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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있는 글들 : 프란치스코 효과, 청말띠 속설 등

[차 한잔]

by 지구촌사람 2013. 12. 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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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있는 글들 : 프란치스코 효과, 청말띠 속설 등  

  

1. 프란치스코 효과/안미현 논설위원 [서울신문 2013-12-17]  

 

지난달 초 한 장의 사진이 지구촌 많은 이들의 숨을 잠시 멎게 만들었다. 눈코입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얼굴이 온통 종기로 뒤덮인 한 남자와 그 남자의 얼굴을 만지며 키스하는 또 다른 남자. 한 남자는 엘리펀트 맨이었고 또 한 남자는 성직자였다. 신경섬유종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인 비니치오 리바(53)는 영화 엘리펀트 맨의 주인공처럼 얼굴 전체가 혹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에게 입을 맞춘 성직자는 올 3월 새 교황에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었다. 1282년 만에 배출된 비()유럽권 교황이라고 해서 세계가 떠들썩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새 교황은 나환자와의 입맞춤과 나는 청빈과 결혼했다는 말로 유명한 프란치스코 성인(1181~1226)에게서 공식 즉위명을 땄다. 그렇게 빈자(貧者)를 위한 교회를 선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후 일관된 말과 행동으로 지구촌을 달궜다. 첫 공식강령에 해당하는 교황 권고에서 어떻게 홀로 죽은 노숙인보다 2포인트 떨어진 주가가 기삿거리가 되느냐우리 사회의 경제적 소외나 불균형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만큼이나 명백하게 안 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도 했다. 

 

지난 12일 공개한 세계 평화의 날담화문에서는 세계화는 우리를 이웃으로 만들었지만 형제가 되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가 빈자와 부자 간 격차를 좁히는 정책을 만들어야 간다고 주문했다. ()가 잘사는 사람에게서 못사는 사람으로 흘러내린다는 낙수효과도 반박했다. “교회가 길거리로 나가 더럽혀지고 다치는 편이 얌전하게 있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 교황은 밤이면 몰래 교황청을 빠져나가 노숙자들을 돌본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종북딱지가 붙을 성도 싶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의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마르크스주의자라며 교황을 공격하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교황의 인기는 파죽지세다. 올해 지구촌 검색어 1위로 등극했는가 하면,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기밀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제치고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도 뽑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새로운 핀업’(벽에 핀으로 사진을 꽂아둘 만한 롤모델)의 등장이라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가장 시선을 붙잡는 것은 프란치스코 효과. “교황이 가난한 이들을 도우라고 했는데 뭘 하면 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서 생겨난 신조어라고 한다. 가톨릭을 믿든 안 믿든 세밑에 이런 프란치스코 효과가 우리나라에서도 더 번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자기 멋쟁이!!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 쵝오!!!!!!!!  

 

 

2. 청말띠 속설 [한국일보 2013-12-23]  

 

', , , '으로 나가는 10간은 오행과 연관 지어 색깔로도 나타낸다. 갑을은 목()을 나타내며 청색을 의미한다. 병정은 화()를 의미하며 적색, 무기는 토()를 나타내며 황색, 경신은 금()으로 백색, 임계는 수()로 흑색이다. 10간과 12지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60갑자를 적용하면 갑오년은 청말띠 해가 된다. 나머지 말띠 해인 병오년은 붉은말띠, 무오년은 황말띠, 경오년은 백말띠, 임오년은 흑말띠가 되는 셈이다. 

갑오년인 내년이 청말띠라 해서 여자 아기 낳기를 꺼린다고 한다. 유아용품 업계와 산부인과는 비상이다. 여성이 말띠면 팔자가 세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 중 푸른 말은 유독 드세다는 입소문 때문이다. 과거에도 말띠 해엔 여아 출산율은 떨어지고 남아 출생률은 치솟았다. 1978년 황말띠 해에는 출산율이 14%가 하락했고, 1990년 백말띠 해에는 남자 아이가 예년보다 4% 많게 태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말띠 해마다 선별 낙태와 출생신고를 늦추는 식의 편법이 횡행했다  

말띠 속설은 일제시대 들어온 미신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말 해에 태어난 사람은 기질이 세 시집가면 남편의 기를 꺾는다며 말띠 여자를 경원하는 습속이 있어왔다. 한국과 중국 문헌 어디에도 말띠 속설과 관련된 기록은 없다. 조선왕조만 봐도 말띠 왕비가 많다. 성종의 계비 정현왕후와 인조비 인열왕후, 효종비 인선왕후, 현종비 명성왕후, 순종비 순정효황후가 모두 말띠였다. 피겨여왕 김연아와 여배우 고아라박보영,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와 수영, 가수 강민경도 말띠다.  

