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6회(2013.12.23.)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어 보기(2)
-멋진 총각 이충희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4. 3단계 문제 : 십자말풀이. 11번 문제 이후로는 두 문제 오답 시 중도 탈락.
어제도 중도에 옥희 님과 혜영 님이 탈락하는 바람에 총 25문제 중 15문제만 열렸다. 앞서 지난번에 14문제만 손댄 것과 엇비슷했다.
처음 선을 보인 낱말로는 ‘바람서리/다혈한/고전물/말품앗이’ 등이 있었고, 까다로운 것으로는 새로 나온 ‘다혈한/고전물/말품앗이’ 외에 ‘두리기’가 있었다. 이 말들에 대한 뜻풀이와 설명을 중심으로 내 사전에서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말은 우승자가 답을 하지 못하고 넘어간 5번 문제 ‘두리기’. 이 말은 전에도 문제 풀이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는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두레반상’은 사전에 없는 말이며 ‘두리반상’은 북한어다. 올바른 말은 ‘두레상’(혹은 ‘두리기상/두루거리상’)으로 유의해야 할 말이다. 작가와 기자들의 글에서도 아주 흔히 대하는 오류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두레반상’이라는 어구다.
두리기*? 크고 둥근 상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음.
두리기상[-床]≒두루거리상[-床]? 여럿이 둘러앉아 함께 먹도록 차린 상.
두리반*[-盤]? 여럿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크고 둥근 상. ☞[주의] ‘두리반상[-盤床]’은 북한어임!
두레상[-床]?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게 만든 큰 상. ☞일부 사전에 보이는 ‘두레반상’은 ≪표준≫에 없는 용어임!
어제 ‘다혈질’로 답해서 안타깝게도 오답 처리된 ‘다혈한’은 문제 제시를 할 때 주의해서 들었으면 떠오를 수도 있었다. ‘냉혈한’의 상대어로 언급되었을 뿐만 아니라,사회자가 ‘사나이’라고 힌트를 주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 시청자들이 궁금해 했었을 낱말.)
다혈질*[多血質]? 감정의 움직임이 빨라서 자극에 민감하고 곧 흥분되나 오래가지 아니하 며, 성급하고 인내력이 부족한 기질. ≒다혈성[多血性]
다혈한[多血漢]?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순간적 기분에 치우치기 쉬운 사나이.
‘고전물’ 또한 애를 먹인 말에 속한다. 정답을 알려주지 않기도 했지만, 좀 까다로운 낱말이기도 하다. 문제에서 제시한 대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따위의 총칭’이기도 하고, ‘고전 문학’을 뜻하는 북한어이기도 해서다. 쉽지 않은 말이었다. 머리에서 뱅뱅 맴돌기만 하고 얼른 떠오르지 않을 그런 말에 속한다.
혜영 님이 잘 맞힌 ‘바람서리’는 아주 오래 전 뜻풀이가 아닌 다른 용도로 한 번 선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인 뜻풀이 낱말로 출제된 건 처음이다. 내 사전에서 바람과 서리의 관련어 양쪽에 모두 실어놓았던 것은 출제 가능성이 있어서였다.
바람서리? 폭풍우로 말미암아 농업/어업 따위가 받는 피해.
바람씨? 바람이 불어오는 모양.
혜영 님이 첫 오답을 기록한 22번 문제의 정답은 ‘말품앗이’이었고, 탈락으로 이끈 4번 문제, 곧 ‘다섯 손가락’을 뜻하는 말은 기출 낱말인 ‘두매한짝’이었다. 젓가락 두 매 한 짝을 떠올리면 손가락 다섯 개가 된다.
말품앗이? 한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하여 말을 하면, 상대편이 그 말을 받는 방식으로 하여 서로 말을 주고받는 일.
15문제 중 복합어에 들어갈 공통 형태소를 묻는 문제도 아래와 같이 두 개나 있었다.
‘00꾼/새00/부엉이00/00터’ =>‘살림’; 00바지/00눈/귀00/문00 =>‘고리’.
