰다.

 

결과는 염려했던 대로였다. 방식상의 문제점은 이미 여러 사람들이 걱정한 바가 있었지만, 거기에 출제상의 문제도 더해졌다. 소중한 첫 1승자임에도 1단계부터 다시 출연 시켜서 겨루게 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2단계의 문제가 변별력에서 지극히 무력해서 진정한 실력자를 선별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5문제 모두에서 전원 정답이 나오는 진기록도 수립했고, 첫 번째 도움말에서 모두 멈추고 모두가 정답을 기록하는 일도 벌어졌다.

 

 

새 형식으로 방송되면서 넉자바기 문제의 출제 수준이 지금과 같은 상태로 이어진다면 출연자들의 진짜 실력을 제대로 골라내는 변별력에서 문제가 있을 것 같았는데, 그 기우가 기우로 끝나지 않고 현실로 드러났다. 특히나 어제의 2단계 문제는 변별력 부분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어제의 제시어와 답을 묶음으로 해서 보면 이 점이 또렷해진다.

 

->천하장사’, ‘->잠꾸러기’, ‘알맞음 ->안성맞춤’, ‘망설임 ->우유부단’, ‘겉옷 ->두루마기였는데, 답으로 적어야 하는 것들을 살펴보면 우유부단을 빼고는 모두 초등학생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것들이었다. 한마디로, 일반적이고도 일상적인 기본적 낱말만 조금 알고 있는 상태에서 행운이 보태져 단순한 1차적 연상 순발력만 작동돼도 첫 도움말에서조차 즉답이 가능한 그런 답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심하게 표현하자면 실력보다는 행운이 더 요긴하게 작용하는 그런 겨루기가 되었다

 

이 방송 프로그램은 우리말 달인의 칭호에다 거액의 상금까지 곁들여서 줄 정도로 우리말 실력을 갖춘 이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즐겁게 검증하려는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향한 중요한 일차 관문이랄 수 있는 3단계 진출자를 결정하는 문제치고는 어제의 2단계 문제는 변별력에서 문제가 아주 많았다. 출연자 5인 모두가 모든 문제에서 정답을 적는 초유의 기록까지 나왔고, 후반부 3문제를 풀면서는 출연자들의 점수 차이에 전혀 변동이 없는 그런 붙박이 판으로 고정될 정도로 정답 예측가능성이 정형화되었다.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은 얼른 개선이 되어야 할 듯하다. 우선 첫 1승을 거두는 것과 같이, 연승 도전 자격을 얻은 이에게는 준달인격의 예우를 해서 3단계에서 겨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떨까 싶다. 그것이 예우의 면에서나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1~2승을 거둔 준달인을 다시 1단계에서부터 겨루도록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당사자의 기를 꺾을 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좋은 본보기가 아닌 까닭이다. 도전 의욕을 깎아내리는 일도 되는 것이, 이러한 연승 도전 방식을 보고 재도전을 포기해야겠다고 말하는 이들까지 생겨날 정도여서, 그 부작용이 적지 않다.

 

 

현재의 방식에 조금만 변화를 주면 이러한 문제는 즉각 개선된다. , 연승 도전자가 없을 경우에는 예전처럼 다섯 사람이 겨뤄 세 사람을 뽑아 3단계에서 겨루게 하고, 연승 도전자가 있을 때는 1~2단계에서 두 사람만 선정하여 연승 도전자와 세 사람이 3단계에서 겨루도록 하면 된다.

 

 

그러는 것이 여러 모로 적절하지 않을까.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되니까... 물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어제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거론한 내용이기도 하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말이다.

 

 

2단계 문제의 변별력과 관련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위에 적었듯, 제시어와 답을 한 묶음으로 해서 보면 이것이 우리말 달인을 꿈꾸며 공부하는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고민한 흔적이 그다지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장래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 출제자가 넉자바기라는 문제 형식에만 지나치게 경도되다 보니, 정답을 사고하고 유추하는 과정, 곧 문제 풀이 과정이 무척 단순화되었고, 그 바람에 심하게 말해서 유치한 문제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이 이런 문제 유형을 계속 대하게 되다 보면, 2단계 통과를 위해서는 별다른 공부가 필요 없다고 지레 단정하지 말란 법도 없다. 그저 운만 좋으면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수준과 내용이므로.