우리 문화에서 말은 신성한 동물, 하늘의 사신, 중요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영물이다. 박혁거세는 말이 전해준 알에서 탄생했고, 부여 금와왕은 말이 눈물을 흘린 뒤 발견됐다. 고구려 주몽도 승천할 때 기린말을 탔다. 말에 대한 한국인의 관념은 강인한 생동감의 상징이다. 포니, 갤로퍼, 에쿠스 등 승용차에 말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많은 이유다. 말은 남녀를 가릴 것 없이 활력과 건강의 상징이다. 근거 없는 미신에 휘둘리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 이 바쁜 세상에 띠까지도 이렇게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챙기고 따져주는 이들이 있어 참 좋다.  

     고마운 노릇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들을 하루 26시간으로 만들어주는 사람들.

     그런데... 이 띠란 건 어디다 써먹는 물건인고???    

 

 

3. '기형어(畸形語)' [한국일보 2013-12-18]  

 

홍시를 먹고 남은 씨를 땅에 묻어 싹이 튼 감나무에는 작은 감이 달린다. 몇 번만 이를 반복하면 감이 점점 작아져서 나중에는 고욤과 비슷해진다. 사과나 배 등 다른 과일도 대개 그렇다. 과수의 이런 퇴화는 그나마 접목이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그 진행을 가로막을 수 있다. 반면 말의 퇴화나 악성 돌연변이의 확산은 사용 빈도가 큰 일상어일수록 좀처럼 쐐기를 박기 어렵다.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쓰기 시작한 "오천 원이세요"는 벌써 꽤 널리 퍼졌다.

 

고객 존중 방침에 따라 ''를 붙인 말을 기계적으로 쓰다가 지나쳐 문법 틀을 깨버린 대표적 과용 사례다. 존경어미 ''는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 뒤에 붙든, 서술격조사 '''이다'''앞에 붙든 한결같이 주어에 대한 존경을 나타낸다. 따라서 "오천원이세요"는 생략된 주어인 ''에 대한 존경을 표할 뿐이다. 정말 고객을 주어로 삼았다면, "당신은 오천 원짜리입니다"라는 말이 되고 만다. 그냥 "오천원입니다"라고 하면 그만이다.  

한결 거북한 말도 태어났다. 백화점이나 병원의 안내데스크에서 "오천원이세요"의 형제 뻘인 "왼쪽이세요"란 말이 들리더니 어느새 "왼쪽으로 가시겠습니다"라는 사촌까지 등장했다. 존경어미 ''와 화자의 의지나 추측을 나타내는 어미 '', 화자 자신을 낮추는 어미 '습니다'를 한데 버무렸다. "왼쪽으로 가세요", "왼쪽으로 가십시오"라고 말하면 될 것을, 외국어도 아닌 우리말을 억지로 비틀어 짜느라 겪었을 마음 고생이 딱하고 안타깝다.  

최근 자주 들은 "조심히 오세요"도 귀에 설다. 표준국어대사전이 '조심조심'과 함께 '조심히'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지만, 형용사와 동사를 구분하지 않고 '조용하다조용히'처럼 '조심하다조심히'를 끌어낸 과거의 돌연변이가 그대로 굳어진 말이다. 현재는 '조심해서'라는 말이 훨씬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이런 돌연변이가 잇따르다가는 자칫 "(돈을) 가늠히 써라", "나날이 아름답는 여자" 등의 기형어가 나올지도 모른다. 우리말 바다에 더는 기형어를 풀지 말자. *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이런 기형어들을 마구 생산해내는 이들의 얼굴 사진을 찍은 뒤 

     그 밑에 각자의 생산품들을 하나씩 매달아

     전시회라도 열어서 널리 기려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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