이 중, ‘부엉이살림’은 여러 번 등장했던 말이고, 상급 낱말인 ‘고리바지/고리눈’ 역시 한번 선을 보였던 말이다. 내 사전에 실린 관련어들과 그 뜻풀이를 아래에 전재한다.
고리눈*? ①주로 동물에서, 눈동자의 둘레에 흰 테가 둘린 눈. ②동그랗게 생긴 눈. ③놀 라거나 화가 나서 휘둥그레진 눈.
고리개? 고리눈을 가진 개.
고리눈말? 고리눈을 가진 말.
고리눈이? 고리눈을 가진 사람/짐승.
갈고리눈? 눈초리가 위로 째져 치켜 올라간 눈.
고리바지*? 가랑이 끝에 고리를 달아, 입을 때에 발바닥에 걸리도록 만든 바지.
고리받이? 문을 열어젖힐 때에 문고리가 벽에 닿아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기둥 과 문설주 사이에 가로지른 나무.
고리백장? ①‘고리장이’의 낮잡음 말. ②때를 따라 해야 하는 것을 때가 지난 뒤까지 하고 있는 사람의 놀림조 말. 특히 정월 보름이 지나서 연을 날리는 사람.
고리백장/갖바치/피장이 내일 모레 ? 갖바치들이 흔히 맡은 물건을 제날짜에 만들어 주 지 않고 약속한 날에 찾으러 가면 내일 오라 모레 오라 한다는 데서, 약속한 기일을 이날 저 날 자꾸 미루는 것의 비유.
옥희 님이 멋지게 단걸음에 맞힌 ‘울력다짐’(15번 문제)은 멋진 말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말이기도 하다. 기출 낱말. 하지만, ‘울력’과 관련된 말들은 앞으로도 항상 이 프로그램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말이므로 여러 번 공부해둘수록 좋다.
울럭김에? 여럿이 욱하는 김에.
울력다짐*?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을 빠르고 시원스럽게 끝냄. 그런 기세.
울력*?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함. 그런 힘. ¶울력꾼?
울력다짐*?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을 빠르고 시원스럽게 끝냄. 그런 기세.
울력걸음? ①여러 사람이 떨쳐나서는 데 덩달아 끼어서 함께 걷는 걸음. ②봉산 탈춤 따위에서 두 손을 들어 맞잡고 좌우로 흔들며 다리를 올려 딛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씩씩하게 걷는 춤사위.
울력걸음에 봉충다리 ? 여러 사람이 함께 걷는 경우에 절름발이도 덩달아 걸을 수 있다는 뜻으로, 여럿이 공동으로 하는 바람에 평소에 못하던 사람도 할 수 있게 됨.
울력성당[-成黨]≒완력성당[腕力-]? 떼 지어 으르고 협박함. ☞‘위력성당[威力成黨]’은 ‘울력성당[-成黨]’의 잘못.
어제 출제된 말들을 글자판에 옮겨 칸 채우기를 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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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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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 10.부 | 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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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1.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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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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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울 |
| 11.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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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 |
| 두 | 5.리 |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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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살 | 림 |
|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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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 3. | 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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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 리 | 매 | 12.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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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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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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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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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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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서 | 울 |
| 가 | 서 |
| 김 |
| 서 | 방 |
| 찾 |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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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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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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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 16.혈 |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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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
|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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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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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
| 17. |
|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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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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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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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말 | 품 | 앗 |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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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단계 문제 : 연승 도전용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 비빔국수곱빼기한그릇을시켰는데왕만두가달려나와콧노래를흥얼거렸다.
-정답 : 비빔국수 곱빼기 한 그릇을 시켰는데 왕만두가 딸려 나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설명 : 수준은 평범했으나 의외의 복병(뜻풀이 제대로 챙기기)이 있었다.
1)곱빼기(o)/곱배기(x) : 상세 설명은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대신한다.
◈딱다구리 : 딱따구리의 잘못.
[설명] ‘ㄱ/ㅂ’ 받침 뒤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면 된소리로 적음 [한글 맞춤법 제5항]. ¶짭잘하다(x)/짭짤하다(o); 곱빼기(x)/곱빼기(o).
◈♣받침 ‘ㄱ/ㅂ’ 뒤에서 나는 된소리 : 된소리로 적지 않음.