 

 

개선책이 몹시 어렵거나 한 것도 아니다. 예컨대, 어제의 제시어 의 경우 천하장사처럼 뻔한 답이 즉시 떠오르는 것 대신에 항우장사와 같이 한 단계 더 연상력이 필요한 것을 답으로 하는 것이다. 또한 제시어 에서도 잠꾸러기와 같이 즉답이 가능하여 변별력이 떨어지는 그런 답 대신에, 똑같이 답에 이 들어가더라도 초저녁잠/고주박잠/다방골잠(茶坊-)’과 같이 다소 어려운 넉자바기로 대치하는 방안을 생각해 봤더라면 변별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까. (‘이 들어가는 넉자바기는 이 세 가지밖에 없으므로 답안의 다양화를 두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

 

 

그동안 2단계의 문제수가 7문제에서 6문제로 슬그머니 줄었다가 이 새로운 형식에서는 그것마저도 5문제로 줄어들었는데, 적은 문제로 실력을 가늠하는 겨루기일수록 적정한 변별력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그건 기본적인 요건이기에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하는 말이다. 한두 문제의 정답만이라도 그 수준을 지금의 수준에서 한 단계 끌어올려서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실력자, 공부를 제대로 많이 한 이를 제대로 알아보게 하는 길이면서, 우리말 공부를 성실하게 이끄는 길이다. 또한 그것이 소중한 첫 1승자를 부적절한 시험 방식상의 문제로 3단계 진출조차 막아버리는 어제와 같은 뜻밖의 불행을 방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더구나 진정한 우리말 실력자를 선별하는 일이 행운에 의존하여 이뤄지는 건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제작진이나 출연자들 어느 누구에게도.

 

 

2. 1단계 문제 : 최대 300

 

-출제 문제와 답 (득점):

1) 김인숙 : 껍질 ->(o), 도랑 ->가재(실패), 검정 ->고무신(o) (200)

2) 범영진 : 악어 ->(o), 간장 ->메주(실패), () ->회초리(o) (200)

3) 김용옥 : 송이 ->(o), 물장구 ->헤엄(o), ->찹쌀떡(o) (300)

4) 정온유 : 부자 ->(o), () ->썰매(o), 박수(拍手) ->손바닥(o) (300)

5) 유단비 : 재주 ->(o), 시계 ->바늘(o), 고추 ->잠자리(o) (300)

 

 

연승 도전자 인숙 님과 어제의 우승자 영진 님이 모두 두 번째 2음절어에서 실족했다. 어쩌면 아직도 이 문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데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100점짜리의 실족이 인숙 님에겐 한이 될 정도로 발목을 단단히 잡았다. 1승자가 3단계 진출에서 탈락하는 어처구니없는 비운의 단초가 되었다.

 

 

출연자들 못지않게 출제자들도 아직은 확실하게 제자리를 찾지 못한 듯하다. 방향은 관련어 쪽인 듯한데, 참고어나 정답으로 제시되는 말 중에는 관련성이 그 계열에서 좀 떨어져 자리하는 것들도 눈에 띈다. 어제의 경우, ‘찹쌀떡이 그랬다. 물론 주어진 말들 중에서는 가장 유력한 정답이었지만, ‘찹쌀떡은 팥고물이나 팥소까지 떠올린 뒤에야 2차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어서 1단계의 문제 성격상 다른 문제들과의 형평성에서 한 줄 위에 있었다고 해야 한다

 

 

3. 2단계 넉자바기 문제 : 5문제 x 최대 200, 최대 1000

 

-: 0/0/운동0/0->‘///’ -> ‘천하장사

첫 번째 도움말에서 네 사람이, 다음 도움말에서 한 사람이 멈추고, 모두 정답을 적었다.

 

-: 0/0/0/말대0 ->‘///’ ->‘잠꾸러기

도움말 순서대로 1, 3, 1인이 멈췄고 모두 정답을 적었다.

 

-알맞음 : 0/어깨0/0사람/0벌이 -> ‘///’ ->‘안성맞춤

첫 번째 도움말에서 모두 멈췄고 전원 정답.

 

정답 행진이 계속되면서 동점자 양산도 걱정되었다. 점수판에는 각각 750, 800, 750, 850, 850점이 보였다.

 

-망설임 : 대장0/0/0거지/0->‘///’ -> ‘우유부단

다섯 분 모두 세 번째 도움말에서 멈췄고 정답 행진도 계속되면서, 점수 차이도 변화가 없이 그대로 이어졌다.

 

-겉옷 : 웃음0/0/0/0->‘///’ -> ‘두루마기

다섯 분 모두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췄고 모두 정답. 최종 점수는 1050, 1100, 1050, 1150, 1150. 형식 개편 후 처음으로 전원 1000점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지만, 결과는 전원 정답 행진 탓에 점수 차이를 좁히지 못한 인숙 님의 탈락으로 나타났다. 3단계 진출자와의 점수 차는 50. 1단계에서의 실점 100점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2단계 문제에서 전원 정답 사태가 이어지는 바람에...

 

어제 사회자 엄지인 아나운서는 2단계에서 할일 하나가 줄었다. 뜻풀이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 오늘의 문제 풀이 역시 그렇다. 하지만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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