[예제] 참으로 쑥쓰러운 일 : 쑥스러운의 잘못.
넙쭉 받아먹을 때 알아봤다 : 넙죽의 잘못.
깍뚝깍뚝 자른 무 : 깍둑깍둑의 잘못.
깍뚜기라 적으면 잘못 : 깍두기의 잘못.
[설명] ①받침 ‘ㄱ/ㅂ’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함. [한글 맞춤법 제5항] 즉, ‘ㄱ/ㅂ’ 받침 뒤에서는 경음화의 규칙성이 적용되는 환경이므로(자연스럽게 된소리로 소리 나므로), 된소리로 나더라도 된소리로 적지 않는 것. <예>쑥스럽다; 작짝거리다(x)/작작거리다(o); 벅쩍하다(x)/벅적하다(o); 싹뚝(x)/싹둑(o); 삭뚝(x)/삭둑(o); 넙쭉(x)/넙죽(o); 깍뚝깍뚝(x)/깍둑깍둑(o); 씩뚝꺽뚝(x)/씩둑꺽둑(o); 씁쓸하다(예외 : 비슷한 음절의 겹침 사례). ②‘뚝배기/학배기’(o)도 위와 같은 원칙에 따라 적은 것. 단, ‘곱빼기’는 ‘ㅂ’ 받침 뒤에서 된소리가 나는 경우지만, 앞의 밑줄 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받침 ㅂ+초성 ㅃ)’에 속하므로 된소리로 적음. (예)‘똑딱똑딱/쓱싹쓱싹/쌉쌀하다/씁쓸하다/짭짤하다’(o); 싹뚝싹뚝(x)/싹둑싹둑(o). 또한 ‘곱빼기’는 ‘곱-’(명사)+‘-빼기’(접사)라는 별개의 두 형태소의 결합이기도 하므로, 경음화 사례와도 무관함. ‘억척빼기/밥빼기/얽빼기’(o) 등도 이와 같은 경우임.
2) ‘달려나와’(x)/‘딸려 나와’(o) :
- 띄어쓰기와 관련하여 : ‘-나오다’는 어떤 경우에도 보조용언으로 쓰이지 않는 본동사. 따라서 ‘-아/어’ 활용에서의 보조용언 붙여 쓰기 허용 조건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띄어 써야 한다.
- 낱말 뜻과 관련하여 : 현재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예문 내용에 의거하면 문제로 제시된 ‘달려 나와’는 ‘딸려 나와’의 잘못으로서, ‘딸리다’의 쓰임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①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다. (예) 그 집에는 비교적 넓은 앞마당이 딸려 있다; 자식 딸린 부부가 이혼을 생각하다니 걱정이다; 그녀는 직장 때문에 소풍 가는 딸아이에게 할머니를 딸려 보냈다. ②어떤 부서나 종류에 속하다. (예) 영업부에는 세 개 팀이 딸려 있다.
즉, 이 ‘딸리다’는 어원을 [←따르-+-이-]로 보며, 피동의 뜻을 지닌 자동사이다.
그런데, 이와 뜻이 비슷한 ‘달리다(’달다‘에 사동접사 -리-가 붙은 사동사)’를 ‘딸리다’의 올바른 꼴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기본형을 위와 달리 보는 점에서 크게 차이가 있고, 각각 피동사와 사동사로 달리 보는 점에서도 차이가 난다. 참고로 아래에 설명을 전재한다.
'딸리다'와 '달리다' 중 올바른 표현은? : ‘물건을 일정한 곳에 걸거나 매어 놓다’라는 뜻의 ‘달다’에 사동접사 ‘-리-’가 붙으면 ‘달리다’가 옳다. 원 기본형이 ‘딸다’가 아니고, ‘달다’인 것이다. 따라서 첫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하는 ‘딸리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 단어가 쓰인 예문은 다음과 같다. 예) 극장에 가는 남편에게 아이를 달려 보냈다. 출처|국어생활백서(김홍석 저)
오늘도 열심히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빌면서, 성탄절인 오늘 여러분과 여러분들의 가정에 크디큰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염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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